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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26 14:39
자유의지에서 도출되는 윤리(곧 정치로 나아가는)의 문제에 대한 도전이라면
진화심리학이 훨씬 더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됩니다. 책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미 정치적으로 만들어진 개념 하에서 인간을 보고 다시 뇌의 물리적인 조건들을 살피고 있는데 신념이 물리적인 것이란 말은 아마도 수사 이상의 의미는 없지 싶습니다. 환경변화에 대한 반응이 물리적인 것이겠지요.
12/09/26 14:39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근데 본문 내용의 어디가 골상학적이라는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지극히 평범한(?) 심리학 연구들인데요.
12/09/26 15:10
진화심리학은 아직 뭔가 이론적으로 정립이 제대로 안된 느낌이긴 합니다. 뭔가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같아보이기도 하고...분명히 흥미로운 관점이고 연구할 가치가 있긴 하지만 인간행동에 대한 더 체계적이고 근본적인 시사점이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뭐 관련 연구가 축적되어나가다보면 차차 발전해나가겠죠.
흥미로운건 국내에서 진화심리학 관련 책을 번역하거나 관련 저술활동을 하는 분들을 보면 심리학 전공자가 거의 없더라고요. 지금 국내에 진화심리학으로 박사학위 받으신분이 딱 한분 있고 그분도 학부, 석사전공은 생물학 쪽이였죠. 뭐 심리학계가 보수적이라서 그런걸수도 있겠네요. 근데 그거랑은 별개로 한국에서의 진화심리학은 학술 연구에 바탕을 두기보다는 흥미위주의 책들에 의해서 소개되었고 이러한 책들이 진화심리학이 모든걸 설명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인양 이야기하고있는게 조금 불편하기도 합니다.
12/09/26 15:23
여러모로 동의합니다. 애초에 심리학이란거 자체가 과학적이라고 말하기는 힘든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기에 그런게 아닌가 하는데요. 인체실험을 하기 전에는 그런 불명확하고 흐리멍덩한 부분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아요. 혹은 엄청나게 뛰어난 관측장비가 개발되거나. 오히려 그런게 개발되면 심리학이 아니라 신경과학으로 분야가 넘어가는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진화심리학에 상당히 호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이유로 어떤 집단에 대한 심리학적 분석을 매우 꺼려하는 편인데요... 그냥 재미거리로 하면 모르되 대개 그 집단의 장점이나 단점만을 나열함으로써 그 집단의 혹은 반대 집단의 우월감을 충족시켜주는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 걸 보면 우생학이랑 뭐가 다르냐 싶기도 하고요.
12/09/26 15:19
책 읽기도 전에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는건 아닌지 걱정이 되지만 서평만 봐서는 조금 특이한 책이다 싶네요.
1. 골상학적이라는게 osteology인줄 알았더니 phrenology네요. 말 그대로 골의 형상(skull bone)을 가지고 인간의 심성을 짐작하는 학문인데... 학문으로서의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며 골상학적인 분석이라면 가십거리 이상의 가치는 없는 글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듭니다. 차라리 진화심리학적, 이왕이면 신경학적 분석이었으면 나았을 텐데... 2. 쓰신 글 중에 "확신을 가진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는 말... 문맥상 그게 보수주의자들을 지칭하는 거라면 동의하기가 힘듭니다. 그런건 인간의 기본적인 속성으로 수많은 심리학 도서에서 언급이 되지요. 성별, 연령, 교육수준 및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서든 볼 수 있는데 보수주의자에 국한시켜서 이야기를 하기엔 어폐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수많은 심리학에서 '~~효과' 라고 이름 붙인 것들을 통해 인간의 뇌가 경이로울 정도로 뛰어남에도 불구하고(혹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놀라울 정도로 많은 비논리적 결과물들을 만들어낸다는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죠. 지금까지 진보진영에서건 보수진영에서건 심리학적 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사례들은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저 또한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 일어나겠지요) 3. 여담으로, 인간의 사고는 참 재밌는 부분이 많아요. 기본적으로 인간의 사고방식이 비과학적이기에 과학적 사고방식이란걸 발명했겠죠.
12/09/26 15:32
서평 본문을 다시보니 저 골상학이라는 단어가 이 책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쓴 표현인데 아마 골상학만큼 말도안된다 뭐 그런 뉘앙스겠죠...
서평만 보면 보수에 대해 좀 안좋게 이야기하는것같긴 한데 보통 저런 대중적인 서적들이 실제보다 연구 결과의 함의점을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고(특히 저자가 학자가 아니라 칼럼리스트나 작가라면) 전공자 입장에서 좀 아리까리하긴 합니다. 근데 그걸 감안해도 저런 사회적 함의점에 대해서 곱씹어보는게 무가치한것 같지는 않습니다. 가끔 학자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집어내는 직관력이랄까 그런게 엿보이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책 뒤에 레퍼런스가 있으면 실제 논문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고요.
12/09/26 16:37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게 신체적 특징이라는게 제 평소 생각과 비슷하네요.
보수/진보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성격적 차이이며, 성격은 신체적 차이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윗사람이 보수적일 확률이 높은 것은 인생은 선택x선택x선택.........의 형태이기 때문에, 선택이 거듭될 수록 위험회피형(보수)인간이 기존의 방법대로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죠. 어찌되었든 역사가 만들어낸 보수적인 방법들이 고작 수십년 사는 한 인간의 머리에서 나온것보다는 안정적일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래서 진보주의자가 똑똑한 경향이 있는거 같기도 합니다. 멍청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존의 것보다 나은 독창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신념을 가지는건 거의 불가능하니까요.
12/09/26 19:13
골상학과 성격심리학(성실성, 개방성 말 나오는 걸 보면 그렇겠네요. 물건 이야기는 스누핑의 응용같고 아마 뇌사진 연구정도를 첨부했을 것 같은데)을 혼동하면 안됩니다;;;; 골상학 자체가 심리학계에서 말하는 '가짜과학' 의 대표같은 느낌이고 옛날옛적에 부정당한 학문이죠. 진짜 골상학적 분석을 했다면 책을 집어 던져야 하지만;; 성격특성및 뇌연구결과로 얻어진 자료라면 그걸 골상학이라 표현을 하면 안되죠;; 하물며 책을 공격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소개하시는 입장에서는요
12/09/27 09:05
너무 반응이 늦었네요. 느낌표 세 개만으로는 뭔가 장난스러운 느낌이 잘 전달이 안되었던 모양입니다^^; 뭐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히 그렇다고는 얘기 못하겠지만 다양한 사회과학적 실험들을 근거로 정치학적 입장에 도달했겠죠. 굳이 느낌표 세 개를 박으면서도 골상학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한 건 타겟팅이 너무 분명한 목적의식적 글쓰기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게다가 '역겨운 건 알겠는데 그래도 오바마에서 충성을!'로 결론이 난다면 이건 좀 애매해지는 거죠^^;;;
근데 뭐 또 생각해보면 진보주의자에게 목적 달성을 위해 보수주의자들처럼 성실하라고 충고하는 건 할만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뭐 별다르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얘기기도 하지만요. 한번 읽어보고 서평자가 놓친 책의 미덕이 있다면 다시 한번 올려볼게요. 아무튼 책을 소개하는 것치고는 꽤나 불친절한 글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기토님, 도플갱어님 등 여러분들에게 더 잘 소개했으면 하고 싶은 얘기도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충고 감사합니다^^
12/09/26 22:18
하긴, 진화심리학 자체가 발원지인 미국에서조차 생성 중인 분야니
시사점을 줄 가능성이 있다가 맞는 표현이겠습니다. 한편 이과출신이 진화심리학에 흥미를 보이는 건, 진화심리학의 야망을 볼 때 자연스럽다고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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