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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8/22 02:16:52
Name 자판
Subject [일반] 씁슬하면서도 아쉬운 아르바이트 후기
여름방학을 맞아 용돈 벌이 할겸 아르바이트를 하려고 했습니다

찾아보니 술집서빙, 음식점 배달 이런거 밖에 없더군요 끌리는게 없었습니다

그러던차에 친구가 영화관 아르바이트 했었던게 생각났습니다

인터넷 검색으로 정보를 탐색해보니 사람도 많이 알고 심심하지 않다고 좋다더군요

마침 영화관에서 여름방학 성수기를 대비해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지원했습니다

지원을 했는데 바로 다음날 면접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면접을 보러 갔는데 매니져로 보이는 분이 회사에 대해 이것저것 설명해주고

아르바이트가 하는일, 시급, 복지 등을 설명해줬습니다

마지막은 간단한 자기소개로 끝이 났구요...

바로다음날 면접 붙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합격했다는 연락 받았을때 정말 하늘을 나는 느낌? 이였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 제치고 합격해서 기분 좋은 것도 있지만, 내가 인정받았다? 라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합격하고 출근을 했습니다 처음에 옷입고 나가니 아주 뻘쭘했습니다

영화관은 일하기 전에 간단하게 조회를 하더군요 다른 아르바이트생도 있었습니다

메니져님이 저를 처음보고 너무 말랐다고 하시더군요 다른 사람들도 막 쳐다봐서 너무 창피했습니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처음 1달동안은 정말 어리버리 실수에 연속이였습니다

퇴장을 빼먹지를 않나, 팝콘 오일 가는데 오일을 엎어버리지않나.. 옥수수를 쏟지를 않나..목소리작고 표정안좋다고

지적도 많이 당했습니다 또 같이 일하는 사람한테 대놓고 무시도 당했구요 제가 잘못해서 실수하면

얼굴 찡그리고 짜증난 표정 짓는게 눈에 보였습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1달이 지나가고 2달째 되니 일이 어느정도 적응이 되었습니다

제 뒤에 새로운 신입분들도 들어오고  기존에 일하시던분도 많이 나가서

저는 기존과 신입 사이라는 어중간한 위치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는 일 때문에 걱정되는게 아니라 다른사람과의 인간관계 때문에 피곤함을 느꼈습니다

이야기하고 편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었지만 안친하고 불편한 사람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제 성격이 소심하고 숫기가 없어 다가가기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도 인사잘하고 목소리 크게 내려도 노력을 나름데로 했습니다  

하지만 친해지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다른사람들 보면 서로서로 다 잘친해지는데

왜 나는 못 친해질까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민을 많이 한 결과  

저는 몸이 말라서 겉보기에 볼거 없고 성격도 소심하고 잘하는 것도 개성이 없어서

친해지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지금이모습 그대로 살면 남들에게 무시당하면서 평생 살아야한다고 느꼈습니다

몸도 바꾸고 성격도 바꾸고 남보다 잘하는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사람들하고 친하지않으니 일하러 가는게 싫어졌습니다

일이 힘든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나를 불편해 하고 싫어한다는게 힘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2달이 지나고 3달째가 되었습니다

일하러가는게 싫었지만 이번달만 꾹 참고 하자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일하면서 안친한 사람이 훨씬 많았지만 친해진 사람도 몇명 생겼습니다 20살 동생 2명

24살형들 또래 여자애들... 여자애들 중에서도 저에게 잘해주는 여자애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 다 제 인사 무시하고 대충 지나가도  그 여자애는 저에게 웃으면서 손흔들어주고

같이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그냥.. 저도 그 여자애가 편했습니다  

그래도 친한 사람이 있어서 그럭저럭 잘 견디고 일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가고 저도 슬슬 퇴사를 하겠다고 매니져님에게 이야기 했습니다

드디어 그만두게되는구나 후련하다 이런 생각도 있었지만  친해진 사람들을 못보게 되고

특히 그 여자애와 못보게 되는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 여자애도 저랑 같은날에 퇴사를 하게되었습니다

퇴사하기 몇일전 여자애가 영화를 보자더군요..

저에게 먼저 다가와주는 그 여자애 한테 고마웠습니다

그 여자애와 따로 다니면서 밥도 먹고 술도 먹었습니다

그 여자애와 친하게 지내니 다른 아르바이트생들이 사귀냐고 물어보더군요..

속으로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학교를 서로 다른곳에 다니기 때문에 얼마 안남았다고 그런일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영화관 아르바이트는 끝이 났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이모습으로 살면 남에게 무시당하면서 산다는 것과 다른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가 얼마나 능력이 없는지,내가 외로움을 느낀다는것

들을 느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영화관 아르바이트는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도 못하고 다른사람이랑도 잘 못지냈으니까요.

그래도 이번 아르바이트 경험을 평생 떠올리면서

미래에는 남에게 무시안당하고 남에게 인정받을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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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과열무
12/08/22 02:20
수정 아이콘
음.. 힘내세요!!!

그리고 고백은 빨리 하세요~~~
Magicshield
12/08/22 02:23
수정 아이콘
남자는 돌직구...
숫기없는 성격 고치려 노력많이 하셨네요
인간관계에서 저사람은 나를 안좋아할꺼야...라고 생각하는것보다는
저 사람은 당연히 호감을 갖겠지 라고 생각하시는게 더 좋을꺼 같아요
그런 자신감이 있으면 호감이 가게 되더라구요
절름발이이리
12/08/22 02:23
수정 아이콘
부끄러운 과거는 너무 신경쓰시면 독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당당해지는 것이 행복해지는 비결입니다.
그런데 쓰고 보니 제 행적과 결합되어 이해될 것 같아 씁쓸하네요.
유치리이순규
12/08/22 02:30
수정 아이콘
생각하기 나름이겠죠.
아르바이트의 목적이 사람을 사귀는거였다면 실패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사람들이 나을 어떻게 보는지를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앞으로를 위한 성공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돈도 벌었을거고요.

그리고 여자사람이랑 밥도 먹고 술까지 먹었으면서 실패라고 하면 모태솔로로써 화가 납니다.
그냥 알바성공했다고 외치세요!!!

p.s. 그 여자분이랑 사귀면 후기 올리시는건 아시죠?
소와소나무
12/08/22 02:38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본인이 실수해서 미움받는게 아니라면 인간관계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사람이라는게 성격도 가지각색이고 다 착한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며 인간관계의 기준이라는 것도 다르니깐요. 그냥 아닌 사람은 아니다 라고 포기해 버려야지 왜 내가 미움받지 내가 부족한가 이렇게 원인을 자신에게서만 찾는 것은 본인 스스로에게 미안한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 볼 사람들이 아니라면 그 중 자신에게 맞는 인연만 찾아 대화하고 즐겁게 지내면 그게 좋은거 아닌가 싶네요.
클레멘티아
12/08/22 02:44
수정 아이콘
마치 저를 보는 듯한 이 글은...
저도 작년 가을 부터 3개월 동안 영화관 알바를 했었거든요.
하게 된 동기나 체형이나 비슷하고,
그리고 저도 숫기가 없어서 적응이 쉽지 않았거든요.
전 표파는 캐셔라서 그런지, 남자가 없어서..
남중 - 남고 - 공대 테크 트리를 탄 남자인데 주위에 여자 밖에 없으니..
(근데 왠만하면 남친이 다 있더라구요. 외모가 되서 그런가;; )
쉽게 말이 될 여력이 있나요.
더군다나 맘에 드는 처자가 있어서, 알바 끝날 때쯤 고백을 할려고 했는데,
끝나기 며칠 전에 그 처자가 실수를 크게 질러서 매니저한테 해고(?)을 받는 바람에,
펑펑 울고, 달래주고... 먼가 그 타이밍에 지르는 건 아닌거 같아서 결국은 흐지 부지 하게 넘어가고..
등등 그랬던거 같애요.
저 또한 이 알바를 하면서 성공이라고 생각은 안되지만,
(결국 대화는 그렇게 많이 하지 못하고, 알바가 끝나니까 리셋이 되더라구요. 능력 부족인지...)
남들과의 대화나 시선 그런걸 느끼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을려고 하네요.
그런 걸 느끼셨다는 거만해도 실패를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하루 빨리 고백을 하시는게.... 크크
12/08/22 03:19
수정 아이콘
경험 얻은 것만 해도 실패가 아닙니다.
앞으로 전혀 도움 안 될 것 같은 경험도 나중가면 도움이 됩니다.
결론은 고백하라 이겁니다 크크
차이는 것도 경험입니다
12/08/22 03:40
수정 아이콘
스무살때 첫알바하던 저를 보는것 같네요... 힘내시길
12/08/22 05:29
수정 아이콘
실패까진 아닌거 같아요.
다음알바는 확실히 좀 더 좋은쫄으로 변한 자기자신을 찾게 될겁니다. [m]
친절한 메딕씨
12/08/22 06:35
수정 아이콘
실패라는 표현은
사업을 하고자 1억즘 쏟아 붇고...
뭔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1년만에 사업을 접는걸 보고 실패라고 하는겁니다.

그것두 두번이나...

그러고도 세번째를 도전하기 위해
다시 처음부터 일어서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뭐..;;
착한밥팅z
12/08/22 10:15
수정 아이콘
실패라니요. 경험이었을 뿐입니다.
첫 아르바이트부터 아무 탈 없이 잘 해낸 사람들은 다시는 할 수 없는 경험을 하신 거에요.
터져라스캐럽
12/08/22 10:59
수정 아이콘
영화관이 알바생이 많다보니 텃세가 좀 심한편이 더군요. 저도 한 3개월정도했는데
남시선 크게 신경안쓰고 그냥 나 하는일 열심히하고
어차피 살면서 모든 사람하고 다 좋게 지낼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냥저냥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뺑덕어멈
12/08/22 12:49
수정 아이콘
'실패는 없다. 피드백이 있을 뿐.'
좋은 결과를 위한 과정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세요.
Brave질럿
12/08/22 16:44
수정 아이콘
경험은 좋지요 ~
Abrasax_ :D
12/08/22 17:03
수정 아이콘
집안사정 때문에 강제적으로 알바를 많이 하게되었는데요.
생각해보니 제 동년배의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지 않나 싶습니다.
12/08/23 16:56
수정 아이콘
안 그런거 같아도 다들 그렇게 살아요.
글쓴이님이 스스로를 못났다고 생각할 필요 없으시니 좋은 경험 했다 생각하고 원하는 바대로 발전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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