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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7/31 22:11:58
Name nickyo
Subject [일반] 도둑들을 혼자 보고 왔습니다(스포주의)

오랜만에 자유게시판에는 글을 쓰는 것 같네요.
요새 워낙 게으르고 게임만해서.........

어쨌거나, 전국통일도 실패하고 랭크점수도 하락하는 시점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혼자서. 한번도 혼자서 본 적은 없기도 했고 한달에 한장씩 공짜표가 나와서 이번달 걸 날짜 지나기 전에 쓰고싶었거든요.
편의상 반말로, 감상문을 짤막하게 쓰겠습니다.
안 보신 분이 있다면, 뒤로를 누르세요
만약 스포없는 한줄평을 보고싶다면
도둑들을 보실때에는 영화표를 훔쳐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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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절도'영화의 한계.


오션스 일레븐 시리즈와 이탈리안 잡 이후로, 아니 어쩌면 그 시점부터. 혹은 비슷한 '캐치미 이프유캔'같은 영화처럼. 이 장르의 한계성은 명확합니다. 더 자극적이기는 어려운데, 질리기는 쉽게질리고, 그런데 역할은 비슷하다는거.


절도라는게 그렇습니다. 액션 스릴러 첩보물도 아니고, 중범죄냄새가 물씬나는 피튀기는 현장도 아니고, 최신 첨단과학//세균등으로 무장한 sf도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화면에 담을 수 있는 속임수가 많지 않아요. 더군다나 요새 많은 영상물과 컨텐츠는 우리에게 상당히 '보안'이나 '범죄'에 대해 일상적이게 만들어 주었죠. 말하자면, 예전처럼 짜릿하지가 않습니다. 그냥 화려하게 와이어를 타든 창문을 뚫든 무슨짓을 하든.. 어디선가 봤고, 어디선가 흔했거든요.


그러다보니 절도가 끼인 영화들은, 엄청나게 센 악당이 나오거나, 그러다보니 좀 유혈사태가 일어나면서 잔인해지거나. 각종 액션과 포르노에 가까운 에로가 섞이고, 말초적인 장면들로 호흡을 훅훅 조입니다. 그런데 이런건 또 절도영화라고 하기 뭐해요. 절도를 빙자한, 강도상해치사영화지.




2. 진부한데, 집중도 어렵다.



그래서 도둑들은 다양한 캐릭터와 겹겹히 쌓인 스토리가 나옵니다. 아, 근데 이거 참.. 흔히 말합니다. 충무로엔 쥑이는 시나리오가 굴러당기는데, 일단 뜬 감독이 골라주는게 영화빨을 받고 재밌어지는거라고. 근데 이건 시나리오 단계부터 좀.. 허접한걸 누가 손익계산은 안해도되니 자아만족을 위해 찍어달라고 했을까 싶기도합니다. 네, 시나리오가 좀 쓰레깁니다.


오락영화에는 정석적인 구성이 있습니다. 몇가지 반전과 배신. 격정적인 섹스나 스킨십. 벗은 남녀. 피튀기는 유혈사태. 악이든 선이든 엿을 먹이기.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놓치지 않을 개연성과 단순함.


도둑들은 이중에 얻은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반전에 반전을 낑기고 또 낑기다보니, 반전이 반전같지도 않습니다. 절도영화의 묘미는 사실, 절대로 들키지 않을게 뻔한 상황에서 인물간의 보이지 않는, 혹은 보여주는 듯 한 신경전과 갈등이 재미를 이끕니다. 그리고 거기서 통수를 치죠. 근데 이 통수가,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뻔해도 안되고 너무 적어도 안되고 개연성없이 극적이어도 안됩니다. 이런게 겹치면 무리수가 되고, 그러면 반전이 밋밋해져요. 그 순간의 통수까지 '집중'하고, 그 집중한 상황에서 통수를 내가 맞은 듯 탄성을 지르게 하는것. 그게 '스릴러'와 '절도'의 묘미거든요.


도둑들에는 너무 많은 도둑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각자 너무 구구절절해요. 통수에 통수를 치는건 좋은데, 호흡이 길어지는걸 전혀 줄여주지 못합니다. 그냥 그럴거라고 예상되거든요. 근데 예상된 반전을 뒤집으려 애쓰다보니.. 무리수가 생깁니다. 되도않는 연애라거나, 순애보라거나. 68kg금괴랑 떨어지고도 다리다치는 수준에서 끝나는 이야기라거나.


반전을 만드는 것은 사실 어려운게 아닙니다. 관객이 한쪽으로 집중을 하게, 계속 유도한대로 생각하게, 혹은 유도한 것의 반대로 생각하게 해서 제 3의 답안을 장면으로 짠 내세우는거에요. 근데 그러려면, 극에 아주 깊게 몰입을 해야합니다. 호흡이 짧고 집중할 수 있게 역동적이어야죠. 하지만 절도영화는 (심지어 15금에서는) 안타깝게도 호흡을 짧게 가져올 몇 가지 치트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아. 망했어요. 미스캐스팅입니다.


노래만 잘해서 되는 세계가 아닌게 가수동네인 것 처럼, 아마 연예계의 거대한 판중 하나인 영화/드라마 판에서도 배우는 '연기만 잘 하는 애들'은 널렸을 겁니다. 제가 연출가라면, 배우에게 기대하는것은 두가지일꺼에요. 하나는 '이미지'고. 하나는 '이름값'이죠. 연기요? 직업이 배우면 그건 기본이고요. 택시기사가 면허없으면, 직업이됩니까?


김윤석은 육식중에서도 아주 심한 육식입니다. 그게 포주질하는 전직 경찰이든, 자아에 갈등하는 화담선생이든, 오함마를 노래하는 아귀든.
그 이미지가 필요하고, 그 이미지가 가장 잘 맞기에 사람들은 선호합니다. 악역으로서 너무나 완벽하니까.

이 극에서는 악역도 완벽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사정이 있는 오랜 복수의 칼날을 간 선역도 안됩니다. 와이어 배우였을 뿐..
촐싹대는 여타 배우들의 무게감을 잡으려 했다기엔, 김혜수도 거의 버리는 패였어요.

말하자면, 기존 자기 영화 출연작의 배우들을 모아다 패러디 물을 한 것 같았다는거죠.

어울리지 않는 옷에, 극처음과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개연성. 두가지가 겹쳐버린거죠. 엽기적인 그녀 그대로 데려온 전지현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제대로 살지 못한 긴 호흡의 오락영화는 사람을 무디게 만듭니다. 배우는 진짜 잘 모아놨는데, 역할을 제대로 쓰질 못했어요.

오락영화를 만드는 공식에 열심히 변주를 넣어봤지만. 그저 그랬을 뿐이죠.


다크나이트의 성공은 조커의 무게감도 있었지만, 그만큼 몰입하게 만드는 조여진 호흡과 거기서 등장시키는 반전과 반전. 그것들의 개연성과 일관된 캐릭터의 역할. 이것들이 잘 어우러졌고 이게 '오락영화'의 본질이자 클래식이죠. 그리고 공식이기도하고요. 여기에 감독의 철학이나 신념이 투영되고, 극중 캐릭터에 독창성을, 화면연출을 본인만의 미적감각으로, 배우선정에 자신이 믿는 최고의 이미지를 부여하는것. 이 모든게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게 바로 도둑들이었습니다. 김윤석도 김혜수도, 그리고 그 외 이름이 기억안나는 여러 배우들도 전부 다.. 뒤섞여있어요. 제목처럼 '도둑들'로.





3. 뭐 어쨌든.



평타는 쳐줍니다. 이렇게 혹평해도 8점은 줄 수 있다고 봐요. 아주 난잡하고 자주나와서 별볼일없어지는 깨알같은 재미도 그렇고요. 전지현도 이쁘게 나오고. 홍콩 여경찰도 아주 좋고. 조연실패, 주연실패. 모든 캐릭터는 사는 듯 안사는듯 너무 잡스럽게 뒤섞어놔서 오히려 물이 흐려진 느낌이에요.


범죄의 재구성보다도 못한 늘어지는 호흡. 어떻게든 호흡좀 조여보려고 써본 절도씬, 액션씬, 그런건 그냥 최근 오락영화들의 수준을 크게 못벗어났죠. 그렇다고 캐릭터가 너무 잘 어우러진 타짜같은 '집중도'도 없었고, 유쾌하고 신명났던 '전우치'같은 일관성도 없었어요.

극은 중구난방이었고, 감독은 어쩌면 이런 '도둑들의 중구난방하고 잡스러운 에피소드'의 상황을 그려내고 싶었지만, 그러면 그게 오락인가 다큐지..

스토리를 예상하지 못하게 하는데에도 실패. 늘어지는 호흡을 잡기에도 실패. 각좋은 배우들을 데려다 역할분담도 제대로 못시킨 것도 실패. 새벽의 '끔찍한' 저주 같은 느낌의, 말하자면 진지하게 '자기 작품을 아우른' 패러디 작품같았습니다. 만약 오션스 일레븐이나 이탈리안잡을 최근에 보셨거나 아주 재밌게 보셨다면 실망할 것이고, 범죄의 재구성이나 타짜를 기대해도 실망할 것이고, 다만 이게 그냥 기대치 없는 한국 오락영화다. 라고 보면 표값은 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 감독이 과연 '타짜'같은 시나리오를 받아야 다시 그런 영화를 만들지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안타까운 오락영화였습니다. 다크나이트 덕을 많이 보는거같아요.

영화표를 훔쳐서보시면, 아마 걸릴까 , 여기 제자린데요 하지 않을까 하는 두근두근함과 조마조마함 덕에 상당히 짜릿해지실거 같아서 추천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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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Type
12/07/31 22:19
수정 아이콘
이 영화 최대의 장점은 국내외의 많은 배우의 캐릭터 열전인데,
가장 큰 단점은 그 캐릭터간의 케미스트리 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냥 극의 진행을 위해 다 사연을 만들어주고, 극적 퇴장을 시키는데
이게 해당 캐릭터에 대해서 관객이 어떠한 감정을 가질만큼의 시간을 충분히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사연자체도 너무 뻔한 구성이고, 퇴장도 타이밍이 좋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하이스트 장르 특유의 도둑'질'에 대한 쾌감은 무척이나 떨어지고,
(애초에 방점이 이쪽에 찍힌 영화가 아니네요)
도둑'들' 자체의 속성에 대해서 말하는 영화가 됐죠.
이건 확실히 잃는 것도 많은데, 일정 부분 얻어간건 있습니다. 다만, 잃은게 좀 더 커보이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스피드, 액션은 좋았다고 봅니다.
전지현은 10년만에 자기한테 어울리는 캐릭터를 찾았습니다. (근데, 연기가 너~무 연기톤인건 좀 거슬립니다.)
남들이 보러 간다고 하면 '잘 보고와~' 정도는 해주겠는데, 제가 재미있게 봤다고는 말을 못하겠네요.
ridewitme
12/07/31 22:20
수정 아이콘
도둑들의 각본은 최동훈 감독 본인이 거의 썼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타짜 역시 마찬가지구요. 도둑들은 수작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감독의 자기복제를 슬슬 우려해야겠다고는 생각중입니다. 가이리치처럼 될까봐. 우려는 우려구요, 어디서 봤던 문장이더라, 한국 오락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최전선에 있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Tchaikovsky
12/07/31 22:31
수정 아이콘
최동훈 감독 영화중 최고를 범죄의 재구성으로 놓고 최악을 전우치로 봤을때 중간정도는 되는 영화였어요.
최악으로 꼽은 전우치도 기본적인 재미면에서는 평타이상이라...도둑들은 개인적으로 충분히 재미있게 봤습니다.^^
DrakeDog
12/07/31 22:36
수정 아이콘
도둑영화중에서 가장 재밌게 본게 "범죄의 재구성"인데 같은 감독 작품이군요.
범죄의 재구성은 초반부터 결말이 뻔히 보여서 스토리만 보면 볼게 없는데 배우분들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찰지죠.
취한 나비
12/07/31 22:41
수정 아이콘
다크나이트 라이즈나 도둑들을 보자면 런닝 타임을 늘려서라도 좀 더 케릭터에 힘을 실어주고 쫀쫀하게 연출할 수 없었나하는 아쉬움이 들더군요. 이런 저런 많은 말들이 나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화는 라이즈, 국내 영화는 도둑들이 최근 개봉작 중에선 가장 퀄리티가 좋았습니다. 놀란 감독이나 최동훈 감독이나 믿고 보는 분들인만큼 최소한 이름 값은 했다고 봅니다.
블루팅
12/07/31 22:49
수정 아이콘
올해 나올 영화는 호빗하나만 꼭 봐야지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서 별 기대 안하고 봤는데 만족했습니다..
보면서 김윤석과 김혜수만 잘?되자 머 이런 기분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만족감이..크크;;
운체풍신
12/07/3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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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제 정말 오랜만에 여자사람과 영화 같이 봤는데 만족하면서 봤습니다. 같이 본 분도 만족해했구요
착한밥팅z
12/07/31 23:19
수정 아이콘
그냥 별 생각 없이 보긴 좋은 영화였던거 같아요. 오랜만에 보는 전지현씨 연기도 괜찮았구요. 저도 평타는 쳐준다고 봅니다. 야구로치면 .280 정도는 쳐주는 타자랄까..
12/07/31 23:50
수정 아이콘
팔점짜리 평점치고는 꽤나평이 박하시네요.

저도 평점 주면 팔점 정도 주겠습니다
닼나라 보다 재미면에서 못하진 않아요.

최근에 본 영화중엔 블라인드 시사인드라 이름을 말할수없는 액션영화 다음으로 제일 나았습니다. [m]
12/07/31 23:53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최동훈 감독 작품중에 타짜보다
전우치랑 도둑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작품 자체만 놓고 보면 타짜가 낫죠.

이게 왠 X소리냐? 하니

타짜같이 색다른 소재, 참신한 기획력으로 훌륭한 영화를 만드는 건
최동훈 감독 말고도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 강우석 감독 실미도 등
다른 감독님들도 보여주셨고 많이 하셨거든요.

근데 의외로 우리나라 감독들이 개인적인 생각에 뻔한 장르류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전우치의 히어로물이나 도둑들 같은 블록버스터급 배우들 물량공세류 영화들 말이죠.

일단 히어로물 영화.
히어로물 영화나 드라마가 딱히 생각나는게 없어요. 그나마 드라마는 일지매나 뭐 좀 평타친게 있는거 같은데
영화는 평타친 것도 없어보입니다.
전우치가 다른 영화에 비하면 딱히 대단한 영화는 아닌데(같은 감독의 타짜에 비해서도 좀 약하긴 하죠)
단순 히어로물로만 따지고 보면 개인적으로는 손에 꼽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놀란의 베트맨은 우리나라 다른 감독님들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언맨을 만들 수 있을까? 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전우치가 제일 선방한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이번의 도둑들.
물론 역시 개인적으로도 타짜보다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타짜가 워낙 대단하기도 하죠 '';;)
그렇지만, 스타배우 물량공세 영화류(오션스 일레븐 영화류) 중에 제일 잘 만든 영화 아닐까요?
도둑들 자체가 역대 최고의 스타배우 물량공세 영화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우리나라 영화들 중에 옛날에 러브 액츄얼리 비슷하게 찍었던 영화도 포커스 없이 괜히 밍기적밍기적하다 혹평받고 흥행 실패했고,
그런류 영화 중에 제일 잘 빠진 영화가 도둑들인 것 같거든요.

위에도 언급했지만 봉준호 감독님을 위시해서 강우석 감독님, 강제규 감독님 등등 우리나라의 내노라하는 감독님들이 영화를 만들면
놀란의 배트맨은 찍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아이언맨은?

그런 의미에서 보면 전우치나 도둑들은 대한민국 영화 대표작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이 영화도 잘 빠졌어요.
12/08/01 00:01
수정 아이콘
그리고 전 상당히 점수 박하게 줍니다 평을 길게 하는 사람은 아니구요.

기대한 만큼에 얼마나 충족하냐가 평가 기준이고 그런점에서 봤을때 올해 최고 평점은 십점 만점에 구점오점으로 간기남입니다.

그다음이 어벤저스와 타이타닉4d 닭나라 아티스트 도둑들 정도겠네요 [m]
12/08/01 00:01
수정 아이콘
기존에 우리나라 와이어액션이나 스케일과는 정말 수준 다른 스케일입니다 [m]
애패는 엄마
12/08/01 00:03
수정 아이콘
다들 오션스 일레븐 같은 영화를 기대하고 가셨나 봅니다.
대답 안해?
12/08/01 02:59
수정 아이콘
영화의 성공을 위해서 주어진 현재 상황에서 최고로 잘 찍은 영화라고 봅니다.
우리나라에 이 이상으로 만들 감독은 없다고 봅니다.
라리사리켈메v
12/08/01 03:56
수정 아이콘
연출이나 구성 액션은 진짜 볼만 합니다.
( 어차피 전지현의 와이어 액션에서 미션임파서블의 탐크루즈를 기대한 사람은 없을테니까요 )

하지만 진부함을 없애기 위해서,
너무 꼬았어요.
엮여 있는 스토리들 중에 한 두가지는 빼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상은,
무간도 + 오션스일레븐 + 미션임파서블 + 범죄의재구성 + 김치를 섞어서 시나리오를 만든 후에,
연기파 배우 ( 김윤석 + 이정재 + 오달수 + 김혜수+ 그 아줌마 이름이랑 + 첸형 ) 에다가 흥행배우 적절하게 섞은,
잡탕을 본 것 같아요.

코스요리를 먹으러 갔는데 에피부터 디저트까지 죄다 스테이크만 나온느낌이요.
엷은바람
12/08/01 10:50
수정 아이콘
전 애초에 김윤석을 보러갔지,
영화자체에 큰 기대를 안하고 갔는데
(캐스팅이 일단 너무 화려하다보니, 그런 류의 영화는 그냥 내용은 부실하고 영화배우 얼굴 보여주다 끝나는 경우가 많더군요)

정말이지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전 타짜를 제 기준으로 거의 뭐 한국영화 역대급으로 놓고 평가하기 때문에, 그 기준에 갖다 대면 뭐 비할 수야 없겠지만,
범죄의 재구성과는 또 다른 맛으로 그 정도 평가는 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재밌어요. 극을 구성하는 소소한 반전들도 뻔하다면 뻔하고, 기발하다면 기발하다고 할 수 있구요.
본문 평가가 너무 박한 듯 싶어서 재밌다는 말 한 마디 붙여주고 가고 싶었네요^^
비타민C
12/08/01 11:11
수정 아이콘
평은 최악인데 평점은 8점이네요. 하하.
12/08/01 12:29
수정 아이콘
재미있었습니다. 여러모로 괜찮았고, 액션씬 좋았던거 같네요.
12/08/01 13:28
수정 아이콘
영화에 드러나는 장점들도 같이 써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평점은 볼만한 영화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내용은 혹평인지라 읽으면서 어리둥절 하게 된 부분은 있네요.

니쿄님 리뷰 중에 딱히 틀린 말씀은 없다고 봅니다. 주변 지인들 따라 영화를 보다 보니 동 영화를 상영관에서 두 번 보게 되었는데 본문이랑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가 본 두 회차 모두 극장출구로 나가면서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소릴 들어보면 "이 영화 정말 재밌지?", "배트맨보다 나은것 같아.", "보러 오길 잘한 것 같아."라는 칭찬 일색이었으니까요. 물론 니쿄님에게 다른 사람들은 칭찬하는데 왜 이렇게 혹평이냐고 타인의 관점을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마지막에 평점을 8점 찍어주신 걸로 보아서 언급하지 않으신 이 영화의 장점을 니쿄님께서도 읽어내신 것 같으셔서요. (결과적으로 미리 말씀드리자면 본문에서의 부분부분들은 공감가면 면이 꽤 되는데도, 전체적인 평에는 동의가 안된다 정도?)

영화를 보게 되면 타이틀이나 배우 크레딧보다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케이퍼 필름 Caper Film 입니다. 최동훈 감독이 아내 안수현 PD와 함께 설립한 제작사인데 그간 최동훈 감독이 만들었던 영화를을 짚어본다면 딱히 이상할 것도 없고 오히려 당연합니다. 위의 댓글들에서 비판된 최동훈 감독 작품 스스로에 대한 자기복제에 대해서 아직까지 장르를 바꾼다거나 할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최동훈 감독은 앞으로도 한국형 범죄물 안에서 더 놀아보고 싶다는 마인드 인 것 같은데, 그렇다면 그 안에서 참신성을 찾아야만 위와 같은 지적을 면할 수 있겠지요. 저는 이 영화가 그런 과정중에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완벽성을 추구하는 예술 작품은 못되지만 우리가 돈을 지불하는 모든 것에 예술성이 제1의 가치로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기본적인 부분에서 허점이 너무 많습니다. 실망할 정도로요. 첫 박물관 신에서는 너무나 세트장 느낌이 나버려서 실망, 배우들 대사는 90년대 영화보는 것처럼 과도하게 더빙 느낌이 나서 실망, 주연급 캐릭터인줄 알았던 몇몇 등장인물은 영화 중간에 사라져버립니다.(감독이 배우를 버렸어요. ㅠㅠ) 플롯은 간신히 뼈만 세운 정도에 그마저도 오션스 일레븐이랑 비교될 정도라서 실망, 음향도 거의 절망적이어서 실망(음향과는 별개로 음악은 괜찮더군요.), 깔려면 양파처럼 계속 깔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최동훈 감독이 좋은 평을 들었던 것은, 그의 영화 속에 예술작품의 완벽함을 녹여내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범죄의 재구성에선 찰진 플롯과 함께 염정아 박신양의 재발견으로 신인 감독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타짜에서 끌어낸 캐릭터의 힘과 감질맛나는 대사들 그리고 배우 김윤석의 발굴. 만화 원작 영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 비교적 망작이라고 평가되는 전우치에서도 새로운 판타지 장르 도전과 더불어 배우 강동원의 재발견. 이 모든 영화들에서 잃지 않는 그만의 유머 감각.

도둑들에서도 나옵니다. 틀어서 보면 너무 오글거릴수도 있지만 예니콜 역의 전지현이란 배우의 재발견, 기존작들보다 복잡하게 엮어가는 플롯(아, 그때문에 플롯이 엉성해져서 망한 감도 있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건 모르고 보건 이 영화가 끊임없이 뱉어내는 이야기의 진행이나 반전이 깔끔하진 않지만 즐길만 합니다. (마카오 박의 미션 임파서블급 변장, 자기 팀을 낚고 카지고 금고 따는 장면이라던지... 못봐줄 정도의 반전은 아닙니다. 복선도 필요한 만큼 충분히 깔았구요.), 영화 전반적으로 깔려있는 (현실세계에선 절대로 안쓸것 같은) 재미진 대사들(씹던껌-첸의 일본어 개그 라던가 예니콜의 전반적인 대사들, 마카오 박의 툭툭 던지는 시니컬한 대사들 등) 뽀빠이 이정재 같은 경우도 살짝 애매하긴 하지만 기존 이미지(조용한, 진지함, 남자다움, 주연급 배우)를 벗어던지기엔 성공 한 것 같고, 잠파노 김수현도 맡은 역할 안에선 최선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본문에 언급해주신 악역-김윤석에 관련해서도, 영화 중반끼지야 마카오 박이 악역스러워 보이지만, 반전을 딛고 이야기가 새로운 국면에 치달으면서 마카오 박운 더이상 악역이 아니게 됩니다. 오히려 주인공이죠. 악역에 가까운 인물들은 웨이 홍이라던가 뽀빠이가 더 가깝죠. 데가 배우에 아쉬웠던 부분은 펩시의 김혜수인데, 영화 전반적으로 감정선을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비슷한 역할로는 알프레드 역의 마이클 케인이 있겠네요. 김혜수가 연기를 못한다거나 펩시 캐릭터가 떨어진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중간에 사라지는 잠파노나 씹던껌보단 펩시가 비중이 엄청나죠.) 하지만 김혜수라는 배우를 겨우 그정도로만 쓰다니 뭔가 낭비하는 느낌이 강히게 듭니다.

이 영화의 장점은 배우나 캐릭터한테만 있는게 아닙니다. 백미는 후반부 아파트 와이어 액션에 있습니다. 김윤석이란 배우는 여기서 더 새로워 집니다. 이 영화에선 그간 김윤석의 필모그래피에서 보여줬던 진한 연기가 작렬하는 컷은 몇 컷 없습니다. 하지만 딱 보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육중한 몸을 이끌고 등산용품을 등에 진 채 빌딩들 사이를 와이얼 타고 날렵하게 날아 다닙니다. 이 장면은 영화 전체 내에서 가장 재미있고 흥미진진한데, 앞에서 보여줬던 모든 장면들은 관객들이 이 장면을 볼때 즐겁게 볼 수 있도록 깔아줬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어느정도 이해도 가는게, 최동훈 감독이 추구하는 케이퍼물에선 범죄의 재구성처럼 관객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거나, 타짜처럼 악당들과 엮여서 인간관계가 베베 꼬여버릴 수도 있지만, 도둑들처럼 총알에 쫓기고 열심히 뛰어다니고 몸뚱아리를 이리저리 굴리는 단순하지만 짜릿한 액션도 포함되어 있으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첸과 씹던껌이 호텔을 탈출하면서 지하 주차장에슈 일어나는 총격전 장면이 상당히 인상 깊은데, 80-90년대 홍콩 영화를 보는 것 같으면서도 하필이면 배우가 또 임달화 씨에다가 일본어 부부 설정 때문에 옛날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유치하기 짝이없는 오글거리는 일본어 대사들은, 그 부분만 일부러 따로 떨어잔 것 같은 착각을 둘 정도였습니다. 주인공들 중 그 둘만 극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든가, 영화 전체랑 너무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감독의 의도된 장난이 들어가 있겠지요.

헛점이 너무 많아서 완성도는 떨어지고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만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평점은 저도 8점 주고 싶네요. 적어도 다크나이트 라이즈 보다는 재미있게 보실 관객들이 많을 겁니다. (그렇다고 그 영화보다 대단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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