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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03 03:56
제가 요즘 국대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하고 같으시네요.
저도 예전 국대의 역동적인 압박 축구가 너무 그립습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가 공을 잡으면 주변에 2~3명이 빠른 속도로 둘러싸서 공을 뺏고 미친듯이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이번 스페인하고의 평가전은 패스의 템포는 빠를지언정 경기의 템포는 느린 패스 축구의 모습을 아주 잘 드러낸 경기였죠. 양팀 다 전반전은 무슨 조기축구 하듯이 설렁설렁 뛰는 느낌마저 들더라구요. 뭔가 흥분은 별로 없고 감탄사만 있는 그런 느낌... 작년 챔스 결승에서 맨유가 바르셀로나한테 맥없이 지는 모습을 보고는 상성상 빠른 템포의 역습 축구는 느린 템포의 패스축구를 이기기 힘든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면서 결국 패스축구로 가는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국대 관련해서 느낀점이 많고 쓰고 싶은 내용도 많지만 조금 더 지켜보려구요.
12/06/03 04:12
스페인 친선경기를 보는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저는 스페인을 응원하고 있더라고요. 글쓰신 부분들이 그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12/06/03 04:39
뭐 사실 무리뉴만 해도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원래 성향은 꽤나 공격적인 감독이죠. "내가 실행한 축구와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축구는 달랐었다."라고 본인이 직접 말했으니까요. 실제로 포르투 시절에는 화력도 쩔었지요. 이번 레알에서 어느 정도 진면목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한 시즌 최다 득점 팀이 11-12 레알 마드리드)
그냥 팀에 맞게 전술을 유연하게 구사하는 감독이지 원래 수비적인 감독은 아니긴 합니다.
12/06/03 05:06
10번 롱볼차고 망하고 그 중 한개가 서정원한테 연결되서 와~~ 했던 그 기분을 말씀하시는건가요.
그게 그립기도 하네요. 뭐 지금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만족하지도 못하긴 하지만요.
12/06/03 10:03
추억은 미화된다고 하죠
옛날로 돌아가 축구 시청하면 어느새 답답하다며 선수들 까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 우리나라 국대가 유일하게 압박및 역습이 제대로 이루어진 때는 2002년 말고는 없었다고 봅니다. 참 그때 경기력은 마법같았어요 [m]
12/06/03 10:08
박지성, 이영표가 있었던 국대까지가 좋았어요.
딱히 경기력 때문이기보다는 선수보는맛이 있었어요. 요즘은 그런 기대감을 갖게하는 선수가 이청룡밖에없네요
12/06/03 10:15
국대 경기가 재미없어지게 만든 감독은 조광래였고 결정적으로 박지성 선수가 없어진 국대는 아직도 그 허전함을 메꾸지 못하고 있내요..
12/06/03 11:04
저는 그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네요.
체력도 부족하고, 힘도 부족하고, 기술도 부족하고, 오로지 악으로 깡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그리고 그게 정신력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영광스러웠던가요? 2002년이 위대했던 건 부족한 기술을 불굴의 투지로 대신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해서 경기를 이겼기' 때문 아니었나요? 후반 2,30분만 되면 체력이 완벽히 방전되어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억지로 위태위태하게 몇 번의 결정적인 위기를 넘기다 기어이 실점하고 마는, 그래서 경기는 '패하고', 항상 '세계의 벽은 높았다'를 변명의 주문처럼 외는 시절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이 좀 더 좋아요. 선수층도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두텁고, 절대적인 기둥이었던 에이스들은 아쉽게 은퇴했지만, 그 말은 뒤집어보면 누가 누구를 대신해도 경기력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죠. 요즘 어린 선수들은 축구 경기를 내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운용하는 법을 잘 아는 듯 합니다. 물론, 아직 완전하지 않아서 정줄 놓고 실점하고, 대패를 당하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과거처럼 죽기살기로 뛰지 않아도 승리를 챙겨올 줄 알고, 적당한 교활함도 갖추어가고 있죠. 세계 최강급 팀이 아닌 한, 유럽 / 남미 팀들만 만나면 움츠러들어 제 실력을 펴보지도 못하고 경기를 망치고 마는 일도 점점 과거의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가슴이 뜨거워지고 진정한 감동을 제게 주려면, 아무래도 경기를 이겨야 하는 것 같네요.
12/06/03 11:17
2002월드컵 전만해도 브라질이랑 축구한다 그러면 엄청 기대되고
1대0으로 이겼을땐 엄청 대단하다... 막 이렇게 느끼고 베컴, 지단, 피구, 오웬, 라울 같은 선수들 이름만들어도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2002년에 월드컵 4강에 오르며 축구에 관심이 더 많아지고 기대치도 높아지고 박지성이 맨유입단 하며 프리미어리그 중계가 본격화되고 해외축구 소식도 이제 관심도높고 즉각즉각 들어오다보니 아무래도 보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선수들도 우리와 같은시대를 살아가고있으니까 비슷하게 느끼겟죠 그리고 이제는 평가전하나에 막 열내고 감동받지는 않죠 평가전은 평가전일뿐이죠
12/06/03 11:41
글쓴이께서는 아마추어리즘을 프로축구에서 보기 원하시는 분 같아요. 불굴의 정신력이니 열정이니 이런 것들 말이죠. 전 지금 우리 국대 선수들이 승부욕이 부족하다니 설렁설렁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대단히 기분이 나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로 2008의 터키니 2002년의 대한민국 이런 팀들이 단순히 정신력 하나만으로 이겼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12/06/03 11:59
국대경기에서 결국 극적인 승리를 보고 싶다는 건가요..?
절박하게 질질 끌려다니다가 정신력이라는 무형의 기술과 뻥축으로 뻥~ 한방으로 승리하는 그런 경기가 보고 싶다는 말씀같네요..
12/06/03 12:02
선수들의 경기력 문제라기 보다는 일종의 '유행' 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네요...
다시 한국축구 인기가 붐을 타고 상승할 날이 있을거라 믿어 봅니다. 축구 자체가 국민적으로 시들해진 시기라 그게 마치 선수들이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요. ...하지만 정말 2002년 이전 국대축구를 볼 때 친선경기마저 뜨겁게 응원했던 열기를 다시 느낄수 있을지는 좀 먹먹하긴 하네요.
12/06/03 12:14
간단히 말하면 시청환경의 차이죠
2002년을 기점으로 해외축구를 보기가 쉬워졌고, 덕분에 보는 눈이나 마음속 설정치가 한없이들 높아졌으니까요. 이젠 가슴뜨거운 승리는 없을겁니다
12/06/03 12:39
전 글쓴이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데 말이죠...
간간히 옛날 msl 시절이나 사대천왕 시절의 경기를 되돌려 보다 보면, 비록 지금의 시점으로 봤을 땐 수준이 낮은 건 분명하지만, 그 경기를 보고 얻은 감동의 크기는 최근 다른 어떤 경기보다 컸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왜냐고 생각해 보면, 그 땐 정말 나도 , 선수들도 "열정"이란 게 체감적으로 느껴져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요즘 선수들도 "열정"을 가지고 있겠지요..) 되돌아 갈 수는 없을 껍니다. 언제까진 "정신력"으로만 버티는 그런 건 되면 안되겠지요. 그리고 그건 글쓴이도 충분히 알 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문득 문득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먼가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게임이든 축구든 말이죠..) "실력"과 "감동"이 왜 비례 관계가 아닌지는 저도 참 궁금하네요...
12/06/03 12:46
글쎄요. 알마님 의견과 같습니다만..
지금 우리 국대선수들이 열정,승부욕 부족 이런말 들을 선수들이 아닐겁니다. 그 선수들도 월드컵세대 선수들만큼 노력을 했기에 지금 이런자리들까리 올라온거겠죠. 보는 눈은 높아졌고 축구의 흐름과 전술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과거엔 보는눈도 낮았고.. 얼마나 잘하는지 짐작도 못하는(우리나라와 격차가 엄청난) 팀들과 경기를 육탄전으로 이기니 그런 기분이 들었고 그만큼 잘했던것도 사실입니다만.. 거기에 더해 추억이 미화가 된거죠.
12/06/03 15:16
저는 그냥 선수들의 차이라고 보는데요. 패스플레이가 대두되다 보니 그런 유형의 선수들이 많이 보여서 그렇지, 제가 농담삼아 하는 얘기긴 한데 전성기 네드베드-가투소-에시앙(마케렐레)-박지성 미드필더 세워놓고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진 붙여놓으면...? 크크
맨유 vs 바르셀로나 챔스결승전은 맨유 미들진이 너무 터무니 없었죠. 캐릭은 이리저리 치이고 긱스는 멘붕에 박지성만 뛰어다닌다던 표현이 딱 맞았으니 말입니다. 즉, 걸출한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찾기가 힘들어져서 그렇게 보이리라 생각됩니다. 외질, 사비, 피를로, 실바...뛰어난 공미나 패스플레이의 선수들은 많지만 지금 그런급의 수비형 미드필더 찾으라면 루카스말고는 전 안 떠올라서요 크크;;; 사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기라는건 다시 말해 모든 전력이 열세지만 속칭 '투혼' 내지 정신력이라 일컫는 그 능력치 보정이 크니까요. 그런 면에서 한국 국대가 성장하면 할수록 그런 경기는 없어질 겁니다. 이미 남아공 월드컵때는 홈팀 어드밴티지+FC코리아 합숙 말고도 16강에 갔으니까요. 하지만 아예 없을순 없을겁니다. 아시안컵 결승전으로 한일전이 벌어진다거나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경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려있고 상대도 마찬가지이며 일본,이란,호주,북한이다...이 정도만 되어도 -_-;; 중요한건 선수들의 기술,체력 같은 능력이 아니라 집중력과 팀으로서의 응집력이겠죠.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이대로 질수는 없다는 그 절박함....바로 그 '열정'과 혼신의 투쟁이 경기를 재밌게 만듭니다. 그러니 강등전쟁이 더 재밌는 거구요.
12/06/04 02:10
02년 세대가 주축을 이루던 시절까지 한국 축구는 좀 거칠고 투박하긴 했지만 볼을 탈취하면 전진시킬줄 아는 팀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박지성이 은퇴하고 박주영 이후 세대로 넘어가던 시점부터는(10년 이후) 기성용 빼곤 거의 볼 전진을 못 시키는 것 같아서 좀 흥미가 떨어진달까요...
08년 우승 이전까지 스페인 축구가 보여줬던 문제점들(점유율만 높은 축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곤 관심이 끊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리에A식의, 볼 점유에 집중하기보다는 효율적인 전진과 역습을 통한 축구를 좋아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조광래 이후 한국축구는 영 재미가 없네요.
12/06/04 09:53
이번챔스때 바르샤와 첼시전에 그 모든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잘하는 축구와 질수 없다는 축구에서 결국 질수 없다는 축구가 이겼거든요
우리의2002년과 비교되면서 묘하게 첼시팬이 많았던 이유라고 봅니다 그래도 전 지더라도 잘하는 축구가 좋네요 지금 국대는 잘하지도 못하는데 질수없다는 투지도 실종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면에는 해외진출이 활발한것도 원인일테고 일부는 군면제가 원인일수도 있고 그래서 전 박주영이 더더욱 싫습니다 전형적인 현재상황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비단 박주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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