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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6/03 03:26:56
Name 박동현
Subject [일반] 국대경기를 보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다시 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축구를 좋아합니다. FC 코리아만 응원하다가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K리그에 빠졌었죠. 열광의 2002년을 겪고, '비상'이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였습니다. 처음에는 레알 성남을 응원하다가 전남도 같이 응원하고 나중에는 여자친구의 수원도 가끔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K리그 내의 클럽을 응원하게 되니까 우리 클럽의 선수들만 편애하게 되고 국대에 안 뽑히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국대경기가 있을때마다 내 팀의 금쪽같은 선수들이 다쳐올까 가슴을 졸이며 지켜보고, A매치는 그냥 이벤트라는 생각까지 가끔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내가 응원하는 클럽이 주가 되긴 했지만, 한국 사람인 이상 국대도 빼놓을 수 없죠. 있을 때마다 꾸역꾸역 보고 있습니다. 즐거울 때도 있고, 실망할 때도 있었습니다. 맥주캔을 집어던지고 아오 저 삐리리!!하며 볼 때도 있지만, 숨길 수 없는 애정으로 나중에는 더 나아지겠지 하면서 다음을 기약합니다.

뭐 축구공 잘 찬다고 우리나라가 선진국되고 제 살림살이가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기면 기분좋고 지면 기분 나쁜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합니다. 결과가 중요한 것은 아니야. 애써 자위하고 무럭무럭 커가는 유망주들 보면서 잘 커야한다 하고 기도하고, 저놈 싹수가 보이는데 싶으면 흐뭇하고 국대 경기를 볼때마다 이러고 있습니다. 실망하고 화날 때도 있었지만 앞으로 30년은 넘게 볼 건데 양심이 있으면 월드컵 한번 정도는 결승 올라가겠지라고 생각해봅니다.

요즘 한국축구는 패스축구가 화두인가 봅니다. 아니 세계축구의 트렌드가 저런가봅니다. 모두들 다 스페인을 따라하려 하네요. 짧은 패스로 잘게 잘라나가고, 점유율을 높게 유지하는 바르샤식 축구가 대세인 듯 합니다. 아기자기하고 이쁜 축구를 많이들 좋아하고 그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처럼 여기는 듯 보입니다. 아름다운 축구 혹은 공격축구라고 흔히들 말하는 이 스타일이 여러 축구팬에게 어필하고 대세처럼 여겨지고 있긴 하지만,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단지 스타일은 스타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기기위한 방법론은 여러가지이고 스페인식 축구도 승리하기 위한 여러 스타일 중 한가지 일 뿐이죠. 특히 스페인식 축구가 아름다운 축구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름다움이란 개인적 기준 아닌가요?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운 축구는 무리뉴식 역습축구입니다. 수비를 철저히 하고 웅크려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다가 순식간에 두 세번의 볼터치로 초고속의 역습을 전개하는 축구. 더프와 로벤, 첼시의 다이나믹 듀오가 보여줬던 초고속 역습공격이 저에게는 가장 아름다운 축구입니다.

어쨌든 스타일의 개인적인 호불호와는 관계없이 결론적으로 축구 스타일이 무엇이든 이기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특색있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그게 수비든 공격이든.

안 좋게 나가긴 했지만 전임 조광래 감독님이 강조했던 스페인식 기술 축구의 접목시도를 높게 평가합니다. 그렇게 확실하게 방향성을 갖추고 팀을 만들어 나간적은 처음 보았거든요. 물론 국대팀을 클럽팀처럼 운영하면서 까일 소스를 많이 제공하긴 했지만, 조광래 감독에게 좀 더 시간을 주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월드컵이 간당간당하기는 했지만 정말 국대의 체질을 바꿀거면, 그만한 리스크는 감수해야죠. 어쨌든 지금은 최강희 감독님이 잘 알아서 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국대 경기를 보면서 아쉬운 것은 언제부터인가 경기를 보아도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전보다는 확실히 우리 선수들이 공도 잘 차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더 잘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채워지지 않는다고 할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시쳇말로 가슴이 뜨거워지지 않아요.

선수들의 눈에서나 플레이에서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고, 오기나 깡 같은 것도 잘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물론 우리 선수들이 설렁설렁 뛴다는 건 아닌데 예전에 선배들같은, 보고 있으면 안쓰럽고 져도 부끄럽지 않은 그런 느낌이 안나요. 기술이 좀 안되도 몸빵으로 일단 던지고 보고, 영리한 움직임은 아니어도 그냥 개처럼 열심히 뛰어다니구. 보고 있으면 좀 답답하고 패스 연결 좀 안되어도 일단 시원하게 치달하고 끈적하게 달라붙는 모습이 저는 좋았어요. 막 처발리고 져도 이게 실력차인데 뭘.... 이렇게 실망해도 뛴 선수들 헥헥대면서 널부러진 모습보면 안쓰럽고 그래도 잘했다 싶었는데......

요즘 선수들은 확실히 공을 이쁘게 잘 차고, 평균 기량은 예전의 선수들 보다 훨씬 나은 것이 사실이지만 왠지 모르게 경기를 보면 100% 폭발시켰다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너무 프로티가 나는 것 같아요. 저는 국대선수들의 불같은 열정을 보고 싶은데 예전의 그런 끈적한 느낌이 잘 안나서 아쉽습니다. 요즘 국대를 보면 너무 결과가 뻔히 보인다랄까. 객관적인 실력. 딱 그 정도만 내는 것 같아요. 이 정도는 하겠지 싶으면 딱 그 정도. 마치 시뮬돌리는 느낌이 납니다. 이영표, 박지성이 은퇴하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드는 것 같아요.

선수들의 열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느낌이 그래요. 저는 유로 2008때 터키의 모습을 국대에서 보고 싶어요. 객관적으로 밀리고 두들겨맞고 답답한 축구를 하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말 개같이 뛰고, 치열하게 싸우던 그 모습. 그 상대가 누구든 어떤 상황이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치열하게 싸워서 상대팀을 괴롭히는 것을 보고 정말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비록 공을 이쁘게 못 차고 상대 패스에 끌려다녔지만 일단 몸빵으로 박아버리고 죽어라 뛰면서 최후에 최후까지 미친듯이 뛰는 선수들을 본 것은 그때가 마지막이었습니다. 그 비슷한 것을 본 것은 국대보다 클럽경기가 더 많았던 것 같네요.

터키가 크로아티아, 체코, 스위스랑 붙었을때 멋있는 장면이 나온 건 별로 없었습니다. 항상 밀리다가 버티고 버텨서 기회를 만들고 니하트가 골을 터트리고, 끝내는 이기는 것을 보았을 때 정말 짜릿했습니다. 후반 30분까지 2골을 허용하면서 밀리다가 기어코 동점을 만들고 종료 30초 전에 니하트가 역전골을 터트리지를 않나, 연장전에서 골 먹혔는데도 종료 1분 남기고 동점골을 터트리고 승부차기로 이기질 않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재주를 당시 터키 선수들은 가지고 있었죠.

상대편의 슛을 막기위해 온 몸을 던지던 수비수들과 오늘 여기까지 살고 죽을것처럼 뛰어다니던 미들과 공격수들. 추가시간에 지고 있을때 부심의 깃발이 부러져 경기가 지연되니까 대기심으로부터 새 깃발을 받아 마치 계주 선수처럼 전력 질주하여 직접 깃발을 전해주고 빨리 진행하라고 재촉하는 툰차이선수도 기억납니다. 시간 조금이라도 벌기위해 예비 깃발들고 죽어라 뛰는 거 보니까 눈물이 다 나더군요. 아무튼 그런 치열한 혈전을 치르며 진출한 최종전 때에는 주전 선수들 대부분이 부상이나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고, 교체선수마저도 다 못 채워서 서드 골키퍼가 필드 플레이어로 등록할만큼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모든 전력을 짜내 싸우던 모습. 너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짜 하얗게 다 불태운 슬램덩크의 북산느낌. 저런 선수들이 국대면 그냥 자랑스러울 것 같더라구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하는 것은 제가 너무 감상주의에 빠진 탓일까요. 그냥 저는 우리 대표선수들이 2008년의 터키처럼 이기든 지든 내가 수긍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다. 정말 열심히 싸웠다. 그만하면 됐다. 싶을만큼 싸우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패스를 몇번을 했네. 점유율이 얼마네, 유효슈팅이 몇개네. 개인적으로는 다 필요없습니다. 굳이 그런 수치를 들고 오기전에 가슴이 먼저 아는 거니까요. 그냥 국대경기를 보면서 다시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경험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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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은아발론섬에..
12/06/03 03:56
수정 아이콘
제가 요즘 국대 경기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하고 같으시네요.
저도 예전 국대의 역동적인 압박 축구가 너무 그립습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가 공을 잡으면 주변에 2~3명이 빠른 속도로 둘러싸서 공을 뺏고 미친듯이 뛰는 선수들을 보면서 심장이 두근두근...

이번 스페인하고의 평가전은 패스의 템포는 빠를지언정 경기의 템포는 느린 패스 축구의 모습을 아주 잘 드러낸 경기였죠.
양팀 다 전반전은 무슨 조기축구 하듯이 설렁설렁 뛰는 느낌마저 들더라구요. 뭔가 흥분은 별로 없고 감탄사만 있는 그런 느낌...

작년 챔스 결승에서 맨유가 바르셀로나한테 맥없이 지는 모습을 보고는 상성상 빠른 템포의 역습 축구는 느린 템포의 패스축구를 이기기 힘든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면서 결국 패스축구로 가는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국대 관련해서 느낀점이 많고 쓰고 싶은 내용도 많지만 조금 더 지켜보려구요.
아야여오요우유으
12/06/03 04:12
수정 아이콘
스페인 친선경기를 보는데 어느 순간인가부터 저는 스페인을 응원하고 있더라고요. 글쓰신 부분들이 그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구밀복검
12/06/03 04:39
수정 아이콘
뭐 사실 무리뉴만 해도 세간의 이미지와는 달리 원래 성향은 꽤나 공격적인 감독이죠. "내가 실행한 축구와 내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축구는 달랐었다."라고 본인이 직접 말했으니까요. 실제로 포르투 시절에는 화력도 쩔었지요. 이번 레알에서 어느 정도 진면목이 드러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한 시즌 최다 득점 팀이 11-12 레알 마드리드)
그냥 팀에 맞게 전술을 유연하게 구사하는 감독이지 원래 수비적인 감독은 아니긴 합니다.
봄바람
12/06/03 05:06
수정 아이콘
10번 롱볼차고 망하고 그 중 한개가 서정원한테 연결되서 와~~ 했던 그 기분을 말씀하시는건가요.
그게 그립기도 하네요. 뭐 지금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만족하지도 못하긴 하지만요.
Around30
12/06/03 10:03
수정 아이콘
추억은 미화된다고 하죠
옛날로 돌아가 축구 시청하면 어느새 답답하다며 선수들 까고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
우리나라 국대가 유일하게 압박및 역습이 제대로 이루어진 때는 2002년 말고는 없었다고 봅니다. 참 그때 경기력은 마법같았어요 [m]
아스날
12/06/03 10:08
수정 아이콘
박지성, 이영표가 있었던 국대까지가 좋았어요.
딱히 경기력 때문이기보다는 선수보는맛이 있었어요.
요즘은 그런 기대감을 갖게하는 선수가 이청룡밖에없네요
aesthetic
12/06/03 10:15
수정 아이콘
국대 경기가 재미없어지게 만든 감독은 조광래였고 결정적으로 박지성 선수가 없어진 국대는 아직도 그 허전함을 메꾸지 못하고 있내요..
chowizard
12/06/03 11:04
수정 아이콘
저는 그런 시절로 되돌아가고 싶지 않네요.
체력도 부족하고, 힘도 부족하고, 기술도 부족하고, 오로지 악으로 깡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그리고 그게 정신력이라고 믿었던 시절이 영광스러웠던가요? 2002년이 위대했던 건 부족한 기술을 불굴의 투지로 대신했을 뿐 아니라, '그렇게 해서 경기를 이겼기' 때문 아니었나요?
후반 2,30분만 되면 체력이 완벽히 방전되어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끌고 억지로 위태위태하게 몇 번의 결정적인 위기를 넘기다 기어이 실점하고 마는, 그래서 경기는 '패하고', 항상 '세계의 벽은 높았다'를 변명의 주문처럼 외는 시절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이 좀 더 좋아요.
선수층도 과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두텁고, 절대적인 기둥이었던 에이스들은 아쉽게 은퇴했지만, 그 말은 뒤집어보면 누가 누구를 대신해도 경기력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은 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죠.
요즘 어린 선수들은 축구 경기를 내적 상황의 변화에 따라 운용하는 법을 잘 아는 듯 합니다. 물론, 아직 완전하지 않아서 정줄 놓고 실점하고, 대패를 당하는 경우가 없는 건 아니지만 과거처럼 죽기살기로 뛰지 않아도 승리를 챙겨올 줄 알고, 적당한 교활함도 갖추어가고 있죠. 세계 최강급 팀이 아닌 한, 유럽 / 남미 팀들만 만나면 움츠러들어 제 실력을 펴보지도 못하고 경기를 망치고 마는 일도 점점 과거의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제 경우에는, 가슴이 뜨거워지고 진정한 감동을 제게 주려면, 아무래도 경기를 이겨야 하는 것 같네요.
12/06/03 11:05
수정 아이콘
제가 지금까지 본 국대 경기 중에선 94 미국 월드컵 독일전 후반전이 제일 재미있었던 거 같습니다.
내사랑사랑아
12/06/03 11:17
수정 아이콘
2002월드컵 전만해도 브라질이랑 축구한다 그러면 엄청 기대되고
1대0으로 이겼을땐 엄청 대단하다... 막 이렇게 느끼고 베컴, 지단, 피구, 오웬, 라울
같은 선수들 이름만들어도 대단하다 생각했는데 2002년에 월드컵 4강에 오르며
축구에 관심이 더 많아지고 기대치도 높아지고 박지성이 맨유입단 하며 프리미어리그
중계가 본격화되고 해외축구 소식도 이제 관심도높고 즉각즉각 들어오다보니

아무래도 보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선수들도 우리와 같은시대를 살아가고있으니까
비슷하게 느끼겟죠 그리고 이제는 평가전하나에 막 열내고 감동받지는 않죠
평가전은 평가전일뿐이죠
해피스마일
12/06/03 11:27
수정 아이콘
국대 경기도 이제 티비에서 보기 어려울듯...?
12/06/03 11:41
수정 아이콘
글쓴이께서는 아마추어리즘을 프로축구에서 보기 원하시는 분 같아요. 불굴의 정신력이니 열정이니 이런 것들 말이죠. 전 지금 우리 국대 선수들이 승부욕이 부족하다니 설렁설렁 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대단히 기분이 나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로 2008의 터키니 2002년의 대한민국 이런 팀들이 단순히 정신력 하나만으로 이겼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죠?
스칼렛
12/06/03 11:56
수정 아이콘
열심히 하고 못하는 팀 <<<<<<<<<<<<< 열심히 안 하고 잘하는 팀
물론 열심히 안 하는 것도 아닙니다. 딱히.
못된고양이
12/06/03 11:59
수정 아이콘
국대경기에서 결국 극적인 승리를 보고 싶다는 건가요..?
절박하게 질질 끌려다니다가 정신력이라는 무형의 기술과 뻥축으로 뻥~ 한방으로 승리하는 그런 경기가 보고 싶다는 말씀같네요..
12/06/03 12:02
수정 아이콘
선수들의 경기력 문제라기 보다는 일종의 '유행' 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네요...
다시 한국축구 인기가 붐을 타고 상승할 날이 있을거라 믿어 봅니다.
축구 자체가 국민적으로 시들해진 시기라 그게 마치 선수들이 잘못한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요.

...하지만 정말 2002년 이전 국대축구를 볼 때 친선경기마저 뜨겁게 응원했던 열기를 다시 느낄수 있을지는 좀 먹먹하긴 하네요.
부평의K
12/06/03 12:14
수정 아이콘
간단히 말하면 시청환경의 차이죠

2002년을 기점으로 해외축구를 보기가 쉬워졌고, 덕분에 보는 눈이나 마음속 설정치가 한없이들 높아졌으니까요.

이젠 가슴뜨거운 승리는 없을겁니다
클레멘티아
12/06/03 12:39
수정 아이콘
전 글쓴이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데 말이죠...
간간히 옛날 msl 시절이나 사대천왕 시절의 경기를 되돌려 보다 보면,
비록 지금의 시점으로 봤을 땐 수준이 낮은 건 분명하지만,
그 경기를 보고 얻은 감동의 크기는 최근 다른 어떤 경기보다 컸다는 것을 느끼거든요.
왜냐고 생각해 보면, 그 땐 정말 나도 , 선수들도 "열정"이란 게 체감적으로 느껴져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요즘 선수들도 "열정"을 가지고 있겠지요..)
되돌아 갈 수는 없을 껍니다. 언제까진 "정신력"으로만 버티는 그런 건 되면 안되겠지요.
그리고 그건 글쓴이도 충분히 알 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문득 문득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먼가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게임이든 축구든 말이죠..)
"실력"과 "감동"이 왜 비례 관계가 아닌지는 저도 참 궁금하네요...
12/06/03 12:46
수정 아이콘
글쎄요. 알마님 의견과 같습니다만..

지금 우리 국대선수들이 열정,승부욕 부족 이런말 들을 선수들이 아닐겁니다.

그 선수들도 월드컵세대 선수들만큼 노력을 했기에 지금 이런자리들까리 올라온거겠죠.

보는 눈은 높아졌고 축구의 흐름과 전술도 바뀌기 마련입니다.


과거엔 보는눈도 낮았고.. 얼마나 잘하는지 짐작도 못하는(우리나라와 격차가 엄청난) 팀들과 경기를 육탄전으로 이기니 그런 기분이 들었고 그만큼 잘했던것도 사실입니다만.. 거기에 더해 추억이 미화가 된거죠.
우유친구제티
12/06/03 12:57
수정 아이콘
그냥 추억보정이죠.
Langrriser
12/06/03 15:16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선수들의 차이라고 보는데요. 패스플레이가 대두되다 보니 그런 유형의 선수들이 많이 보여서 그렇지, 제가 농담삼아 하는 얘기긴 한데 전성기 네드베드-가투소-에시앙(마케렐레)-박지성 미드필더 세워놓고 바르셀로나 미드필더진 붙여놓으면...? 크크
맨유 vs 바르셀로나 챔스결승전은 맨유 미들진이 너무 터무니 없었죠. 캐릭은 이리저리 치이고 긱스는 멘붕에 박지성만 뛰어다닌다던 표현이 딱 맞았으니 말입니다. 즉, 걸출한 파이터형 미드필더를 찾기가 힘들어져서 그렇게 보이리라 생각됩니다. 외질, 사비, 피를로, 실바...뛰어난 공미나 패스플레이의 선수들은 많지만 지금 그런급의 수비형 미드필더 찾으라면 루카스말고는 전 안 떠올라서요 크크;;;
사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경기라는건 다시 말해 모든 전력이 열세지만 속칭 '투혼' 내지 정신력이라 일컫는 그 능력치 보정이 크니까요.
그런 면에서 한국 국대가 성장하면 할수록 그런 경기는 없어질 겁니다. 이미 남아공 월드컵때는 홈팀 어드밴티지+FC코리아 합숙 말고도 16강에 갔으니까요. 하지만 아예 없을순 없을겁니다. 아시안컵 결승전으로 한일전이 벌어진다거나 월드컵 최종예선 마지막경기에 월드컵 본선 진출이 걸려있고 상대도 마찬가지이며 일본,이란,호주,북한이다...이 정도만 되어도 -_-;;
중요한건 선수들의 기술,체력 같은 능력이 아니라 집중력과 팀으로서의 응집력이겠죠.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이대로 질수는 없다는 그 절박함....바로 그 '열정'과 혼신의 투쟁이 경기를 재밌게 만듭니다. 그러니 강등전쟁이 더 재밌는 거구요.
12/06/04 02:10
수정 아이콘
02년 세대가 주축을 이루던 시절까지 한국 축구는 좀 거칠고 투박하긴 했지만 볼을 탈취하면 전진시킬줄 아는 팀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박지성이 은퇴하고 박주영 이후 세대로 넘어가던 시점부터는(10년 이후) 기성용 빼곤 거의 볼 전진을 못 시키는 것 같아서 좀 흥미가 떨어진달까요...

08년 우승 이전까지 스페인 축구가 보여줬던 문제점들(점유율만 높은 축구)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자멸하는 모습을 보곤 관심이 끊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세리에A식의, 볼 점유에 집중하기보다는 효율적인 전진과 역습을 통한 축구를 좋아해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조광래 이후 한국축구는 영 재미가 없네요.
그리메
12/06/04 09:53
수정 아이콘
이번챔스때 바르샤와 첼시전에 그 모든 해답이 있다고 봅니다 잘하는 축구와 질수 없다는 축구에서 결국 질수 없다는 축구가 이겼거든요
우리의2002년과 비교되면서 묘하게 첼시팬이 많았던 이유라고 봅니다
그래도 전 지더라도 잘하는 축구가 좋네요 지금 국대는 잘하지도 못하는데 질수없다는 투지도 실종된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이면에는 해외진출이 활발한것도 원인일테고 일부는 군면제가 원인일수도 있고 그래서 전 박주영이 더더욱 싫습니다
전형적인 현재상황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비단 박주영만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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