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영화가 극장에 걸리려면 기본적으로 기획 -> 투자 -> 제작 -> 배급 및 마케팅 -> 상영의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국내 영화계의 경우 제작사와 배급사(롯데, 쇼박스, CJ 등)가 분리되어 있는 편이지만,
미국은 6대 메이저 배급사(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를 필두로 하여 배급사가 제작사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미국의 주요 배급사별 로고와 배급사별 주요 작품, 최고 흥행 작품 등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부에나 비스타(Buena Vista)
부에나 비스타라 하면 좀 생소하지만, '월트 디즈니(Walt Disney)'라는 이름을 모르실 분은 없겠죠? 부에나 비스타는 바로 디즈니(정확히는 월트 디즈니 픽처스 및 터치스톤 픽처스)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배급하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계열사입니다.
(그러니까, 제작사인 '월트 디즈니 픽처스'와 배급사인 '부에나 비스타'가 '월트 디즈니 컴퍼니'라는 한 이름 아래에 있는 거죠. 월트 디즈니 컴퍼니 밑에는 이외에도 디즈니랜드, ESPN이나 ABC와 같은 방송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 픽처스'는 픽사와의 합작을 포함한 애니메이션 영화와 어린이/가족 취향 영화를, 터치스톤 픽처스는 청소년~성인 취향의 영화를 주로 제작합니다. 이외에 월트 디즈니 컴퍼니 밑에는 '미라맥스(Miramax)'라는 제작사도 존재합니다만... 이쪽은 부에나 비스타가 아닌 미라맥스라는 이름으로 독립 배급됩니다. 그 이유는 미라맥스 설명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주요 작품 - 픽사 애니메이션 및 디즈니 애니메이션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식스 센스' 등
북미 최고 성적 -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2006, $423,315,812)
파라마운트(Paramount)
파라마운트는 1912년 설립되었으며 풀네임은 '파라마운트 픽처스'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 된 영화사이며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영화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2010년 박스오피스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배급사가 바로 파라마운트이며, 2010년 매출 1위(시장 점유율 18.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2005년 마찬가지로 제작과 배급을 겸하던 드림웍스 사를 인수하여, 현재 드림웍스에서 제작하는 영화들의 배급 권한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다만 2009년 계약이 만료되어 비 애니메이션 영화들은 디즈니로 배급권이 넘어갔지만('트랜스포머 3'은 예외), 애니메이션에 한해서는 2012년까지 파라마운트가 계속해서 배급할 수 있습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과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공존은 쉽게 상상이 안 가는 일이기는 하지요.
주요 배급작 - '슈렉' 3~4편, '아이언 맨' 시리즈, '트랜스포머' 시리즈, '타이타닉', '포레스트 검프'
북미 최고 성적 - '타이타닉'(1997, $600,788,188)
워너 브라더스(Warner Bros.)
워너 브라더스는 1918년 설립되어 파라마운트와 마찬가지로 제작과 배급을 겸하고 있으며, 2008~2009년 매출 1위를 달성하는 등 꾸준히 강세를 보여 오고 있는 배급사입니다.
같은 타임 워너 계열사로 DC 코믹스가 있어 DC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죄다 워너가 제작/배급하고 있으며, 이는 워너를 대표하는 시리즈들로 자리잡았습니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로 유명하며 1996년 이후 같은 계열사였던 '뉴라인 시네마'(New Line Cinema)와 2008년 합병했습니다.
주요 배급작 - '슈퍼맨' 시리즈, '배트맨' 시리즈, '해리 포터' 시리즈, '매트릭스' 시리즈, '더 행오버', '나는 전설이다', '블라인드 사이드'
북미 최고 성적 - '다크 나이트'(2008, $533,345,358)
20세기 폭스(20th Century Fox)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로고 음악 중 하나의 주인공이기도 한 20세기 폭스는 1935년 '폭스 필름 코퍼레이션'과 '20세기 픽처스'의 합병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스퀘어-에닉스급 작명 센스라고나 할까요.
2007~2009년 6대 배급사중 계속해서 하위권에 위치하며 슬럼프에 빠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작년 말 '아바타'의 대박으로 재도약했습니다. 영화별로 성패가 상당히 크게 갈리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독립영화를 주로 배급하는 자회사 '폭스 서치라이트'(Fox Searchlight)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스타 워즈' 시리즈, '박물관이 살아있다' 시리즈, '나홀로 집에' 시리즈, 'X맨' 시리즈, '다이 하드' 시리즈,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 '에이리언' 시리즈, '인디펜던스 데이', '아바타'
북미 최고 성적 - '아바타'(2009, $749,657,409)
소니 픽처스(Sony Pictures)
소니 픽처스라고 하면 '소니가 영화계에도 손을 뻗쳤었나' 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콜롬비아 픽처스'(Columbia Pictures)라는 이름은 많은 분들이 아시리라고 생각됩니다. 콜롬비아는 1989년 소니에 인수되어 소니 픽처스의 자회사가 되었습니다. 또한 소니는 MGM 사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기도 하여 '007 시리즈'와 '핑크 팬더 2'를 MGM과 공동제작하고 소니의 이름으로 배급했습니다.
콜롬비아가 소니에 인수되기 전 '트라이스타 픽처스'(Tristar Pictures)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는데, 아주 가끔씩이지만 트라이스타의 이름으로 영화가 배급되기도 합니다. 가장 최근 트라이스타의 이름으로 배급된 영화는 작년 개봉한 '디스트릭트 9'였습니다.
주요 배급작 - '스파이더 맨' 시리즈, '맨 인 블랙' 시리즈, '핸콕', '다 빈치 코드'
북미 최고 성적 - '스파이더 맨'(2002, $403,706,375)
유니버설 스튜디오(Universal Studios)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파라마운트와 같은 해인 1912년 설립되었으며, NBC 유니버설의 자회사입니다. 상당수의 고전 영화 및 애니메이션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고, 또한 디즈니랜드와 쌍벽을 이루는 영화 테마파크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80~90년대 히트작들을 잇달아 배출했으나, 2000년대 특히 2000년대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예전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쥬라기 공원' 시리즈, '본' 시리즈, '올마이티' 시리즈, 'E.T.', '백 투 더 퓨처', '죠스'
북미 최고 성적 - 'E.T.'(1982, $359,197,037)
이상이 6대 메이저 배급사입니다. 이 아래로는 인수/합병된 배급사, 6대 배급사의 산하 배급사 및 독립 배급사에 대한 설명입니다.
드림웍스(DreamWorks SKG)
2005년 파라마운트와 합병된 회사로, 이전에는 제작과 배급을 겸했지만 현재는 배급 권한을 파라마운트와 디즈니에 넘겨주고 제작사의 역할만을 하고 있습니다.
드림웍스 하면 애니메이션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98년 '개미'로 출발하여 디즈니/픽사가 독주하던 애니메이션 영화계의 견제 세력으로 등장했으며 '슈렉' 이후에는 양강 체제를 정립할 정도로까지 성장했습니다. 전래동화를 중시하는 디즈니와는 달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그 동화를 비틀고 풍자하는 경우가 많아, 두 회사의 애니메이션은 거의 정반대의 성향을 띄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쿵푸 팬더'나 '드래곤 길들이기' 등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도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증거가 아닌가 합니다.
주요 배급작 - '슈렉' 1~2편, '캐치 미 이프 유 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마다가스카', '글래디에이터', '아메리칸 뷰티'
북미 최고 성적 - '슈렉 2'(2004, $441,226,247)
뉴 라인 시네마(New Line Cinema)
1996년~2008년 워너 브라더스와 같은 타임 워너 계열사였으며, 2008년 워너와 인수합병 된 배급사입니다.
주요 배급작 - '반지의 제왕' 시리즈, '데스티네이션' 1~3편, '러시 아워' 시리즈, '오스틴 파워' 시리즈, '웨딩 크래셔'
북미 최고 성적 -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2003, $377,027,325)
폭스 서치라이트(Fox Searchlight)
20세기 폭스의 자회사로서, 다양한 시도의 독립영화들을 주로 배급하는 곳입니다.
주요 배급작 - '주노', '슬럼독 밀리어네어', '풀 몬티', '28일 후',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미스 리틀 선샤인'
북미 최고 성적 - '주노'(2007, $143,495,265)
포커스 피쳐스(Focus Features)
유니버설과 같이 NBC 유니버설의 계열사인 포커스 피쳐스는 폭스 서치라이트와 마찬가지로 독립영화를 주로 배급하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브로크백 마운틴', '코렐라인', '번 애프터 리딩', '어톤먼트', '오만과 편견', '피아니스트'
북미 최고 성적 - '브로크백 마운틴'(2005, $83,043,761)
미라맥스(Miramax)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자회사이지만, 주로 '디즈니스럽지 않은' 영화들을 제작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월트 디즈니 컴퍼니 측에서는 미라맥스에서 제작한 영화들을 부에나 비스타의 이름으로 배급하지 않고 미라맥스의 이름으로 직접 배급하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무서운 영화' 1~2편, '굿 윌 헌팅', '스파이 키드' 1편, '펄프 픽션', '에비에이터', '시카고'
북미 최고 성적 - '시카고'(2002, $170,687,518)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
라이온스게이트는 1995년 설립된 독립 배급사이며, '쏘우'와 '타일러 페리' 시리즈 2개의 성공에 힘입어 6대 배급사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쏘우' 시리즈, 'Tyler Perry's' 시리즈, '화씨 9/11', '킥 애스', '3:10 투 유마'
북미 최고 성적 - '화씨 9/11'(2004, $119,194,771)
서밋 엔터테인먼트(Summit Entertainment)
서밋 엔터테인먼트는 1999년 영국에서 설립되었으며 2007년 미국에 지사를 세움으로써 헐리우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대박 시리즈인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발굴로 라이온스게이트와 함께 2중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트와일라잇' 시리즈, '스텝 업' 시리즈, '노잉', '푸시', '아스트로 보이'
북미 최고 성적 - '뉴 문'(2009, $296,623,634) * '이클립스'(2010, $235,370,815) 진행 중
MGM
Metro-Goldwyn-Mayer의 약자인 MGM은 유니버설보다도 훨씬 이른 시기에 수많은 히트작들을 배출했던 영화사였으나, 이후 실적 부진으로 인수합병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는 헐리우드에서 거의 밀려난 처지가 되었습니다. 1981년 '유나이티드 아티스츠'(United Artists)와 합병하여 'MGM/UA'라는 이름으로도 불립니다.
주요 배급작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레인 맨', '한니발', '록키' 시리즈(UA)
북미 최고 성적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189,523,031)
와인스타인 컴퍼니(The Weinstein Company)
와인스타인 컴퍼니는 1979년 미라맥스의 설립자인 와인스타인 형제가 자신들이 원했던 '화씨 9/11'의 배급이 디즈니 측의 반대로 무산되자 이를 계기로 미라맥스를 나와 2005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1992년 역시나 와인스타인 형제가 설립한 제작사 '디멘션 필름'(Dimension Films)을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MGM과 활발히 공동작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무서운 영화 4', '나인'
북미 최고 성적 -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2009, $120,540,719)
디멘션 필름(Dimension Films)
위에서 설명한 디멘션 필름은 제작한 영화를 미라맥스를 통해 배급하기도 했지만, 디멘션 필름의 이름으로 직접 배급하기도 했습니다.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세워진 이후 디멘션 필름에서 제작된 영화들은 모두 와인스타인 컴퍼니를 통해 배급되고 있습니다.
주요 배급작 - '스파이 키드' 2~3편, '무서운 영화 3', '스크림' 시리즈, '씬 시티'
북미 최고 성적 - '스파이 키드 3D'(2003, $111,761,982)
오버츄어 필름(Overture Films)
오버츄어 필름은 2006년 설립된 독립 제작/배급사로서, 역사가 짧음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배급사입니다.
북미 최고 성적 - '모범시민'(2009, $73,357,727) - 주요 배급작은 아직 이거 하나 정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고 영상은 Alan_Baxter님의 글에서 많이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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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와 배급사를 혼동하시는 분이 많으신 것 같아서, 네이버 지식인의 내용을 수정해서 덧글로 추가하겠습니다.
지금처럼 대형 영화사들이 제작과 배급을 겸하게 된 것은 1930~40년대 영화산업의 급속한 팽창으로 크게 성장한 영화 제작사들이 생기고, 그 제작사들이 배급에도 손을 뻗치기 시작하면서 생기게 된 현상입니다. 그래서 6대 메이저 배급사들은 전부 30~40년대나 그 이전에 설립된 회사들이고(콜롬비아 1926년, 디즈니 1923년) 제작사로 출발하거나 제작사/배급사의 합병으로 탄생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1950년대 독점금지법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같은 현상이 반복되었고, 최근에 설립되는 영화사들도 제작/배급을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