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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21 05:48
87개 자음에 31개 모음... 쩌네요....
그래도 그 시절에 발음기관의 형태와 발성법을 연구하여 디자인된 글자라는것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가지렵니다 크크
10/06/21 05:51
음, 먼저 한국어와 한글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동의를 합니다. 그리고 한글에 대해서 어느 정도 신화화된 요소도 있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한글에 대해서 권위있는 학자들이 찬사를 늘 보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 합니다. 글쓴 분께서 신화를 걷어내는 측면에서 글을 주셨으니 저는 한글에 관한 학자들의 찬사를 적어봅니다.
==============================================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 동양학과 교수인 베르너 삿세(Werner Sasse)는 2005년 방한했을 때, “한글은 과학적일 뿐 아니라 음양의 조화를 중시하는 동양철학이 스며 있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한글은 굉장히 배우기가 쉬워요. 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 때 한글을 가르쳐 봤는데 너무나 쉽게 깨치더라고요….”라고 하면서 한글의 우수성을 인정하였다. 또한 같은 날 일본 레이타쿠대학 우메다 히로유키(梅田博之) 교수도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음소문자”라고 하였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교 램지 교수는 한글날 563돌 기념 특별 강연에서 "한글은 소리와 글이 서로 체계적인 연계성을 지닌 과학적인 문자"라고 했다. 영국의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 존 맨은 그가 쓴 Alapha Beta라는 책에서 한글을 가리켜 ‘단순하고 효율적이며 알파벳의 대표적 전형’이라고 하면서, ‘나아가 알파벳이 발달할 수 있는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는 최고의 알파벳’이라고 하였다. 작가 펄벅은 1963년에 발표한 장편 대하소설 The Living Reed 서문에서 "한글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 글자이며 한글 자모음을 조합하면 어떤 언어 음성도 표기할 수 있다"고 하였다. ================================ 위의 부분은 위키백과를 전재하였습니다. 그리고 퓰리쳐상에 빛나는 <총,균,쇠>의 저자 다이아몬드는, 한글에 대해 격찬을 하면서 한국을 방한했을 때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문자인 한글을 마음껏 읽게 되어서 너무나도 기쁘다, 한글의 발명은 한국인의 우수성을 보여주는 것" 이라고 한 바가 있습니다. 세계의 석학들이 앞다투어 한글을 극찬하는 것을 보면, 가히 세종대왕의 한글의 우수성은 널리 자부해도 좋겠지요.
10/06/21 05:56
한글이라는 문자체계는 쉬운데 한국어라는 언어는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어느 나라 언어가 그렇지 않겠습니까만은, 다양한 문화권의 문화와 언어가 뒤섞여있고, 한자어가 많은데다가 (동음이의어의 대량발생....) 속담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꽤 많고 사자성어는 뭐..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거라도 외국 사람은 이해가 거의 불가능하죠. (외국에 있는 저희 사촌 형들은 제가 말하다 무심결에 사자성어 쓰면 ???????? 이런 표정이 되더군요.. 나름 한국말 잘 듣고 말하고 하는데도..) 게다가 띄어쓰기의 어려움과 (다른 언어 중에서 이렇게 띄어쓰기 애매하고 어려운 언어는 거의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조사와 어미는 머리를 쥐어 뜯게 만들죠. 오죽하면 소설가 김훈씨가 조사없는 언어로 소설쓰고싶다... 라고 했을까요... 한국어는 참 어려운 언어인 것 같습니다. 그나마 한글이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지요...
10/06/21 06:07
영어는 철자법이 진짜 심각하죠. 우리나라야 처음 듣는 단어라 할지라도 제대로 듣기만 한다면 제대로 쓸 확률이 100프로지만 영어는 듣는 것과 쓰는 건 별개의 문제라.... 특히 사람이름 같은건 흔치 않는 이름일 경우 스펠링을 따로 물어봐야 할 정도니까요.
영어는 예외가 많아서 배우는 입장에서 참 짜증나죠....
10/06/21 06:47
우리나라 사람의 말소리를 가장 잘 적을 수 있는 글자를 '스스로' 창조하여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한글의 존재가치는 최고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말소리에는 없는 외국 사람의 발음까지 몽땅 다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현재 언어의 다양성이 급속히 훼손되고 있는 현대에(수많은 언어가 지금도 사멸 중이라고 하지요?) 고유의 문자를 가지지 않은 나라에 우리 '한글'이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고 굳이 다른 문자보다 한글이 훨씬 낫다는 우월감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찌아찌아어의 실험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p, b의 발음이 우리나라 '비읍'이나 '피읍'과 미묘한 차이를 보이는 만큼 (제가 알기로 영어의 b는 유성음이지만, 우리나라의 '비읍'은 예사소리입니다. 그러니,, boy와 '보이'도 엄밀히 말하면 발음이 다른 셈이죠.) 또한, 모음이 음절의 기준이 되는 우리말과는 달리 영어는 자음이 음절의 경계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사실 '미쿡' 사람의 특유의 발음들을 '현대의 한글'만으로 재현하기는 많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옛문자'(순경음 계열 / 중자음, 합용병서 / 반치음, 쌍히읗 / 여린히읗 / 아래 아) 등을 부활시켜 세계 여러나라의 많은 발음을 표기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여하간 중요한 것은 아직은 이쪽 분야에서 아주 확실한 연구성과가 나오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입니다. 그래도 이런 일련의 시도에 대해 제가 매우 관심 있어하고 공부하고 싶어 한다(?^^ 아 어느 세월에...휴^^)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 한글 말고, 한국어가 어려운가 하는 점은 판단이 쉽지 않네요. 미국의 어떤 잡지에서 배우기 가장 어려운 최악의 언어로 한국어와 일본어가 선정되었다던데... ^^ 하하 한국 사람이 제일 배우기 어려운 언어는 역으로 영어가 아닐까요?? ^^ 우리나라 사람들 영어 공부량만큼은 세계 1,2위를 달리는 듯하지만 실제 영어를 '멋드러지게, 고급스럽게' 잘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한국말이 어렵다라고 한국 사람 스스로도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어떤 언어건 깊이 있게 들어가면 자국민에게조차 어려운 부분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정말 문제는 우리 고등 국어 교육이 지나치게 독해 위주로 돌아가서 '맞춤법' , '문법' , '표준 발음' 등등 언어적 직관을 크게 향상시켜 줄 수 있는 '바른 말글' 교육이 어릴 때부터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아닐까요? 일부의 사례를 성급하게 일반화한 것으로 여겨져서 인용하기 꺼려집니다만 모 선생님의 프랑스 소개글에 나온 삽화-정육점 아저씨가 편지 하나 쓰는데도 동의어 사전을 펴놓고 풍부한 표현을 위한 고민에 빠지는 모습, 프랑스어 퀴즈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는 현상 등등-와 같은 장면[비록 이 정보가 왜곡된 정보라고 해도 이상적인 모습인 것은 분명하네요.^^]이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 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한국사람 스스로 '한국말 어려워요. T.T;;'라며 슬퍼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10/06/21 07:11
사실 한글이 모든 언어의 소리를 완벽하게 표현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 한글의 우수성을 깎아 내린다고 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우선 한글의 창제 목적은 '한국어'를 표현해낼 수 있는 문자를 만드는 것이었고, 한글은 그 목적을 충분히 이뤄내고 있으니까요. 대신 이런 건 있습니다. 현재 사용하는 한글 체계로는 모든 언어를 100% 표현해 낸다는 게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한글 체계를 각 언어에 맞게 조금씩 수정해주면 100% 표현해 낼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고, 이런 일들을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는 뼛속까지 공대생이지만, 어쩌다가 충대 국문학과 교수님이신 정원수 교수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누리 한글'이라는 연구를 하시는 분인데, 이 분은 '중국어를 한글로 완벽하게 표기하는 방법'을 연구하신 분입니다. http://blog.naver.com/newspeople5?Redirect=Log&logNo=110034891078 중국의 문자인 한자는 그 자체로 터무니없이 어려워서 상당히 오랜 공부를 거쳐야 '글'을 읽을 수 있는데, 한글을 도입하면 문맹률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십니다. (실제로 문자를 모르시는 중국 어르신들께 온누리 한글을 가르쳐드리고 온누리 한글로 쓰여진 중국 책을 읽어보시게 했더니 대부분 빠른 시간 내에 문자 체계를 습득하셨고, 책도 거의 어려움 없이 읽으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판으로 입력하는 데도 한자나 가나 등 기타 문자 체계보다 한글이 더 수월하다는 주장도 하시면서 중국어 표기 연구에 병행해서 다른 언어에 대한 연구도 하시는 모양입니다. 사실 이 작업이 완벽하게 되는 경우에도 '모든 언어'라는 표현을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글은 '한 음절 한 음절'이 딱딱 떨어지는 언어를 표현하기에 최적화된 문자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않는 한, 영어 같은 언어는 영영 제대로 표현하기가 어렵겠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글이 난이도에 비한 표현 능력, 효율이 극강인 점은 정말 자랑스러운 것 같습니다. 배우지 못한 민초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던 창제 목적이 현대에 와서도 빛을 발하는 것이겠죠. 한국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10/06/21 07:15
아,, 그리고 글쓴 분의 글에 대해서 한 가지만 지적하자면 김밥의 표준발음은 [김빱]이 아니고 [김:밥]입니다.^^ 물론 아무도 그렇게 발음을 안 해서 문제이지요.^^
하여간 현대 한국어에서 된소리나 거센소리 계열이 득세하고 장음과 단음의 구별이 사라져가면서, 우리의 언어가 많이 거칠어지고 소리의 풍부함이 사라져가는 현상이 명백하게 감지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여지야 물론 있겠지만 적어도 제게는, 이러한 현상이 지극히 '자연스러운' 언어의 변화로 여겨지기보다는 '자국어에 대한 관심'들이 많이 부족한 상태에서 우리의 언어생활이 다소 황폐화되어가는 현상으로 보이네요.
10/06/21 07:39
영어의 가장 큰 문제는 Syllables죠.. 이게 한국어로 표현이 사실상 불가능해서 한국사람이 영어를 읽을때 문제가 많기때문에..
To/day 이렇게 끊어줘야 하는데 한글 표기상 투데이 이렇니까 외국사람들이 못 알아 듣게되는 현상이.. 그래서 우리가 듣기에는 저 동남아 애들 발음이 훨 구린데 어떻게 외국애들이 알아듣지?? 에 대한 의문은 Syllables죠 그리고 한국어의 음절과 Syllables는 조금 다른거 같아요 ~.~; 망할 강세와 Syllables등등 이런게 사실상 필요없어도 읽을수 있는 한글은 정말 좋은거 같습니다 @.@
10/06/21 08:09
전 키보드자판과,휴대폰 키 와 완벽 호환(?)되는 한글이 무척 신기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먼 미래에도 이렇게 편하게 사용할수 있는 아름다운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대왕님과 학자분들께 늘 감사드리고 삽니다. ^^;;;
10/06/21 08:31
한글의 장점은 확장성에도 있지요. 왜냐면, 어떤 자음과 어떤 모음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연원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소리에 대해서 새로운 글자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오히려 문자를 줄이고 있지만요. ) 그래서 한글로 표기못하는 소리가 있다면, 그 소리에 맞는 글자를 새로 만들어 넣어도 기존의 문자체계에 완벽하게 호응될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문자체계입니다.
10/06/21 09:07
예전에 일본애 발음 못한다고(무지 친했던 친구 닥터를 다크토르라고 발음) 놀렸는데 외국인이 듣기엔 언제나 그녀석 발음이 더 좋았다고 하더군요. 또박또박 발음 다해서..이거야 개인문제일수도 있으니 그렇다 치고
그리고 한글도 특히 받침에 갃 각, 갇 갓 이런거 발음 같은거 처럼 제대로 듣는다고 제대로 100프로 쓸수있는건 아닙니다. 사법 사법(사뻡)처럼 같은글에 발음이 두개인것도 있고..
10/06/21 09:08
그 유게글을 보고 저도 자게에 글한번 써볼까 했는데 이런 글이 올라오다니...
참 롸잇버튼 함부로 못 누르겠네요. 정말 피지알엔 각 분야의 실력자가.. 하고 싶은말 (+@@@@) 는 글 쓴 분께서 이미 다 하셨고, 저는 유게글 보고, 한글이 우수한점이 굉장히 많으며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점도 많은데, 대단하지 않은 점을 가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안그래도 비판할 게 많은 지금 정부인데 까지 않아도 될 것으로 까는 악플러를 보는 기분이었달까요..
10/06/21 09:20
저도 한글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없다는 것에는 동감합니다. 굳이 R과 L, F와 P의 차이를 가져다 대지 않더라도 유게글과 같은 내용을 보면 그냥 어거지로 끼워맞춘 것들도 많이 있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한글의 우수성이 훼손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절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대적인 면에서는 확실히 소리를 받아적는다는 점에 있어서 우수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면서도 배우기가 편하고 (한국어 아니고 한글에 한해서입니다;;) 디지털 시대에도 적합한 문자죠. 너무 신격화하는 것까지는 지양해야 하겠지만 우리 나라, 우리 민족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놓을 수 있는 문화유산은 김치도, 태권도도 아닌 '한글'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10/06/21 10:55
전 언어학(?) 문자학(?)에 대해선 문외한이지만, 다른 것보다 타자 칠 때 정말 한글의 우수성을 격하게 느낍니다.
왼손과 오른손이 거의 완벽하게 교차적으로 사용되면서 타자할 수 있으면서 자판경제적으로도 이렇게 우수한 글자가 한글 외에 또 있을까요....
10/06/21 11:42
한글로 모든 소리를 낼 수 없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는 한글이 좋은게, 발음하기 너무 쉬워서 그렇습니다. 영어의 th 나 r 발음처럼 인위적으로 혀나 입으로 모양을 만들어야 낼 수 있는 소리 없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나오는 소리들이라서요. 어쩌면 그래서 저런 발음들을 표현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죠.
10/06/21 11:43
한국어 문법이 쉬운 편은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만 한글의 표기와 읽는 법은 매우 쉬운 편에 속하는 문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다만 한글표기에 대해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세종대왕이 한글을 중국의 글자를 따와 항상 정사각형 안에 들어가게끔 표기를 강제한 부분이 아쉽습니다. '를' '롤' '룰' 은 언뜻봐선 구분하기 힘들고 '훑' '꽃' 등 복잡한 글자는 신경써서 적어야 이쁘게 써지는 등의 예가 그렇습니다. 영어의 알파벳은 대문자와 소문자, 그리고 소문자도 abcdefghij... 등으로 소문자 특유의 고저의 조화가 영어단어나 문장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지요. 저를 가르친 교수님은 한글의 표기에 대해 이러한 미적인 부분에 대해서 항상 아쉬워 하시더군요. 저도 공감이 가던 내용이기도 하였습니다.
10/06/21 11:44
공감되는 글이네요.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게, 훈민정음 창제 당시 수 없이 많았던 글자들 (쓰끄 같은 거 합치면; 초성체가 안 되네요 ) 이 근대를 지나 현대에 오면서 많이도 사라졌죠. 창제 목적이 중국어 발음을 위한 것이었든 한국 발음을 제대로 쓰기 위해서였든 그 많고 많았던 글자들이 사라졌다는 건 당시 조선 사람들이 쓰는 발음에 특화되기 위한 거죠.
훈민정음이 중국어를 제대로 읽으려고 만든 것은 맞습니다. (유일하거나 진정한 이유는 아니죠. 이유가 하나면 심심해서 어케요) 그리고 세종대왕과 학자들 사이에 많은 토론이 벌어졌죠. 세종대왕은 끝까지 동국정운식의, 즉 중국어 본토 발음 그대로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훈민정음 어제와 그 이후의 사료들을 보면 많이 차이나죠. 불과 100년도 안 된 사이에 말이 변할 리는 없죠? 세종대왕의 시도는 결국 실패했고, 학자들은 조선에서 쓰는 발음대로 쓰게 된 겁니다.
10/06/21 11:56
그렇게 반치음(세모입니다), 순경음(비읍이나 미음 밑에 이응 달린 거요) 등이 사라졌습니다. 여기서도 여러 설이 있죠. 단지 중국어를 표기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설, 실제 그 발음이 있었다는 설, 지역마다 말이 다르기에 그렇게 표기했다는 설 ( 반치음의 경우 저어라 / 저서라 이렇게 차이날 경우 어 부분에 반치음을, 순경음 비읍의 경우 더워라 / 더버라 의 워 부분에 표기했다는 설이죠. 즉 실제적인 음은 없었다는 겁니다 ) 등으로 나뉘구요. 그 때 발음들은 지금도 살리지 못 하는 게 많습니다. 아래아의 경우 발음을 살릴 수 있긴 했었겠네요. 다만 지금 아래아를 쓰는 건 제주도 사투리 표기할 때 뿐인데, 이게 옛날의 아래아 발음인지는 의문이구요. 뭐 결국 한글은 수 많은 패치 끝에 탄생한 거고, 우리는 지금 최종 패치를 쓰는 겁니다.
다만 여기서 하나 걸고 싶은 게, 최초의 훈민정음은 그렇게 중국의 발음들을 모두 표기하려고 했죠. 그리고 음운론적으로 상당히 깊게 연구해서 생겨난 거구요. 기 -> 키 -> 끼, 디 -> 티 -> 띠. 이렇게 비슷한 것을 하나로 묶을 수 있습니다. 당시 황제의 황, 이 부분의 중국어 발음을 표기하기 위해 쌍히읗을 썼습니다. 비슷하죠? 여기서 하나의 가능성을 찾아 볼 순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발음인데 한글에 없는 경우? 만들면 되는 거죠. 그렇잖아도 F와 V를 한글로 표기하기 위한 한글패치 운동이 벌어지긴 했다고 합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 진 몰라도 뭐 솔직히 지금 추가하면 출판물에 나온 외래어 표기들 다 수정해야 되니까 좀 힘들긴 하겠죠 ^^; 키보드 자판도 바꿔야 되고. 아무튼 그럴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학자들이 '세계 언어를 다 표기할 수 있다'고 한 것도 지금의 한글이 아닌 옛날의 훈민정음이죠. 음운론적으로 그 발음을 밝히고, 비슷한 모임에서 획 하나를 추가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변경은 가능합니다. 그게 상용화되는 거랑은 둘째치구요. 애초에 그러기 위해 만든 글자고, 실제 훈민정음을 그냥 조선어 발음으로 쓰기로 한 다음에도 역관들을 위해 만든 책에는 중국어 발음을 하기 위해 또 훈민정음 초창기에나 보던 어떻게 발음할지 모를 글자들이 쓰였습니다. -_-; 수업에서 중국어과 학생이 그거 한 번 읽어줬는데 그럴 듯 하더라구요. 암튼 그런 식으로 쓰일 순 있더라도 학술용으로나 쓰이지 상용화되지는 않았으면 하네요 = =a 영어의 발음기호들도 사전에서 발음 표시할 때나 쓰이는 것처럼요. 그래도 F 나 V, R 같은 경우는 패치됐으면 싶기도 하구요 +_+)
10/06/21 12:05
<a href=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3&sn1=&divpage=1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1477
target=_blank>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3&sn1=&divpage=1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81477 </a> 이 유게글이 원본이죠. memeticist님이 쓰신 댓글들이 개인적으로 공감이 되었는데 좋은 글 잘보았네요. 예전에 일본인 친구와 이야기했던게 기억이 나더군요. '너네 영어 발음 너무 구려 못알아들어' 라고 하자 '매그도나르도나 맥.도.날.드나 어차피 영미권사람은 못알아들어!'
10/06/21 12:48
당연히 한글이라고 모든 소리 적을 수 있는 거 아닙니다.그나마 제일 비슷하게 적을 수 있다는 거죠.
유게글에 memeticist 님이 말씀하신 '한글 이외의 문자라도 맘먹고 귀에 들리는대로 표기한다면 한글과 비슷한 정도는 표기할 수 있겠죠.' 라는 전제 자체가 틀렸단 겁니다.대부분 언어는 절대 한글과 비슷할 정도로 표현 못합니다.한글의 음성표기 능력을 따라갈 글자는 없습니다. 한글이 어떤 말이든 완전히 발음을 옮겨 적을 수 있다는 게 아니라,그나마 가장 비슷하게 적을 수 있다는 겁니다. 한 나라의 공용어로 널리 쓰이는 문자체계중 가장 나중에 계발된 글자이니 제일 과학적일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거죠. 한글의 과학성은 절대 과장된게 아닙니다.
10/06/21 14:28
본문 내용에 동의합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는 한글의 우수성은 핸드폰 문자를 쓸 때 가장 위엄돋는다고 생각합니다. 흐흐흐.. 정말 편하죠.
10/06/21 14:56
이런 문제는 한글로 구분 가능한 음성 표현의 수가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하겠죠. 로마자보다 구분 가능한 음성 표현의 수가 많다면 소리를 옮겨 적기에 한글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예를 들어 A문자는 소리를 3개 표현할 수 있는데 B문자는 소리를 5개 표현할 수 있다면 B문자가 소리를 표기하는데 더 유리한 거죠.
10/06/21 16:27
한국어 문법이 어렵다는 것은 서구어와 비교하여 언어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네들 입장에서 배우기 어렵다는 의미이지 언어 자체를 놓고 어렵고 쉽고를 따지는 것은 완전히 무의미한 것입니다. 한국어 사용자에게는 영어가 어려운 것이고, 영어 사용자에게 한국어가 어려울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어느 언어가 배우기 쉽고 편리하고 좋고를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언어는 우열성을 논할 수도 없고 보편성을 논할 수도 없습니다. 흔히 접하게 되는 한글 찬양론은 이러한 언어 우열론의 입장에서 다른 언어, 문자보다 우위에 서고자 하는 배타적인 속성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10/06/21 19:14
mangyg님// 본문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한글의 우수성을 논하는 내용의 글의 결론은 '한국어가 우수하다'로 귀결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한글과 한국어, 문자 체계와 언어의 구분이 명확하게 서 있지 않은 데 일차적인 원인이 있고, 보다 더 깊이 들어가면 민족주의, 우생학적 원리에까지 닿을 수 있다고 봅니다.
한글이 자질 문자로서 우수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로마자, 한자, 가나가 비과학적이고 열등한 문자이다'까지 인식을 확장시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10/06/21 19:41
제가 논하고 있는 것은 학설이나 언어 연구의 방법론적 문제가 아니라 대중의 인식의 문제입니다. 언어우열론에 대한 문제는 이미 20세기 들어 판가름이 난 문제이기 때문에 여기서 부언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한글의 제자 원리의 과학성이나 그 속에 내재된 철학의 완결성은 여기서 중언부언할 문제가 아니며, 문제는 그것을 토대로 다른 문자 체계와 언어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격하시키는 논리의 무서움입니다.
굳이 개인의 경험으로 한정짓지 않아도 한글과 한국어의 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으며, 또한 그에 따라 '한글의 우수성'을 '한국어의 우수성'의 문제로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위에서도 나왔듯이 mcdonald를 '마구도나루도'와 같은 식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일본어 음절의 특성을 언어적 상대성으로 보지 못하고 우열론의 입장에서 보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10/06/21 19:53
'한글이 어떤 문자이고 다른 문자와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파해서 안 된다.'라는 논거는 든 바가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내용은 결국 분수 님께서 위에 달아 주신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국어교육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위 글을 읽고 나서 공감한 바가 많아, 평소 문제제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간략하게 언급해 본 것입니다.
사견이지만 현재 우리 나라 국어학의 태두가 되는 주시경이 언어우열론을 중심으로 하는 민족주의 언어학자였다는 사실이 현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주시경 학파의 한글 맞춤법 통일안 사정이나 사전 편찬 사업 등이 민족주의 실력 양성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며, 민족주의가 결국은 제국주의와 마찬가지인 배타성의 논리인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글의 우수성은 몇 번이나 부언하게 되지만 위와 같이 문자 체계의 우수함이나 가치를 논하는 문제를 넘어서, 민족 의식을 고양하기 위한 도구로서 사용된 바가 많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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