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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9 05:25
사실 94 월드컵의 국대는 경기력이 후덜덜 하다, 초반에 긴장을 했다 이런게 아니라
고산지대에서 체력 훈련등을 통해 더위에 대한 적응력이 탁월했던 팀입니다. 뭐 그 당시 감독님이 처음부터 그걸 노렸다고 하죠. 그러니까 당연히 슬로우 스타터일 수 밖에 없었죠. 미국 아틀란타의 엄청난 더위에 다른 팀들이 후반쯤 픽픽 쓰러질 때면 우리나라는 아직 체력이 남아있었고 후반에 몰아붙일 수 있었던 겁니다. 아마 별로 덥지 않은 곳에서 경기가 이뤄졌다면 94 국대팀의 성적은 그닥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2002년은 달랐죠. 월드컵 이후의 경기들을 봐도 우리나라 팀의 클래스가 한단계 높아졌었습니다. 4강급이다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94때에 비해서는 확실한 강팀이었습니다. 히딩크 역시 같은 체력훈련을 시켰지만 그건 강한 압박과 전술을 위한 훈련이었고 어느 상황에서든지 발휘할 수 있는 진짜 실력의 항상이었던 거죠.
10/05/29 05:33
전반은 경기력 헬이었고...(거의 관광당했죠...;;;)
후반가면 엄청난 체력 훈련을 소화하고 고산 적응 훈련을 마친 우리나라의 반격이 시작되는거죠... 어차피 실력 대 실력으로 스페인과 독일과 좋은 경기를 할 수 없는 것을 미리 알았기에... 이길 수 있는 방법과 전략을 잘 선택하고 준비를 잘한 월드컵이었죠... 볼리비아 때도 수많은 찬스 중에 한골을 성공 시키지 못할만큼... 골 결정력은 최악에 가까웠었죠... 사실 볼리비아 전에서 어떻게든 한골만 넣었더라면 우리나라의 16강 첫진출은 훨씬 더 빨라졌을 겁니다... 스페인과 독일 경기는 평생 기억에 남을 명승부 중 하나지만... 딱히 94 월드컵이 경기력이 좋았다고 느껴지지는 않네요... 어쨌든 94월드컵하면 볼리비아 전에서 한골을 넣지 못하고 마지막 찬스까지 살리지 못해... 운동장에 드러누운 선수들의 안타까운 모습과... 독일전 끝나고 '심판에게 식빵을' 외치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10/05/29 06:01
뻘플이지만 기억나는 것들을 이야기해본다면...
친구들끼리 서정원이 최고다 막 이랬었고 스페인전 동점골에 환호했던 것과 독일전 2골까지 따라가면서 와~ 했던것 그 대회에서 2골을 넣었던 홍명보 선수를 보면서 왜 저선수를 공격수로 안하지? 생각한것.(당시 초5 아니 국5였죠 크)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볼리비아전을 학교에서 TV로 보면서 골대앞에서 하늘로만 슛을 하시던 황선홍 선수를 엄청나게 욕했던 거네요 -_-;
10/05/29 06:43
스폐인에게 2:0으로 질때.. 중학교 1학년이었죠.. 아침에 학교에서 TV시청하다가.. 후반전 30분 넘으면서..
아우 졌다~ 라는 생각으로 친구와 함께 족구하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함성과 함께 1골 넣었다고 하더니.. 잠시뒤 후반종료전 1골더~!! 우리 국대를 믿엇어야 되었는데 ㅠ_ㅠ 난 족구하러 가서 골 장면을 못 보았을뿐이고..
10/05/29 07:00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스페인전을 선생님과 같이 보다가...
전반에 너무 관광을 타서 선생님이 실망한 나머지 TV를 꺼버리셨습니다... 그리고 수업을 진행하셨죠... 하지만 저는 국대 아저씨들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가지고 다니던 마이마이의 라디오를 키고 한쪽귀에 이어폰을 끼고 몰래 몰래 경기 중계를 들었습니다... 후반 40분 홍명보 선수의 프리킥 골이 들어가자... 박수치고 제자리에서 서전트 점프를 시전하고 싶었으나 겨우 겨우 참았습니다... 흥분을 채 가라 앉히지 못하고 있을 그 때... 서정원 선수가 후반 45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습니다... 흥분을 참지 못한 저는 미친듯이 골을 외치며 박수를 치고 서전트 점프를 시전하고 점멸을 이용해 반 여기저기를 맴돌던 그때... 무언가 어색한 느낌과 날 바라보는 뜨거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죠 수업 중이었던거죠...;;; 혼자서 그렇게 난리를 쳤으니 얼굴 팔림의 절정을 맛 보았습니다... 지금도 가끔 그 당시 생각을 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네요... 수업 중 갑자기 어떤 인간이 혼자 골을 외치며 미친짓을 했다고 상상을 하면... 아우...-___- 다행히 선생님이 좋은 분이셔서 꿀밤과 하이라이트 중계를 딜 하는 정도에서 헤프닝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이후 서정원 선수의 골 장면을 같이 시청하면서 모두 제가 혼자 했던 행동을 반 전체가 하는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었다죠...
10/05/29 07:11
40도를 넘나드는 최악의 조건에서 최고의 선전을 펼쳤다고 봅니다.
더위를 이용한 체력전도 하나의 전술이었구요. 지금 되돌이켜보면 멤버역시 레알급으로 화려했구요. 황선홍,하석주,고정운,김주성,서정원,노정윤, 조진호, 홍명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선수들~ (이운재선수가 이때 월드컵 데뷔아니였나요? ) 개인적으로 86'월드컵이 국대 최고멤버라 생각하는데.. 94' 역시 우주나 지구는 아니고 아시아방위군수준?
10/05/29 08:31
일단 월드컵 4강에 올라간 팀과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팀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같긴 하네요.
94는 다른 월드컵과 다를 바 없는 원정 월드컵이었지만, 02는 홈인데다가 리그를 쉬어가면서까지 1년 넘게 합숙한 클럽팀 수준의 훈련을 했던 월드컵이었죠. 경기력에서는 넘사벽이 맞을 것 같구요. 스페인, 독일전에서 밀린건 일정 + 연장의 영향이 컸죠. 항상 상대팀보다 하루씩 덜 쉬었고, 상대팀은 그냥 올라오고 이쪽은 연장 치룬 걸로 기억합니다. 94의 향기가 짙은건 그때가 낭만시대였다고나 할까요? 02 때는 선수들 전체가 무한체력, 강한 피지컬을 가진 로보트 같은 팀이었다면, 94 때는 획일화됬다기보다는 뭔가 하나하나의 특기를 갖고 있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랄까.. 강민, 홍진호, 임요환 선수보다는 송병구, 김정우, 염보성 선수가 훨씬 잘하겠지만 팬은 전자가 많은 것처럼요.
10/05/29 08:33
경기 결과를 떠나서 경기력만으로 볼때도 94년에 정말 훌륭했습니다.
당시에 막상 볼때는 결과에만 주목해서 잘 몰랐는데 나중에 다시 보게 되니까 알겠더군요. 스페인과 경기하면서도 그닥 밀리는 느낌은 아니었고 오히려 대등했습니다. 독일전에서의 막판 추격이 가능했던 것도 단순히 독일 선수들의 체력 문제만은 아니었구요. 물론 볼리비아전의 무승부가 가장 치명적이긴 했지만 제대로 된 골키퍼만 있었어도 당시에 16강 갔을 겁니다. 86년은 제가 직접 안봐서 모르겠고 2002년은 워낙 넘사벽이라 제외한다면 역대 월드컵 중에 94년 대표팀이 경기력은 제일 좋았습니다. 솔직히 2006년은 토고가 그닥인 팀이라 1승을 거둔 것이지 경기력 자체는 별로였습니다. 스위스보다 딱히 나은 실력도 아니었으며 프랑스전이 진짜 압권이었죠. 프랑스에 완전히 압도당한 경기였습니다. 추가골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이 용할 정도였습니다. 경기내용만 보면 98년 네덜란드전과 딱히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5:0 나와도 할말 없는 경기였죠.
10/05/29 09:48
골키퍼만 멀쩡했으면 그 당시에 16강 갔을겁니다...
독일전에서 골을 너무 쉽게 먹더군요. 그리고 독일전 루즈타임 1초도 안된게 아니라 5분이나 주었습니다. 그 당시는 5분넘는 루즈타임을 본적이 없어서 오래 기억이 남아 있네요.
10/05/29 09:48
스페인전 서정원 선수의 동점골만으로도 충분히 기억에 남을만한 월드컵이었습니다.
이전까지는 그냥 되는대로 차다가 우연히 들어가는 골, 또는 요행을 바라는 중거리슛의 느낌이었다면 그 골은 미드필더에서부터 상대진영을 갉어먹어들어가서 우측 사이드에서 만들어낸 골이었습니다. 다만 경기력이 최고였느냐고 한다면 글쎄요.. 하석주, 고정운, 서정원 등등의 멤버가 불러일으키는 낭만의 추억일거라고 저맘대로 생각해봅니다. 스페인전은 전반전 허둥대는 모습이 너무 역력했구요.. (후반전엔 제대로 했지만요..) 볼리비아전 똥줄타는 골결정력부족에 독일전도 후반전에 독일을 지옥문까지 밀어붙였지만 전반전은 참담했었죠. 클린스만 터닝발리슛은 당시 모든 학교에서 축구좀 한다는 사람들이 따라했죠. -_-; 하아.. 94년엔 저도 상큼한 대학새내기였는데 말입니다. 으헝헝..ㅠㅠ
10/05/29 10:22
제가 잊지 못하는 국대는 윤정환 최용수 라인의 청소년 대표팀입니다. 실력이 너무 좋아서 현국가대표와 맞짱을 뜨기도 했었죠. 94년 월드컵 멤버도 좋았지만 그 이후의 과도기에서 청소년대표팀과 좀 더 잘 섞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10/05/29 10:30
94년 대회는 전술보다는 정신력이 남달랐던 대회였다고 봅니다.
사실 스페인전은 전반전에 당시 세계최고의 수비수 중의 하나였던 '나달'의 퇴장이 우리나라가 후반전 따라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볼리비아전은 말 그대로 우리보다도 못한 전력의 팀에게 헤멘 경기 당시 심판이 양팀의 승부를 내기 위해서 후반추가시간을 55분인가 까지 주었는데 결과는 무승부 스트라이커 황선홍 선수는 이경기로 인해 평생 먹을욕 다먹었죠 (당시 세계언론들은 월드컵에 올라서는 안되는 나라들의 수준낮은 매치라고 표현, 94월드컵 최악의 경기로 선정) 독일전은 녹슨 전차를 상대로 개인적 능력은 딸렸지만 40도에 육박하는 한 여름에 정신력 하나로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죠. 94월드컵이 기억에 오래 남는 이유는 그 월드컵이 비쥬얼 적으로 상당한 재미있는 경기들을 낳았고 우리나라도 최악의 조편성을 딛고 2무나 거두는 성과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황선홍, 홍명보, 고정운, 하석주, 서정원, 김판근, 이영진, 조진호, 노정윤, 김주성.. 그때 멤버들이 참 투지가 좋은 선수들이 많았죠.
10/05/29 11:25
그때 시험때였는데 독일이완전 지쳐서 후반에 뛰지도못했는데 한국이결국못넣는걸보고
독일전보고 빡돌아서 학교안가고 방황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10/05/29 11:26
94년 대학 강당에서 보았던 기억이 나는데, 황선홍 선수가 독일전 만회골 한골 넣고 세레머니 하던게 기억납니다.
기뻐하는 모습이 아니라 어퍼컷을 하다가 중단하며 '욱!' 하는 심정과 표정으로 째려보던.... 모든 선수들의 얼굴에 독기가 서려있었던거 같아요.
10/05/29 12:33
94년 월드컵 준비 당시
선수들이 한라산으로 체력훈련 하러 갔다는데 안내하시는 분(한라산을 수없이 오르내리신)이 나중에 선수들 따라가느라 죽는줄 알았다고 했던 걸 봤습니다. 정말 당시에도 체력이 대단했었죠. 경기력도 스페인, 독일같은 팀들이랑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고 독일전에 최인영 골키퍼가 초등학생도 안할 실수를 2개나 하면서 지긴 했지만 잘하면 이길수도 있었다고 봅니다. 후반전에 말 그대로 독일은 걸어다녔기에... 클린스만의 골은 정말 예술이었죠.
10/05/29 14:24
아시아예선때 최인영선수의 경기력을 꽤 높게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인영선수가 없었더라면 예선통과가 힘들었을꺼란 이야기도 있었으니까요. 독일전의 삽질로 모든 영광을 잃어버렸지만요..-_-
10/05/29 14:26
94년 국대 경기력은 정말 좋았습니다..
정말 아시아예선에서 쩔쩔 맨 팀이 맞나 할 정도였다고 생각합니다.. 스페인전에서 경기력이 안좋았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니.. 엄청 잘했는데요.. 거기에 볼리비아가 우리나라보다 전력이 떨어진다고 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독일도 볼리비아가 1명 퇴장당했는데도 불구하고 1대0으로 밖에 못이겼으니까요... 그리고 2002년과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1년반 가까이 합숙한 팀 전력과 비교하긴 좀 그렇죠.. 제 생각으론 02년 국대도 경기력은 폴란드전, 이탈리아전을 제외하면 그다지 좋은 경기력들은 아니었습니다.
10/05/29 15:29
그때가 초등학교 3학년때인데 서정원 선수 동점골의 감동은 아직도 안잊혀지네요. 학교가 정말 떠나갈듯한 함성이 울려서.
10/05/29 15:34
94월드컵은 감동이랄까, 드라마 그 자체였죠.
2002년에 대해 경기력, 경기력,, 하면서 조금 낮춰보시는 분들이 있는데, 월드컵은 원래 눈에보이는 경기력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무대입니다. 왜냐하면 어마어마한 중압감에 시달리는 무대, 1경기 1경기가 죽음같은 숨막히는 무대이기 때문이죠. 1골 1골의 무게감이 다른 모든 대회와 차원이 다른 무대. 그래서 골이 터질 때마다 국민들을 열광케 하는 무대.. 중압감에 시달리면 패스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무대죠.. 그래서 라이브로 보는 것과 한참 지난뒤에 보는 것의 느낌이 천지차이에요. 경기장에 꽉꽉 들어차있는 그 열기, 용광로 같은 에너지를 느껴봐야 합니다. 경기에서 이기고자 하는 집념과, 얼마나 냉철함을 유지할 수 있느냐 하는 것.. 스페인전과 독일전이 (한참지난뒤에)보기에 부족함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골을 먹힐 듯, 먹힐 듯 하면서도 상대 팀들이 끝끝내 골을 넣지 못한 것은 그만큼 한국팀의 정신력과 압박이 강력했기 때문입니다. 그 아슬아슬한 종이 한 장의 차이가 별거아닌 듯 보여도 철벽처럼 강력했던 거죠. 아무리 결정적인 슛 찬스가 많이 나와도 끝끝내 못 넣었다면 다 이유가 있는거죠. 공격이 얼마나 원활하게 이루어졌는가, 조직력이 어땠는가를 떠나서. 그라운드 안의 에너지를 느껴봐야 합니다. 그리고 감독과 선수들의 심리상태가 얼마나 집념과 냉철함을 유지하고 있는지도요. 94년은 투지넘치고 멋지긴 했지만 경험이랄까, 노련미랄까, 냉철함과 두뇌랄까 그런 것이 아직 부족했죠. 2002년에 히딩크가 그 점을 완벽하게 커버해 줬다고 봅니다. 강한 체력과 집념에 냉철함, 그리고 촌철살인의 승부수까지.. 그리고 붉은악마의 포스... 이걸로 끝이죠...
10/05/29 16:02
만약 그 시기에 인터넷이 있었다면
볼리비아전이 끝나고 황선홍 선수는 자살하고 싶을만큼 욕을 많이 먹었을 겁니다. 지금 이동국 선수에 대한 수많은 안티들의 공격은 그 당시 황선홍 선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
10/05/29 17:32
스페인전 독일전이야 어차피 이길 가망이 없는 경기였고 스페인전을 그렇게 비겼으면 볼리비아를 잡았어야죠. 스페인전은 초반에 나달이 퇴장당해 절호의 찬스를 잡았음에도 자칫하면 질뻔한 경기였고 독일전은 끝에 2점을 따라붙긴 했지만 어차피 그 경기는 승리가 목표였고 비겨도 16강 불가능했습니다. 두번 다 목표 달성은 실패한 경기들이었고 볼리비아전을 현재 TV로 한번 보시면 한국이 경기력 좋았단 말은 절대 안 나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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