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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23 16:26:07
Name Arata
Subject [일반] [본격 동물재판] 개나 소나 닭이나 코끼리나 법 앞에선 만물이 평등하다! (진짜 동물글임)
안녕하세요, 아라타입니다.


이게 얼마만인지.. 오랜만에 무슨 필이 꽂혔는지 오늘 글 하나 싸지르려고 준비중입니다.. 크흡..

실은 겜게도 자게도 어수선한 글들이 지배를 하고 있군요..
그냥 재밌게 읽다 지나칠 수 있는 가벼운 글로 자게를 채워봅니다..



또한, 어제의 스타리그 중계를 보며 만감이 교차하면서,
입에선 자꾸 이런 '개..' '개...'가 언급이 되면서 어제의 기억으로 개를 재판에 세우고자 동물재판 글을 하나...(부끄럽군요;;)


때때론 법 앞에서 '만물'이 평등하기도 합니다.
어느샌가 만물 중에 그렇지 않은 '인간'(인지 동물인지)도 우리나라에 간혹 보이기도 합니다만,
근본적으로 법 앞에서는 만물이 평등하다고 전제를 하고 시작해 보겠습니다.




하여튼 재밌게들 한 번 읽어보시와요.

Warning : Please, Don`t try this at home.





난 결백하다구~

1. 1519년 이탈리아의 한 농부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힌 두더지떼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두더지측 변호사는 '두더지가 너무 어려서 책임이 없으며 농작물 뿐만 아니라 해충도 함께 잡아먹었으므로 무죄'를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하여, 그나마 목숨을 건진 그 두더지는 소송인의 밭에서 영구추방 되어졌습니다.




증거있어? 흥!

2. 1546년 프랑스에서 포도를 재배하던 포도농장 주인은 시도 때도 없이 과일을 갉아먹는 딱정벌레 떼를 고발했습니다.
그러자 자비로운 주교 '생 장드모리엔'은 "하느님은 모든 피조물이 먹도록 지상을 과일과 채소로 채우셨습니다"라며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이것들이 날 파문해?

3. 1559년 독일 드레스덴에서는 목회설교 도중 짹짹거려 목사를 거슬리게 한 참새가 기소되었습니다.
그 참새는 불경죄로 즉시 파문되었습니다. (헐;;)




여보, 우리 이제 어디로 가지...?

4. 1120년 프랑스 발랑스 지방에서는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나방 애벌레들과 들쥐들을 두고 재판이 벌어졌습니다.
피고는 당시에서는 최고형을 선고받아, 그 농장에서 '파문' 되었습니다.




거참, 꽃은 안죽던데..

5. 864년 역사상 최초의 동물재판이 독일에서 열렸습니다.
피고는 사람을 쏘아죽인 벌떼들.
벌들은 마땅한 변호사도 없는 가운데, 판사는 벌집 전체를 질식사 시키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헐;;)




경상도가 이 길이 맞나요..?

6. 우리나라 이야기입니다.
1411년 조선 최초의 동물 재판이 열렸습니다.
피고는 일본 막부가 조선 태종에게 바친 동물 코끼리.
이 녀석은 하룻저녁에 콩 너댓말을 먹어치운 데다 툭하면 사육사를 코로 말아올렸고, 급기야 구경온 관리를 밟아 죽였습니다.
신하들은 강력하게 사형을 주장했으나 왕은 '코끼리는 절을 잘하는 예의바른 짐승'이라며 목숨을 살려 전라도로 유배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코끼리의 유배 생활 역시 너무 많은 콩이 소모되었습니다.
그래서 전라도에서만 감당하기 벅차 수시로 경상도, 충청도를 옮겨가며 코끼리 밥 공정 분배원칙에 의거 전국 각지의 콩을 먹였고,
그 과정에서 이놈의 코끼리는 또다시 사람을 밟아 죽입니다.
결국 소록도로 유배 되었으나, 적응도 못하고 먹을 것도 없어 굶어죽었습니다...




내가 낳은 달걀 다 돌려줘이것들아~

7. 1474년 스위스 바젤에서 노른자가 없는 달걀을 낳은 암탉이 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자 그 암탉은 마귀에 씌인 판결을 맏고 그대로 통닭구이가 되는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그 고기는 아무도 먹지 않고 그대로 녹지않는 눈 아래 파묻혀 졌습니다.




난 아냐~~!!

8. 1379년 프랑스에선 배고픈 돼지가 사육자의 아들을 먹어치우는 대사건이 벌어집니다.
입에 피칠갑을 한 돼지는 현장에서 즉시 체포되어졌으며,
재판장은 살인을 말리지 않은 그 지역의 모든 가축들에게도 사형을 선고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부르고뉴' 대공이 가축들이 공포로 인해 뉘우쳤다고 판단하며 사면해줘
살인 돼지외에 동물은 간신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이런 식의 돼지 재판이 줄을 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풍습이 돼지를 방목해서 길렀기 때문이었습니다.




하필 주지사 고양이냐.....

9. 1924년 미국 펜실베니아주에서는 펩 이라는 사냥개가 고양이를 물어 죽였습니다.
그런데 그 고양이는 주지사의 애완고양이였습니다.
운 나쁜 개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6년만에 생을 다하게 됩니다.
자고로 윗놈을 건드리면 개나 소나 이런 꼴을 당하는 법입니다.




피고 생쥐는....

▣ 참고로 동물재판에서는 동물을 사람처럼 대했습니다.
돼지처럼 덩치가 있는 동물은 옷을 만들어 입혔고, 다른 동물들을 참관시키기도 했습니다.
중세 때 교회 법정에서는 상당수의 동물 재판이 벌어졌었는데,
여기에서 '피고동물'들은 화형, 채찍질, 불로 지지기, 털뽑기, 내장 꺼내기 등의 고문도 형벌을 선고받았습니다.






최소한 동물들에게도 미란다원칙을.

이상, 아라타.




Ar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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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23 16:36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법안에서는 만인이 평등한데...안이런 경우가 많으니 참..
10/05/23 16:38
수정 아이콘
개팔자는 레알 상팔자였군요..
10/05/23 16:42
수정 아이콘
재밌네요.
환경소송에서 그 지역 보호동물들이 원고가 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는데.. 동물이 소송당사자가 될 수 있는지 현대 법리와 무관하게 역사적으로도 동물이 소송당사자가 된 경우가 꽤 많았군요. 불행히 형사재판의 피고인이 되고 피고인의 인권이 보호받지 못했군요.
인디언의 인간 인정여부나 여성이 영혼을 가졌는지의 논쟁, 그리고 동물 상대 형사재판 등이 '영혼'과 관련된 논의와 맥을 같이하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재밌는 주제 같습니다.
BoSs_YiRuMa
10/05/23 17:20
수정 아이콘
판님이나 뷰티풀드러머님이 등장하셔서 저 동물들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면 재미가 배가 되겟네요.
10/05/23 18:36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두부종
10/05/23 19:47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레반틴
10/05/23 19:54
수정 아이콘
판남 소환글.....
몽키.D.루피
10/05/23 22:18
수정 아이콘
본격 자게 판님 소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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