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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4/04 09:53:38
Name 라랄랄랄
Subject [일반] 이별을 이야기 한다는게 참 어렵네요.
어제밤에 헤어졌습니다.

전부터 어느정도, 헤어져야되나 하는 맘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냥 작은것들에도 다툼이 생기고, 내가 이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건가 하는 의문이 들고, 맘이 복잡했습니다.

그러다가 만우절에 여자친구가 장난식으로 저에게 '이제 널 봐도 떨리지 않아.' 라는 말을 문자로 했는데, 어느정도 장난이란걸 염두해두고 있었으면서도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 아이도 이별을 생각해두고 있었던건지, 차라리 그게 맘에 더 편했을거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이런 생각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저의 맘이 떠났다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문자를 조금 하다가 네이트온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맘이 편치 않더군요. 평소에는 기분이 안좋아도 이런 온라인상에서의 텍스트는 이모티콘 하나, 초성체 하나로 감정을 속이기가 쉬웠는데 어제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말투도 조금 딱딱해지고, 뭔가 이상한걸 눈치챘는지 진지한 얘기가 오고갔습니다.

여자친구도 어느정도 이런 상황을 염두해뒀던것 처럼 이야기하더군요. 자신도 절 보면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이상향의 모습과 저의 모습이 거리가 있다는 걸 느끼면서 힘들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그런 말들을 보며 '너도 그런맘이라니 다행이다'라는 감정을 느꼈던 제가 참 나쁜놈일까요...(물론 표현하진 않았지만)

결국 이야기는 진행되고 여자친구가 이런 얘기를 네이트온으로 하긴 아깝다고 해서 약 2시간정도의 통화시간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본인도 이별을 생각했던것 처럼 이야기 해놓구선, 점점 제가 이별을 이야기하려 하니까 저를 붙잡네요..
그냥 이런저런 진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서로에 대해 쌓였었던 조금의 오해가 풀려가고, 여자친구는 저를 다시 붙잡고 싶었나봅니다.

그런데 저의 맘은 이미 많이 지나쳐왔었나봐요..
우리는 인연이 아닌것같다고,, 몹쓸말을 해버렸고, 그 아이는 고마웠다고 말하면서 서로 어느정도 대화를 주고받은 뒤 전화를 끊었습니다.


아 정말 전 못된놈인가봅니다. 지가 먼저 헤어지자고 해놓고선, 지금도 계속 눈물이 흐르네요. 뭐 이런 병X이 다있는지..

다시 잡고싶은 마음이 없진 않지만, 이미 너무 많은 걸 지나왔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많은 말을 해버렸고, 저도 모르게, 홧김인지 진심인지도 모를 말들을 내뱉었습니다.

정말 좋고 착한앤데, 너무 모질게 대한것은 아닌가 싶은 맘도 듭니다.

이후에, 지금은 괴롭고 힘들어하지만 이후에 아무렇지도 않게 삶을 살아가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날 저의 모습을 상상하니 정말 두렵습니다. 내가 이렇게 차가운 인간이었나..

뭐하나 잘난 것도 없는 저를 그렇게 좋아해주고 아껴주던 사람을 이렇게 모질게 보내도 되는건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왜 사람은 변할까요.. 앞으로 다른 사람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이런 상황이 반복될까 두렵습니다.

저 자신이 변했다는 걸 자각한다는게 너무 힘듭니다.

그냥 푸념을 늘어놓았네요..

조금은 우울한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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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ocrite.12414.
10/04/04 09:59
수정 아이콘
음.. 일단 위로를 해드리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서 글을 올리신거겠죠? 힘내시길 바랍니다.
글의 내용이 에픽하이의 노래 하나와 비슷한 것 같아 제목적고 갑니다.(저도 비슷한 경우에 이 노래를 들었었는데 말이죠..)
에픽하이 - 이별 만남 그 중점에서
10/04/04 10:06
수정 아이콘
저도 노래로..
찾기 힘들겠지만 The fillm에 '하나' 라는 곡을 추천해드려요..
고백도 준비하듯이 이별은 또다른 의미로 준비하니 참으로 힘드시겠습니다.
힘내세요:D
10/04/04 10:12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시간이 약 이랍니다.

아 그리고..잘 생각해보시고 정 후회가 되신다면
다시한번 이야기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04/04 10:48
수정 아이콘
힘내시길 바랍니다.
Kaga Jotaro
10/04/04 10:55
수정 아이콘
(토닥토닥)
도라에몽
10/04/04 11:04
수정 아이콘
헐 저도 어제 헤어졋네요... 저번주 헤어지자고 하니까 붙잡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잘해볼려고 했는데 그게잘안되네요 그래서 그냥 헤어졋어요...
이별에 내성이 생긴거 같아요 헤어짐이 점점더 무뎌져가는듯 하네요
한번 두번 세번 점점 아무렇지도 않네요...
그저바라보다
10/04/04 11:41
수정 아이콘
진짜 이별이란게 남자가 더 손해인듯 싶어요 .
10/04/04 12:13
수정 아이콘
저도 처음에는 그런 죄책감도 들곤했었는데..
또 지내다보면 언제그런일이 있었냐는 듯 다른 사람과 연애하고..뭐 그러면서 사는거죠..
대부분 님이 느낀 감정을 느낄겁니다. 님이 특별히 못된놈이 아니예요.. 금방 괜찮아질겁니다.
10/04/04 13:26
수정 아이콘
이별하고 서로에게 베스트 프렌드가 된 저의 경우도 있습니다.

서로에게 바라는게 없어지니 둘도 없는 이성친구가 되더군요.
10/04/04 13:48
수정 아이콘
라랄랄랄님의 여자친구의 상황이 정확하게 저네요. 이번주 월요일, 그렇게 이별했으니까요.
남아있는 사랑을 혼자 흘려보내긴 너무 힘들어서, 잡고 잡고, 그렇게 세번을 잡았다가
굳건히 변한 그 아이의 마음을, 도저히 잡을 수 없어서 정말로 안녕....하기로 했습니다.

최선을 다해 잡아보고 나니 , 자꾸만 그 아이가 떠오르긴 하지만 미련이 사그라들어요.
이제 더 좋은 사람 만나서, 더 행복해져야지 라고 생각도 듭니다.
마음이 떠나셨다면 그에 따르는게 맞지요. 아마 그녀도 이해하고 받아들일겁니다. 저처럼요.
계속 붙잡아서, 이제 한동안은 자존심상으로라도 연락 안하겠지만, 훗날에 웃으면서 장난질 칠 날이 올거라 믿어야죠.

아. 님 글에 기대어 주저리 하니까 기분이 좀 풀리네요. 좋은 주말 됩시다.
전 기분전환상 염색하러 갑니다. ;)
동료동료열매
10/04/04 14:05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이제 한달정도 되었네요. 괜찮아졌습니다.

이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
영웅과몽상가
10/04/05 00:38
수정 아이콘
힘내십시오, 나중에 더 좋은 사람 만나실거라 믿습니다.
CakeMarry
10/04/06 01:45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케이스시네요. 저는 이제 한달 좀 넘었네요.;

아무리 착하고, 좋은 사람이고 오래 만나 왔지만..
정말 마음이 멀어진 걸 속일 수가 없더군요. 제가 했을 고민들을 님도 다 하셨을 것 같네요.
헤어지자하고 저도 많이 울었습니다. 더구나 저는 만나서 말을 하는데..정말 냉정하게
뿌리치고 나왔습니다. 제가 그렇게 냉정할 수 있다는 것에 참 놀랐죠..

지금은 뭐..가끔 외롭기도 하지만, 다시 만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헤어지고도 참 잘 지내던데 저는 그렇게는 안되더군요.
아무튼, 그런 말을 내뱉을 때까지 마음 고생 심하셨겠네요.
박정현의 위태로운 이야기, mc.the.max의 사랑이 끝나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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