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은 두번째 판님 댓글 모음 시리즈 입니다...
'가나다'순으로 글을 올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사자'부터 '치타와 하이에나'까지 입니다...
어제의 글을 못 보신분들은 아래 링크 참조 하세요~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2&sn1=&divpage=4&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0637
글을 쫌더 편하게 보시라고 문서내에서 링크를 걸어 놨습니다...
잠시 설명을 하자면...
아래에 있는 '- 문 서 의 차 례 -' 안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문서가 그 부분으로 이동합니다...
그 부분을 다 읽으시면 오른쪽에 '- 문 서 의 차 례 로 -'를 클릭합니다. 그러면 '- 문 서 의 차 례 -'로 이동합니다...
어제 올린 '[스압] 주옥같은 동물관련 판님 댓글 모음 Part 1.'도 이런식으로 수정해 놨습니다...
문제는 이 태그가 익스플로러에서 밖에 작동을 안 한다는 겁니다...
크롬이랑 크롬플러스에서 실험했는데 안 됩니다... 파폭은 실험을 안해봐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익스외의 사용자 분들은 마우스 휠 버튼을 열심히 돌려 주시길 바랍니다... ㅡㅡ;;
아무튼...
이 글의 저작권은 당연히 판님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판렐루야~!!!
- 문 서 의 차 례 -
[ 사 자 1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1&sn1=on&divpage=10&sn=on&ss=off&sc=off&keyword=%C5%D7%C6%E4%B8%AE%BE%C8&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64431
- 멋진 갈기를 가진 수사자군요.
수컷 사자들은 사실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서 졸며 보냅니다. 먹이는 암사자들이 사냥해 오지요.
그렇다고 이 아저씨들이 아무 일도 안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자신의 아내들을 노리는 다른 수사자 무리를 경계하는 중이지요.
사자들은 암사자 무리를 중심으로 사회가 구성되는데, 이 암사자와 새끼들의 집단을 두고 평원을 떠도는 수사자들 간에 항상 다툼이 일어납니다. 규모가 작은 암사자 무리를 두고는 1대 1로 싸우고, 규모가 큰 암사자 무리를 두고는 수사자 그룹 전체가 공성전을 벌이지요. 이런 쟁탈전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수사자들은 항상 '준비 태세' 인 것입니다. 자신의 먹이를 구하러 사냥을 나갈 여력 따윈 없지요.
그렇다고 이 멋없는 전투기계! 짐승! 이라고 수사자들을 욕할 것은 아닙니다. 수사자들이 왜 백수의 제왕인지, 그 진면목을 보여주는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그렇습니다. 발정기죠.
혹시 동물원의 암사자들 대부분이 피임약을 장기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아니 동물의 본능적 행복추구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이런 더러운... 이라고 분노하시기 전에, 수사자 한 마리가 1주일 동안 암사자들과 몇 번이나 교미를 하는지 아셔야 합니다. 대체 얼마나 생식력이 좋길래 피임약까지 먹이냐구요? 자그마치 1주일에 300번을 ...합니다. 한다구요! 하루 평균 40번 이상을 교미하는 이 수사자는, 놀랍게도 야생 상태에서 발정기에 돌입한 경우 며칠 동안 하루 40여 번씩 암사자들과 교미를 합니다. 피임약을 쓰지 않던 라이프치히 동물원에서는 단 20년만에 사자 200마리가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거, 누가 먹여 살리나요? 동물원들이 비상 산아제한령을 발동할 만 하지요?
로마 제국의 플리니우스가 이런 사자를 가리켜 동물 중 최고의 호색한으로 명명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라이프치히 동물원의 설립자였던 에른스트 핑케르트는 사자들의 생식력에 골머리를 썩이기보다, 이걸 블루 오션으로 생각했지요. 사자들 중 일부가 발정기에 들어가면, 핑케르트는 지방 일간지에 광고를 실었습니다. 단 한 줄. ''오늘, 사자들..." 이었지요. 이런 광고가 실리면 그 다음날 라이프치히의 시민들은 모두 동물원으로 몰려들어 마라톤 섹스를 벌이는 백수의 제왕에 감탄하곤 했지요. 핑케르트 씨는 이런 센스를 발휘하여 라이프치히 동물원을 사자 공장으로 끌어올립니다. 당시 유럽의 동물원과 서커스단이 보유한 사자의 대부분은 핑케르트의 후예...였겠지요. 그리고 핑케르트의 결혼식날, 어느 센스쟁이 한 분이 똑같이 한 줄 광고를 올린 일화는 유명합니다. "오늘, 핑케르트...!"
암사자 역시 국모(?!)이신 만큼, 전혀 수사자에 밀리지 않습니다. 드레스덴 동물원에서는 수사자 대신, 암사자 한 마리를 정해 놓고 교미 횟수를 기록했었지요. 역시 국모께서도 8일간 360회를 기록하셨습니다. 이런 엄청난 짝짓기로도 가끔 임신에 실패할 경우, 암사자는 2개월 정도 후에 다시 발정기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다시 수백 번의 짝짓기를 시작하는 것이죠. 그들은 아마 삼백 번이나 교미하고도 임신에 실패하게 만든 수사자를 실컷 욕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넌 그저 밥먹고 하루하루 정자 만드는 기계일 뿐이지!
아무튼... 결론은 이겁니다. 사자는 게을러 보이지만, 할 땐 한다!(뭘?)
- P.S : 사자의 생식기는 뒤로 향해 있어서 소변시에도 뒤로 소변을 보는데,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걸 보고 사자들이 서로 뒤돌아 교미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중세에 들어와서야 비로소 사자도 다른 동물처럼 교미한다는 것이 알려졌지요.
- P.S 2: 지나치게 선정적인 댓글이었다면 죄송합니다...
- P.S 3: 어 아래에 사진을 보았는데, 일반적인 에스키모들은 흰곰을 만났을 때 썰매개의 끔줄을 모두 풀어줍니다. 20마리 가량의 한 팀이면 북극곰 한 마리를 능히 상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다 자란 하마의 경우, 전혀 사자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자도 딱히 하마를 사냥하려 들지 않습니다. 혹멧돼지의 경우, 빠른 스피드와 흉폭한 성질, 그리고 단단하여 소구경 탄환을 튕겨내는 전면의 돌기 덕분에 항상 인명피해 랭킹 안에 이름을 올리는 녀석입니다. 웬만한 사자 혼자서 사냥하기에 벅찬 녀석이긴 하지만, 아래 올라온 영상의 경우 바람의 방향을 보아서는 이미 혹멧돼지 집단은 암사자를 지켜보고 있지만, 사자의 경우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단독 정찰중이거나 동료를 기다리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자와 혹멧돼지들이 동수로 대결한다면 사자의 우위를 점치겠지만, 사자들의 사냥 성공률 자체가 20퍼센트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닥 놀라운 일도 아닙니다.
- 문 서 의 차 례 로 -
[ 사 자 2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bug&page=11&sn1=&divpage=10&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0896
사자는 매우 매력적인 동물이고, 그 생태 또한 잘 알려져 있는 편에 속합니다. 위에 댓글을 다신 분들께서 너무나 정확히 말씀해주셔서, 저는 편안한 마음으로 모두가 차려주신 밥상에 숟가락을 얹어... 이게 아닌데 아무튼!
- 수컷은 군인, 암컷은 경찰.
조악하게나마 비유해 보자면, 저렇게 이해하시면 됩니다. 경찰력과 군사력이 정면 충돌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군대의 압승이겠지요. 수사자는 평균적으로 암사자의 1.5배에까지 이르는 거구의 보유자이고, 같은 무기와 전투방식을 가진 사자들 사이에서 이 정도의 체급 차이는 실로 압도적인 차이를 가져옵니다.
- 그럼 너! 왜 놀고 먹는데?
위의 비유를 기억해 봅시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자주 접하는 공권력은 대부분 경찰력입니다. 어지간한 투닥거림은 경찰력으로 해결가능하고, 또 그렇게 되지요. 국가의 위기상황에 있어 경찰력으로 그 해결이 불가능하고 국회의 절차를 기다릴 시간적 여유가 없는 긴급상황에 있어서만 군사력이 전면에 등장하여 치안유지에 나서고, 외적과 맞섭니다.
사자 무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사자무리는 암컷 집단입니다. 다 큰 수컷은 강제로 내쫓기지요. 즉, 암컷과 어린 사자들로 구성된 무리를 두고, 이를 차지하기 위해 수사자들의 싸움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하렘이란 제도가 다 그렇듯이, 암컷 집단은 한정되어 있고 승자가 모든 암컷을 차지하는 구조상, 우두머리 수컷은 항상 근처의 수컷들의 도발에 직면해 있지요. 일상적인 사냥에 자신의 힘을 낭비할 여력이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수사자는 마치 군대처럼, 집단 전체의 위기(물소 등 위험한 사냥)이거나, 국가 전복의 위기(새로운 수사자의 도전)인 경우에만 그 힘을 폭발시키게 된답니다.
- p.s: 물론, 모든 수사자가 이렇지는 않습니다. 하렘 체제를 선택한 동물 종들 중 대부분에 있어서, 자유로운 방랑자 기질을 가진 수컷은 언제나 존재하지요. 사자들 중에도 역시 암사자 무리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투쟁에 참여하지 않고, 혼자 사냥하거나 하이에나가 사냥한 먹이를 빼앗아 먹으며 빈둥대다가 번식기에만 근처 무리의 암사자 한 마리를 유혹(?!)하여 교미를 하는 홀아비 수사자들이 존재합니다. 덧붙여 말씀드리면, 이런 방랑자 홀아비들의 평균 수명은 하렘 체제의 경쟁에 참여하는 수사자들보다 훨씬 길답니다. 아무래도 권좌에 도전하는 수컷들은 정적들에게 살해당하거나, 집단을 지키기 위해 무모한 사냥에 나서다 희생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초파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성적 경쟁체제에 참여하는 수컷은 가혹한 스트레스 하에 놓이기 때문에 일찍 노화하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지요. 포기하면, 편하다고 생각하는 솔로들의 경우 무병장수가 보장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파이팅!
- p.s 2: 뭐 최근에는 하이에나들의 위상이 재조명되고 있는 추세라 다들 아시겠지만, 실제로 하이에나들이 사자들의 먹이를 빼앗는 경우와, 사자가 하이에나들의 먹이를 빼앗는 경우의 비율은 연구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비슷비슷합니다. 하이에나는 의외로 강력한 맹수이며, 사자는 의외로 스케빈저 근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입니다.
- 문 서 의 차 례 로 -
[ 삵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bug&page=1&sn1=&divpage=1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1550
- 주남저수지에서 목격된 삵 말씀이시군요. 저도 너무나 반가운 기사였답니다.
뭐 삵이라는 소설도 아마 중고등학생 시절에 읽어보셨을 텐데, 그러니까 요 녀석은...
흔히 살쾡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하실 겁니다. 미쿡말로는 레오파드 캣, 그러니까 표범고양이라는 근사한 이름으로 불리우죠.
나름 고양이과의 육식동물!(두둥)인데 표범고양이가 뭐람...하실 분도 있겠지만, 한번 보셔야 아~ 이놈이 고양이구나~ 하실끼야! 입니다. 정~말 비슷하게 생겼답니다. 아마 산간지역에서 군복무하신 분들이라면 보고도 그냥 짬타이거네~ 하고 지나치셨을지도 모르죠.
식육목 고양이과의 삵은, 몸무게가 4킬로그램 정도밖에 나가지 않습니다. 커봐야 7킬로그램이죠. 자. 집에서 비만괭이 한둘 키워보신 분이라면 감이 오시죠? 고양이와 체중 차는 거의 나지 않습니다. 생긴 것도 비슷해요. 황갈색 털에, 표범고양이라는 명칭답게 희미한 점박이무늬가 찍혀 있답니다. 그딴식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고양이랑 어떻게 구별하냐구요? 좋습니다. 전문가들도 한눈에 알아보기 어렵지만, 일단 삵은...
- 1.얼굴이 좀더 갸름합니다. (쿠궁!) 네 화내실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면 2번! 얼굴 앞 이마부터 목덜미, 등 앞쪽까지 세로줄 무늬가 나 있답니다. 우리집 고양이도 이마에 세로줄 있다구요? 그 그래도 삵만큼 선명하진 않을 텐데... 좋습니다. 3번! 삵은 꼬리가 좀더 두툼하고, 고양이처럼 잘 말리지 않고 길게 뻗거나 끝만 살짝 휘는 정도인 경우가 많습니다. 장난하냐구요? 학실하게! 구별해 달라구요? 흑흑..
마지막 4번입니다. 이게 가장 분명하고, 그나마 알기 쉬운 차이점입니다. 지금 당장 모니터 옆에서 알짱거리는 고양이 녀석을 잡아다 귀 뒤쪽을 보세요. 그냥 몸의 다른 부위와 같죠? 하지만 이건 고양이만의 특징입니다. 호랑이, 표범, 스라소니, 삵 등 다른 고양이과의 육식동물들은 귀 뒤에 하얗거나 노란 반점 형태의 얼룩이 져 있답니다. 그리고 사실 몸 전체에 표범무늬의 얼룩이 희미하게 점점이 박혀 있으니, 자세히 관찰하시면 구분이 되실 겁니다.
이런 삵은, 사실 스라소니보다는 덜 희귀한 녀석이긴 합니다. 비싼 가죽과 고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멸종 위기에 놓인 스라소니와는 달리(대부분의 고양이과 대형종은 고기에 노린내가 심해서 먹을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스라소니는 육회가 별미일 정도로 특이한 고기맛을 자랑하지요. 굉장히 멋있는 녀석인데, 녀석에 대해서는 좀더 자세히 써볼 기회가 오겠지요.) 삵은 그냥 좀 날쌘 고양이...답게, 최악의 환경정책을 펴는 남한정부 하에서도 그럭저럭 살아남은 편입니다. 물론 희귀한 건 사실입니다. 과거에는 집고양이와 교배시키거나, 어린 새끼의 경우 그대로 사육되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긴 하지만요.
예상하시는 대로, 녀석의 생활 역시 들고양이들과 비슷합니다. 작은 쥐 종류나, 새들을 습격해서 잡아먹는 날쌘 고양이입니다. 그래서 들고양이가 야산생태계를 점령한 90년대 이후의 남한 환경에 그나마 적응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녀석들은 고양이와는 엄밀히 말해서 분류학적으로 다른 속에 속하고, 고양이와의 사이에 교잡종이 일어나거나 한다는 사례는 보고된 바 없습니다. 범, 표범, 스라소니, 늑대..모두 사라진 한국 야산에, 그나마 종으로서 명맥을 희미하게 유지하고 있는 녀석이지요. 고양이와 교잡되어 종의 존속이 희미해지는 것보단 이렇게 가끔 반가운 모습을 보여주는 게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 p.s : 여러분들, 희귀동물은 북한으로 가야 해! 라는 고정관념, 버리세요. 물론 대부분의 동물이 북한 지역에 더 많이 서식합니다만, 삵은 예외입니다. 이 녀석은 남으로 갈수록 분포가 넓어지고, 목격사례가 잦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주도 지역에서는 1950년대 이후 삵의 생존이 보고되지 않고 있지요.
- 문 서 의 차 례 로 -
[ 알 바 트 로 스 1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humor&page=1&sn1=&divpage=12&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72615
- 골퍼 분들이 꿈에도 그리는 알바트로스군요. 참 우스꽝스럽게 소개되었지만, 알바트로스는 정말 특별한 아름다움을 가진 새랍니다.
- 알바트로스를 아시나요.
허만 멜빌의 '백경'에 신천옹호 라고 등장하는 낡은 배가 있는데, 기억나시나요? 이 신천옹이란 알바트로스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신비로움이 느껴지지 않나요. 문학도들에게 알바트로스는 보들레르의 시편으로 더 기억에 남아 있을 겁니다. 선원들은 갑판에 알바트로스를 잡아다 놓고는 날아오르려고 발버둥치는 알바트로스를 놀려대며 낄낄거리지요. 보들레르는 이 거대한 하늘의 제왕이 희롱당하는 모습에 강한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선원들이 날개끝을 잘랐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건 나중에 설명하기로 하고... 사실 이 동영상도 알바트로스를 희화화시킨 영상이죠. 그럼, 이 거대한 새는 왜 그렇게 지상에서 푸득거리는 절망의 몸짓으로 기억되는 걸까요.
- 가장 큰 새
알바트로스는 가장 큰 새일까요? 키가 가장 크고, 무거운 새는 타조입니다. 단연 넘버원이죠. 날개가 넓은 새일까요? 그건 콘도르입니다. 그럼 알바트로스는 뭐냐구요? 정답은 가장 날개길이가 긴 새입니다. 양날개를 펴면 4미터 가까운 엄청난 길이를 자랑합니다.
- 가장 오래 나는 새
가장 멀리 이동하는 새가 알바트로스라는 말은 어느 정도는 틀린 말입니다.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장거리레이스의 왕자 극제비갈매기가 가장 멀리 이동하지요. 하지만 알바트로스는 가장 '오래' 납니다. 방금 보셨다시피, 알바트로스가 날아오르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7킬로그램에 가까운 체중 때문에 떠오르기가 쉽지 않지요. 일부 종류는 아예 절벽에 둥지를 틀고, 절벽에서 뛰어내려 활공을 시작합니다. 대부분은 도움닫기를 하며 날개를 퍼득이다가 기류의 힘을 타고 떠오릅니다. 한번 떠오르기만 하면 신기에 가까운 활공술이 펼쳐집니다. 레이더 관측 결과, 자그마치 50일 동안 하늘에 떠 있을 수 있음이 입증되었지요. 심지어 풍속과 고도를 계측하는 비강 위의 기관을 이용하여 활강하면서 잘 수 있답니다. 바람을 이용하여 날갯짓은 거의 없이 날면서도, 시속 60킬로미터 이상을 유지하며 두 달만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거리를 비행합니다. 사실 60킬로미터 이하로 떨어지면 무거운 알바트로스는 추락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관측된 최고기록은 하루에 900킬로미터 이상을 비행한 기록이지요.
- 가장 오래 사랑하는 새
알바트로스는 80년을 삽니다. 조류 중에는 톱클래스지요. 8,9세가 되면 혼인식을 거행하는데, 한번 짝을 정하면 죽을 때까지 70년 간을 헤어지지 않습니다. 일방이 죽지 않는 한 말이지요. 이 사랑이 대단한 것은, 수십년을 짝으로 살지만, 정작 서로가 같이 있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백일 남짓하다는 겁니다. 성년이 되어 혼인식을 치른 알바트로스는, 바로 수컷과 암컷 무리로 나뉘어 떠나갑니다. 다음 해의 교미기에 다시 만나지요. 일 년간 바다 위를 고독하게 떠돌던 그들은 다음해 새끼를 낳습니다. 이 양육과정이 또 걸작인데, 알을 단 하나만 낳습니다. 거대한 알 하나를 낳기 위해 암컷은 나흘 동안 산고를 겪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자그마치 9개월간 교대로 먹이를 물어나릅니다. 한번 둥지를 떠나면 왕복 3천 킬로미터를 날아다니며 먹이를 물어오지요. 부부는 교대하는 몇 초간만 서로를 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 아기새가 다 커서 둥지를 떠나면, 너무나 힘들었는지 다음 해는 교미를 하지 않습니다. 즉 격년제로 만나 새끼를 키우지요. 70년간의 결혼생활 중에서, 서로가 함께 머무는 시간이 90일 가량뿐입니다. 그 외의 시간 동안 알바트로스는 혼자 바다와 바람 사이만을 떠돌지요.
- 가장 외로운 새
알바트로스는 사람을 전혀 겁내지 않습니다. 귀찮아할 뿐이지요. 보들레르의 시에 등장하는 선원들은, 바람을 만나지 못해 바다 한가운데 불시착한 채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는 알바트로스를 건져올린 것일 뿐입니다. 날개를 자르지 않아도, 그들은 바람이 불어오지 않는 한 자력으로 떠오르지 못하지요. 보들레르는 이 고독한 제왕에게 가해지는 수모를 참지 못했지만, 그들은 사실 먹이가 되는 오징어떼를 제외하면 다른 생물들에게 무관심합니다. 그들은 바람과 창공에게만 관심을 기울이지요. 일생의 대부분을 공중에서 보내는 새답게, 그들은 바다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대부분의 알바트로스들은 늙거나 병들어 죽는 경우를 제외하면, 타고 날 바람이 멈추어 바다에 내려앉았다가, 잡아먹히거나 다시 바람이 불지 않아 죽음을 맞게 되지요. 따라서 그들은 적도 근처의 무풍지대를 넘어가지 못합니다. 부리 위의 콧구멍을 통해 바람을 계측하는 그들은 항상 폭풍을 찾아다닙니다. 폭풍 속에서 가장 자유롭게 비행하는 새지요. 그래서 뱃사람들은 알바트로스가 보이면 곧 폭풍우가 불어닥칠 거라고 예측하곤 했답니다.
어떤가요, 한 마리 알바트로스처럼 지상과 바람 사이를 관통하는 삶을 산다는 게, 쉽지만은 않지요?
- p.s : 예전에 홍선수가 택선수를 꺾던 그 프로리그 경기날 울컥해서 적었던 글의 자료로 썼던 댓글이 다행히 남아 있어 길게 옮겨적어 보았습니다. 사실 알바트로스에 대해서는 너무나 쓸 말이 많지만, 워낙 유명한 새고, 그 고고함에 대해서 굳이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하여 이만 줄입니다. 자신이 지켜야 할 둥지나 가족, 그 어떤 것도 돌아보지 않고 항상 폭풍을 향해 나는 유일한 새, 알바트로스. 그만 까세요 ㅠㅠ
- 문 서 의 차 례 로 -
[ 알 바 트 로 스 2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2&page=5&sn1=&divpage=7&sn=off&ss=on&sc=on&select_arrange=vote&desc=desc&no=37963
- 당신은 735일 동안 주저앉아 있었다. 어쩌면 가라앉아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당신이 폭풍을 부르는 날개를 가졌다고 했지만, 나는 그런 뱃사람들의 미신을 믿지 않았다.
당신은 가끔, 불시착한 알바트로스처럼 허공에 날개를 휘저어보이기도 했었다. 그러나
바람이 불지 않으면 자신의 힘으로는 날아오르지도 못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으며
당신의 구겨진, 어쩌면 이제는 너무 낡고 바래어 쓸모없어졌을 거대한 날개가 절망적으로 펄럭이는 것이
가끔은 희극적이라고 생각하며 당신을 지나치곤 했었다.
가장 오래, 가장 높이 나는 날개, 폭풍 속에서 자유로운 이름의 새라고 당신을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내게 당신은 너무 오래 날아와, 이제 낯선 육지에서 기울어지는 몸을 바로잡아가며
헛되이 바람을 기다리는 무정물처럼 보였다.
아마 당신에게 말을 해줄 수 있었다면 나는
터질 듯이 바람을 안고 파도를 타넘는 삼각돛의 시대는 갔다고,
바람 한 점 없는 무풍지대에서도 제트엔진을 달고 현란한 궤적을 수놓는 금속 날개들의 시대가 당신을 에워싸고 있다고
어쩌면 다소 빈정거리듯이 말했을지도 모르겠다. 당신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해가 뜨고 지는 것을 그 자리에서 지켜보았으며
가끔 그런 당신의 뒷모습이 노을빛에 온통 휩싸여서는, 고집스레 시간의 길목을 막아선 커다란 새의 알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오늘 당신은 아예 날개를 움직이지도 않았다.
바람이 불지 않으니, 날 수가 없다는 듯이, 아무도 꺼내어 쓰지 않던 낡은 배에 타고 주섬주섬 무언가를 실어날랐다.
아주 천천히, 눈부신 금속성 기계음 사이에서 답답할 만큼 느릿느릿 옮겨지던 그것은 어쩌면 당신 자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투박하고 조금은 거친 그 손놀림에서, 나는 문득 바다와 바람 사이를 수없이 저어온, 아주 오래된 나무 냄새가 난다고 느꼈다.
점차 그 오래된 나뭇결 사이를 오르내리는 무게들이 차고, 또 비워지면서, 조금씩 뱃전을 움직이는 그 흔들림이 무엇인지
조금씩 조금씩, 머언 수평선부터, 이내 거대한 항구의 무표정 안쪽까지 깊이 흔들어 울리는 이 움직임이 무엇인지
나는 바다 전체가 소리치며 내게 불어닥치는 듯한 환상 속에서, 시야를 가득 메우는 거대한 날개를 목격하고서야 알 수 있었다.
당신은 아주 오래, 그렇게 등돌리고 앉아 있었지만
착륙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오래 이륙중이었던 것이었다.
무너지는 배를 지켜보아야 할 선주들조차, 폭풍 속에서 가장 자유롭게 날아오르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누군가는 속삭이며
당신은 역시 폭풍을 기다리는 이름이었다고 했었지만, 오늘 당신은 스스로 폭풍을 일으키는 이름이었음을 나는 안다.
당신이 고집스레 실어나르던 어떤 무게들이, 우리 마음 안쪽에 내려놓이며 만들어내던,
오래 잊혀져 왔던 바람의 소리들을 기억한다. 당신은 어쩌면 또 아주 먼 훗날에야 우리에게 돌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늘 당신이 마침내 날아올라, 어딘가에서 항상 우리에게 날아오고 있는 중이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사실
당신이 더 이상은 가장 빠르게 날지도, 가장 높이 날지도 못한다는 걸, 우리는 진작부터 알고 있었더랬다.
폭풍 속에서 가장 자유로운 이름, 알바트로스를 물어보면 오래된 뱃사람들이 대답하듯이,
당신이 가장 오래 나는 이름이라는 것도. 이제 우리는 안다.
당신은 아직도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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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호의 경기 VOD를 보다 보면, 눈가를 붉힌 팬들의 모습이 자주 카메라에 잡힌다.
그는 이제 예전처럼, 아주 많이 이기지도, 아주 압도적으로 이기지도, 아주 쉽게 이기지도 못한다.
그보다 강력하고, 안정적이고, 승률이 높은 저그 플레이어는 이제 그 수가 제법 될 것이다.
그는 각종 커뮤니티에서 구시대의 선수로 비난받거나, 혹은 신시대의 부적응자로 비춰지곤 할 때도 있다.
그보다도 화려하고, 그보다도 강력한 선수들이, 이제는 너무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옐로우의 팬들은, 이제
그가 이기거나, 혹은 지거나, 항상 그의 경기 후에 밀려드는 눈물을 감추는 법을 배워나가고 있으며
여전히
계속되는 그의 싸움에 묵묵히 응원하는 방법을 익혀가고 있다.
오늘의 경기가 끝난 뒤에도, 다음 시즌의 그에게 설레일 준비가
아직도
그의 승리에 환호할 준비가, 우리는 되어 있다.
스타크래프트의 팬이라면, 종족을, 소속을 떠나 누구나 옐로우의 우승을 바란다.
이토록 많은 이들의 한결같은 믿음을 받는 플레이어를, 나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한다.
- 문 서 의 차 례 로 -
[ 원 숭 이 ]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9&sn1=&divpage=3&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17979
- 돈...어려운 주제죠. 일단 물타기식으로 말머리를 돌려 볼까요.
- 요 녀석들은 꼬리감기원숭이들입니다. 캐리비안의 해적에도 등장하지요? 사실 영화에서 사람 어깨에 앉은 원숭이는 대부분 요놈입니다.
그거 다 훈련된 에이스 원숭이들 아니냐구요? 천만의 말씀. 꼬리감기원숭이들은 매우 영리한 축에 들고, 크기도 채 1미터가 되지 않는 소형종이라 애완용으로 널리 사육됩니다. 국내에도 기르시는 분이 좀 있을 겁니다.
주로 중남미 대륙에 분포하는데, 이름 그대로 꼬리를 또다른 손처럼 사용합니다. 코끼리에게 코가 손이라면, 이 녀석들에겐 꼬리가 손이죠. 평소에는 긴 꼬리를 둘둘 말고 다니기 때문에 꼬리감는원숭이로 불리우는 것이랍니다. 이쯤 되면 생활 패턴도 답이 나오시지요? 그렇습니다. 힘좋은 꼬리를 이용하여 주로 숲의 상층, 수관부라 불리우는 곳에서 살지요. 영장류를 거칠게 나누면, 지상생활을 선택한 종과, 나무 위 생활을 선택한 종으로 나눌 수 있겠는데, 주로 나무 위에서 거주하는 녀석입니다. 이게 뭐가 중요하냐구요? 지상생활을 선택한 비비 같은 녀석들은 강력한 대형 포식자들에 맞서기 위해 커다란 무리를 짓지만, 수상생활을 선택한 아이들은 그렇게까지 큰 무리를 지을 필요가 없지요. 꼬리감기원숭이 역시 22마리 정도의 무리를 짓습니다. 숫자선택에는 아무런 의도도 없습니다.
- 그래그래 알았는데, 그래서 말돌리지 말고, 화폐경제가 영장류 사회에서 전파되어 작동하는 거야? 라고 물으시는 예리한 분들...
좋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연구결과가 있고, 전공자들 사이에서도 상반된 데이터, 상반된 해석이 존재하므로 비전공자 나부랭이인 제가 함부로 단언해서는 안되겠지요. 단순히 제가 주로 지지하는 연구자들의 경향에 치우쳐서 말씀드리자면..
영장류들은 확실히 가치라는 개념을 알고 있습니다. 이거 맛있는 먹이, 저거 맛없는 먹이. 보스부터 골라먹어. 여기서 물물교환의 개념까지 발전한 것은 확실합니다. 가치가 교환된다는 개념까지도 파악한 셈이죠. 그런데 화폐라는 '매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은 집단 내에서의 일이고, 종 전체의 진화로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녀석들은 분명 동전을 사용하여 먹이를 얻는 방법을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동전이라는 새로운 가치가 나타났다고 받아들인 것인지, 정말로 가치를 표상하는 매개체로서의 화폐개념을 받아들인 것인지는 단언할 수 없지요. 연구자들은 한 개념을 배운 집단과 배우지 않은 다른 원숭이 집단을 섞어놓았을 때, 개념이 전파되는 케이스를 발견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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