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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08 11:48:29
Name 방랑자크로우
Subject [일반] 포기하고 싶습니다.
어제 2010년 첫 기사시험이 있었습니다.
벌써 4번째 이번에는 붙을때도 되었는데 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저는 토목과에 다니는 27살 학생으로 이놈의 토목기사 때문에 현재는 휴학중입니다.
학교도 좋은 학교는 아니지만 창피 할 정도도 아니고 대학생활(학점)도 나쁜편은 아닙니다.
그런데 또 떨어졌습니다.

선배들은 그러더군요
'기사 그까지 것 과년도만 일주일 보면 합격할 수 있어.'
비교 하는게 나쁜거지만 학과 공부 포기한 다른 학우들도 과년도만 대충 보고 합격하는데 전 안되네요.
09년도 첫 시험에서는 1문제 차이로 떨어지고
두번째 시험은 한 과목에서 과락
세번째 시험은 가채점결과는 여유있게 합격인데
막상 합격자 발표에서는 실제로는 1문제로 또 불합격...

그렇다고 제가 공부를 안 한것도 아닙니다.
하루 12시간씩 도서관에 다니고
술 좋아하는 제가 술도 끊었습니다.
올해는 집안사정 때문에 집으로 귀향해서 친구와 연락도 끊고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과년도나 모의고사를 풀어도 평균80점이상 나오고
정말 자신이 있었는데 먼가에 홀린 듯이 시험장에만 가면 머리가 백지가 되고
화장실이가고 싶고 결국은 망했습니다.
이런 제가 한심하네요.

아버지는 공무원공부를 하라고 하셨다가도
막상 시험이 끝나면 너 같은 놈은 시험으로 밥 벌어먹을 놈이 아니라고 말씀하시고
이번에도 떨어지면 그냥 공장에 취직이나 하라고 하는 투로 말씀하시고
원래부터 저를 잉여로 취급하시는데
기사 떨어진 후부터는 더 심해지셨습니다.

이길이 내길이 아닌가 싶어 이제는 정말 포기하고 싶습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토목 관두고 다른거나 해야겠다고 장난 삼아 이야기 했는데 진짜로 그러고 싶네요.
정말 자살 하고 싶다가도 기사 그 까짓게 머라는 생각도 드는데 막막하네요.
이제 집에 돈을 버는 사람도 없는데 다시 새로운 공부를 시작 하기도 힘들고
이 나이 먹도록 해놓은 것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부모님께 또 떨어졌다고 하기도 이제는 미안함을 넘어 무섭네요.

누군가에게 하소연 하고 싶은데 막상 하소연 할 대가 없네요.
친구들에게 떨어졌다고 말하기도 창피하고 해서 그냥 끄적 거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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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Road
10/03/08 12:03
수정 아이콘
부담감 -> 시험장에서의 긴장 -> 아슬아슬한 불합격 크리군요..
평소에 유산소 운동을 많이 하면 시험때 긴장이 덜 들고 화장실에 가고 싶은 것도 조금 나아집니다(의사선생님이 해주신 말씀).
또 시험 시작 전에 좀 민망하긴 하지만 달리기(짧은 전력질주) 같은 것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제가 보기엔 이미 합격선에는 오른 것 같으니 시험공부 시간은 조금 줄이고 운동이나 명상 등을 통해
마음을 단단히 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27살에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꼭 이겨내서 다음 번엔 합격하시길..
김선태
10/03/08 12:08
수정 아이콘
꿈을 꾸는자와 꿈을 실행하는자 모두를 갖기가 참 어려워요
나두미키
10/03/08 12:10
수정 아이콘
뭐라고 위로를 드려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고 싶은 일을 하시는게 최고 입니다.
힘들더라도, 쉽게 되지는 않더라도 원래 뜻을 세우신 것...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석호필
10/03/08 12:45
수정 아이콘
어제 기사 시험이 있었지요. 저는 문과계열이라..(수학은 악마의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분수 계산이 나오면 신경이 곤두서고, 루뜨가 나오면,,,정말 계산하기 싫어진다는..전형적인 문과 학생입니다..수학이 싫어서 문과왔어요.)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있는데,, 동일 계열로 전기기사를 봤습니다.

정보처리기사는 3년..안전한게는 5년치 정도 기출문제를 문제랑 답만 딸딸 외우면 넉넉하게 80점 이상 합격했는데...

어제 처음 본 전기기사는 1주일정도 11년치를 문제랑 답만 딸딸 외웠습니다. 계산기는 필요없었고,
오로지 계산문제도 문제랑 답만 외웠으며, 회로이론도,,문제랑 답만 외웠습니다.
(토목기사는 서점에서 검색해보니 보통 7년에서 9년 기출문제형식으로 파네요....
전기기사는 10년정도 기출문제 형식으로 팝니다. 참고로, 실기는 20년치이상 봐야...)

어짜피 모든 기사 시험이 최소 70%정도는 10년안에 1번이라도 이상 똑같이 출제된 문제들이고 20%정도는,,,여기서 계산문제라면 숫자 바꾸거나, 이론문제라면, 역으로 묻거나 관련된 문제들.. 그리고 10%정도는 생출 정도의 형식이기 때문에..
문제랑 답만 딸딸딸 외우면 최소 70점이상은 무난히..

다행히 비전공자인데도,,,필기시험 무난히 합격한것 같네요.
하지만, 이제 실기시험이...아. 주관식시험이라, 이제 계산공식도 외워야 될듯....

비전공자이고 수학을 정말 싫어라 하는 사람인데도, 저도 합격했는데
토목기사 필기 합격률을 산업인력공단에서 보니깐, 전기기사보다는 합격률이 높은것같은데...더군다나 전공자시구..
일단 필기 시험은 무조건 과년도 문제 넉넉하게 10년치..그냥 문제랑 답만 딸딸 외우세요... 뭐 이론을 이해할필요도..깊게 공부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기는 무조건 과년도만 문제랑 답만 딸딸딸.. 이것이 진리입니다.
절대 이론서로 깊게 공부할필요가 없고, 과년도 기출문제만 독파하세요. 그리고 이론서는 이걸 독파하고,,
혹시나 조금 불안하면, 이론서에 관련 이론을 암기하시구요

다시 한번 말하자면.
보통 전공자분이 기사 시험 떨어지면,,,공부를 정말 안해서 떨어진경우가 있고,
공부 열심히 했는데, 떨어지신분이라면, 필기공부 방법 접근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시간도 충분하신데....
그냥 문제랑 답만 딸딸딸.. 문제에 대한 이해는 할필요가 없음...그냥 문제에 나오는 핵심 단어랑,, 거기에 관련된 답만
정확히 외우세요. (일단 필기는 붙고 봐야죠.. 실기에서 제대로 공부하더라도 말이죠..)

제가 공부하는 방식은 전기기사의 경우
10년치 과년도 필기책을 사고,,
답은 체킹하지 않았으면, A4지에 답 체킹합니다. 이걸 8회독하면,,,,아마 90%정도 답 맞춥니다.(정확히 37회 시험..3700문제였네요.. 그냥 답만 맞추면됨..아무리 어려운 문제고,,복잡한공식에...이해할수없는문제라도,,그냥 문제랑 답만 알면되요..)
이것이 암기력이 가장 빠른것 같아요..저한테는.....문제지에 답을 쓰고 외우면,,,,실제....답이 없는 문제를 봤을때...약간 고민하거나 생각이안남.

그리고 직전 년도의 과년도 기출문제를 이제 실전으로 푸는거죠. 아마 10년치 과년도를 90%이상 맞추었다면,
직전년도의 과년도 기출문제..3회분의 시험도 그냥 70점이상으로 무난히 합격가능하더군요..

포기하지마세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전공자분이 포기하시다니요!!!
머릿돌
10/03/08 12:46
수정 아이콘
답답하시고 힘드시겠지만
꼭 이겨내서 다음번엔 합격하시길..(2)
10/03/08 12:52
수정 아이콘
시험이 한번 떨어진 사람은 이상하게 징크스 같이 다음에도 더 떨어지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또 어느순간에 쉽게 붙고 내가 왜 이런시험을 그렇게 떨어졌나 이야기 하곤 합니다.
이미 실력은 차고 넘치시는거 같으시니.. 너무 고민 마시고 그냥 마음 편하게 다시 보세요. 좋은결과 있으실겁니다.
10/03/08 12:59
수정 아이콘
포기 하지 마시고 꼭 다시 보세요. 아슬아슬한 순간을 넘어갈줄 알아야 다른걸 해도 순탄하게 풀립니다.
그라쥬
10/03/08 13:07
수정 아이콘
후..저도 토목과인데.. 군대 갔다 오고 이제 곧 눈 앞에 보일텐데..

많이 힘드신가봅니다 .. 이럴 때 일수록 화이팅하세요

7전 8기의 정신으로 한다면 붙으실 겁니다.
10/03/08 13:16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실력이 아니라 긴장이 문제라고 하신다면...
시험 치기 전에 베타 블로커 같은거 처방받아서 먹거나 하면 긴장에 좀 도움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청심환 같은거는 잘 모르겠지만, 먹고 효과를 본 사람도 있다 그러니 생각해보실만 하구요.
마다마다다네~
10/03/08 13:22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기사시험을 쳤습니다! (물론 응시한과목은 다르지만) 기사시험들이 보통 문제은행식으로 나왔던문제가 또 나오는경우가 많은것같아요. 그간 출제된 문제를 바탕으로 공부하시는게 도움이 되지않을까요 ?

혼자 공부하시는것보다 기사시험 준비하시는 주위 동기나 선배나..후배나.. 같이 공부하는게 훨씬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혼자 공부하다보면.. 모르는 문제인데 해설이 부족하면 결국 그 문제를 외워버리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점점 더 공부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제대로 된 설명 한번 들으면 굳이 외우지않아도 풀 수 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달달 외우려니 효율이 떨어지고 더 힘들어지구요..

기사시험이 보통 과목당 40점이상씩 평균 60점이 되어야 합격..으로 알고있는데요 컷트라인을 넘기는것을 목표로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저도 어제 기사시험 볼 때 모두 다,최대한 많이 맞춰야한다는 부담감이 없다보니까 긴장이 조금 풀렸거든요
부담감 조금 줄이시고 공부방법 잘 찾아서 공부하시면 충분히 합격하실겁니다 ^^

화이팅입니다 !
Noam Chomsky
10/03/08 13:36
수정 아이콘
합격을 목표로 딱 그 수준까지만 하지 마시고, 수석 그러니까 자격증 시험이면 만점을 목표로 공부해 보세요.

끝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포기하면 그 순간 시합은 종료, 라고 안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녹산동조싸~!
10/03/08 13:52
수정 아이콘
필기는 전략적으로 공부하는것도 도움이 됩니다.
자기한테 어렵게 느껴지는 과목은 과락만 면하자. 쉽게 느껴지는 과목은 다 맞추자.

어짜피 평균 60점만 넘으면 합격이기 때문에.. 60점이나 100점이나 어짜피 똑같은 겁니다.
학원에서도 괜히 60점으로 합격하기 이런식으로 홍보하는게 아니죠.

힘내셔서 다음시험에는 꼭 합격하길 바라겠습니다.
10/03/08 14:12
수정 아이콘
포기하면 편하다...라고 하죠?

아닙니다. 포기하는게 훨씬 힘듭니다.
인생을 살면서 성공과 포기의 갈림길에 봉착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뼈저린 패배일수록 비슷한 갈림길마다 다시 떠오릅니다. 일종의 트라우마죠.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겁니다.
건투를 빌께요^^
10/03/08 14:31
수정 아이콘
저랑 동갑이시네요!! 제친구도 어제 기사시험봤는데... 많이 힘들었다고 하더라구요.. 힘내세요!!
MetalTossNagun
10/03/08 21:15
수정 아이콘
화이팅하세요!
10/03/08 21:33
수정 아이콘
토목기사를 보시는 군요!
힘내십시오...
저도 2년동안 미역국만 마시다가 60점 턱걸이로 필기 합격하고...
실기시험도 2년동안 미역구 마시다가 마지막 시험(떨어지면 필기부터 재시험이였다죠;;;)에서 또 60점 턱걸이 합겼했더랬죠;;;;
정말 다른 사람들 기출문제만 줄창 외우면 합격한다는 그 시험을...
기출문제 거의 다 틀리고 생출을 다 맞추면서 합격했다죠...ㅠㅠ
밀란홀릭
10/03/08 21:46
수정 아이콘
기운내십시오!

저도 무선설비기사만 필기에서 3번 떨어진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정보통신기사에 첫 도전했는데 통과했네요 ^^; 사람마다 다 다른거라고 생각해요.

제 경우에는 무선설비기사 주관처가 전파진흥원으로 바뀌면서 수시가 생겨서
1주일 뒤에 바로 시험 또 봅니다.
참 웃긴게 학교다닐때는 그렇게 떨어지던게 인턴하면서 퇴근하고 공부하니까 붙네요;

암튼 오늘까지만 힘들어하시구... 기운차리셔서 가고자 하는 길로 달려가세요!
이 길이 아니라도 내걸로 만들면 되니까요!
10/03/08 21:51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10/03/08 22:24
수정 아이콘
위 댓글 중에서 좋은 말이 있네요.

< 인생을 살면서 성공과 포기의 갈림길에 봉착하는 경우는 종종 있습니다. 뼈저린 패배일수록 비슷한 갈림길마다 다시 떠오릅니다. 일종의 트라우마죠. >

아예 기사 시험을 치고 싶은 욕구가 없었다면 모를까, 기왕 시작했는데 중간에 포기하면 평생 그 기억이 따라다닐 겁니다. 저는 교수가 되고 싶고, 그 길도 만만찮게 좁은 길이다보니 님보다 열살 정도 위인데 아직도 최저생계비만 받는 박사후연구원 생활 중입니다. 저는 아이까지 있습다. 그래도 그냥 밀어 붙이는 겁니다.

아직 기회가 남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겁니다.
건투를 빌께요^^
방랑자크로우
10/03/09 00:1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오늘 하루 너무 힘들었는데
심적 너무 큰 도움이 되었네요.
그냥 다른걸 시작할지 다시 도전할지....
다른걸 시작한다면 또치님 말씀데로 일종의 트라우마가 생기겠죠...
이미 생겼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제 자신이 원망스러워서 너무 힘드네요.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조금더 생각해보고 결정해야겠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5월달에 웃으면서 다시 글을 썼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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