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머리말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을 너무나도 감명깊게 읽고있습니다. (현재 14권, 숙종실록 까지 발간)
그런데, 읽다 보니 정말 '와 진짜 너무하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하늘이 조선을 미워했는지, 조선은 정말 운명의 장난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불운을 많이 겪은 것 같습니다.-_-;
이에 대해 좀 써볼까 합니다. 현재까지 발간된 숙종실록까지의 내용만을 다루었으며,
이는 대략 조선 역사의 앞쪽 절반 정도에 해당합니다.
2. 조선의 첫번째 불운 "적자 장손한테 왕위좀 물려주자 쫌!!!!!"
왕위 계승의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① 중전이
② 아들을 낳고,
③ 그 아들(장자이며, 적손)에게 왕위를 온전히 물려줌
이상 세가지 조건이 만족되는 형태일 것입니다. 그 과정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이상적인 형태의
왕위 계승이죠. 그런데 조선 태조~숙종 까지 어떤지 볼까요.-_-
이하는 역사적 사실(혹은 실록을 바탕으로 한 유력한 학설)입니다.
태조 : 술만 퍼마시다 세자로 책정 안됨. 이방원(태종)의 의지에 의해 둘째 아들에게 왕위 물려줌. (3번 불만족)
정종 : 장자적손-이후 생략- 없음. 동생인 태종에게 선위 (2번 불만족)
태종 : 있었으나 문제아. 셋째 아들에게 선위. (3번 불만족)
세종 : 있었으며 훌륭했음. 보위를 이었으나 얼마 안되어 병사(문종) (모두 만족했으나, 왕위 계승 후 너무 일찍 사망)
문종 : 너무 어린 나이에 보위를 이었고 후원자도 없음.
결국 세조에게 자리를 빼앗김(단종) (모두 만족했으나 금방 왕위 뺏김)
단종 : 자식 없음. 숙부인 세조의 압박에 의해 억지로 선위. (2번 불만족)
세조 : 있었으나 일찍 죽었음. 둘째 아들에게 선위 (3번 불만족)
예종 : 세자 책정 전에 요절. 당시 장자는 있었으나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대비에 의해 조카인 ‘자을산군’이 왕위를 이어받게 됨(성종) (3번 불만족)
성종 : 장자 적손은 없었고, 후궁이 자식(연산군)을 낳자 후궁을 중전으로 삼음. 그러나 중전 된 후 삽질 끝에 폐비되고
사약 받음. 결국, 세자의 모친을 죽인 격. (1번 부분 불만족. 세자 책정후 중전이 되었으므로. 게다가 그 이후 다시 폐비)
연산군 : 있었으나, 연산군이 왕위를 찬탈당한후 사약받고 사망. (3번 불만족)
중종 : 장자 적손에게 보위를 물려 주었으나 일찍 사망. (모두 만족했으나 왕위 계승 후 너무 일찍 사망)
인종 : 없었음. 동생에게 보위 물려줌. (2번 불만족)
명종 : 적자 없음. 조선 최초로 방계(중종의 서자인 덕흥군의 3남)에게 왕위를 물려줌. (1번 불만족)
선조 : 없음. 후궁의 차남에게 왕위 물려줌. (2번 불만족)
광해군 : 있었으나, 광해군이 인조반정으로 왕위를 빼앗기는 바람에 목을 매었음. (3번 불만족)
인조 : 있었고 똑똑했으나 스스로 독살함(논란이 있으나, 저는 독살로 보고있습니다)...-_- 차남에게 선위. (3번 불만족)
효종 : 있었고, 정상적으로 선위. (모두 만족)
현종 : 있었고, 정상적으로 선위. (모두 만족)
숙종 : 없었음. 희빈 장씨의 아들을 원자로 삼고, 이후 세자로 삼아 선위.
그러나 희빈 장씨 중전 됐다가, 사약받음.-_- (1번 부분 불만족. 성종과 거의 흡사)
헐.
...-_-
20번의 왕위 계승 중,
단 4번만이 위의 3가지 조건을 온전히 만족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2번은 왕위 계승 후 3년 안에 왕위를 뺏기거나 요절했습니다. -_- (결국 완벽하다 할만한건 꼴랑 10%네요)
이건 좀 심하다고 생각 안하십니까...-_-;;;
태종은 장남(양녕대군)의 갖은 깽판에도 불구하고 계속 세자를 폐하지 않고 용서해주었습니다.
장자 적손이 존재하고, 그에게 온전히 왕위를 물려주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겠죠.
결국은 폐세자하고 3남을 세자로 삼았습니다만.
조선 개국 이래 300년 동안 단 2번........ 헐 소리가 절로 나오는 조선왕실의 기구한 운명....
사실 조선에서는 중전이든 후궁이든 장남에 적손이기만 하면 장자 적손으로 보았다고 합니다,
그러한 시각에서 접근하면, 성종과 숙종도 정상적인 선위를 한 것이 됩니다. (그렇다해도 20%...)
下편에서는,
태조~숙종까지의 임금들의 재위 기간과
그들의 업적/인물됨 등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평가(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에 근거한)
를 통해, 조선의 불운에 대한 제 생각을 본격적으로 언급하려합니다.
사실 上편은 맛뵈기 같은 것이고, 下편이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말이 될 것입니다.
ps. 사실과 다른 점이 있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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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 계승에 대해: 그래서 옛 말에 임금 자리는 하늘이 낸다고 했나보죠. 천운을 타고 난 사람이 아니면 그 자리에 앉을수 없다는건데 세상 살아보니 세상 일이란게 그렇게 흘러가는것 같기도 하구요... 가까운 예로는 현대의 대통령 자리가 있는데(물론 임금 자리완 차이가 있지만) 노무현, 이 명박 두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앉는걸 보면 옛 말이 맞는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