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뻘댓글의 강자(-_-;;) 안군입니다.

요즘 유머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응?) 샘플링과 표절에 대해서 조금 알려드리고자,
이렇게 무거운 write 버튼을 눌러봅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샘플링만으로 곡을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단 곡들에서 가사가 나오지 않는 순수한 반주부 들을 파일 형태로 저장합니다.

2. 거기서 Loop를 만듭니다. Loop 라는건, 앞 뒤를 정확하게 박자를 맞춰서 자른 것으로, 반복재생했을때 끊어짐이 없도록 들리게 하는겁니다. 이런 식으로 Loop만 모아서 파는 것도 있는데, 뮤지션들은 이걸 Sample CD 라고 부릅니다.

3. Loop가 아닌 샘플들도 모읍니다. 일명 One-Shot 이라고 하는데, 타악기 소리나 효과음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이것 역시 Sample CD의 형태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4. Loop들을 이어붙여서 곡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구동합니다. 여기다가 Drag-Drop만 하면 곡이 쓱쓱 써지게 돼죠.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Sony 사에서 나온 'ACID' 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프로페셔널들은 Protool 이나, Cubase, Nuendo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5. 음원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전반적인 곡의 분위기나 톤에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음의 높낮이나 빠르기 등등을 조정해줍니다.

6. 전체적으로 다 갖다붙혔으면, 각각의 음원들의 밸런스를 잡아주면 완성입니다.

이렇게 말로만 하면 "저게 뭔소리냐..." 하실테니, 제가 2000년쯤에 만들었던 곡을 하나 올려드립니다.
현악기 소리는 클래식 음악에서, 기타 소리는 락 음악에서, 드럼소리는 Sample CD에서...
중간중간에 나오는 사람 목소리도, 다 영화 대사나 게임 대사 등에서 잘라붙인겁니다.
중간에 스타크래프트 유닛인 '고스트'의 대사도 나옵니다. 잘 찾아보세요 크크크...
보코더를 이용해서 변조했기 때문에, 금방 찾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이래저래 해서, 대략 4~5시간만에 만들어낸 곡입니다. 프로 뮤지션들이라면 더 빨리 만들 수 있겠죠.

제가 랩을 아웃사이더처럼 할 수 있다면, 저기다가 랩을 덧붙혀서 녹음해봤을텐데 그건 못했네요. ^^;;



제가 이 곡을 쓸 때 쯤에, 제가 확보하고 있던 샘플 파일들은 .wav 파일로 대략 1GB 정도였습니다.
대략 천여개쯤 됐던거 같은데요, 그쯤 되면 뭐가 뭔지 잘 모릅니다. 파일명을 잘 써놓지 않으면요.
폴더별로 정리를 해놓긴 하지만, 정확하게 이게 어디서 왔는지 다 잊어먹죠.
그러면, 그냥 들어보면서  곡에 어울릴만한 샘플을 가져다가 쓰는겁니다.

아마, 테디나 GD 같은 프로들이 사용하는 샘플의 수는 수십기가는 넘어갈겁니다. 수만개에 육박하겠죠?
자기가 샘플링 하면서도, 어디서 따온 샘플인지 잘 모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 어디서 샘플링을 가져왔는지. 이게 정당하게 구매한 샘플인지, 다른 곡에서 따온건지,
또는 이미 발표된 다른 어떤 곡에서 똑같은 샘플을 사용했는지... 알 턱이 없습니다.
그렇게 보면, 샘플을 어디서 가져왔는지 일일히 명기하지 못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