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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21 02:00:23
Name acdang
Subject [일반] 저에겐 아끼는 후배녀석이 하나 있었습니다.
매일 눈팅만 하다가 갑자기 글을 하나 써보게 되었습니다.

부족한 필력에 되는 대로 제 생각을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저는 27살. 평범한 남자입니다. 그런 저에게 한살 어린 후배가 있었습니다.

저는 어렸을때 운동을 조금 했고 그 녀석은 저와 같이 운동했던 사이지요.

지난 토요일 오후 주말에 아는 선배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선배님께서 어딘가에서 전화를 받더니...

전화를 끊으신후  제게 말씀을 하십니다.

"acdang아. 내가  xx녀석 때문에 못살겠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xx녀석말이다....오토바이 타고 달리다 택시에 치여 뇌사 상태란다....."

당황스러웠습니다. 그저 믿기지 않았구요.

멍하니...일도 손에 안잡히고.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피지알러 여러분도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뭐랄까. 사고뭉치이지만. 미워할수 없는 녀석이랄까.

평소에 까불까불 하고 다니고 돈 때문에 사고치고 다녀서 선배인 제가 술자리에서 혼내고 꾸짖을때. 고개 푹 숙이고 아무말 없이

듣던 녀석이. 다음날 휴일 오후에  "형님~ 어제 술 드셔서 식사 안하셨죠~" 하면서 뻔뻔한 얼굴로 제 자취방에 들어와

근처 김밥천국에서 포장해온 된장찌개를 내밀때 제 입가에 지어지던 미소. 피식 웃으면서 이 색희. 들어와라. 너 아직 덜 맞았구나?

하고 웃던 저의 모습, 주말에 자기 여친 데려와서 얘가 제 여자친구입니다~ 오늘 저희 데이트는 형님 방에서 놀다가는 걸로 하려구요~

하고 능글능글하게 웃던 녀석.

그런 그 놈이 횟집에서 일하고 숙식하면서 여자친구가 보고싶어 술김에 오토바이를 타고 나갔다가....

그 모든 모습이 정말 마구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날카로워졌습니다.

선배와 저는 하루종일 아무 말도 없이 그저 묵묵히 각자의 일만 할 뿐이었습니다.

맨 정신으로는 자꾸 금마 얼굴이 눈에 아른거리더군요. 가게 문 닫고 선배와 술을 한잔 했습니다. 서로 술잔 기울이는 동안 아무 말도

없었습니다. 그저 500cc 맥주잔에 소주를 가득 부어서 서로 얼굴 바라보면서 마실뿐.

울지 않으려 했지만....한번 터지는 눈물은 어쩔수가 없더군요,....살아만 있어다오...하면서.....

제가 죽인 겁니다. 제가 평소에 그녀석이 술마시고 오토바이 타는 버릇, 하이바 안 쓰고 타는거. 더 혼내고

더 때렸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것을. 정신이 번쩍 들 만큼 잡도리했어야 동생이 그렇게 한순간에 26살 젊은 나이에 저보다 먼저 가지

않았을것을.....

보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하면 그 녀석을 이제 놓아줄 수 있을까요.

횟집에서 일하던 그녀석. 정말 찾아가서 밤새도록 그녀석 일하는 곳에서 실컷 회 먹어주고 술 마셔주고 하고 싶었는데.

언제나 핑계만 대고 못갔습니다.  이유는 있었지만. 결국 어디까지나 제 핑계입니다

이녀석 데리고 날씨 좋은 날 나가서 같이 뛰어다니기라도 할수 있다면...이제. 안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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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21 02:03
수정 아이콘
저도 친구를 오토바이로 잃었습니다.
정말 많이도 티격태격댔는데.. 사과 한 마디 못하고 보낸게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네요.

곧 깨어나실 겁니다.
09/09/21 02:14
수정 아이콘
꼭 깨어나시길.
므흣쿠마
09/09/21 02:25
수정 아이콘
꼭 꺠어나시길 바랍니다.
I.O.S_Lucy
09/09/21 02:31
수정 아이콘
깨어나실 겁니다.
꼭 깨어나실 겁니다.
一切唯心造
09/09/21 03:15
수정 아이콘
저는 주위에 오토바이 탄다고 하면 절대로 말립니다. 한 번 죽을뻔한 기억이 있어서요.
인도에서 2차선 도로로 튀어나갈 뻔한 기억. 가끔 그 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꼭 깨어나시길.
09/09/21 03:17
수정 아이콘
오토바이... 저는 생계형을 제외한 오토바이를 혐오합니다.. 주위의 적지않은 사람들이 오토바이 때문에...

꼭 깨어나실 겁니다..
지니-_-V
09/09/21 07:21
수정 아이콘
라이딩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참으로 안타깝네요..
아.. 꼭 깨어날껍니다.

그저 믿어주실수밖에 없겠네요.
09/09/21 08:13
수정 아이콘
4년 전에 오토바이 타다가 젊은 나이에 별이 된 동생이 생각나네요.. 나중에 비싼 밥 뜯어먹으러 오겠다고 해서 언제든지 오라고 했건만.. 지난 주에 뜬금없이 그 녀석 네이트온이 켜지길래.. 당황스러움과 반가움에 말을 걸어봤더니.. 그 동생 녀석 친구더군요.. 덕분에 담배 한 대 물어주고.. acdang님의 후배분도 꼭 깨어나시길 빕니다..
09/09/21 08:25
수정 아이콘
사촌동생도 얼마전에 헬멧없이 달리다 사고가 났는데(과속에 신호위반까지 전부 동생잘못...)
며칠만에 퇴원해서 집에서 쉬고 있네요 무릎만 좀 불편하다고..(자기과실이라 일찍퇴원함;)
많이 다치치 않은건 천만다행이지만 그래도 그게 아니니 저는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 모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줬는데
사고가 난 동생이 어떻게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성격은 사고한번나면 다시는 그런짓 안하는 편인데(바이크같은 경우는 아예 시작할 생각도 안드네요)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 보면 몸 말짱해지면 똑같은 짓 또하고 그러는 경우들이 많아서...

안좋은 일들이 더 떠오르게 되지만
그래도 잘못되는 일 보다는 다행인 경우가 더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건강히 일어나시길 바랍니다
비내리는숲
09/09/21 09:03
수정 아이콘
우선 아끼는 후배분이 기적적으로라도 깨어나시길 기원합니다. 의학적인 뇌사가 어떤 건진 잘 모르지만 제 후배는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다 머리를 돌에 부딪혀 혼수상태였다가 몇주만에 다시 깨어난 적 있습니다. 소생의 가능성이 있는 상태이길 기원합니다.

오토바이는 정말 위험합니다. 할머니께서 오토바이 사고로 관절을 다치셨는데 후유증으로 꽤나 고생하셨습니다. 제 친구도 오토바이 사고로 명을 달리한 적 있습니다. 또다른 친구는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하는데 오토바이 사고로 실려오는 모습을 볼때마다 '저건 절대 타지 말아야겠다'라고 다짐한답니다. 다른 사고도 끔찍하지만 오토바이 사고는 체감상 더 자주 실려오고 더 끔찍해 보인다네요.

함께 추억을 공유했던 이와 다시는 그런 추억을 만들 수 없다는 것, 정말 괴로운 일입니다. 글 쓰신 분만은 언제나 건강하시길.
여자예비역
09/09/21 09:27
수정 아이콘
후배분에게 기적이 있길 바라겟씁니다.. 악당님도 술좀 줄이심이..
09/09/21 09:41
수정 아이콘
꼭 깨어나시길..
마르시앗다
09/09/21 09:44
수정 아이콘
13년전 오토바이 타다가 하늘나라로 먼저간 친구가 생각이 나네요. 그 친구도 헬맷없이 타다가 그 자리에서 그만 하늘나라로 갔지만 깨어나기를 기도 합니다.
참치씨
09/09/21 11:55
수정 아이콘
그래서 음주운전은 안좋은 겁니다..
임효환
09/09/21 12:26
수정 아이콘
제 친구도 3주전에 오토바이 타다가 . ....... 그만.............

꼭 기적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김태연아
09/09/21 12:37
수정 아이콘
제가 타던 스쿠터 친구가 필요해 해서 물려줬는데.. 제발 안다쳤으면 좋겠네요.
도주하는킹콩
09/09/21 12:42
수정 아이콘
저도 오토바이 사고경험자로서....
살아있는게 기적일따름.....
깨어나시길 바랍니다
09/09/21 13:13
수정 아이콘
역시 오토바이는 위험해...
윤대협
09/09/21 14:53
수정 아이콘
꼭 깨어나실겁니다
이 말하나 남깁니다
힘내세요
장군보살
09/09/21 15:27
수정 아이콘
기적이 일어나기를..
Humaneer
09/09/21 18:56
수정 아이콘
중1때 제 친구의 일입니다.

전교 싸움1등(주로 약한 애들 괴롭히는 애들을 패주는 데 주먹을 썼지요), 공부1등에 ... 부모님 일까지 열심히 도와드리던 그놈이

오토바이로 배달나갔다가 사고나서 .. 후.. 갑자기 우울해 지네요.
김밥천국라면
09/09/21 22:19
수정 아이콘
아...악당님 힘내세요.
후배분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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