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24라운드가 지난 토, 일요일에 벌어졌습니다.
흥미진진한 상위권, 중위권 다툼이 있었는데요. 몇 가지 재미있던 점 중심으로 한 번 써 봤습니다.
모란 여행기
어제 오랜만에 모란에 있는 성남종합운동장을 다녀왔습니다. (편의상 모란으로 쓰겠습니다)
승점차 없는 4위 성남과 5위 인천의 경기였으니까, 결과가 궁금했었거든요.
2005년부터인가 성남은 야탑의 탄천 종합운동장을 쓰고 있습니다만,
지붕을 새로 까는 공사를 하고 있어서 올해는 시즌 끝날 때까지 모란종합운동장을 쓸 것 같습니다.
모란종합운동장은 '01-'03 징그러운 3연속 우승의 추억이 서려 있는 곳이고
사실 모란에 원정갈 때마다 '오늘은 어떻게 털릴까' 라는 생각만 하고 가는 공포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그 때의 성남은 강했달까.. 오죽하면 04년부터 단일리그를 포기하고 포스트시즌을 도입..
아무튼 모란이 좀 오래된 종합운동장이다 보니 약간 옛스러운 느낌이 있죠.
삼겹살이나 족발에 쏘주 한 잔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오랜만에 먹을 거 이것저것 깔아놓고 축구 반 먹는거 반.. 하면서 즐겼습니다.
(내 다이어트는 ㅠㅠ)
경기는 전반에 김정우가 성공시킨 골을 성남이 계속 지켰으며, 인천은 공격이 영 안 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모 인천 팬이 '우린 모두 신종플루에 걸린 것 같다' 라고 쓴웃음을..
하지만 후반에 성남은 꽤 많은 찬스를 날렸습니다
특히 조동건은 라돈의 멋진 크로스를 그대로 패싱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며
성남 팬들의 눈에서 눈물을 뽑았습니다. (.. 요새 조동건은 성남팬들의 공적이 된 듯 합니다. 작년의 조동건은 어디로 간 겨?)
후반 인저리타임에 결국 인천의 유병수가 동점골을 넣고 그대로 경기 종료..
요새 인천은 공격이 안 되다가 누군가 골을 넣으면 그게 유병수. 라는 말을 하는데 이번에도 그대로 되었습니다.
아무튼 이대로 1-1, 순위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경남과 광주의 엇갈린 운명
경남은 광복절에 상암 원정에서 진 후 리그에서 5연승 (..) 중입니다.
스코어를 볼까요?
경남 3-1 부산 (홈)
경남 2-1 인천 (원정)
경남 4-1 강원 (홈)
경남 4-0 강원 (원정)
경남 2-1 광주 (홈)
5경기 15득점 4실점. 이 정도면 요새 잘 나간다는 포항이 부럽지 않은 경남입니다.
대체 왜 이 팀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가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군요.
그에 반해 광주상무는 마지막에 언제 이겼는지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끝없이 추락중.
곧 제대할 선수들의 병장본능(?)이 발휘된 것일까요..
오늘 경기도 양 팀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듯, 강원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경남이 후반에 이용래와 인디오의 골을 묶어 역전하였습니다.
요새 경남은 작년 선수들 다 내보내고 신인 중심의 팀을 구성하여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특히 리그 후반기가 되면서 선수들이 적응했는지 무시무시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조광래 감독은 이미 2000년에 안양의 지휘봉을 잡은 2년차에 우승하는 마법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2년차 마법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이동국의 부진 탈출과 부산의 악몽의 연속
전반기에 전북에게 부산은 웬수같은 팀이었습니다.
리그와 컵에서 거칠 것 없이 무패를 기록하며 '과연 이 팀을 누가 막을까'란 의문을 갖게 하던 전북.
어린이날 컵대회에서 부산에게 4-2로 첫 패를 기록합니다.
그리고 12일 후 리그에서 만난 부산에게 또 3-1로 리그 첫 패를 기록하여 상승세가 주춤하게 됩니다.
그리고 9월 20일 리그 후반기에 다시 만난 두 팀.
전북은 지난 경기에서 1위를 탈환할 수 있는 상암 원정을 아쉽게 패배하며 승점 4점차로 벌어진 안 좋은 상태
거기에 이동국의 득점포가 한동안 침묵하고 있어서 팀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부산은 리그에서 성남에게 지고 컵대회 결승에서 포항에게 대패하여 팀이 전체적으로 하락세에 있었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경기가 시작했는데,
화불단행이라고 전반 1분에 부산 이강진이 자책골을 넣어 더 안좋은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강진은 리그 최단시간 자책골의 불명예를 안게 되었고,
스카이박스에서 무전으로 지시하던 황감독은 더 큰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부산의 한상운이 동점골을 넣었지만 전반 종료 직전, 최태욱의 오프사이드 라인을 깨는 패스를 이동국이 쉽게 트래핑하여 골.
이동국은 부진을 깨는 득점을 해 냅니다.
후반에 부산의 서동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하고, 주승진이 이광재에게 높은 태클을 하는 바람에 다이렉트 퇴장
부산은 9명이 싸우게 되어 경기가 매우 힘들어졌으며, 항의하던 강철 코치까지 퇴장당하며
외롭게 경기를 관람하던 황감독 옆에 가서 사이좋게 (..) 경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이동국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게 되었습니다.
전북은 이 경기로 일단 팀 분위기를 일신하며 1위를 승점 1점차로 추격하였고
이동국 개인으로서는 17번째 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에 다가섰습니다.
(게다가 최근 2경기에서 김영후는 무득점에 그치고 있습니다.)
부산의 악재를 종합하면
1. 지난 리그 경기 성남전 2-1 패배와, 항의하던 황감독의 퇴장으로 코치석 비움
2. 컵대회 결승전 포항에게 5-1 패배
3. 리그 최단시간 자책골
4. 서동원의 경고 누적 퇴장과 주승진의 다이렉트 퇴장
5. 다시 항의하던 강철 코치 퇴장으로 황감독과 나란히 스카이박스에서 관람 (..)
6. 이로써 최근 3연패
비극이 폭풍처럼 몰려 오고 있는 부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지 자못 주목됩니다.
그밖에..
대구는 강원을 2-1로 이기면서 2연승, 시즌 3승 (..)
고추가루부대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강원은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리그 1년차 팀의 한계를 드러내는듯 합니다.
하지만 좋은 팬들이 있으니 내년, 내후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입니다.
김영후가 어서 제 폼을 찾길 바랍니다.
FA컵 4강은 수원-전북, 대전-성남 이렇게 붙게 되었습니다. (앞 팀이 홈)
날짜는 10월 7일입니다.
이렇게 끝난 24라운드 순위는 다름과 같습니다.
리그 순위는 네이버 축구란에서 불펌하였습니다 (이미지교체)
보시면 아시겠지만 4위에서 11위까지의 승점차가 겨우 6점차 (..)
각 팀당 28경기를 하므로 팀마다 5, 6, 7경기가 남아있으니, 정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안개 속입니다 ㅡ.ㅡ;;
몇 경기 안 남았지만 끝까지 흥미로워질 것 같습니다.
뱀다리:
이번주에는 수, 목에 AFC 챔피언스 리그 경기가 있습니다.
아챔에 나가는 두 팀은 원정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번 라운드 경기를 추석 이후로 미뤘습니다.
둘 다 중계가 있으니 재미있게 즐겨 주시고
...누군가 중계 스케줄을 리플로 올려주시리라 기대합니다 (사실 길게 쓰고 나니 찾기가 너무 귀찮네요..)
그럼 여기까지입니다~ 리그를 계속 즐겨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