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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11 19:36:37
Name 유유히
File #1 11593_11192202878.jpg (251.7 KB), Download : 78
Subject [일반] 워크래프트의 짤막한 뒷이야기 - 카아 빈 모크 타자크 차








(와우메카, '건실청년'님의 팬아트입니다.)

오그리마의 골짜기에 앉아 있는, 호드의 수장이자 오크 역사 속 위대한 영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영웅,
스랄은 어린 시절을 인간들과 보냈습니다.

스랄의 아버지는 다들 아시는 대로 서리늑대 부족의 족장 듀로탄이었습니다. 듀로탄은 불타는 군단의 음모로 오크 전체가 드레나이와 전쟁을 하게 되던 시기, 불타는 군단의 하수인 넬쥴과 굴단에 반대하다가 굴단이 보낸 암살자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아기였던 스랄은 암살자들의 주의를 끌지 않아 버려지는데, 이때 인간 장교인 블랙무어에게 구출되어 인간들 사이에서 자라게 됩니다. 그는 스랄을 노예 겸 검투사로 키울 생각이었습니다. 오크 특유의 전투본능과, 위대한 전사였던 아버지의 기질을 물려받은 것인지 스랄은 언제나 연전연승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인간들의 노리개감이었죠. 정신적 유대를 맺고 있던 유일한 인간인 타레사를 제외하고, 스랄은 언제나 핍박받는 노예였습니다.

스랄(Thrall), 그의 이름은 오크어로 노예라는 뜻입니다.

그러던 중 스랄은 압송되는 오크 포로와 마주칩니다. 2차 대전쟁(워크래프트2의 이야기)이 오크의 패배로 끝났기 때문에 인간들은 오크 포로들을 수용소에 가두기 위해, 혹은 공개처형을 위해 압송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 갇혀 있던 오크가 스랄을 향해 울부짖으며 달려옵니다.

"카아 빈 모크 타자크 차"

결국 그 오크는 잔인하게 살해당하고, 어렸을 때부터 인간들에게 자라 오크어를 모르던 스랄은 동족이 자신을 배반자라고 비난하며 죽이려 한 것이라고 짐작하며 괴로워합니다. 하지만 후에 만난 그롬 헬스크림은, 스랄에게 담담하게 그 오크어를 해석해줍니다.

"도망쳐. 내가 놈들을 막아 줄 테니"






워크래프트 공식 소설에 나오는 유명한 스랄과 그롬의 일화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우리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은, 이러한 감동과, 소소한 뒷이야기들이 게임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위 이야기에 나오는 스랄은 호드의 대족장이 되어 오그리마 지혜의 골짜기에 있습니다. 그롬은 피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노로스를 죽이고 폭발에 휘말려 같이 죽었으며 잿빛골짜기에 그롬 헬스크림 추모비가 서 있습니다. 스랄이 쓴 그 명문은 그곳을 지나는 플레이어들을 한번쯤 멈추게 하곤 합니다. 이 세상 그 어떤 온라인 게임이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와우섬게이트 '시렌'님의 캡처'



오랜만에 와우에 접속해야겠습니다. 그냥, 그롬을 추모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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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연
09/09/11 19:39
수정 아이콘
그롬.. 하지만 그 아들은.....

와우의 최고 매력이 바로 이런 모습인거 같습니다.. 여타 온라인 게임이 스토리에 빠져들지 못하는 구조를 가졌다면 와우는 워크래프트 시리즈를 아는 사람에겐 주변의 경관 하나하나가 감동으로 다가오고, 모르는 사람에게는 역으로 빠져들게 만들 수 있게 만들어 준다고 봅니다..
09/09/11 19:41
수정 아이콘
정말 스토리만큼은 매력적인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느끼는 것인데 우리나라 게임들이 와우에게 밀리는게 다른 것보다 이 스토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민규
09/09/11 19:45
수정 아이콘
캠퍼님// 어쩔수없다고 생각하는것이 워크1부터 쭈욱 이어져 내려오는 체계적인 세계관이 바탕이 되는 게임이기때문이라고생각합니다
앞으로 얼마가 지나고 나면 우리나라에서도충분히 그런게임이 나오리라고 생각합니다~
09/09/11 19:49
수정 아이콘
워크래프트 스토리를 찬찬히 볼 수 있는 곳은 홈페이지 밖에 없나요?
09/09/11 19:50
수정 아이콘
사실 우리나라도 원작이 쓸만한 MMORPG(pgr이라고 쓸 뻔했네요;;)가 많은데, 그 매력을 충분히 살려주지 못한다고 할까요?

그냥 닥사냥에 노가다로 귀결되니.. 물론 와우도 어찌보면 노가다 게임이지만, 게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세계관에 녹아들게 해준다는 점이

뛰어난 것 같아요.
코알라이온즈
09/09/11 19:51
수정 아이콘
김민규님// 그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발자는 있을지언정, 그런 개발자를 중용할 경영자는 없을 듯 합니다. 고로 안나올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09/09/1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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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송클랜의 클랜마스터 피의 전사 그롬 헬스크림...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롬은 블레이드 마스터인데 도끼들고 다니더군요...
하심군
09/09/11 19:52
수정 아이콘
워크래프트 스토리중에서 호사가(라고 쓰고 팬아트,팬픽제작자라고 읽습니다)들의 입에 가장 오르내리는 쓰랄의 스토리네요. 블리쟈드가 워크래프트 스토리를 만들면서 가장 애정을 쏟은 캐릭터기도 하고요. 저도 일하는 틈틈히 팬픽을 쓰고있는데 스토리 3개중에 2개는 쓰랄의 이야기죠..하나는 던홀드공략전이야기고 다른하나는...음 비밀♥ 빨리 써서 어딘가 에 한번 올려야되는데 큰일입니다 그려 하아.

덧: 개인적으로 헬스크림의 말예인 가로쉬에게도 개인적으론 기대가 큽니다. 호드의 피의 욕망에 겁을 집어먹고 싸움을 거부하던 가로쉬가 쓰랄을 만나서 오크의 본모습을 되찾고 그걸 넘어서 다혈질인 아버지를 쏙빼닮아 쓰랄의 속을 썩이지만 가로쉬는 아직 젊으니깐요.(...그래봐야 쓰랄이랑 나이가 비슷하려나..) 좀 더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지는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09/09/11 20:11
수정 아이콘
NABCDR님// 국내에 워크래프트 정식 번역소설이 나와있습니다. (일단 wow쪽은 아직 없습니다만.)
번역에 문제가 쬐금은 있다고들 하지만 그럭저럭 볼만합니다. 한번 찾아보시는것도 ^^
09/09/11 20:32
수정 아이콘
블리자드는 그렇습니다. 워크래프트,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 3시리즈 모두 10년이 넘게 블리자드는 스토리를 가꾸고 손봐서 발전시켜왔죠.
차기작을 거듭하면서 발전시켜온 스토리입니다. 발매일연기는 뭐 말안하셔도 다들 아시겠지만 그토록 정성을 다해 한 작품만들었기때문에
대부분 성공을 거두는게 아닌가싶네요. 블리자드인정 스타크래프트 소설, 디아블로 소설, 워크래프트 소설들이 전부다 몇권씩 있답니다. 전 이런 뒷이야기가 참 재밌습니다.
코알라이온즈님// 말씀대로 국내는 힘들지싶네요. 일단 당장 돈벌이가 되기 힘드니말이죠.
09/09/11 20:40
수정 아이콘
NABCDR님// 영어에 거부감이 없으시면 와우위키에서 설정들만 주욱 훑어봐도 대충 감은 잡히고요. 와우 홈페이지에 역사만화가 있는 있다고 들었는데 직접 본적은 없습니다.

그외에는 곧 폐쇄될 예정인 와우xp 설정 게시판이 있습니다.
무한의 질럿
09/09/11 21:00
수정 아이콘
온라인 게임에서 '스토리'라는 개념은 개발 비용만 증가시키는 애물단지라더군요.

가까운 예로 마비노기는 제너레이션이라는 스토리 라인을 도입하긴 했지만 컨텐츠와 개발능력이 스토리를 따라가지 못해서 한동안 스토리는 접어놓고 추가 컨텐츠만 투입했었습니다. 팬들의 요청으로 스토리가 다시 진행되고는 있지만 스토리와 컨텐츠가 따로 놀고 있다는 느낌을 버리기 힘들구요.

WOW의 거대한 스토리는 블리자드가 넘사벽 개발사라서 가능한겁니다.
루크레티아
09/09/11 23:15
수정 아이콘
리니지2의 홈페이지에 있는 소설도 정말 여느 판타지에 견주어도 아깝지 않은 명작이건만(전 그렇게 전투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글을 정말 머리털 나고 처음 봤습니다.) 안타깝게도 연재가 중단되었죠. 와우의 스토리도 정말 어느 소설 못지않은 대작이지만 리니지2의 스토리 역시나 정말 돈주고 사서 봐도 아깝지 않은 명작이라고 생각합니다.(물론 리니지2 외에도 잘 알려진 창세기전도 있죠.)
09/09/12 00:54
수정 아이콘
아, 잿빛골짜기에 있는 추모비군요. 와우 첨 할때 저렙때 우연히 잿빛골짜기에서 추모비를 발견하고, 감탄했었는데요... 와우의 재미는 참 이런데 있는것 같아요... 참 매력적이죠,
워3 캠패인을 쭉 했었기에, 와우 첨 할 때부터 얼라이언스보다는 호드에 매력이 갔고, 호드의 영웅들을 게임상에서 직접 만나면서 정말 푹 빠져들었죠... 쓰랄, 실바나스, 그리고 타우렌 영웅(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또 잊혀진 땅에서 미사를 데리고 다니는 렉사르를 발견했을때 한동안 뒤를 졸졸 따라다녔었죠. 정말 첨에 얼라이언스에 쪽수에서 밀렸지만 호드로서 자부심이 있었는데요... 오그리마 들어갈 때 그 북소리 들으면 심장이 쿵쾅쿵쾅 거렸었죠... 그립다,
Shearer1
09/09/12 02:19
수정 아이콘
워3에서도 미션은 정말 스토리도 뛰어나고 정말 재밌습니다. 와우하시는 분들 워크3 오리지날이랑 프로즌 스론 미션을 한번 해보시길 wow에 돌아다니는 npc들이 다르게 보일겁니다.
Siriuslee
09/09/12 11:09
수정 아이콘
와우 타랜밀농장아래에 있는 사쇼 아래 언덕에 보면

와우 스토리에 나오는 인물이 아닌 실존 인물의 추모비도 있습니다.

그 인물이 어떤 인물인지는 자세히 안알려져서 모르겠네요.
09/09/12 11:28
수정 아이콘
한때 워3 미션하면서 그롬 헬스크림에 푹 빠졌던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스랄 형님은 뭐... 그저 찬양할 뿐...

저도 워3 하면서 게임의 그래픽이나 플레이보다 스토리와 동영상 그래픽에 더욱 감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탄탄하고 재밌었죠.
planetai
09/09/12 13:14
수정 아이콘
어린시절 했던 감동을 생각해보면 창세기전이 온라인으로 만들어지면 가능할것같은데요.
09/09/12 15:15
수정 아이콘
창세기전 온라인으로 만들어집니다. 발표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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