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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8 15:00:32
Name 유유히
Subject [일반] 왕따, 더 이상 학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http://media.daum.net/economic/employ/view.html?cateid=&cpid=53&newsid=20090528134526772&p=ilyo

어떤 집단에서건 소외당하는 이들은 있기 마련이고 그 이유는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일요신문의 분석기사로, "직장내 따돌림 그 은밀한 수다"라는 기사가 올라왔습니다.

이 기사를 보고 갑작스레 따돌림을 당했던 기억이 생각나 올려봅니다.
제가 따돌림을 겪은 곳은 군대였습니다.
안 좋게 대하는 악마같은 선임들은 다들 싫어하고 짬 대접 안해주는 경향은 다들 아시겠죠.
저도 짬밥 안되는 찌끄레기 시절에는 시키는 건 하되 진심으로 생각해 주거나 대접해 준 적은 없는 그런 선임들이 많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병장이 되었고, 아래 애들과도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며 나름대로의 실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저는 선천적으로 '아랫사람을 무시'하지를 못합니다. 다 동등한 입장에서 바라보려 노력하고, 군대 일찍 온 걸 벼슬처럼 달고 불쌍한 이등병들을 턱짓으로 부려먹는 짓은 절대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런데 안 가는 시간을 재촉하며 느릿느릿 걸어가던 어느 날 같은 소대이자 타분대장인 제 한달 밑 후임이 우리 분대 후임에게 욕을 하며 갈구고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니 이 친구가 개념없이 자기가 사오라고 시킨 사천짜파게티는 안 사오고 일반 올리브 짜파게티를 사왔다며 다시 한바탕 욕설을 퍼붓는 것입니다.

좋은 말로 달랬다면 좋았을걸, 저도 모르게 열이 뻗쳐 "니가 처먹을 건 니가 사와 이 새끼야"라고 쏘아붙여 버렸습니다. 그 뒤로도 니가 뭔데 아래 애들을 시켜먹냐, 니가 짬밥 좀 찼다 이거냐 이런 식으로 몇 마디 한 다음 우리 분대 아이를 데리고 생활관에 들어왔습니다. 아직까지도 한마디 말도 못하고 입만 벌리고 있던 그녀석의 어이없다는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군요.

"난 니가 내편인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죠.

전 제가 잘한 건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어리석은 짓이었다는 건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석은 자기 분대의 병장급 고참들과 타분대의 영향력 있는 아이들을 규합하여 가칭, "반 유유히 전선"을 구축합니다. 전 그녀석이 좀 뺀질대고 재미있는 친구긴 하지만 조금 교양이 부족한 녀석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비슷한 부류들 사이에 인망(?)이 두터웠던 모양입니다. 제가 덕이 부족하여, 제게 평소 불평불만이 많은 아이들도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차츰 그들이 가시적인 저항을 시작하였습니다.

한두달 아래 병장급들과 상병 말 정도의 아이들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네들과 마주쳐도 경례를 안 하더군요. 처음에는 불러다가 '왜 경례를 안 하냐'고 물어보니 '아 죄송합니다 못봤습니다'식으로 대답하기에 다음부터 하라고 하고 보내주면 한 두세 번은 하다가 다시 안하고.. 나중에는 복도에서 마주쳐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에 이르렀습니다.

저는 선천적으로 남 위에 제가 서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경례 안 하는 것은 상관이 없었지만, 사람을 보고도 못본 척 어색하게 지나가니 기분이 참 뭐같더군요.

그리고 제 뒷담화가 어디선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제 편은 있던지라, 후임들이 'X병장이 유유히 병장님 욕했습니다' 식의 보고(?)를 듣기도 했죠. 화가 나서 그놈을 불러다 놓고 족칠까도 했지만 싸움이 나봤자 손해 보는 건 나뿐이다 싶어 그냥 무시하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밖에 나가면 볼 놈도 아니었으니까요. 뭐하러 기분 상해가며 불러다 놓고 싸움질을 합니까.

그랬지만...차츰 그 따돌림의 강도는 심해져, 자기네 분대에 '유유히 병장에겐 경례할 필요 없다'는 내용의 교육을 하기까지 합니다. 불쌍한 이등병이 저를 보고 경례를 하려다가도 뒤에 자기네 분대 선임들이 보이면 멈칫멈칫하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 아이들은 나중에 불러다 놓고 나에게 경례할 필요 없다며 잘 타일렀습니다. 만약 경례한다면 그녀석이 뒤에서 들을 엄청난 욕을 어찌 감당하려고요...

이렇게 외톨이로 지내다 보니 나름 괜찮았습니다. 혼자 있을 시간이 많다 보니 공부도 잘 되고 말이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다른 분대나 우리 분대원 사이에서도 그 녀석이 심하다는 것을 감지한 듯, '반 그녀석 전선' 또한 구축되기 시작했습니다. 어영부영 하다 보니 중심이 제가 되어 있더군요. 주로 일이등병들이 제게 와서 '그녀석 오늘 또 짱박혀 놀았습니다' '그녀석 핸드폰 갖고 들어왔답니다' 온갖 흉을 다 보더군요. 제가 제 동기 고참급보다는 후임들과 더 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반 그녀석 전선'은 주로 일이등병들이었습니다. 별 힘이 없었죠.

이런 갈등이 더 심해지기 전에 전역해서 다행입니다만, 제가 이런 일련의 따돌림을 보고 깨달은 것은 '집단에서의 따돌림이란 특별한 이유가 없고, 그냥 약간 튀거나 중심에 선 누군가에 맘에 안 들면 바로 외톨이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이야 특정집단에 소속되어 있질 않으니 자유로운 혼자입니다만.. 앞으로 회사생활을 할 때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피지알러 분들은 따돌림당해 본 기억이 있으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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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Anscombe
09/05/28 15:05
수정 아이콘
내용은 웃기는 게 아닌데.. '유유히 병장님' 에서는 좀..(어딘가에 계실 '유유희' 님에게는 심심한 사과를..)

뭐, 저는 저와 비슷한 등급의 친구들과는 매우 잘 지내긴 했습니다..
데보라
09/05/28 15:05
수정 아이콘
동기분들 없으셨어요? 동기들이 많으면 그 기수가 대부분 파워가 있는데, 저희 부대같았으면 그 후임 반 죽었습니다.
Passion4U
09/05/28 15:07
수정 아이콘
제 와이프님이 세상에서 여자가 겪을 수 있는(대다수가 여자여서) 가장 더러운(ㅡㅡ);; 마치 여인 천하와 같은 곳에서 있죠.
대학원+어학원인데요. 강사하면서 대학원 다니고 있는데 세상에 이런 파벌이 없습니다.
교수별 파벌이 다 있고, 강사 중 선임이 되는 사람에게 붙은 사람, 아닌 사람, 중간에 어중간히 있어 피해 받는 사람 등등
게다가 그 바닥이 좁다보니 항명시엔 업계에서 퇴출이라고 봐도 무방하거든요.
뭐 철면피같은 사람이야 버티겠습니다만...
참 세상 더럽다 싶은 걸 제가 다니는 회사가 아니라 와이프의 회사에서 처음 듣게 되어 황당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좁은 사회, 조용히, 조심히 살아야 겠죠. ㅡㅡ;;
유유히
09/05/28 15:10
수정 아이콘
데보라님// 불행히도 제 동기들은 착하고 여린 아이들뿐이었습니다. 싫은 소리 한번 못하는 아이들이었죠
달덩이
09/05/28 15:11
수정 아이콘
당해본적은 있죠. 그것도 고3때. 초등학교때는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안납니다.
어린 시절에 생각한대로 바로 말을 했던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생각이라고 툭 , 내지르는 말도 있었고...

그 후로, 상당히 말 조심 하는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특히 여자들만 모인 그룹에 있으면 더욱 말 조심하게 되고, 어지간하면 화를 잘 안내죠
물론 제 기준이니까 남들은 다르게 느낄 수 도 있겠네요.(참는다.. 는 표현보다는 둔해졌다느 표현이 맞을 것 같네요)
그리고 더불어 여중, 여고를 싫어하게되었습니다. (여대는 예외)
Arata_Striker
09/05/28 15:11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경우군요.
대놓고 왕따는 아니지만, 비슷한 경험이라 할 수 있겠네요.
중대원 중 동기가 없었기에 약 3개월간 100명 가량의 중대에서 혼자 왕고 노릇을 했습니다.
주특기는 의장이고 저는 의장대의 행사 및 행정반요원이었습니다.

그 때 한창 나름대로의 논리로 금연시행과 욕설금지, 구타자제(?)등 켐페인을 벌이면서
한 기수, 두 기수 아래 후임들과 마찰이 일더군요.

급기야 제 스스로도 날 왕따 시키려는 조짐을 감지했었고, 저는 니들 죽어봐라하고
실내 금연, 중대원 외박시 무조건 나의 허락을 받고 외출증 끊어줄 것 지시 등 못살게 굴었더니,
어느 날 피엑스로 초댈해서 떡갈비와 닭강정으로 저를 회유하길래,
조금 풀어줬습니다.

군대란 곳이 딱 사람 천성 알기에 좋더군요.
병장이라면 군대 못박아도 좋다면서, 왕 노릇을 하는 놈들이 꼭 있지요.
밖에서 얻지못한 (시덥잖은)권력을 권력이라고 (시덥잖게)행사하는거 보니, 웃음밖엔 안나옵디다.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셨던 그 분의 뜻을 본받아서라도,
사람 사는 세상에 '다같이' 사람답게 살아야지요.

왕따는 근절되어야 할 사회악 중 첫번째입니다.
데보라
09/05/28 15:15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그래서 사회생활을 하든, 군대생활이든 싫은 소리 하는 희생자? 한명은 존재해야하나 봅니다.
저도 싫은 소리 못하는 성격이었는데, 조금 기어오르는? 후임이 제 동기한테 엄청 박살?났죠.

사람이 너무 착해도 손해보는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할때는 저 사람은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은근히 손해 보는 것 같습니다.
굳이 왕따까진 가지 않더라구요!
Passion4U님 말씀대로 여자분들이 더 무섭죠. 이건 뭐 사소한것까지 다 기억하니... 편하게 살고 싶은데...
프로브무빙샷
09/05/28 15:17
수정 아이콘
저도.. 군대에서 제 일은 절대 남 안시키고..
다른 사람들도 남한테 자기일 시키는 거 못하게 막고 지냈는데..
군번이 꼬여서 왕고도 못해봤는지라... 고참들한테 욕 무지하게 먹었습니다...
니가 애들을 안 갈구니까 애들이 막나간다는 식의 욕..;

군대란 곳이 딱 사람 천성 알기에 좋더군요.(2)
소주는C1
09/05/28 15:18
수정 아이콘
저는 군대 시절에 매우 풀린 기수라서

( 전경 출신인데 바로 윗 고참이랑 4~5개월 차이에 자대 갔을때 중대 200명중에 120~130명이 수경이었습니다. )

밑으로 1주일차이로 후임들이 많았습니다. 전경은 기수로 끊는거라 1주일차도 선 후임으로 나뉘는데

여기서 까딱하면 나중에 맞먹기 쉽상이죠. 그래서 저는 2기수 까지는 친하게 지내고 말년에는 말도 편하게 하고 했죠.

그 밑으로는 진짜 엄하게 했습니다.

잘해줄땐 잘해주고 좀 기어오른다고 싶을땐 압박좀 해주고 이런게 필요하죠.

인간관계라는게 어려운건가 봅니다. 사회도 군대나 마찬가지니까요.
유유히
09/05/28 15:27
수정 아이콘
소주는C1님// 웃긴게.. 계속 악마처럼 굴다가 딱 한번 잘해주면 사람은 잘해준 것만 기억하더군요.
계속 잘해주다가 딱 한번 싫은 소리 하면 사람은 싫은 소리만 기억하고요.
잘해줄 때 잘해주고 기어오를 때 갈궈주는 스킬이 그래서 어려운 거 같습니다.
제가 싫은 사람이 된 이유도 그런 거 같습니다. ^^;
AstralPlace
09/05/28 15:29
수정 아이콘
군대 내에서 이른바 '짬찬 계급' 이상의 파벌 및 왕따 문제는 아마 상당수 부대에 존재하고 있을 겁니다.
제가 공군 615기였는데, 다른 소대원들보다 나이가 월등히 많은지라
(군대를 늦게 갔습니다. 평균적으로 4~5살이 어리더군요...병장 달기 직전에 601기가 제대하고 나니 저랑 비슷한 사람이 없;
실제로 병장땐 농담으로 '병장님이라고 하지 말고 삼촌이라고 불러!'라고도 했었습니다. -_- 근친기수들은 그렇게도 불렀고요.)
특별히 누구랑 친하고 안친하고 그런 거 없이 맨날 당직실 겸 인터넷 학습실에 틀어박혀서 혼자 놀이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대충 슥 보면 어떤 애들이 특히 친하게 지내고, 누구는 특히 다른 부대원들이 은근히 경시하고, 이런게 보이더군요.

단순히 성깔있고 과격한 것의 문제가 아니라, 보통 다른 사람과 충돌이 있고 왕따를 당하는 경우는 자기의 행동에 소신이 없고
그때그때 감정에 따라 치우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이것은 제 경험 내에서의 일인지라, 다른 쪽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대할 때 직전엔 근친 기수끼리 멱살잡고 싸울뻔한 적도 있었군요.(614기와 617기...웃긴게, 제 기수는 무려 7명이나 되서;
아무도 안건드렸습니다. 단순히 인원만 많은 게 아니라 결속력도 좋았던지라.(저만 빼고요. =_=))

사실 제가 무신경해서 모르고 있었습니다만, 제가 왕따였을 수도 있습니다(...)
뭐 근데 별로 불편한 점이 없었던지라; 모르겠군요.
소주는C1
09/05/28 15:31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보통 그렇죠.;;

선임들 제대하고 나면 진짜 x같은 선임들은 기억에 남아도

착했던 사람들은 기억조차 없죠;;

제가 보는 인간관계의 가장 큰 스킬은 싫은소리를 얼마나 부드럽게 하는가 하는점입니다.

근데 이게 엄청 어렵죠.;;
눈팅만일년
09/05/28 15:32
수정 아이콘
부끄러운 일이지만, 초등학교 때는 따돌림에 동참(?)해 본 적이 있습니다. 약간 지능이 떨어지고 도벽이 좀 있는 아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철이 없어서 뭔지도 몰랐던 악행이었지요.

일단 "군대"라는 것은, 한국의 군대가 부조리성으로 가득찬 집단이기에 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왕따'라는 것만 문제가 아니라, 그 왕따라는 행위가 시스템을 통해 유유히님이 겪은 것처럼 조직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제가 생각하기엔 한국이라는 사회는 왕따라는 개념이 처음 나온 일본보다 오히려 더 왕따의 피해가 심각한 사회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 큰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타인의 생각에 의해' 누군가를 인식하는 문화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화시켜 말하자면 편견이나 선입견이지요. 한 사람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그 사람과 나와의 관계인데, 우리 나라에선 누가 뭐 했다더라, 누구는 성격이 이렇다더라.... 이런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본질도 없는 실체가 되어서는 본인도 모르는 새 그 사람의 정체성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특유의 군중심리와 어우러지면 누군가를 죽일 수도 있는 살인병기가 되지요.
유유히
09/05/28 15:42
수정 아이콘
눈팅만일년님// 공감이 갑니다. '다른 사람의 말로 다른 사람을 판단한다' 이게 흔히 나타나는 일이죠. 친한 친구로부터 A는 이상한 놈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다음에 A를 만날 때도 '이상한 놈인가'싶어 색안경부터 끼고 보기 십상이죠. 저도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만, 아무래도 쉽지 않습니다.
눈팅만일년
09/05/28 15:45
수정 아이콘
유유히님// 네. 그래서 타인의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것이 지나친 사회적 결점이 되는 감도 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더 그런 사람들의 사회적 위치가 뒤쳐지게 되고....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온전한 개인'을 인정해주지 않는 문화가 큰 문제라고 봅니다. 덕분에 "뛰어난 다수"는 많이 나오지만, '최고의 1인'이 나오기 힘든 것도 아닐까 싶구요.
09/05/28 15:47
수정 아이콘
저같은 경우는 군대에서 딱히 밑에 애들을 갈구지는 않았습니다만, 제 2~3달 선임과 후임이 대우를 해 줘서, 따같은건 안당했습니다.
분대장 생활을 7달동안 했기때문이기도 하고, 제 소대엔 2개 분대뿐이 없었죠. 4.2인치 부대였는데, 사격지휘하는 작전반과 행정본부반으로
나눠져있었는지라, 그리고 본부반 분대장이랑 꽤나 친한 편이었기도 했고요.(상병 3개월째부터 말 놓는 사이였죠.제가 2개월 후임이었죠.)
다만 제 9개월 선임이 소대에 3명(그것도 같은 분대에) 있었는데 그중에 2명은 진짜 대놓고 무시당했습니다.
상병 3개월째인 군바리가 총기명칭(힌지, 노리쇠 뭉치)도 모를 정도라서.... 갈굴려고 해도 대놓고 딴데 쳐다보고 그랬죠.
09/05/28 15:50
수정 아이콘
아마...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왕따 시키고 있을 거란 생각이 안드세요?
저도 모르게 누군가의 분위기에 휩쓸려...
유유히
09/05/28 15:55
수정 아이콘
제논님// 지금은 구성원이 다수인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아 모르겠습니다만..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실제 왕따에 가담하기도 했습니다. 방관자였으니 가담자라고 보아도 되겠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언가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나, 돌아가며 뒷담화를 하는 스타일(진X영 씨 같은 아이입니다)이 주로 왕따를 당했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들에게 별 감정은 없었지만..
아이들이 싫어하거나 놀리는 이유 정도는 알겠더군요. 저도 같이 놀리고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들었으니 말이죠.
마빠이
09/05/28 15:57
수정 아이콘
제가 근무한 곳에서는 실세는 분대장이 였고 아무리 상병 나부랭이가 분대장 잡았어도
중대 모든 결정과 힘은 분대장에 집중돼 있어서 뜻있는?군번들은 분대장 잡고 병장 보낼려고 했었죠
대부분 동기많고 파워있는 군번들이 하는데 그 분대장중에서도 동기중에 리더의 권위는?
하늘을 찔렀다는 전설이..-_-;;
제가 분대장잡고 병상호간?지침 인가 그게 육본에서 내려왔는데 직속상관을 제외한 병상호간
명령금지 라는것이 있었죠 물론 제가 병장이었던 04년도 당시에는 지켜지지 않았죠 하지만 이걸 빌미로
저하고 사이 안좋던 고참들 말년생활을 아주 나락?으로 떨어트려 버렸죠 ;;
심부름도 못시키게 하고 주말 작업에 병장껴서 보내야 한다고 보내버리고 ;; 당구장도 사실상 금지시키고
이제와서 과거를 생각하니 반성해야할 점만 생각나는군요 ;;....
지금생각하니 가장 싫어하는 짓을 그때 했었다는...
유유히
09/05/28 16:01
수정 아이콘
글에는 적지 않았지만 여자 집단에서는 남자 집단보다 따돌림의 강도나 사유가 더 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자들은 주로 서너 명이 한 덩어리가 되어 수다도 같이 떨고 밥도 같이 먹고 술도 같이 마시며 친하게 지내더군요. 한 명이 떨어져 나와 다른 집단에 소속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소수의 집단을 만들죠. 신기한 건 처음 친해진 집단이 웬만~~해서는 잘 바뀌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재 여성이 많은 학회에 소속되어 있는데, 파벌이나 반목은 보이지 않지만 '단합'이란 꿈같은 이야기입니다. 여자들은 친한 친구 서넛을 제외하면 다른 사람들과 아예 이야기도 잘 하지 않더군요.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위 여자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여자는 원래 그렇다'란 대답이 돌아옵니다. 허참. 예전에 쓴 what women want를 다시 외치고 싶은 심정입니다.
유유히
09/05/28 16:04
수정 아이콘
마빠이님// 후후...사악하셨군요;
밑힌자
09/05/28 16:41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때는 왕따클럽도 만들어서 놀았는데... 친구 중에 좀 그런 일을 겪은 사람이 많아서 말이죠. 정말 스펙터클 - _- 한 일도 많이 겪었던 것 같습니다.
09/05/28 16:43
수정 아이콘
있는지 없는지를 잘 모르겠네요. 어릴 때 학교 다닐 때야 또래집단 문화라서 몰려다니기도 하고, 맘에 안 드는 애랑 싸우기도 했는데, 또 그 고비만 넘기면 또 친해지고 해서...-_-a 중고등학교 때에는 소수의 친구들끼리 어울려 다니느라 그런 데 별 관심도 없었고요. 물론 회사생활하니 싫은 사람이 생기긴 하더군요. 취향이 안 맞거나 생각이 다른 거면 이해하겠는데, 회사생활에 기본이 안 되어 있거나 기본 인성에 문제가 있거나 이런 사람이랑 친하게 지내면 내가 뒤통수 맞겠다 싶어서 무섭거나 뭐 그랬는데... 그냥 신경 안 썼습니다.(물론 대판 싸우고 말 안 한 적도 있긴 하지만, 따돌리거나 그래본 적은 없네요. 아무리 싫은 사람이라도 일적으로 해야 할 이야기는 하니까요.) 지금은 회사를 옮겨서 적응하는 단계인데 기존 직원들끼리 너무 친해서 간혹 불편하긴 하지만 이것 역시 크게 신경 쓰지도 않고요. 어차피 놀려고 회사 오는 것도 아닌데 내 할 일만 잘하자고 생각해서요.^^;;

아, 그런데 회사를 옮기는 과정에서 그런 일은 겪어봤어요. 여자가 많은 직장이었는데 제가 어떤 사람 밑의 직원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제 나이를 문제 삼더군요.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 게 걸린다나요? 기존 직원들이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뺄까 봐 걱정이 된다고...-_- 사실 여자 특유의 무리 문화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입장에서는 그런 직장이라면 패스하고 싶더군요. 확실히 여자가 많은 직장은 고달픈 게 좀 많습니다.
09/05/28 17:55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남자로 태어나길 다행인것 같습니다..
09/05/28 18:05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군산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교회 동생 여자의 이름이 유유희 였죠...
그 여자의 남동생은 유능한 이였습니다...-_-;;;
첫 리플을 보자마자 떠오른 이름입니다...하하...

저는 학생 때 상당한 따돌림을 받으며 자라서 사회에서의 따돌림(비슷한 것 포함해서;;)은 아무것도 아니던데요?
전학을 자주 다닌데다 일본에서 목포로(초4), 목포에서 포항(중2), 포항에서 군산(고2)로 전학을 다니면서 받았던 따돌림은...
지금 돌이켜보면 충분히 가출 내지 등교거부로 이어질 만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주변눈치 못보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 밑에 깔린 저의를 잘 파악 못하는 둔감한 성격 덕분에 삐뚤어지지 않고 잘 넘어왔다고 생각하고 있죠..
그래서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안마시기 때문에 업계(토목설계회사입니다... 아실 분들은 아실 듯) 성격에 맞지 않음에도 그럭 저럭 버티고 있습니다.

유유히님께서도 다른 사람들의 따돌림에 반응하지 않고 '넌 너대로 살아라, 난 신경 끌테니' 라는 생각으로 무시하다 보면...
오히려 주변에서 더 반응하게 되죠...
그런 따돌림에 왜 대항하지 않느냐며 화내는 사람도 있고, 그런 대범한(?) 성격을 좋아해서 편을 들어주는 사람도 있고요...

사람 모이는데가 다 똑같지 않겠습니까? 학교(학원)에서 편가르고 왕따만들던 사람들이 사회 나와서 똑같이 행동하는 거 아닐까요.
샨티엔아메이
09/05/28 18:21
수정 아이콘
피아님//작은원은 소주병뚜껑으로 큰원은 소주병바닥대고 그린다는 그곳 아닙니까? 하하하
내일은
09/05/28 21:40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 고참한테 저런다고요? 이게 군대 좋아진건지 나빠진건지...
09/05/28 21:58
수정 아이콘
피아님// 자주 옮겨다니셨군요.
토목설계회사에서 술을 안드시는 님의 의지가 부럽습니다-_-;
09/05/28 23:01
수정 아이콘
샨티엔아메이님// 오늘도 부사장님께 한소리 들었죠.... "너가 술을 안하니까 재미가 없잖아!"
그래서 대답해드렸죠... "그래도 당구는 치잖습니까?"
그랬더니 당장에 가자고 하시더군요...
부사장님 어지간히 심심하셨나봅니다...-_-;;;
창작과도전
09/05/28 23:23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글을 읽어보니 유유히님은 분대장은 아니셨던 것 같습니다.

분대장이라면 설령 파벌싸움은 일어나더라도 따돌릴 수 는 없다고 생각하므로...

비슷한 경우가 제가 이등병때 있었습니다. 1분대장과 2분대장이 제가 전입오기전에 서로 다툰적이 있다고(주먹질까진 아니고 서로 밀치고 그랬다네요) 하는데.. 그후론 서로 업무와 관련된 부분 제외하면 말을 잘 안하더군요. 내무실이 서로 달랐는데 상대 내무실론 잘 가지도 않고..

사실 후임이라도 분대장이면 함부로 건드리기가 좀 그렇죠.

다만... 맘먹고 잡을려면 못잡을건 없지 싶은데..

부대마다 군기라거나 내무부조리의 정도등이 다르겠지만

제가 있을때(전03군번입니다.) 제가 있던 곳 정도만 해도

그래도 어느정도의 영향력은 행사할 수 있었습니다. 아침 점호나 이런거 끝나고 전소대원이 모인자리에서 사소한거 하나만 트집잡아서 완전히 상대방의 자존심과 권위를 짓뭉게는 방법도 있죠.

그러면 밑에 애들은 자연히 소대서열이나 이런걸 알게되니 저러진 못하게 되죠.


사실 전 왕따까진 아니고 파벌도 아니지만.. 저도 제 밑에 6주 후임과 사이가 아주 안좋았습니다.

사이가 안좋기는 상병때부터 안좋았는데... 그게 전역할 때 까지 이어졌죠. 한번 대놓고 크게 터질뻔한 적이 한번 있긴 했습니다.

근무중에 수하를 하는데 걔가 제대로 대답도 안하고 반 무시하고 지나가길래 제가 잡고 한소리 했습니다.

보통때라면 대접을 하든 안하든 별로 상관도 안하고 딱히 걔한테 대접받고 싶은 생각도 없었습니다만

거긴 GOP였고 단순히 서로 사이가 안좋다고 근무중에 이러는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화가나면 손으로 .. 혹은 뭘 잡고 머리나 얼굴을 툭툭치고 그러는 버릇이 있는데 그때도 왼손으로 때릴려고 했습니다.

문제는 그때 제 손에 실탄이 삽탄된(장전은 아니었습니다.) K2소총을 들고있었다는 것이고.. 그걸 소대장이 봤다는 거였죠.

어떻게 봤는지 모르지만 전 총을 겨눈놈이 되버렸고 가서 한소리 들었죠. (사실 정말 실탄이 삽탄된 총으로 조준을 했다면 한소리로 끝났을리가 없겠습니다만..)

그러나 저랑 걔는 애들있는데서 대놓고 그러진 못했습니다. 한7~8개월안의 후임들이야 서로 사이안좋은거 알았지만 그밑에 애들까진 몰랐을겁니다. 솔직히 X팔려서 그런거 티내기도 뭐하고 해서 말이죠...

하지만...

생각해 보셔야 할점이 전역해서 안만날 놈이라고 단정하진 마세요.

저 전역한뒤에 복학하고 등록금도 벌겸 시외에 아르바이트 하러 간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만났습니다.

그것도 1월군번이라 칼복학하고 취업계를 내고 나와있던 걔는 거기 정식직원으로.. 전 아르바이트생으로... ;;

게다가 거긴 숙식하는 곳이라서 저는 방학2달동안 걔랑 같이 살았습니다.

제가 전역할때는 사회에서 만나면 기분나쁠거라 생각했는데..

조금 당황스럽긴 했습니다만... 그렇게 기분나쁘고 자시고 그런건 없더군요. 저랑 걔랑 둘다 예전감정은 잊었고요.

성격차가 있었기에 사이가 아주 좋아진건 아니지만 크게 무리없이 그럭저럭 잘지내다가 왔죠.
창작과도전
09/05/28 23:29
수정 아이콘
왕따에 관한 경험이라면

제가 중3때 한번 당한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원래는 성격이 욱하고.. 주먹도 쉽게 나가고 이런 성격입니다만

한번 얌전하게 공부나 해야겠다고 중3올라갈때 스스로 맹세를 하고

그다음부터 좀 상대가 실수를 해도, 결례를 해도.. 어이없는걸 트집잡아도 다 참았습니다.

그러길 몇달 지나니 전 왕따가 되 있더군요. 그냥 따돌리는게 아니라 진짜 애들이 왕따라고 불렀습니다.

어디 갔다오면 제 사물함에 뭐가 없어져있고, 누가 가방을 걷어차서 발자국이 찍혀있기도했고... 걸상에 누가 침을 뱉어놓기도 했고

가장 심했던 것은 누가 제 가방을 커터칼로 난도질을 해놨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당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이.. 초등학교때부터 친구였던 애들도 여럿있었는데 걔네들도 다 따돌림에 동참을 했었다는 거죠.

이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생각을 고쳐먹고..

시비걸면 거는 데로 다 받아줬습니다.

전혀 안그런애들이랑 때려줄 필요도 없는 아주 약한애들 제외하고

그때 한반이 39명인가 37명이었는데

학기말까지 20명이상을 때려눞혔습니다.

뭐 안하는거 보단 조금 나았는데.. 결론적으론 크게 변한게 없더군요

그담부터 애들이 대놓고 개기진 못했지만.. 그래도 친구가 되진 않더라고요.

좀 학교가 분위기가 안좋은 학교긴 했습니다.

중1~2학년 애들도 각목들고 패싸움하러 다디는 애들이 한두명이 아니었으니까요..

그때 느낀건 따돌림당하는건 얕보이면 그걸로 끝이다는 겁니다.

사회에서 다큰 어른들끼리 따돌리고 그러는건 성질이 다르겠지만

소위 애들 왕따는 정말 얕보이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토스희망봉사
09/05/29 01:09
수정 아이콘
저는 행정병은 행정병인데 좀 행정일이 별로 없는 보직이라 여기 저기 작업장 일다니고 소대나 중대일에 많이 끌려다녔어요
그렇게 병장쯤 다니가 저랑 너무 안친한 두달 행정병 고참이 있었는데 어느날 사소한 말다툼이 있고난후 애들한테 저하고 말하지도 말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소대 애들하고는 제가 부대끼다가 보니까 더 친했어요 그 고참은 아주 위에 1 년 혹은 반년 이상의 고참들하고만 친했거든요
저를 왕따 놓을려고 했는데 제가 분대장이고 소대나 사무실 애들하고 훨씬 더 많이 친했기 때문에 저는 암말도 안하고 그냥 모른척 했습니다 결국 소대나 사무실에서 자기말이 안먹히니까 못견뎌서 다른 소대 동기들하고 놀면서 소대에 잘 없더군요
그 고참 동기도 한명 있었는데 저랑 베프였거든요
군대라는게 참 묘하고 사람이라는게 알면 알수록 이해가 안되는것 같습니다 친한 사이도 아니였지만 둘다 후방기 없이 왔기 때문에 중대 전체에서 가장 오랫동안 알아온 사이였거든요 어느 한순간에 사소한 분쟁으로 그렇게 될지는 전 사실 몰랐습니다 지금도 그 친구가 왜 그런일을 벌였는지 저는 이해가 잘 안되요
09/05/29 02:51
수정 아이콘
군대에서든 사회에서든 이번의 큰 사건을 통해서든 제가 느낀점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겁니다.
모래시계에서 태수의 대사중에 " 힘있는 놈이 할말 다 하고 산다."
제가 원채 교활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어떤 집단에서 영향력을 키워놓기전에는 그 집단에서 제 고집을 표출하지 않습니다.
군대에서도 그랬구요. 영향력을 키운뒤에 표현하는 고집은 어떤 방향으로든 그 집단에 먹혀들어갔습니다.


거참.... 써놓고보니 제자신이 스스로 참...부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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