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도 Varg Vikernes에 의해 결성된 원맨 밴드이며 노르웨이를 블랙메탈의 성지로 만들었던 장본인. 당시 노르웨이의 뉴스와 언론들은 그를 악마라 칭하며 수많은 이슈들을 만들어 냈었지. 그가 노르웨이 최고형인 2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후로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수많은 추종자들이 존재할 정도로 이 블랙메탈씬에서는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 사상적으로는 굉장히 삐뚤어져 있었지만 (그냥 삐뚤어진 정도가 아니라, 미칠대로 미친 싸이코였지.), 음악적으로는 정말 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뮤지션이야. 지구에 존재하는 수많은 블랙메탈 밴드들 중 Burzum의 영향을 받지 않은 밴드는 단 한 밴드도 없으니깐. 이미 수많은 블랙메탈 리스너들에게 전설이 되어버린 뮤지션이지. 물론 내가 보기엔 그저 미치광이들의 집단 광기일 뿐.
우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전에, 그가 추구했던 곡을 한번 들어보고 시작해야겠지?
1996년도에 발매된 Filosofem이라는 앨범의 Dunkelheit라는 곡이야. 어쨌든 그가 어떤 성품을 가진 자였는지는, 이 곡을 한번만 들어보면 대충 감이 올거라고 생각해.
본격적으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자. Burzum의 창시자 Varg는 본명 보다는 카운트 그리쉬나크(Count Grishnackh)로 더 알려져 있으니깐, 카운트라고 칭할께. 카운트는 1973년 2월 11일 노르웨이의 한 시골마을 Bergen에서 태어 났어. 어머니 Lene은 비서, 아버지 Lars는 전기 기사였지. 어렸을때부터 시골에서 자연과 함께 자랐던 탓인지 나중에 커서 "악마"가 되어버린 후에도 그는 노래 가사에 자연에 대한 동경을 많이 표현을 했어.
"한 겨울에 추운 숲속을 혼자 걸어가 보길 바랍니다. 그러면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을 알게 될 겁니다. 숲이 말해 줄 거에요."
카운트는 어렸을때부터 불우한 가정속에서 자랐는데, 그의 아버지는 매일 어머니를 폭행을 했고, 카운트 역시 수도 없이 아버지에게 구타를 당했어. 아마 이 시기가 그의 인격과 사상을 형성하게 되었던 시기라고 생각해. 또한 성격도 굉장히 내성적이어서, 학교에서는 친구 하나 없이 장난감 병정이나 만지면서 노는 그런 외톨이었지. 그에게 친구라곤 어렸을 때부터 함께 해왔던 톨킨의 "반지의 제왕"이라는 판타지 소설책 하나뿐이었어. 여하튼, 결국 카운트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을 하게되고, 그동안 아들에게 못해줬던 사랑을 듬뿍 나눠주지. 그러던중, 아들에게 새로운 친구를 소개해 주고자 일렉트릭 기타를 하나 선물해주게 되. 그 후로 벌어질 일들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카운트는 밤낮으로 기타 연주에 몰입을 했고, 그러던 중 자신보다 네살이 더 많은 아르세스(Oysten Aarseth)라는 자와 만나게 되. 아르세스는 다름아닌, 지금 현재 Burzum과 함께 북유럽 블랙메탈계에서는 신으로 추앙받고 있는 Mayhem의 리더 유로니무스(Euronymous)야. 만나서는 안될 자를 만나게 된것이지. (*역시 아르세스라는 이름보다는 유로니무스로 더 유명하기 때문에, 유로니무스라고 칭할께.)
유로니무스는 당시에 오슬로에서 Helveth(지옥)이라는 레코드샾을 운영하고 있었고, 또한 Deathlike Silence라는 레이블를 소유하고 있는, 나름 유명한 뮤지션이었어. 그는 지금 현재 블랙메탈에 모태가 되는 Venom이라는 밴드의 광적인 팬이었고 당시에는 이미 Mayhem이라는 밴드를 이끌고 있었어. 또한 공산당원의 뱃지를 하고, 공연은 오직 동독에서만 하는 등 자신의 사상에 대한 확신이 굉장이 깊은 사람이었지.
카운트는 유로니무스의 정치적 사상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 단 한가지 그를 매료시켰던 것이 있었어. 그것은 바로 유로니무스의 사타니즘(Satanism, 사탄의 교리. 사탄을 믿는 행위)이었는데, 그것을 배우기 위해 매일 유로니무스의 레코드샾에서 지내게되. 그 레코드샾에는 매일같이 사타니즘에 빠진 사람들이 논쟁을 벌였고, 항상 그 논쟁에서 승리하는 자는 유로니무스였어. 카운트는 그렇게 유로니무스의 제자로써 그를 매우 따랐고, 유로니무스 역시 카운트를 매우 아꼈었지.
그러다가 카운트는 두 친구를 만나 Old Funeral이라는 밴드를 결성하게 되지만, 그의 폐쇄적인 성격 때문에 얼마 못가 해체를 하게되. 그의 폐쇄적인 성격을 잘 말해주는 일화중 하나가, 그는 Burzum이라는 밴드를 오랜시간 이끌면서, 단 한번도 남들 앞에서 공연을 하지 않았을 정도야. 어쨌든 그는 결국 혼자서 원맨밴드를 결성하게 되고, 그것이 바로 Burzum이야. 그는 이 시기부터 노르웨이의 고대역사학에 빠지게되면서, 베르겐 지방의 고대어인 Bergensk를 공부하기 시작하고, 또 그의 모든 곡들을 그 고대어로 작사를 했지.
어쨌든, 카운트의 스승이었던 유로니무스는, 그 시기에 사타닉써클 (The Satanic Circle) 이라는 사탄의 교리를 직접 몸으로 행동을 하는 무리를 만들고 활동을 시작하게되.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영국밴드 Paradise Lost가 공연을 강행하자 그 투어버스를 공격했던 사건과, Therion의 보컬의 집을 불로 태워버리는 사건 등 여러가지가 있어. 이제 드디어 이들의 광기가 현실화 된거지.
머지않아 카운트는 유로니무스의 뒤를 잇는 2인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노르웨이를 몇 년간 뜨겁게 달궜던 교회방화 사건이 곳곳에서 일어나게되. 그 첫 시작은, 92년 6월 6일 베르겐 근교의 Fantoft Kirke가 불에 타서 없어지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부터야. 그 교회는 12세기에 지어졌던 노르웨이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중 하나로, 그 불에 타오르는 모습은 곧이어 발매되었던 Burzum의 새 앨범의 앨범자켓에 실리게되. 하지만 끝내 경찰들은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그들을 잡아들이는데 실패를 해.
여하튼 불타는 교회가 자켓으로 실린 그 앨범은 경품으로 라이터와 함께 팔렸는데, 그 라이터에는 "모든 교회를 불살라 버려라!"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고해. 그 앨범이 발매된지 얼마 안되, 노르웨이의 곳곳에서 교회방화 사건이 일어났고, 92년에만 8개의 교회가 불에 타서 없어지는 사건이 발생을해. 실제로 카운트는 더욱더 많은 교회방화를 위해 추종자들을 부추겼고, 끝내 경찰에 소환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곧 풀려 나게되. 그 누구도 그를 막을수는 없었어. 그의 뒤에는 유로니무스라는 사타닉서클의 리더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야. 실제로 유로니무스는 그 누구라도 카운트에 대해 증언을 한다면 그들을 모두 잔인하게 죽이겠다며 공언을 해버리는 바람에, 혹여 Burzum의 추종자가 교회방화를 하다가 경찰에게 붙들린다고 해도, 카운트에게 해가되는 증언은 결코 할수 없었어.
하지만 어느 순간 부터 카운트는 유로니무스를 말만 거창한 위선자라고 여기며, 그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었지. 실제로 카운트는 유로니무스의 밑에서 그의 사상을 따르고는 있었지만, 그는 "사탄 역시 기독교신앙의 한 부분이며, 이러한 생각들을 모두 떨쳐내야 한다"라고 믿기 시작했어. 왜냐하면 고대학을 공부하던 그의 관점으로 볼때, 그는 노르웨이의 고대 신들에게 더욱더 관심이 있었으며, 또한 노르웨이의 문화와 인종의 진정한 정체성들을 재발견 하는것에 초점이 있었기 때문에, 기독교신앙에서 비롯된 사타니즘에 슬슬 거부감을 느꼈던거지. 그리고 알게 모르게, 카운트에게는 1인자가 되기 위한 욕망도 존재했었다고 생각해. 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지만.
둘은 서로 사상적으로 대립하기 시작했고, 결국 한 계기로 인해 둘의 갈등은 폭발을 하게되. 유로니무스는 카운트의 애인이었던 16살의 스웨덴 소녀 Ilsa를 강제로 빼았고, 또한 카운트가 자기 어머니에게 Burzum의 새 앨범 제작비로 받은 큰 액수의 돈을 뒤로 빼돌리면서, 먼저 카운트에 대한 적개심을 표출하기 시작해. 스승과 제자 사이였던 그들은 그렇게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지. 끝내 1993년 8월 10일 그는 유로니무스의 집으로 갔고, 유로니무스는 그를 보자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카운트가 꺼내든 몇 장의 계약 서류에 안심하고 그를 집 안으로 들여보내게되. 그리고 얼마후 유로니무스는 무려 23군데의 흉기에 찔린 흔적과 함께 시체로 발견이되지.
카운트가 얼마나 싸이코패쓰적인 기질이 심했냐면, 그 살인사건이 일어난 바로 직후에 그는 영국의 Candlelight이라는 유명 레이블에 전화를 해서 "나는 카운트 그리쉬나크다. 유로니무스는 방금 죽었고, 나는 이것을 매우 기쁘게 여긴다." 라는 메세지를 남길 정도였어. 경찰은 카운트의 여자친구였던 Ilsa에게 범인을 추궁을 하지만, Ilsa는 "나는 범인을 알고 있지만, 그것을 말할 수는 없다. 왜냐면 나는 죽고싶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답변을 해. 하지만 곧 카운트의 집에 경찰들이 들이닥치게 되고, 국보로 지정된 Nidarosdomen 교회를 폭파시키기 위해 준비해 놓았던 폭약들이 발견이 되면서, 그가 지금까지 저질렀던 일들이 모두 사실로 밝혀지게 되고, 결국 그는 노르웨이의 최고형인 21년형을 받게되. 재판 당시 노르웨이의 모든 언론들은 그를 열광적으로 취재하고, 신문에서도 몇일간 헤드라인으로 채택되었을 정도로, 그가 사회에 끼친 악영향은 굉장했어.
짧게 쓰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 어쨋든 이 일화는 카운트, 유로니무스, 그리고 지금까지도 존재하는 추종자들의 일그러진 사상은 집단광기의 끝을 보여준 사례라고 볼수 있어. 그리고 순수한 음악이, 그런 사상의 도구로써 사용 되어 수많은 군중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놀랍기도 해. 어쨋든 앞으로 결코 다시 태어나서는 안될 "불운의 천재" 카운트가 감옥에서 만들었던 곡들을 들으면서 이만 마치도록 할께.
P.S 보도된 바로 의하면 카운트는 수감생활 16년만에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고 합니다.
P.S 카운트의 Burzum과 유로니무스의 Mayhem에 얽힌 이야기들은 이 외에도 굉장히 많습니다. 그래서 어떤 에피소드를 고를지 고민을 하던 차에, 최근 카운트가 석방을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에피소드를 고르게 되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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