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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8 13:20:29
Name groove
Subject [일반] 가슴이 뻐근하도록 목이 메이는 일 네가지.
하나.
오늘도 점심을 먹으면서, 친구와 메신저로 대화를 하면서도 들을 수 밖에 없었던 말들이 있습니다.

"난 정치는 잘 모르잖아."
"아, 난 그런거 관심없어."
"난, 이대로도 별 상관 없는데."
"왜 이렇게 난리들이래?.."

그나마 배운 사람들이라도 옳고 바른 말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어찌된 일일까요?
석사, 박사 나왔다는 사람들의 입에서,
4년제 대학 졸업하고, 연봉이 3천이니 4천이니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없는 기업이라 그런가 봅니다.


둘.
경찰의 부실수사, 검찰의 위법행위, 기자들의 왜곡보도.
이러한 상황들 속에서도 우리는 뭔가 이성을 찾으려고 애쓰고 있으며,
고인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자고 이야기하고 있군요.

의혹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음모론이라고 치부해버리고 있습니다.
같은 정황을 가지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한 이야기는 옳고, 한 이야기는 음모랍니다.

어떤 것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경찰과 검찰과 기자를 믿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미 눈에 보이는
부실수사와 부패와 왜곡보도를 보아놓고,
또 믿자고 이야기합니다.

너처럼 그렇게 살면, 세상 어떻게 사냡니다.

어떻게 한 사람에게는 현미경 같은 잣대를 들이 밀어놓고,
어떻게 이런 더러운 집단에게는 태평양 같이 넓은 잣대를 들이미는지 의아하고,
또 의아할 뿐입니다.


우리는 한번도, 단 한번도 이루어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노대통령의 그 울부짖는듯 한 연설이 귀에서 계속 쩌렁쩌렁 울려대는 것 같습니다.


셋.
아무도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그들이 범죄를 저질렀든, 부패했든, 무서워 벌벌 떨면서도,
어느 누구도 지금 져버린 거인을 지탄하는데에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이 사람이 정말 대통령이었습니까?

정말 우리들은,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론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농촌으로 돌아와 살려고 했던 이의 삶을 산 사람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 거인의 죽음을 애도하는데,
가식스러운 슬로건이 쓰여진 닭장차에 가로막혀야 하며,
반대에 부딪혀야 하며,
억압에 부딪혀야 합니까?


넷.
그저 가슴이 뻐근해질 뿐입니다.
몇번이고 눈물을 삼킬 뿐입니다.
목이 메여 주먹을 불꾼 쥘 뿐입니다.

속았다는 것에 분하고,
뒤늦게 알았다는 것에 분하고,
지금 이 순간, 그동안 이 나라가 얼마나 엉터리였는지를 알게 되어 너무나 분합니다.



덧.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0528006009
대학생이 검찰을 고발했군요.
부끄럽습니다.
부끄럽고요.
또 부끄럽습니다.

검찰이 범죄를 저질러 부끄럽고,
대학생에게 이 짐을 지게 해 부끄럽고,
이 대학생을 도와주지 못해 부끄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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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렛
09/05/28 13:35
수정 아이콘
끔찍하네요.
그 '노조가 없는 기업'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합니다.
퍼플레인
09/05/28 13:36
수정 아이콘
저도 가슴이 뻐근합니다. 그리고 그 김 모 대학생이, 참 대견합니다.

그 뻐근함 잊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고인을 추모하는 산 자의 도리가 아닐까 매일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09/05/28 13:43
수정 아이콘
퍼플레인님// 그게 궁금합니다. 어떤 것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걸까요?
내심 고민 중입니다. 더 늦기 전에 잡혀가더라도 행동을 해야하는건지 말입니다.
나두미키
09/05/28 13:57
수정 아이콘
노조의 유무는 상관이 없죠 ㅡ.ㅡ;
그리고...어쨌거나 그 대학생 분에게 고맙고 미안하고 그러네요......
forangel
09/05/28 14:09
수정 아이콘
근데 직장이나 사업상 관계에서는 정치엔 무관심하다는척 하는게 최선인거 같더군요..
종교,정치 문제는 민감한 주제이다보니,다수의 사람이 있는곳에서 자신의 견해를 말하다보면
감정싸움이 됄 소지도 많고,견해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쁜 인상을 심어줄 여지가 많기때문이죠..
저도 이런일 최근에 몇번 겪다보니 그냥 모르는척 할때가 있게 돼더군요..
The xian
09/05/28 14:12
수정 아이콘
노조의 유무라기보다는 배우기를 잘 배웠냐 못 배웠냐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많이 배워도 잘못 배운 사람이 있고, 덜 배워도 잘 배운 사람이 있죠.

살면서 느끼는 건데 학벌이라든지, 석, 박사라든지 하는 것이 아주 쓸데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것을 가지고 사람의 인품이라든지 도리라든지 하는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09/05/28 14:22
수정 아이콘
forangel님// 맞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다들 묵묵히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The xian님// 저도 동감합니다만, 그런 사람들이 더 높은 자리와 높은 연봉을 차지한다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나두미키님// 사실 상관이 없는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비슷하거든요. 전체적인 구조를 들여다보면요...
여기저기외기
09/05/28 14:31
수정 아이콘
살면서 느끼는 건데 학벌이라든지, 석, 박사라든지 하는 것이 아주 쓸데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것을 가지고 사람의 인품이라든지 도리라든지 하는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

'노조가 없는 기업'에 다니는 사람으로써 글쓴 님께서 작성하신 내용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회사 분위기를 보니 왠지 부끄럽습니다.
자세는 300 다마
09/05/28 15:53
수정 아이콘
groove님// 흠..지나가다가 잠깐 봤는데요...말씀하신 그 노조 없는 기업에 다니고 있는 사람으로써..살짝 기분이 나빠 들렀습니다.
개인의 정치적 성향 표출에 있어서 노조 없는 기업을 다니는게 무슨 상관인가요? 저도 열심히 PGR 에서 글 보면서 현 정부에 대해 울분을
느끼고 현 상황이 개선되길 바라는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주위에 동료들 보면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 많죠. 일부의 얘기를 확대생산하시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희 회사에 대한 얘기가 나올때마다 그 일원으로써 죄송스런 마음도 들고 억울한 마음도 들고 그렇습니다. 회사가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그건 수뇌부얘기고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까지 왜 같이 매도당해야 하나요.
네..그냥..갑자기 울컥해서 쓴 댓글입니다..죄송합니다
09/05/28 16:58
수정 아이콘
그런 태도가 그 기업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니고, 그 기업에 근무한다고 해서 다 그런 것도 아닐 텐데..

이 글도 누군가에게는 씁쓸할 수 있습니다.
09/05/28 17:05
수정 아이콘
814님//
자세는 300 다마님//

노조없는 기업에 다니고 있는 한사람으로써, 저는 기분이 나쁘다기보다, 참 슬프더라구요.
제가 말씀드리는 건, 정치적 성향 표출이 아닙니다.

잘못된 수사방향, 부패한 검찰, 왜곡된 언론에 대해, 잘잘못을 따지고,
고치고, 개혁하자는 의견에, 그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게 안타깝고 부끄러워진다는 얘기였습니다.

저는 정치적 성향을 말씀드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해 본문에 잘 안나타나있나보네요.
그 한문장이 정말로 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해서 쓴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것도 참 안타까운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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