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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28 12:34:30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포함] 명박산성 시즌 2 - '세훈산성'
덕수궁 분향소를 둘러싼 차벽인지 성벽인지, 그것이 제거되었다는 이야기야 저도 어제 가봤으니 알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성벽들이 과연 완전히 철수한 것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세훈산성'이라 불려질 만한 차벽들은 서울 시내에 더욱 더 영향력을 넓히고 있었습니다.

두대, 세대씩 버스가 세워져 있는 세훈산성의 요새들은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도저히 다 담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 날은 조문을 간 날이기 때문에 처음엔 저런 풍경을 찍을 필요도 느끼지 않았죠.

서울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훈산성의 모습 중 일부입니다.

덕수궁 대한문 근처를 경찰이 원래는 이렇게 막아 놓았답니다. 세훈산성 버전 0.1 쯤 되겠군요.

왜, 이것도 '합성'이라고 하시죠??

쪽지로 붙여놓은 말이 참으로 통쾌합니다.

서울광장을 둘러친 '세훈산성'의 사진이랍니다. 제가 돈이 없어 항공사진을 찍지 못하는 상황인지라 다른 분의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가만히 보니 다른 나라 국기와 모양이 비슷하여 오해를 사고 있는 듯 하군요.

가운데에 붙여진 '근조'리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뭐, 적어도 광장으로서의 서울광장은 세훈산성이 쌓여진 덕(?)에 죽음을 맞이한 거나 마찬가지죠.

세훈산성의 지류는 이렇게 골목길에까지 뻗어 있습니다.

성벽이 한 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두 줄짜리 성벽도 있죠.

한 줄짜리 성벽만 있으면 방비가 튼튼하지 않을 것이라는 설계자의 고심이 엿보입니다.

성벽(?)에 새겨져 있는 문구입니다.

귀담아 듣겠다더니 벽으로 막아놓은 것은 '세훈산성'이 2008년의 명박산성의 이념을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세훈산성의 두 번째 큰 줄기입니다. 청계어항 주위를 둘러치고 있네요.
그 덕에 사람이 늘 붐비던 청계어항의 주위는 이렇게 썰렁해졌습니다.

'가카'의 삽질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설계자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나중에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전직 국가 원수의 서거에 대한 국민의 추모를 이렇게 어떻게든 은폐하고, 축소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 나라가 과연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사진을 보면서, 후손들에게 도대체 이 빌어먹을 광경을 어떻게 전하고 이야기해야 할지 아직도 막막합니다.

전직 국가 원수의 추모 열기가 촛불로 번질 게 그렇게 두려우셨나요. 전직 국가 원수의 추모보다 서울광장의 잔디와 청계어항에 전기로 내보내는 수돗물이 중요하다는 것인가요. 도대체 경찰 버스로 쌓은 세훈산성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그 산성을 쌓기 위해 낭비되는 전, 의경, 그리고 경찰들의 청춘은 누가 보상할 것인가요. 무엇보다, 이게 국민장을 열어서 대통령 예우에 어긋남이 없게 하겠다는 정부의 자세인가요.

내 조국 대한민국이 이렇게 형편없이 돌아가는데, 이 분노는 어디다 풀어야 하며, 새길 곳 없는 한은 대체 어디에 새겨야 다시 내 조국이 이런 잘못을 하지 않을까요. 이런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인가요. 국민의 소리를 막기 위해 컨테이너로 명박산성을 쌓는 것도 모자라. 국민의 추모를 막기 위해 경찰 버스로 세훈산성을 쌓는 것들이 나 경찰이요, 나 공무원이요, 나 시장이요 하고 자리 차지하고 있고 그 위에 하나님의 법도 따위는 지키지 않는 패역한 위정자들이 있는 나라가.

당신들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누가 당신들의 빈소를 버스로 가로막아 놓고 주위에 버스를 둘러쳐 놓으면, 당신들이 영면에 이르렀을 때 관 주위에 경찰을 동원해 공구리를 친다면 가시는 길이 참으로 편할지 의문입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2008년 6월 명박산성 시즌 1, 2009년 5월 명박산성 시즌 2 - 세훈산성.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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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Impact
09/05/28 12:47
수정 아이콘
참.... 나라가 어찌 돌아가려는건지....
이러다가 mb탄핵까지도 나오겠는데요. 그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지만... 이미 눈과 귀를 닫아버린 그들에겐 아무런 감흥조차 없겠죠. 최악의 상황을 바라진 않지만... 제발 정신차렸으면 좋겠네요. 문자 그대로 '심판'이 다가올지도 모른다는 이상하리만치 강한 예감이 드네요 이거
Operation_Man
09/05/28 12:49
수정 아이콘
저는 차라리 심판이 오기를 바랄뿐입니다.
Ms. Anscombe
09/05/28 12:51
수정 아이콘
오세훈의 행적에는 놀라지 않지만, 그는 뭔가 다를거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던 게 놀라울 뿐입니다..
09/05/28 12:52
수정 아이콘
희대의 명장이네요.
미쓰루
09/05/28 12:55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잘생겨서 그런듯... 나경원이나 오세훈, 홍정욱을 보면 참... 이쁘다 잘생겼다고 뽑아주는 사람들이 웃김
Ms. Anscombe
09/05/28 13:05
수정 아이콘
미쓰루님// 네.. 다 좋습니다.. 근데 왜 대통령은...--;;
미쓰루
09/05/28 13:14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그게 참... 그러게 말입니다. 아 참... 대통령에서 딱 막혀버리네요
09/05/28 14:07
수정 아이콘
미쓰루님// Ms. Anscombe님// 미키마우스인줄 알았는 모양이네요.
미키마우스는 귀엽기라도 하지요. --;
가츠79
09/05/28 14:45
수정 아이콘
오세훈이 90년대 중반 mbc에서 "오변호사 배변호사" 란 법률 프로그램 진행으로 이미지좀 쌓았죠.
당직 변호사를 하면서 약자들을 위하는척.. 퍼포먼스 했었거든요.
저도 깜빡 속고 있다가, 이번 정부 들어서면서 그 진면목을 알게 됬다는..
09/05/28 14:45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자유주의, 민주주의, 그리고 외모지상주의에 역행하는 대통령입니다..(응???)
적 울린 네마리
09/05/28 15:59
수정 아이콘
오시장의
"광장의 사용 허가권은 서울시가 가지고 있으나...."
면서 살짝 화살을 비껴갈라는 기회주의적인 모습이 더 얄밉더군요....

청와대에서도 많이 얄미웠을 듯~ "스뎅.. 지가 총대좀메지.."
09/05/28 18:38
수정 아이콘
그런데 저 버스들 서울시가 아니라 경찰청에서 한짓 아닌가요?
The xian
09/05/28 20:17
수정 아이콘
곰님// 경찰은 자진해서 움직이는 주체가 아닙니다.

의뢰가 있어야 움직이죠. 서울시의 의뢰 혹은 묵인 없이 저런 일이 일어나는 건 불가능합니다. 광장은 개방되어 있어야 광장이니까요. 그리고 사태 이후에 서울 경찰청 간부들의 '아늑'따위의 헛소리나 서울시의 행동을 보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지는 뻔한 노릇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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