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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06 18:59
마교수님 책은 읽기는 쉬운데 남는 것도 없어서;;;
영화비평은 최근에 미문주의를 많이 털어낸 기분입니다. 아직 김영진 같은 사람도 있긴 하지만 허문영이나 김혜리같은 평론가가 더 주목받고 있으니까요.
15/07/06 19:14
시나 평론은 모르겠고 소설은 ... 재미가 없는게 문제지 미문주의는 크게 못느끼겠습니다. 김애란이나 이장욱같은 소설 발췌해서 PGR에 올려 놔도 많이들 몰입해서 읽으시고 미문주의.. 어렵다든지 난해하다든지 하는 지적은 전혀 안하시더라구요. 결국 재밌게 쓰고 싶은데 실력이 안되서 못 쓰는 경우는 있어도 어렵게 쓰려고 하다가 재미없어지는 경향은 순수문학에서도 이제는 드물어진거 같아요.
15/07/06 19:26
어렵게 쓰다가 재미없어지는건 박민규 쯤부터 많이 사라진 느낌이에요.
하고자 하는 말은 숨길지라도 문장 자체는 많이 가독성이 높아진 느낌이랄까.
15/07/06 19:44
1번은 솔직히 제가 대답할 수준은 아닌 것 같고 2번은 개인적인 감상으로 답해드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미문의 대표주자로는 남자작가 중엔 김연수나 김경욱, 절제의 미를 원하신다면 김훈 작가도 빼놓을 순 없겠네요. 여자작가 중엔 한강, 김숨 정도..? 이야기를 중시하는 작가는 남자 작가 중에선 김영하와 이장욱, 천명관 정도가 있고 여자 작가중에선 정유정이나 천운영..? 김애란도 넣을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 둘을 다 합친 완전체는 박민규. 지극히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만 꼽았습니다만..다들 읽어볼만한 작가들이고 하나같이 재밌습니다. 김경욱 작가와 한강 작가의 글은 음..좀 취향을 타실 수도 있습니다.
15/07/06 22:40
한강의 문장은 정말좋죠... 지하철에서 몽고반점보다가 그놈의 문장에정신을 못차려서 세번이나 왔다갔다했을정도에요.크크. 근데 내용은 별거없음.
15/07/07 12:51
문장을 하나하나 뜯어 읽으면 정말 예쁘고 시 같은 문장들인데 다 모아 읽으면 이게 무슨 이야기야 하게 되는...한강 작가의 작품은 짧은 단편도 초집중해서 읽는 편입니다.
15/07/06 21:14
심각한 편이었죠. 한때 신춘문학 글들 뽑힌 걸 보면 장문 시를 뽑으려는 건지 잘 쓴 소설을 뽑으려는 건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재밌는 외국소설에 이리 치이고 자기계발서에 저리 치이면서 10개월 가까이 베스트셀러에 한국 소설이 단 한 편도 오르지 못하는 개굴욕을 겪고 많이 바뀌었습니다.
15/07/06 22:11
박민규가 시작점은 아니고 2000년대 초반 작가들 부터는 많이 가벼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니, 그보단 80년대 말 포스트 모던이 어쩌고 할 때 부터 예고된 측면이 더 강할까요? 다만 시대별 흐름은 국문'학계'에선 좀 더 둔중해서, 예를 들어 별세하신 최인호 선생에 대한 평가를 잘 살피면 지금 한창 대학 강사하고 있을 3~40대 학자와 교수진에서 행세할 5~60대 학자간 평이 크게 다르죠. 똑같이 아카데믹한 신춘문예 등단 작가인데 뒤에서 수근수근...대중적이래도 깊이 없는 작가는 아니거니와 오히려 한국 문학사적으로 공간적확장같은 여러 지평을 열었는데도 거참.
다만 이철희 소장 의견은 동의하지 않는데요, 시대정신을 대변할 시대적 표현양식의 지위를 상실한 소설이라는 장르기에 진정한 작가 정신을 잃고 매너리즘적 기술 경쟁이나 혹은 가벼운 통속적 영합에 치우치게 되(근래의 평가로는 이런 것도 나름 가치가 있지 않나 하는 말들이 있어 뭐 부정적 의미만은 아닙니다)는 것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따라서 가벼움과 무거움 둘 모두를 극복하거나 통합하는 것이 과제이지 시대 정신이니 혹은 미문주의니 하는 국지전이나 일삼는 게 한국 소설의 과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15/07/06 22:34
아참, 빼먹은 게 있는데 작품을 둘러싼 평가와는 상관 없이 소설은 늘 생각보다 다양하게 나왔습니다. 솔직히 말해 소설은 작가가 자기 꼴리는 대로 쓰는 건데 아무리 아카데믹한 신춘문예 시스템에 길들여놔도 어디선가 풀뿌리처럼 별 희안한 기인들이 튀어나오죠 당연히.
문제는 저 마광수 교수처럼 스스로를 문단 권력에서 소외된 비주류로 포지셔닝하는 사람들처럼 자기 쓰고 싶은 거 쓰면 어딘지 평가가 영 시덥잖아진단 이야기죠. 소설의 미문주의는 모르겠는데, 평론의 미문주의는 아직도 꽤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15/07/06 23:04
좋은 글의 기본은 당연히 좋은 문장이기 때문에 미문주의라고 별개로 분리해서 불러야 할 것이 존재하는지도 의문이지만, 최근의 소설 신인상이나 신춘쪽 작품을 본다면 비문이나 번역투의 문장을 많이 포함한 문장이 다소 떨어지는 작품도 보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최종심급도 안될 글들이 뽑힌다는 것 자체가 문장에 지나치게 얽메이지 않는 요즘의 추세를 보여주는 것 아닌가 싶은데... 시대 의식에 관한 비판도 개인의 시대에 개인에 몰입하는 글을 쓰는 것만큼 적합한 주제가 또 있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소설이 영향력을 잃은 것은 그 수준의 저하나 문단의 잘못된 방향성보다는 영화나 웹툰같은 접근하기 쉽고 자극적인 서사 장르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냥 어쩔 수 없는 일인 거죠. 순수 문학으로 등단한 작가들도 뒤에선 웹소설 연재하는 판국에 문단의 경직성과 폐쇄성을 비판하면 모를까 문장과 주제에 관한 지적은 이미 20년쯤 뒷북인 지적이라...
그나마 소설은 사정이 좀 나은 것이 시는 이미 대중과 유리되었죠. 독자층 자체가 창작층과 거의 겹칩니다. 저도 습작생이지만 가끔 뭘 쓰고 뭘 읽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는 느낌...
15/07/07 12:56
물론 좋은 시들이 많긴 하겠지만, 시집한권 사면 읽을만한 시가 그중 한 두편인 게 상당수라...어느순간부터 시집사기가 두려워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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