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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05 23:08
지난 주 소수의견을 보고왔습니다.
영화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명확했는데, 영화자체의 짜임새는 완성도 높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윤계상씨의 연기는 쏘쏘였다고 생각하는데, 캐릭터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매우 매력적이었습니다. 지나치게 정의롭기만 한 전형성도 없었고, 실제 사람들이 그렇듯 한편으로는 정의감이, 한편으로는 입신양명을 위한 욕심이, 한편으로는 차를 바꾸는 데에서 나타나는 소소한 욕심들이 적절히 버무려진 캐릭터여서 너무나도 공감이 갔습니다. 조작된 증거, 살인사건 무마 등의 어두운 면들을 비추면서 이런 영화에서 나타나기 쉬운 이분법적 사고를 없애기 위해 노력한 부분도 좋았구요.(다만, 검사의 캐릭터는 지나치게 평면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변호인보다 영화의 짜임새는 떨어졌지만, 현실성은 더 있었던 영화같습니다.
15/07/05 23:16
젊은 변호사가 구형 SM5를 몰 정도로 못나갔는데 돈 좀 버니 대형차 뽑았다는 내용이, 영화를 보신 분에게 느껴진 내용이고 감독의 메시지라면, 정작 법조인들에게는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을 것 같네요.
이미 원작소설이 쓰여질 당시에도 젊은 변호사 상당수가 뚜벅이였고 지금은 더 많을 겁니다. 그게 가족들을 위한 용도가 아니라면, 지금 시대에서 국산 대형차 몰고 다니는 젊은 변호사의 모습은 뭔가 어색하네요. 혹시 개인사무소를 경영하는 개업변이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겁니다. 대형차를 타 줘야 의뢰인들이 잘나가는 것으로 착각해 줄 수도 있으니까요.
15/07/05 23:19
현실성이라는 게 '현재 변호사들이 어떤 경제적 환경에 놓여있다'라는 사실 반영보단, '변호사'라는 전형성을 가진 캐릭터에게 '사람'이라는 속성을 부여했다는 데에 있는 거 같습니다.
지나치게 정의롭기만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마냥 악인이기만 하지도 않은 사람 냄새나는 캐릭터가 되었다는 점에서요.
15/07/05 23:34
그걸 현실적이라고 보신 원작소설가와 감독과 관객분들의 느낌이 바로 현실과의 괴리입니다.
대형차 타고 다니기에 돈을 충분히 벌지 못한다는 건 부차적인 문제고, 사실 현실은 차 타고 다니는 게 더 불편하거든요. 시놉시스상으로는 당연히 배경이 서울인데요. 법원 갈 때든 뭐든 업무상으로는 지하철 타는 게 제일 빠릅니다;;; 정 피곤하거나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도 택시 타는 게 낫지 차 몰고 못 다녀요. 일단 차를 대는 데 시간이 너무 걸리거든요. 변호사가 업무상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하면 기사가 딸려 있어야 현실을 반영한 게 되지요. 결국 업무상 차를 끌고 다니는 건 돈 잘 벌고 나이 좀 드신 변호사들이나 하시는 겁니다.
15/07/06 00:06
영화에서의 있음직함이라는 것이 현실과 똑 닮아 있어서 느껴지는 건 아니니까요. 이런 영화들을 보면서 실제 법조인들이 괴리감을 느끼는 부분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다수의 관객들에게 정말 저런 일이 있을 법하다고 느끼게 한다면 성공적인 묘사일 겁니다.
15/07/06 08:41
뭐 영화 기법상으로 그렇다는 건 인정합니다. 저야 글쓴분이 "거의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하신 데 대한 어색함을 지적한 것 뿐이거든요.
15/07/06 00:13
영화가 "이쪽" 영화라고 보기엔 좀 애매한 것이, 꽤 알려진 프로덕션에서 나름 괜찮게 투자 받아서 만든 영화거든요. 모티브가 용산참사일 뿐이지, 미드 뉴스룸이나 하우스 오브 카드 정도의 현실 반영이랄까요.
15/07/06 00:45
그 인터뷰 발언이 좌파를 제대로 나타내었던 것도 아니었죠...
그냥 자신에게 아이돌출신 같은 내용으로 배타적이었던 막힌 영화계사람들을 좌파라는 본인생각에 부정적인 단어로 특징짓기위해 가져다 썼던 것으로 보일뿐이었고.. 본인의 좌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함은 잘 드러내었는데... 그 막힌 사람들이 굳이 이쪽(?) 사람들이라는 근거는 없어보였죠...
15/07/06 04:40
[이 영화가 실제 있음직한 일이라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것(이른바 ‘핍진성’)은 이 영화의 모티브가 용산참사가였다는 점이 아니라, 사건이 돌아가는 ‘꼬라지’가 너무나 ‘대한민국’스럽다는 점입니다.]
이 말씀에 정말 공감합니다. <소수의견>은 대한민국의 꼬라지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정치영화죠. 이 영화가 정치영화인 이유는 정치적 이슈를 모티브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부조리를 고발하고 그러한 해석을 유도하기 때문입니다.
15/07/06 08:56
공감이 많이 되네요. 영화자체도 그럭저럭 재밌게 봤습니다만..
대한민국스러운 꼬라지라는 그 느낌적인 느낌을 많이 느꼈어요. 영화가 '너네도 이럴 줄 알았지? 근데 좀 뻔해서 안놀랍지?' 이런 얘길 하는 듯한.. 뭔가 보면서 뭐 하나 수가 나오면 그렇지 그럴거같더라 이런 말이 나오더라고요 크크
15/07/06 09:17
생각보다 흥행을 못해서 놀랐습니다. 변호인보다는 못해도 2백만은 들만 한 상업성을 가진 영화라고 봤는데요. 법정영화의 수요층이 그만큼 한정적이라는 걸까요.
15/08/22 10:54
보고싶어도 상영관이 별로 없었습니다.... 게다가 스크린에서도 빨리 내려졌죠.... 왜 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대한민국스럽다고 해야할까요...
15/07/06 09:22
영화 만듦새는 너무 많이 찍어놓고 러닝 타임 한계로 많이 들어내다보니 기승전결에서 각 씬마다 기승이 다 빠진 느낌이랄까요. 시나리오상은 이보다 더 괜찮았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원작이 소설이였으면 애초에 그냥 전결만 다 찍은 것일 수도 있겠군요.
현실에 대한 뼈저린 비판을 있음직한 일처럼 전달해 주는게 참 장점인 영화 같네요.
15/07/06 11:04
윤계상의 필모를 보면, 우연히 비주류(?) 영화를 계속 선택을 하는 건지. 본인의 어떤 철학이 있는건지 궁금해집니다.
'좌파' 발언을 보면 그 철학이라는걸 기대하기 힘들긴 하지만.
15/07/07 07:20
국가배상 사건이라면 민사소송일텐데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다고 하니 현실성이 확 떨어지는데요 ;;
광고 카피도 "피고 대한민국의 유죄를 주장합니다"라고 하니 뭔가 어색한 것이...
15/07/07 13:18
재밌게 봤습니다. '드라마따위는 현실에 없어!' 라는 느낌은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들고요. 씁쓸한 느낌의 영화라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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