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정신병명에 이름까지 쓰인 뮌히하우젠 남작
서양에서 유명한 허풍선쟁이로 통하는 뮌히하우젠 남작
나무 위키에서 대충 퍼온 내용은
[러시아에서는 말을 타고 달려가는 도중 늑대가 습격한다. 도망치려고 달렸지만 늑대가 한번 돌아볼때마다 엉덩이, 배, 가슴순으로 말을 파먹다가(..) 결국 말 가죽만 빼고 다 파먹었지만 계속 달리던 상태여서 말가죽을 뒤집어 쓴 늑대를 타고 목적지까지 도착했다.
아프리카에서 사자 사냥을 갔는데 사자를 쏜 총알이 빗나가 달아나다 보니 눈앞에 악어가 입을 벌리고 달려와서 자기도 모르게 몸을 숙였더니 마침 달려들던 사자가 악어 입에 처박혀 둘다 꼼짝 못하게 된 걸 총 개머리판으로 때려 잡았다.
포탄을 타고 날아가 적진을 정찰하고 다시 적이 쏜 포탄을 타고 돌아왔다.
배를 타고 달에 가거나, 화산에 뛰어들어 대장장이신 불카누스(그리스의 헤파이스토스에 해당하는 로마신)의 환대를 받다가 그 아내인 비너스와 바람이 나서 쫓겨났다.
숲에서 곰을 만났는데 입에다가 부싯돌 한 개를 던져 넣었다. 그리고 곰이 멈칫해 있을 때 항문으로 다른 한 개를 던져 넣었다. 잠시 후에 두 부싯돌이 만나서 불을 냈고, 곰은 그 자리에서 통구이가 되었다. 그 곰 통구이를 들고 집에 가서 가족과 만찬을 즐겼다.
숲에서 여우를 맞닥뜨렸는데 상처없는 여우 모피를 얻기 위해 우선 총으로 못을 쏴 꼬리를 나무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이마에 칼로 십자가 상처를 낸 후 고기를 코앞에 내밀자 여우는 고기를 물기 위해 가죽만 남기고 알맹이는 쏙 빠져나왔다.
...이런 식의 밑도 끝도 없는 황당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것을 능가하는 안드로메다급 허풍이 있다.오리사냥을 나갔는데, 점심식사로 가져간 햄에 기름덩어리가 있길래 그걸 떼내서 한줄로 묶어 오리에게 던졌는데 오리가 소화를 못 시켜서 그냥 배설하고, 다른 오리도 같은 과정으로 한 줄에 엮였다. 그리고는 총을 쏴서 오리떼를 놀래켜서 집까지 날아갔는데, 굴뚝으로 유도해서 모두가 자동 오리훈제구이가 되게 했다. 그리고 그 오리훈제구이로 가족과 함께 연회를(…).]
https://namu.wiki/w/%EB%AE%8C%ED%9E%88%ED%95%98%EC%9A%B0%EC%A0%A0%20%EB%82%A8%EC%9E%91?from=%EB%AE%8C%ED%95%98%EC%9A%B0%EC%A0%A0%20%EB%82%A8%EC%9E%91
이런 이야기 덕에 이 분은 서양 세계에서 허풍선의 결정판, 거짓말쟁이, 심지어 관심이 필요하신 분(관심종자)를 상징하는 용어
뮌히하우젠 증후군에 쓰일 정도로 악명이 높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실제 뮌히하우젠 남작이 그러 했느냐?
사실 이분은 군인입니다. 뭐 그림만 봐도 알 정도로... 그럼 유명했느냐? 그것도 아니고 기병 장교로써 복무한 정도에 그쳤습니다.
하노버 선제후 가문에서 태어나 그냥 군인 귀족으로 그럭저럭 오스트리아-투르크 전쟁에 참가해서 그나마 공을 세워
Rittmeister(기병대위)에서 은퇴하신 분이죠. 그후 그럭저럭 후계자 없이 한량으로 사신 분입니다.
뭐 1797년 무려 79세의 나이에 혁명전쟁이 소용돌이고 뭐고 그냥 저럭저럭 산 귀족이죠.
물론 농담을 잘했다고 하는데 이런 허풍선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위트 있는 유머 정도 할 줄 아는 사람.
문제는 한 인간때문에 그냥 사람들 기억속에 잊혀질 군인 출신 귀족 한량이 서양에서 유명한 거짓말쟁로 만들었습니다.
루돌프 에리히 라스페. 독일 출신의 작가이자 번역가인 그는 독일과 영국을 돌아 다니며 그냥 그럭저럭한 글을 쓰는 사람이었습니다.
뭐 남작과의 관계는 남작의 출신과 관계 있는 괴팅겐 대학 출신이라는(남작의 선조가 세운 학교) 것과 대충 잠시 남작이 살던 곳과
활동영역이 좀 겹친다는 거? 특별한 친분이나 이런 건 없어 보입니다.
평소 허풍과 거짓말을 잘치다가 고향 독일에서 사기죄와 장물행위로 쫓겨 거의 일생 대부분을 영국에서 활동하며 결국 영국에서 죽은 그는
[자기 말로는 어떤 책을 빌렸는데 너무 재미있어 그걸 영어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그게 바로 위의 뮌히하우젠 남작의 허풍 이야기를
담은
[뮌히하우젠 남작의 놀라운 모험]이었습니다.
뭐 사실 빌렸다는 거 자체가 뻥이고 사실 그냥 자기가 창작한 물건이었습니다. 비록 영국에 있었다지만 당시 뮌히하우젠 남작 본인은
버젓히 살아 있었기 때문에 빡쳐서 영국으로 와서 죽이네 살리네 하면 라스페는 걍 죽은 목숨이기 때문에 그냥
[빌렸다]라고
뻥친 거죠.
하지만 그는 이책을 자기 이름으로 출간하지 못했고 스코틀랜드에서 광산 사기 치다가 망하고 그냥 객사와 다름 없이 사망하고 맙니다.(1794년)
그의 사후 그런데 누가 그책을 가지게 되었고 이게 영어판으로 1795년 대박을 치게 됩니다. 그리고 곧 독일어 판으로도
팔리게 되죠.
이책을 독일어로 번역한 사람은
고드프리 뷔르거로 사실 영어판의 존재를 몰랐던 독일인들은 이사람이 이 책의 저자로 알게 됩니다.
그리고 돈도 이분이 다 버셨죠. 크
물론 라스페는 뭔 훗날에서야 저자라는게 인정 받지만요.
문제는 이게 다 뮌히하우젠 남작 살아 생전의 일이라는 겁니다. 이 때문에 뮌히하우젠 남작에게 이책을 가지고 와서 진짜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생기면서 남작의 위신과 노년 라이프는 멸투더망.... 심지어 아내 사후에 우울증을 앓는 사람에게 이짓을 했으니 민폐였던 거죠.
보니 아니게 남작은 그 이름을 200년 후의 사람들에게까지 남기게 되었고 정작 이 책의 저자는 듣보가 되었지만 그대가로 남작이
말년에 겪을 일은 참 참담한 것이었죠.
사실 이렇게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알 수 있는 것은
[뮌히하우젠 남작의 놀라운 모험]이라는 소설의 주인공 뮌히하우젠 남작은
실존인물 뮌히하우젠 남작이라기보다는 라스페 본인의 오너캐가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그는 자신이 아는 놀라운 독일 민담을
자신의 성격 등을 반영한 뮌히하우젠 남작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의 이런 시도가 정작 영원히 거짓말쟁이, 허풍선이로 매도되는 뮌히하우젠 남작에게는 어떤 기분일지는 좀 궁금하긴 하네요.
그런데 라스페 이냥반은 뮌히하우젠 남작과 무슨 억하심정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