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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4/13 02:02:13
Name Abrasax
Subject [일반] 나는 졸업식에 가지 않았다.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면 장래희망이 바뀌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알게 되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괜히 두꺼운 책을 읽으면 멋있을 것 같아서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거기에 푹 빠져버렸다. 나는 임상심리사가 되고 싶었다. 심리학과 관련이 있어 보였고, 사실 무슨 일을 하는지도 정확히 몰랐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고 싶었다. 허나 고등학생이 되고, 2학년 무렵 본격적으로 대학교 진학에 대해 어머니와 대화를 하면서 '우리 집' 형편으로는 심리학 공부는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공부를 정말 잘해서 전액장학생으로 대학교에 입학했다면 그때 상황이 달라졌을지는 몰랐겠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렇지는 못했다.

고등학교 시절 주위 사람들은 나를 책을 많이 읽는 학생으로 생각했다. 실제로 책은 일종의 도피처였다. 책을 읽고, 가끔 쓸데없는 글을 공책에 쓰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사회학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마 그 당시 빠져있던 진중권, 김규항, 홍세화, 박노자 같은 사람들의 영향이었던 것 같다. 얼마 가지 않아 다시 '우리 집'에 대해 고민했고, 생각을 버렸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수능을 보았고, 운 좋게도 나는 어머니가 원하시는 대로 교육대학교에 한 번에 합격했다. 합격 발표와 함께 나는 신한은행에 가서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등 학자금 대출을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러 돌아다녔다.

그렇게 나의 대학 생활은 시작하기 전부터 가난했다. 어릴 때부터 어머니는 ‘대학교까지만 돈 대주고, 그 다음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씀을 자주 하셨다. 가끔 그게 서운했지만, 정작 내가 대학교에 들어가니 등록금은 고사하고 생활비도 대줄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더 이상 서운할 거리도 없었다. 우리 집의 상황은 비단 경제 뿐 아니라 여러모로 최악으로 치닫기 시작했고, 나는 개인적으로 수많은 변화에 직면했다.

그냥 주위 동기들만큼만, 그 정도로만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내가 가난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오히려 나았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언제나 닥치는 대로 일을 해야 했고, 서러운 일은 끝도 없이 일어나서 이내 감정을 전혀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스무 살이나 대학 생활 따위에 아무런 의미부여를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썼다. 모든 욕심을 버리고 하나, 둘 포기하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았다. 나는 이미 따라갈 수 없었다. 처음부터 늦었기 때문이다, 따위의 절망적인 생각을 끝도 없이 하면서.

사실 학자금 대출은 당시의 나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다. 사회에 나오자마자 빚을 짊어지는 것도 앞이 보이지 않는 나에게는 솔직히 문제가 아니었다. TV와 신문에 나오는 ‘가난한 대학생들’들이 일을 해서 등록금을 버는 것도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는 일을 해서 번 돈을 생활하기 위해, 그러니까 지금 당장을,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나는 늘 생활비 대출을 통해 100만원 남짓의 기숙사 비용을 냈다. 그렇지만 언제나 대출 실행 날짜보다 기숙사비 납부일이 한참 앞섰다. 어쩔 수 없이 어머니가 주위에서 돈을 빌려 납부하고, 내가 생활비 대출을 받으면 어머니에게 그대로 보내드리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의아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집에는 정말로 100만원의 현금도 없었던 것이다. 허나 4학년 2학기를 앞둔 여름방학, 어머니는 돈을 빌리지 못했다. 남자기숙사는 기간 안에 등록을 하지 않으면 가차 없이 떨어졌고 언제나 추가등록하려는 학생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기숙사 행정실, 학과 교수, 학과 사무실, 대학교 교무처 등에 일일이 전화를 했고 내 사정을 설명했다. 결국 교무처 직원 분이 임용시험을 앞둔 것을 감안해주셨는지 방법을 알아봐주셨고 기한을 약간 늦춘 끝에 기숙사에서 쫓겨나지 않을 수 있었다. 희한하게 아직도 기억날 정도로 그 날은 정말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택배상하차 현장에서 온갖 욕설을 들어도, 열린음악회 철거 현장에서 비가 묻어 미끄러운 철근 위에 올라가서 조명 가격이 나보다 비싸다는 말을 들어도, 여자친구에게 일주일 만에 차여도(이건 아닌가?), 기숙사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고 CC가 즐비한 기숙사 앞 벤치 옆, 두꺼운 앞치마를 입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도, 통장잔고를 보며 나는 다른 일이 있어 졸업여행에 가지 않겠다고 문자를 보냈을 때도, 스스로 나의 가난을 증명할 필요는 없었는데. 그때는 참 슬펐다. 당시 그 직원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렸지만, 나는 그보다 더 진심으로 절망했다. 그 일은 잠깐 잊고 있었던 내 계급에 대해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던 것이다. 나는 다시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대학 시절 내내 내 정신력으로는 너무나 버티기 힘들어 휴학도 수없이 생각했지만, 어서 교사가 되어서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서는 어쨌건 학교에 다녀야했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했다. 가난이 요구하는 그대로 나는 자존심도 자존감도 다 버렸다. 그리고... 4년 전과 비슷하게, 운 좋게도 임용시험에 합격했다.  기형도 시의 한 구절처럼 ‘그리고 졸업’이었지만 나는 졸업식에 가지 않았다.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그 해에, 나는 대학생에서 졸업생, 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다. 이제 군입대와 1696만원의 학자금 대출이 남았지만. 어느 정도는, 견뎌냈다.

*Pgr21에만 꼭 올리고 싶었는데, 별것도 아닌 글을 망설이다가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2014년 2월, 임용시험에 합격하고 대학교를 졸업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1일자로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8개월이 지났네요. 글에 지겹게 나오는 학자금 대출은 이제 약 500만원이 남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처음 알게 되었을 때부터 Pgr21은 제 선생님이었어요. 여기에서 제가 배운 것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몇 차례 물의(?)를 일으켜서 늘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참으로 늦었지만 새해에는 모두가 원하는 바에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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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밥누님
15/04/13 02:14
수정 아이콘
그래도 자리 잡으셨다니 부럽군요 ㅠㅠ
저는 그래도 운이 좋아서 부모님께서 등록금도 내주시고 국장도 꽤 넉넉히 받으면서 2년 2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그래도 손 안벌리고 공부중이네요 흐흐
다들 힘내요!
15/04/13 02:28
수정 아이콘
공감이란 포장 아래 졸속히 묻어가는 의미에서, 저 역시 졸업식에 가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운 것이 많아서요. 글쓴이께서 앞서의 시간만큼 꼭 응당의 시간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시고 힘내세요.
15/04/13 02:34
수정 아이콘
좋은 선생님이 되셔서 아이들을 잘 이끌어주세요.
파벨네드베드
15/04/13 02:43
수정 아이콘
좋은 선생님 되세요~!
마음의소리
15/04/13 03:16
수정 아이콘
분명히 좋은 선생님 되실꺼라 믿습니다.
저도 꿈이 선생님이었고, 지금도 마음한구석에는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님이란 직업에 동경이 있는지라
글에 감정이입이 더 되네요.(지금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일을 하고있네요)
저희집또한 그리 유복한집이 아니었거든요
고생하신만큼 앞으로 행복한 일들이 더 많아지실꺼라
생각합니다.
항상 건승하시구요. 그리고 꿈을 이루셨다는점에서
부럽기도하구요.
Jon Snow
15/04/13 04:28
수정 아이콘
멋지십니다
天龍人
15/04/13 04:32
수정 아이콘
고생많으셨고 잘되시길
15/04/13 05:21
수정 아이콘
파이팅!!
설탕가루인형형
15/04/13 06:30
수정 아이콘
수고하셨습니다.
가난하다는걸 인정하면 되는데 저나 어머니는 그러지 못했던것 같네요.
덕분에 빚잔치를 하면서 남부럽지 않게 학창시절을 보낸것 같은데 새삼 여러모로 어머니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취업하면 학자금 대출은 별 일이 아닙니다. 결혼비용이 문제죠.크크ㅠㅠ
음악세계
15/04/13 07:35
수정 아이콘
좋은 선생님이 되시길 바랍니다.
마이클조던
15/04/13 08:15
수정 아이콘
운이 좋은게 아니라 글쓴이가 힘든 상황에서도 노력한 결과가 나온거죠.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으시길....
15/04/13 09:01
수정 아이콘
좋은 스토리에 좋은 글이네요 추천합니다
모른다는것을안다
15/04/13 09:02
수정 아이콘
진짜 존경스럽습니다.
장수풍뎅이
15/04/13 09:27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고.. 대단하시네요.. 저도 추천합니다.


저는 아직 1학년이라 현실감이 없는데요..
심리학이나 사회학은 역시 취업문제 때문에 공부할 수가 없었던건가요??
은빛참치
15/04/13 10:04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하게 살아오셨네요..
조금 다른점은 저는 우리집이 그냥 가난한줄알았지 찢어지게 가난한줄 몰랐다는거..(주제 파악을 못한거죠^^;;)
저도 졸업하고 그래도 공기업이란곳에 입사해서 하루하루 사는 삶에서 한달한달 사는 삶으로 변하였습니다. 그나마 월급은 꼬박꼬박 나오니깐요..
하지만 결혼하기전 2000만원의 빚이 이제는 1억 3천이 되었어요^^;;;;;;;;;;
15/04/13 10:13
수정 아이콘
우오 많이 갚으셨네요.. 저희 와이프는 결혼한지 7년째인 작년에야 비로서 다 갚았는데.. (액수 보단 기간때문인거 같긴 한데..) 여튼 저희 집도 무너졌던 기억이 있어서 (그리고 사실 일어나진 못했죠..) 더 남일 같진 않네요.
해먹이필요해
15/04/13 10:18
수정 아이콘
제가 얼마나 편하게 살아왔는지 돌아보게되네요.
적어도 대학등록금 걱정은 없었으니..
고생하셨고 잘돼서 다행입니다.
15/04/13 10:31
수정 아이콘
존경스럽습니다. 글도 정말 잘 쓰시네요. 빡빡해서 조금 읽다 내릴려다 몰입이 되서 스르륵 읽어내렸네요.

저같은 경우는 '나는 졸업식에 가지 않았다. 귀찮았기 때문이다.' 이 케이스인데 ;
문득 한심함을 느끼며 과거를 돌이켜보게 되네요.
15/04/13 11:24
수정 아이콘
참 다행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어린시절로망임창정용
15/04/13 12:30
수정 아이콘
항상 님의 글을 인상깊게 보았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론 인생의 분기점에서 님과는 반대의 선택을 하긴 했지만 고민엔 공감을 하기도 했어서요. 힘든 시절을 지나오셨으니 앞으로 좋은 일만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켈로그김
15/04/13 12:35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한 테크.. 졸업여행 돈 없어서 못간 것도 같네요.
학자금대출 생활비 100만원으로 방세 낸 것도 같고..

저에게 있어 가장 잘한 결정이라면,
대학 다니면서 알바할 생각을 미리 하고, 수능 치고 입학까지 남는 기간동안 샤시 설치 기술을 배웠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당이 2.5배로 뛰어서 나름 윤택한 노동생활을 할 수 있었어요 크크..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취방 전기는 항상 끊길랑 말랑...;;
15/07/13 15:50
수정 아이콘
존경스럽습니다.
15/04/13 14:50
수정 아이콘
글이 참 잘 읽힙니다. 다독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 누르고 갑니다.
15/04/13 17:00
수정 아이콘
이글을 보니 빨리 돈 벌겠다고, 지긋지긋한 이 곳에서 빨리 독립하려고 교대 가겠다고 생각하던 그 열아홉의 날도,
자취방에 전기 끊기고 물 사먹을 돈이 없어 학교에서 물까지 떠다 먹으면서 친구들에게 너희들이 자취생의 고통을 아느냐고 애써 대범한척 웃었던 10년 전 대학생 시절이 생각나네요.
부디 아이들에게 좋은 교사 되시길 바랍니다.
15/07/13 15:51
수정 아이콘
존경합니다.
질보승천수
15/04/14 10:39
수정 아이콘
요즘 시대에 교사라면 유망직이죠!
비토히데요시
15/04/14 11:21
수정 아이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치열하게 사신만큼 절망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15/04/28 11:21
수정 아이콘
세상에 벌써 글을 올린지 2주일이 지났네요. 요새 너무 바빠서 접속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한 분씩 댓글 달아드리고 싶었는데... 시간 내서 제 글 읽어주시고, 따뜻하게 말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5/07/13 15:47
수정 아이콘
"나는 항상 운이 좋다" 저의 주문입니다.


Abrasax님,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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