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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11/12 20:26:10
Name 구겐하임
Subject [일반] 세계 체스 챔피언십이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저는 체스에 조금 관심이 있는 30대 회사원입니다. 세계 체스 챔피언십(World Chess Championship)이 러시아 소치에서 열리고 있습니다만, 한국에서는 체스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이 거의 없어 소개 차원에서 글 올립니다.

세계 체스 챔피언십은 디펜딩 챔피언과 도전자간 일대일로 진행됩니다. 올해는 11/8(토)부터 11/25(화)까지 총 12경기로 진행될 예정이고 현재 3경기가 종료됐습니다. 현 디펜딩 챔피언인 마그너스 칼슨(23세/노르웨이)은, 작년 디펜딩 챔피언이던 비쉬 아난드(44세/인도)를 3승 7무로 매우 손쉽게 물리치며 타이틀을 따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챔피언십은 리턴 매치로 볼 수 있습니다.

챔피언십 도전자가 되기 위해서는 8명이 겨루는 도전자 토너먼트에서 1등을 해야합니다. 올해 3월에 열린 도전자 토너먼트에서 아난드는 예상을 뒤엎고 1위를 하여 다시 챔피언에 도전할 자격을 얻었습니다. 예상을 뒤엎었다는 말씀을 드린 이유는 나이때문입니다. 체스도 바둑과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하여 10대에 그랜드마스터가 되고 20대 중후반에 전성기가 오며 40세가 넘어가면 체력/집중력의 저하로 실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큽니다. 작년 43세의 아난드는 도전자 칼슨에게 힘 한 번 제대로 못쓰고 져버려 이제 내리막길을 가게될 거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만, 도전자 토너먼트에서 3승 11무(8.5점)로 1위를 하여 도전자 자격을 얻었습니다. 칼슨은 당시 인터뷰에서 정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고, 어떤 사람들은 또 다른 아난드가 나타났다며 설레발을 치기도 했습니다.

체스 게임에서는 초반, 중반, 후반을 오프닝, 미들게임, 엔드게임(엔딩)이라고 부릅니다. 칼슨은 미들게임과 엔드게임에 강하고 아난드는 오프닝에 강하다고 보시면 될 듯합니다. 이번 챔피언십에서도 경기 양상을 보면, 게임2에서 무난히 오프닝을 마친 칼슨이 승리했고, 게임3에서는 아난드가 오프닝에서 강력한 어드밴티지를 확보하여 승리했습니다. 즉 칼슨은 오프닝을 무난히 넘기는 것이 중요하며, 아난드는 오프닝에서 명확한 이득을 취해야합니다.

현재 3경기가 종료되었으며 오늘 밤 9시에 네 번째 경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아래 공식사이트 들어가보시면 생중계 및 분석도 해주고 체스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누가 유리한지도 보여줍니다.

마그너스 칼슨이 챔피언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오프닝을 선택할지 기대가 됩니다.

* 챔피언십 공식사이트: http://sochi2014.fi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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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마녀
14/11/12 20:31
수정 아이콘
가난한쉐리
14/11/12 20:32
수정 아이콘
예전에 슈퍼컴퓨터와 체스챔피언 대결에서 슈퍼컴퓨터와 챔피언이 비슷비슷하다가 슈퍼컴퓨터가 앞서 나가게 되었다는 기사까지 봤었는데, 최근은 어떤가요??
Leviathan Wakes
14/11/12 20:35
수정 아이콘
굳이 슈퍼컴퓨터까지 안가더라도 상용 프로그램 중에서도 레이팅 3000이 넘는 프로그램이 꽤 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 세계 1위 칼슨 레이팅이 2800대니 뭐...
구겐하임
14/11/12 20:47
수정 아이콘
1997년 IBM의 딥블루가 세계 챔피언 카스파로프를 꺾었습니다. 현재는 몇 십 메가 정도의 작은 용량의 체스 프로그램을 아마츄어가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며, 최고수들인 그랜드마스터들도 상대하기 버거워합니다.
14/11/12 20:50
수정 아이콘
당장 윈7 레벨 10 컴터도 이기기 힘든 ㅠㅠ 스타만가면 그리도 허접하던 컴터들이 체스만 오면 왤케 이기기 힘든지.
azurespace
14/11/12 21:21
수정 아이콘
그 당시 슈퍼컴보다 현재 PC가 성능이 뛰어나고, 알고리즘은 그 때보다 발전했죠.
GTX980 두개면 당시 디퍼 블루 정도의 연산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자유의영혼
14/11/12 22:40
수정 아이콘
알면서도 새삼 놀라게 되네요.
연의하늘
14/11/12 20:33
수정 아이콘
인섹 vs 윈도우 최하급의 매치를 보며 껄껄웃던 저에게는 신세계군요
14/11/12 20:44
수정 아이콘
44세인데 8인 토너먼트 우승해서 리벤지 매치할 수 있는게 대단해 보이네요 ;
명랑손녀
14/11/12 20:58
수정 아이콘
3승 7'무'라는 스코어 덜덜...
구겐하임
14/11/12 21:28
수정 아이콘
체스는 무승부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무승부가 많은 것이 체스 인기 하락의 주 원인이기도 하구요.
가능빈가
14/11/12 21:41
수정 아이콘
체스는 기물의 길만 아는 정돕니다.

무승부가 있다는 건 바둑이나 장기완 다르게, 후수에 덤을 주지 않는다는 건데
체스는 선공의 유리함이 없다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Meridian
14/11/12 21:42
수정 아이콘
스테일메이트라는 규칙이 있어서 잠깐 계산잘못하면 바로 무승부가 되버리죠. 입문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규칙중 하납니다 크크
가능빈가
14/11/12 22:29
수정 아이콘
스테일메이트에 대해 읽어 보니 공감이 가지 않는...... 솔직히 뭐 이런 규칙이 있나 싶네요.
구겐하임
14/11/12 22:43
수정 아이콘
스테일메이트라는 무승부 규칙이 있긴 합니다만, 무승부 비율이 높은 것은 스테일메이트 때문은 아닙니다. 체스는 폰과 피스가 보드에서 계속 없어져가기 때문에, 동등교환이 계속 일어나면 상대편 킹을 체크메이트 할 수 있는 피스가 부족하게 되고 이 때문에 무승부가 많습니다.
아칼리
14/11/12 22:20
수정 아이콘
체스도 선공인 백이 유리한 게임입니다.
가능빈가
14/11/12 22:32
수정 아이콘
바둑의 덤이나 장기의 기물 점수제처럼 후수에게 어떤 메리트는 없나요?
제가 찾아 본 글에는 비기는 경우에 대한 설명만 있지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이 없네요.
루키즈
14/11/12 22:40
수정 아이콘
체스에는 프로모션(폰이 상대방 끝으로 가면 타 기물로 바뀜)이 있어서요..
구겐하임
14/11/12 22:56
수정 아이콘
흑(후수)에게 어떤 보상도 주지 않습니다.
구겐하임
14/11/12 22:40
수정 아이콘
백(선공)의 승률이 높습니다. 체스의 통념상으로 백은 이기는 걸 목표로, 흑은 비기는 걸 목표로 둔다는 말도 있습니다. 정확한 출처는 못찾았는데, 2013년 게임 기록으로는 백의 승률이 37%, 흑의 승률이 27%정도 였다고 합니다. 5-10%p정도로 백의 승률이 좋다고 보시면 적당할 듯합니다.
14/11/13 03:58
수정 아이콘
선공 후공은 어떻게 정하나요?
구겐하임
14/11/13 07:57
수정 아이콘
토너먼트의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백/흑은 최대한 공평하게 분배합니다. 이런 일대일 경기는 번갈아서 백/흑을 잡고, 리그 경기는 축구의 홈/어웨이와 유사하게 백/흑을 한번씩 잡습니다.
명랑손녀
14/11/13 16:26
수정 아이콘
사실 (한국)장기는 체스 이상으로 비길 확률이 높습니다. 가령 체스에선 룩(장기의 차와 비슷) 하나만 있어도 상대의 외킹을 이길 수 있지만 장기에선 민궁을 이기려면 기물 두 개가, 그리고 양사가 호위하는 궁을 이기려면 기물 세 개가 (소위 대삼능) 필요합니다. 그래서 점수제를 도입한 듯한데 목표가 상대의 궁을 잡는 게 아닌, 기물 점수 따먹기 놀이로 변질된 감이 있습니다.
가능빈가
14/11/13 17:01
수정 아이콘
친선이 아닌 승부를 봐야 하는 대회라면 점수제 말고 다른 대안이 있을까 싶습니다.
케이블 TV 장기 채널 보면 시간제, 수 제한으로 결정하기도 하던데 그건 아닌 것 같고요.

무승부 증가로 인한 체스 인기 하락처럼,
한국 장기는 하락할 인기나 있나! 싶지만서도 무승부까지 있다면 장기 관심 끌 것 같습니다.
명랑손녀
14/11/13 21:59
수정 아이콘
무승부까지 있다면 장기 관심 끌 것 같다는 말씀은 반어법이시지요?

말도 안 되는 비유를 들어 봅니다. 가령 어떤 축구 리그가 60%의 비길 확률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럴 때, 비긴 채 경기가 종료되면 볼 점유율 높은 쪽이 이긴다고 하는 게 점수제에 대한 제 느낌입니다. 실제로 저런 참사가 벌어지고 있다면 덜 비기는 쪽으로 축구 규칙이 바뀌었겠지요? 그런데 체스류 게임들은 역사가 깊어서 그런지 규칙도 잘 바뀌지 않습니다.

인도에서 생겨난 차투랑가는 전세계로 퍼져서 여러 형태를 취했습니다. 그 중 잡은 기물을 다시 쓴다는 대격변을 이뤄낸 일본의 쇼기를 제외하면 기물이 다 떨어져 비기는 현상은 모든 체스류 게임의 숙명입니다. 물론 빅이 적게 날수록 좋습니다. 게임은 승부를 보고자 하는 것이니까요. 실제로 프로 수준의 쇼기는 비길 확률이 1% 근방이라 들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빅을 피하기 위해 각 기물에 점수를 준다는 개념은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듭니다. 차13 포7 마5 상,사3 졸,병2점이라는 점수 기준은 절대적인 수치일 수 없어요. 다른 체스류 게임에서도 기물에 가치를 숫자로 부여하지만 그것은 형세 판단에 도움을 주는 도구일 뿐입니다. 사람마다 숫자가 다른 경우도 왕왕 있구요.

점수제의 문제 중 하나는 궁을 잡자고 점수상 손해를 보며 공격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점수따먹기 놀이가 되는 거죠. 물론 규칙 변경(빅장 폐지라든지)이 힘든 일인 것은 알고, 지금 규칙으로 승부제를 하면 아마 70% 이상은 비길 테니 대책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뭐 한국 프로 장기는 이미 시궁창이라 안습이지만 말입니다.
가능빈가
14/11/13 22:59
수정 아이콘
말씀한 부분에 거의 동의하지만, 그래도 무승부보단 어떻게든 승부가 나도록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기물 점수, 후수 1.5점 덤도 적당한 것 같고, 점수 승은 우세승 정도의 개념으로 생각합니다.

인터넷 장기로만 둬서 오프라인 분위기는 모르지만
점수 개념 없는 초창기 무승부보단 점수로라도 승부가 나도록 하는 것을 대부분 선호하는 것 같더군요.

" 뭐 한국 프로 장기는 이미 시궁창이라 안습이지만 말입니다." 격하게 동감합니다. 우_우
명랑손녀
14/11/13 23:05
수정 아이콘
저는 룰을 바꿨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요. 왕장(궁끼리 마주보게 하는 쪽이 짐)이 있고 사士가 약한 중국장기는 체스보다 덜 비겨요. 물론 중국장기 룰을 도로 따라가자는 건 아니고 어떻게든 지금처럼 비기기 쉬운 상황을 타파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말입니다.
절충안으로, 풀리그를 돌릴 때 완승은 3점(4점?), 점수승은 1점 이 정도는 어떨지 싶습니다. 시간제한 단판 점수제는 이제 그만...
Meridian
14/11/12 21:43
수정 아이콘
체스 자주 두었습니다만, 엔딩에 강한 사람들은 정말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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