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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7 22:43
저희 할머니도 겨울철 낙상을 시작으로 위독해지셔서 공감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치매처럼 저를 못 알아보실 때는 얼마나 매일 같이 울었던지 말이죠. 20년간 할머니와 같은 방을 썼는데,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할머니를 선뜻 생각하기가 두렵습니다. 미안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하고.. 어젯밤 꿈에도 보았건만...
지하철 타고 돌아오는 길에 따뜻하게 잘 읽었습니다. 딸아이가 찾아온 지 며칠 안 돼서 기쁘기도 하고 바쁘기도 하고, 행복을 누리시고 계시겠군요 흐흐 건강하게 잘 키우시길 바라겠습니다 ~
14/08/08 00:05
노인분들께는 낙상이 정말 무서운 것 같습니다. 오늘은 갑자기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첫아이 키워봤으니 경험치가 쌓여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벌써 다 까먹은 것 같아요. 흐흐. 감사합니다! 잘 키워서 저도 증손주까지 보고 가야죠. ^^
14/08/08 01:32
저희 할머니도 아흔 중반의 연세에 매일 걸어서 노인정도 가시고 정말 건강하게 사셨는데
어느 날 화장실에서 한 번 넘어지신 후 계속 누워 계시다가 돌아가셨었죠... 낙상이 정말 무섭더군요.
14/08/08 01:41
노인분들 낙상사고가 참 많죠. 멀쩡한 성인남성들도 넘어지는게 빙판길인데, 조심히 걷는다고 해도 넘어지는 순간..
화장실도 비누칠 되어있으면 미끄덩하기 쉬워서 만만히 볼게 아니더군요.. 제 시카입니다님도 어디서든 조심히 다니시길 ㅠㅠ
14/08/08 07:05
생각해보니 저희 애들도 증조부모가 여섯 분이나 살아계시네요.
아이들이 자기 기억 속에 증조부모에 대한 추억을 남길 수 있을 만큼 다들 오래 사셨으면 합니다.
14/08/08 11:05
성묘갔다가 할아버지댁에 갔을 때 큰애가 '왕할머니는~?'하고 물어보니 대답하기가 어렵더군요.
아까 다녀온 곳에 계셔 하니까 '왜 집 아니고 거기 계셔요?'라니 설명하기가..-_-..흐흐 대충 둘러댔습니다. 저는 가장 어릴 때 기억이 4살때 기억인데 당시 3살이었던 이녀석이 나중에 커서 자기 증조할머니 기억할 수 있을까 싶어요. 다들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14/08/08 11:34
저도 초등학교다닐때 배고프다고 하면 늘 떡볶이를 사서 집에 들어오시던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고모와 고모부들에게 용돈 받으시면 아껴뒀다 저에게 용돈 주시던 할머니인데, 폐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항암제 투여로 인해 뼈 밖에 안남아 누워계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르며 사촌들이 전부 엎드려 울고 했었는데, 어린 저는 다만 거기있는게 지겨워 놀러가기위해 빠져나오고 그랬었죠. 지금은 그렇게 했던 행동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참 저를 많이 아껴준 할머니인데, 슬픔을 느꼈던 이유가 단지 용돈 줄 사람이 없어졌단 것이였으니까요. 참 많이 후회하고 반성하는 부분이지만, 사실 지금 제 주위 가까운 사람이 돌아가신다하여도 예전과 비슷한 생각이 들지않을꺼란 장담은 못하겠네요.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들어도 그게 잘못됬다는 걸 알고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게 중요하겠죠..
14/08/08 11:52
나쁜 생각이 들었다 사라졌다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겁니다.
중요한 것은 거기에 지배되지 않는 것, 그것이 부끄럽고 잘못된 일이라는 걸 알고 그런 생각을 떨쳐내도록 노력하는 것이겠죠. 내 마음속에 악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알아야 경계할 수 있는 거니까요. 자신의 마음이라 해도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안에 뭐가 있는지 잘 알수가 없거든요. 저는 직업상 참 나쁜 사람을 많이 봅니다만 그들이 스스로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당연하죠. 범죄자까지 아니라 진상이라도, 자기가 진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상짓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흐흐흐. 처음부터 마음속에서 일말의 악한 마음이 발현하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은 성인, 군자의 경지에 이르렀다 할 수 있을 겁니다.
14/08/08 13:09
예 저도 군대 있을 때부터 일기쓰면서 제 평소 생각, 행동을 정리해보니 저도 참 진상이고 그리 착한놈은 아니더군요 흐흐; 자신의 마음이라 해도 들여다보지 않으면 뭐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말에 큰 공감합니다.
14/08/08 12:13
아...할아버지의 말씀에 스크롤을 멈출 수밖에 없었네요..
사악군 님 포함, 다른 가족분의 상실감도 크겠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이 어떠셨을까 생각하니 시큰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4/08/08 13:09
그야말로 평생을 같이한, 70년을 함께한 반려를 먼저 보낸 할아버지의 마음을 그 세월의 반도 살아보지 못한
제가 어찌 헤아릴 수 있겠습니까. 눈물만 났지요.. 거의 10년전에 아는 동생분 상에 다녀오셨다가 허탈하게 웃으시면서 '이 녀석이 나보다 동생인데, 다들 호상, 호상이래? 내가 지금 죽어도 호상이라 그러겠어.' '호상이래. 나보다 어린데..' 라고 여러번 되뇌이셨던 게 생각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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