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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01 14:40
역덕..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관심이 많은 입장에서 보면 괴로울 수도 있겠네요 ㅠ_ㅠ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그래도 추후에 언젠가 보긴 할 것 같습니다.
14/08/01 14:40
진짜 아는 만큼 괴롭다는 말이 실감되네요...
지금까지 내가 겪은 이순신 장군과 명량해전에 대한 생각과 많이 달라서 좀.. 아쉽습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케릭터에 관해서는 김훈의 '칼의 노래'에 이순신 장군의 글은 일체의 수사를 배제하는 전형적인 무인의 글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난중일기만 읽어 봐도 너무 심플하죠. 칼같고, 꼬장꼬장하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거 같은 사람.... 그분의 글을 읽어보면 이러한 면이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 생각 했는데.... 영화에서는 갑자기 꿈에 나온사람한테 술한잔 대접한다고, 떠나지 말라고 눈물을 흘린다?... 칼의 노래에서 꿈에 나온 아들 면에게 '죽었으면 그냥 빨리 무인답게 미련을 가지지 말고 저승으로 가라, 꿈에 이렇게 나타나지 마라'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던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글을 읽고 선입관을 가지고 있던건지.... 위에 쓴 저 장면이나 거북선 이 불타는 걸 보고 울부짖는 거나 내 생각이랑 너무 틀려 좀 이상하더군요. 그리고.. 이순신 장군님이 너무 건강하게 보여요... p.s 저도 패배 했습니다..ㅜㅜ
14/08/01 15:16
백의종군으로 갖은 고초를 겪은 이순신 장군이 너무 통통하고-_-건강해보인다는 점에는 저도 공감합니다.
배우 안성기 느낌의 조금은 마르고 다부진 느낌의 캐릭터가 잘어울릴듯 싶었는데 (연기력과는 별개로) 최민식이 너무 통통해보이긴 했습니다.;;
14/08/01 14:41
제가 마스터 충달님의 글에서 영화에 실망했다고 쓴 부분을 리뷰에서는 제대로 짚어주셨네요.
실제로 철저한 이순신의 능력으로 이긴 전쟁을 영화로써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너무 우연을 남발하고 없던 사실을 만들어서 오히려 장군의 가치를 떨어트렸다고 봅니다. 리뷰에 깊은 공감을 합니다.
14/08/01 14:42
씨네 21 리뷰 글 읽고 평점도 살펴보고 왔는 데 전반적으로 군도가 좀더 호평을 받았고 상대적으로 명량에는 황진미씨 (9점) 제외하면 평가가 박하네요. 역시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 관점은 꼭 같지만은 않나 봅니다.
14/08/01 15:05
김혜리 : 해상 전투는 순류, 나머지는 역류. 반반 무(武) 많이 6
박평식 : 침몰하는 캐릭터들 5 이용철 : 인물은 흐릿하고 해전만 요란하다 5 황진미 : 왕이 아닌 백성을 향한 忠. 영웅이 아닌 백성을 향한 카메라 9 이화정 : 해전의 치열함속에 묻혀버린 캐릭터 6 장영엽 : 해상전의 제물이 된 인물과 이야기 6 주성철 : 피토하는 이순신의 최종병기 의리 6 김성훈 : 해전신은 꽤 볼만하다 6 정지혜 : 폭발해야 했던 건 배가 아니라 이야기 5 씨네 21의 한줄평과 점수들입니다. 사실 한줄평이라 모든 의견을 담을 순 없겠지만 전문가들에게 실망감을 느낍니다. 박한 평가들은 대부분 소실된 이야기와 캐릭터를 꼬집고 있습니다. 타당한 비평입니다. 그러나 의도된 배제라는 점에서 마냥 비판할 거리는 아닙니다. '폭발해야 했던 건 배가 아니라 이야기'라는 지적은 내러티브와 개연성에 너무 목을 맨 시각입니다. 뭐 이 정도야 중요하게 보는 시각의 차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는데 황진미씨의 해석은 굉장히 실망스럽습니다. 김한민이 전작 <활>에서 부터 역사와 백성에 대한 개인적 사상을 그렸다고는 하나 이번 <명량>에서는 그 의도가 어긋났고, 작품을 방해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언급하면서 고평가를 하면 어쩌자는 건지;;; 한심합니다. 그나저나 김혜리씨의 평은, 챙겨보진 않지만, 볼때마다 괜찮네요.
14/08/01 15:16
그렇지 않아도 제가 씨네 21 전문가 평점 첨부하려고 했는 데 흐흐
리뷰글은 가능하면 전부 읽어보는 편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이동진씨가 아직도 명량을 못봐서 아쉽다는.... 마스터충달님 리뷰글도 재밌게 봤습니다. 일단 평가가 조금씩 갈리는 걸 봐서 주말이 더 기다려지는...
14/08/01 15:20
보면서 짜증났던 부분 가운데 하나가
전투 마치고 배 밑에 노꾼(?)들이 "우리 후세 사람들이 선조들이 이렇게 개고생한 거 알까 몰러." 뭐 이런 투의 말을 하는데 감독의 생각을 그대로 전달하는 대사 같아서 오글거리고 짜증이 확 나더군요. 자기는 그런 것도 조명할 줄 아는 감독이라고 소리치고 싶은 건지.. 진짜 그렇게 인정받고 싶으면 대사 그렇게 쓰면 안 되죠. 솔직히 좀 수준 떨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14/08/01 14:47
충무공은 엄청 너프시켰고,구루지마는 엄청 버프시켰죠.
실제역사에선 물에 빠진 구루지마를 갈고리로 끌어올려 토막냈는데.. 영화에선 무려 상선에 올라탔으니... 개인적으로 명량해전을 다룬 작품중 가장 제밌게 봤던건 김경진씨의 [격류]였습니다.
14/08/01 14:51
이 영화 이상합니다.
초반부는 지루하고 본문처럼 과하게 억지스럽고 배우의 매력이란 최민식을 제외하곤 전무합니다. 그런데 어 어 하고 나니 2시간이 훌쩍 지나있습니다. 전 영화도중에 시계를 보면 재미없음 안보면 재미있음으로 분류하기에...이 영화는 재미있습니다. 이 영화 이상합니다...
14/08/01 14:57
거북선이 불타는밤... 이순신이 저녁에 자다깨서 장수들의 혼령을 보고 술을 권하다가 난입한 자객과 갑자기 칼부림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락없는 올드보이 오대수였습니다..크크크 영화를 보고 나서 뭔가 허무하고 부족하다.. 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왜 그런건지 이유는 정확히 모르면서) 리뷰를 보면서 내가 왜 그렇게 느낀건지 알게된것 같네요
14/08/01 15:04
영화보면 이순신과 조선수군이 먼치킨 급으로 쎄보이는데
실제 역사를 따져보면 영화에서 버프받은쪽은 일본이라는 사실이 충격. 실제 명량해전에서는 사망자 2명 부상자 2명이였다죠?
14/08/01 15:09
상선에서 사망자2명,부상자2~명이었구요.
안위의 배에선 실제로 백병전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겁에 질린 격군 5명이상이 물에 뛰어들 정도니 꽤 심각한 상황이 아니었나 추측합니다. 이순신 장군의 지원으로 결국 왜군을 격퇴하긴 합니다. ..사실상 이게 조선수군의 입은 피해의 전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머지 배들은 격전을 벌이지 않았다고 하니까요. 왜군은 총대장인 도도 다카도라가 피격당하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파견한 군감찰관이 물에 빠졌다고 하죠. 영화에선 도도 다카도라가 무사히 돌아가니.. 엄청나게 버프 받은 셈이죠.
14/08/01 15:07
실제 전투처럼 멀리 떨어져서 피해도 거의 없이 일본군 학살했으면 재미 하나도 없죠. 그냥 영화적 긴장감을 주기위한 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14/08/01 15:15
그에 대한 제 생각은 본문에 적은 아래 내용과 같습니다.
[물론 영화적 재미와 긴장감을 위해 치고받는 백병전이 필요하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백병전을 벌이며 치열하게 치고받아야 처절한 맛도 있고 영화적 그림과 긴박감이 살아나는 것 정도는 이해 범주라는 얘기다. 하지만 난데없는 스나이핑 대결이 벌어지고, 왜장 구루지마가 장군선에 난입해 홀로 무쌍을 벌이다가 화살받이가 되어 이순신 장군의 칼에 목이 달아나고, 위기에 처한 장군선을 백성들이 밧줄로 끌어당기는 장면 등을 볼수록 명량해전과는 전혀 다른 딴 세상의 전투를 보는 듯도 했다. 처절함과 긴장감 유발을 위한 과장도 어느 정도여야지,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중략)...이러한 과장은 결국 이순신의 일대기가 아닌 '명량해전'이라는 하나의 한정된 전투만을 집중적으로 그려낸 영화 기획에서 비롯된 태생적 한계인지도 모른다.] 즉 저는 이 영화의 기획 자체의 문제를 꼬집고 싶네요. 무엇보다 이순신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보여집니다.
14/08/01 15:18
고경표씨가 엑스트라처럼 나와서 언제 한마디 하나 기대하면서 봤는데...
화면에는 자주 잡히는데 끝내 한마디도 안하더군요. 필요한 배역인가 싶었습니다;;
14/08/01 15:29
이순신을 역사적 인물이 아닌 극적 인물로 변형하는 것은 아마 거의 불가능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극적인물로 변환시킬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대립구조가 성립이 안된다는 거죠. 왜군과 직접적으로 대립시키자니 이들간에 성립시킬만한 갈등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역사를 위배하고 드라마를 쓸 수는 없죠. 역사를 따라 선조와 정치적 대립을 그려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중심인물인 이순신의 욕망(구국, 충성)과 반동인물의 존재(선조)가 동일 시 된다는 모순이 발생하죠. 이를 표현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나, 이 내용을 중심 시퀀스로 다루면 상업 영화로서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결국 (3부작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이순신의 일대기에서 앞뒤를 잘라낸 영화의 틀 자체가 한정적이다"라는 지적대로라고 생각합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내러티브와 캐릭터에 대한 것은 봐줘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아예 반지의 제왕처럼 1,2,3 부를 한번에 모두 촬영하고, 한산부터 차근차근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그랬다면 <두개의 탑>에서 헬름 협곡의 전투에 집중한 것이 오히려 호평을 받은 것처럼 명량해전만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어도 약점에 대한 아쉬움이 적었을 것 같습니다.
14/08/01 15:38
맞아요. 말씀하신 대로
[반지의 제왕] 식의 순차적인 일대기적 접근이 이 작품엔 맞았다고 봅니다. 프로도의 성장과 간달프의 반전을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한 관객들이 대충 1~3편의 내용만 전해듣고 2편 헬름협곡의 전투를 보는 기분이 이럴까요. 뭔가 스펙타클하고 화끈하긴 한데 이유없이 공허하고 찝찝한 느낌이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김한민 감독의 연출력이 촌스러워요. 강우석의 [실미도]가 그랬듯. 정공법은 좋은데, 촌스러운 스타일의 연출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여집니다. 다른 감독이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좀 있네요.
14/08/01 15:46
좋게 말해서 정공법이고 정석이지 그냥 연출력이 없는거죠.
<활>이 표절시비에 오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라고 봅니다. 특정 느낌과 특정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가장 좋은 각도와 배치와 동선, 즉 교과서적인 연출만 한거죠. 그러다 보니 특색이 없고, 다른 특색없던 작품하고 똑같다는 소릴 듣는거구요. (물론 중요 소재에서도 비슷하긴 했지만) 다른 감독이 맡는다면 역시 제임스 카메론이 맡아줬으면... 배덕후...
14/08/01 15:32
영화 300 후속편에서 원래 200여척 이상의 그리스 함대가 6척(직접 보지 않고 듣기만 해서인데 맞나요?)만 나와서 싸운 것과 비슷한 느낌인가요?
14/08/01 15:39
흔들리는 배 위에 올라가서 정확하게 스나이핑 하는 일본장수, 사방이 일본배로 둘러싸인 상황에서 백병전을 이기는 대장선 ..
개연성 따위는 없지만, 그래도 집중하면서 잘 봤습니다. 해상전투신 자체는 괜찮게 봤는데, 왜 자꾸 몰입을 방해하는 장면들이 중간중간에 계속 나오는 걸까요? 이순신 아들 눈빛연기 신이나, 구경하는 백성들 장면이 너무 자주나와서 자꾸 흐름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화약 잔뜩 실어서 대장선을 노리는 일본의 배와, 이정현 외 백성들이 옷을 흔드는 장면들은 억지로 극적인 장면을 만들려고 어거지로 만든거 같습니다.
14/08/01 16:08
저도 되게 별로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리뷰에서 어느정도 잘 짚어주신 것 같아요. 뜬금없이 없던 거북선을 만들어놓고 불태우는 거라든지 화약 잔뜩 실은 배에서 텔레파시(???)도 아니고 어떻게 말을 알아듣고 옷을 흔드는지.. 억지로 넣은 신파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 장면 뿐 아니라도 클로즈업이랑 슬로우 모션(?)이 많아서 몰입이 안 됐어요.
14/08/01 16:33
너무 공감되는 리뷰라 댓글을 안달수가 없네요
짚어주신 부분들이 저의 찝찝한 느낌을 제대로 설명해주셨어요 역덕후는 아니지만 이순신 장군은 좋아합니다. 그래서 고대하면서 봤는데, 12대330으로 승리한것만으로도 대단한 전투를 소재로 온갖 신파를 집어넣어야 했나 싶어요.. 이정현과 진구의 텔레파시라던가 백성들이 갈고리로 배를 잡아끈다거나...... 너무하더라고요. 백병전도 너무 많아서 뭔가 이상하다했더니 역시 사실이 아니었고.. 영화적 연출때문이라지만 기대감에 못미쳤습니다. 그래도 흥행은 하는것같고 이대로면 한산, 노량도 나오겠지요? 그때는 제발 오바하지 말아주길 바랍니다
14/08/01 17:12
내용에는 공감하는 바가 많지만,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대해 심도깊은 연출을 했다면 영화 제목은 명량이 아닌 충무공이었겠죠. 다큐가 아닌 담에야, 재미를 위해서라면 고증에 어긋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픽션이니까요.
14/08/01 17:38
+1
제대로 고증을 보려면 다큐를 보는게.. 저는 돈주고 재미를 느끼러 가는게 영화관이라서.. ^^; 물론, 전후사정 다 알고 사실에 근거해서 재미를 풀어내는것까지 바란 분들은 재미가 없으셨겠지만요..헤헤
14/08/01 17:55
오늘 조조로 보고왔습니다만 리뷰에 폭풍공감 ㅠㅠ 같이보신 어머니와 여동생은 재밋다고 하셨지만 저는 영 뒷맛이 찝찝하더니
그 근원을 딱 짚어서 표현해주시네요 영 맘에 안차서 원 네이버에 뜬 리뷰기사에서조차 고증에 힘을 많이 썼다는글을 보고나니 힘이 더 빠졌는데... 스나이퍼라니 개뿔...에 힘이 빠지더니 (또 죽기는 참 쉽게도 죽습디다) 계속되는 백병전에 완전 맥이 빠지더군요 왜 그랬는지는 이해가 가긴했습니다만 좀 더 충무공의 리더십을 보여줬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제일 크네요
14/08/01 17:55
박중훈씨 나온 천군이란 영화를 보면 까무러치시겠는데요...
영화를 보면서 고증 타령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석사 이상의 역사학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연구하시는 수준의 분이 아니라면 글쓴이님이 아시는 정도의 고증 정보를 이 영화를 준비하는 제작진이 몰랐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가 역사 고증 100% 슬로건이라도 내건 다큐 영화라면 모를까 이건 그저 감독의 선택이죠. 그리고 포커스를 전투에 맞춘 것도 감독의 의도이죠. 말씀하신데로 감독은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고뇌와 일대를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표면적인 수준의 예의차리기만을 했고 최민식이 어느정도 살려논 것도 맞습니다만, 애초에 감독의 포커스는 전투였다 이거고 이건 전혀 까일 부분이 아닙니다. 물론 난데없는 신파극 (이정현씨는 왜나오며 왜 별 이유도 없이 벙어리여야 하는지...)이나 스나이핑 대결은 저도 참 민망했지만 이 영화가 천만 관객 간다면 400만 관객은 그 신파 장면에서 울고 스나이핑 장면에서 숨을 죽이거든요.. 7번방의 선물 같은 그냥 대놓고 판타지 최루탄 영화가 천만 돌파하는 영화시장입니다, 누가 보기엔 오그라드는 신파여도 꽤나 많은 관객층이 좋아합니다.
14/08/01 18:28
[천군]은 그냥 판타지죠.(좋게 봐줘야 팩션이구요.) 정통사극인 [명량]과는 비교할 작품이 아닙니다. [명량]도 차라리 판타지를 천명했거나 팩션 사극으로 갔다면 모르겠으나 이 작품은 김한민 감독이 여러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고증에 충실한 정통 사극입니다. 고증 타령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으시지만, 고증은 정통사극에 있어서 기본이자 바탕이죠.
픽션이라도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제대로 고증해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찍어낼 거 아니면 뭐하러 사극 연출진이 피땀흘려 고증을 하겠습니까. 그냥 마음대로 찍으면 그만이죠. 극의 개연성과 관객들의 몰입, 역사 속 인물에 대한 예의를 위해서라도 충실한 고증에 기반한 역사적 재현은, 정통 사극물엔 필수입니다. 물론 픽션이라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지적하는 점은 '왜 다큐처럼 똑같이 안 찍었냐'가 아닙니다. 픽션이라도 허용할 수 있는 범주의 허구가 있고 허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허구가 있습니다. 근데 명량에서는 이 두가지가 뒤섞여 있어요. 저도 거북선이 불타는 부분이나 의상 고증 정도는 그냥 그러려니 하겠습니다. (툭하면 벌어지는 백병전도 실제랑은 다르지만 그 정도까지는 극의 긴장감을 위해서 이해하겠구요.) 하지만 hindutimes님께서도 말씀하신 난데 없는 신파극과 백성들의 갈고리 줄다리기 구출, 구루지마의 무쌍 등등. 이정도면 말만 명량해전이지 그냥 감독의 상상 속의 전투라고 봐야죠. 차라리 고증에 충실했다는 말을 하질 말던가요. (사극은 아니지만) [변호인]이 극찬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누가 봐도 허용 가능한 범주의 허구를 섞어서 실제와 같은 감동을 전해주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명량]은 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허용가능한 수준의 허구이겠으나 또 누군가에는 몰입을 방해할 정도 지나친 허구라고 느껴지는 작품이죠. hindutimes님께서 전자의 입장이시라면, 저는 후자의 입장인 거구요. 결론적으로 억지 감동을 자아내는, 그래서 오히려 실제 명랑해전에서의 이순신의 위상과 능력까지도 반대로 깎아먹는 수준의 전투씬 연출이 저에게는 몰입을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관객 수가 모든 걸 말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해운대]와 [실미도], [7번방의 선물] 등이 그러했듯) 천만이 들던, 이천만이 들던 까일 부분은 까여야겠죠.
14/08/01 20:04
고증을 어느정도 하느냐가 문제고 그것때문에 말이 많아지는거지 의미없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네요. 천군처럼 판타지가 아닌 이상은요. 아니 이런 판타지도 원작부터 배경으로 한 시대 등의 고증에 노력하고, 평가받습니다.
이란 문제에서 스케일을 키운다면 정말 온갖 게 다 나옵니다. 일본의 역사문제. 한국 근현대사 문제 등 해서요. 여기서 완벽히 쿨해질 수 있는 사람도 없구요. 자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에서 자신이 그저 재미를 위해 감독이 선택했기에 완전 쓰레기로 나온다면요? 다큐가 아니기에 고증보다 재미와 메시지 등에 눈을 돌릴 수 있습니다만 그에 대한 개연성 등 '설정'에 대한 부분은 100프로 창작물을 평할때도 나오는 거구요. 비꼬는 뜻으로 한 것 같습니다만, 사학과 석사 정도가 아닌 사람도 충분히 알만한 걸 다룬다면 더 신경써야죠. 지향하는 바가 다르더라도, 고증 타령이 의미없다는 말은 사극은 1g의 양념 없이 100프로 다큐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 수준으로 극단적인 말입니다
14/08/01 20:07
저의 평가와 비슷하시네요.
감독이나 제작진도 고증을 했을땐 분명 해당 분야의 전문가도 참여를 했을 테니 고증에 어긋나는 부분은 전부 감독의 선택이었을 겁니다. (근데 연호같이 분명히 실수의 영역에 해당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허구를 허용할 수 있는 한계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점이겠죠. 누군가는 '이정도야~'하며 넘어가주고, 누군가는 '몰입이 방해될 정도'가 되는 것이구요. 저는 전자에 해당하는 사람이고, Eternity님은 후자에 해당하는 것이구요. 하지만 주관적인 것으로만 치부할 순 없습니다. 객관적인 기준을 찾아서 판단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서 2가지를 거론하고 싶습니다. 첫 째는 정체성입니다. <명량>은 전투를 위해 내러티브와 캐릭터도 포기했죠. 이렇듯 전투를 잘 구현하는 것이 영화의 정체성에 가까운 상황이니 철저한 고증은 필수적입니다. 이런 정체성을 거스른다는 점에서, 특히 전투에서 고증이 어긋나는 부분은 비판받아야 하죠. 둘 째는 통일성입니다. 김한민이 감독의 시점으로 관객에게 강요한 부분은 '백성'이라는 요소입니다. 이는 전작인 <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죠. 허나 이것들은 고증에 어긋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작품 전체와 통일성도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탐망꾼 에피소드나 갈고리 구출, 노꾼들의 대사는 이런면에서 비판하고 싶습니다. 결국 분석적으로 바라본다면 고증이 어긋난다는 점은 비판의 대상임이 명확하다고 하겠습니다. 저의 경우는 이러한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영화를 보며 큰 무리가 없었으나 잘 아는 사람일수록 독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현재 대부분의 <명량>에 대한 비판들이 이러한 고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고전적 내러티브에 어긋난다는 점에 집중된다는 것이죠. (위에 씨네 21 전문가 한줄평을 보면 비판은 거의 이야기와 캐릭터입니다.) 오히려 이런 부분은 전투에 포커스를 맞춘 기획의도에 따라 용서해줄 부분인데도 말입니다. 그런면에서 저와는 평가가 갈리는 글이지만 비평으로서 가치가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영화는 사실이 아닌 그럴듯함을 그리는 미디어라는 점에서 이러한 비판으로 영화를 지나치게 폄하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관객들은 이런 관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구요. 그런 맥락에서 김한민이 승리했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14/08/01 20:14
영화에 대해서 저와 다른 시각에서 보시는 입장이심에도 제글의 맥락을 제 댓글보다 더 정확히 짚어주신 것 같아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김한민의 승리' 라는 관점은 정확히 그러한 시각이었습니다. 즉, 제가 비판한 지점이 절대적이고 객관적인 잣대가 아닌, 얼마든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저만의 잣대일 수 있음을 저스스로도 인정하는 의미랄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영화 평은 언제나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것이니까요.
14/08/01 19:33
근데 걱정하실 필요 없을꺼 같아요 지금 이게 이순신 삼부작 중 처음입니다 한산에서 말씀하시는 선조 유성룡이 나올꺼 같고 노량에서 죽어야만 사는 남자가 나올듯 합니다 이땐 전투보다 일대기와 심리묘사에 더 치중할듯
14/08/01 22:18
네, [명량]보다는 [한산]이 훨씬 더 재밌을 거 같습니다.
이순신의 거취를 두고 갑론을박하는 조정의 모습과 시기질투하는 선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꿀잼. 임진왜란의 주인공은 이순신과 선조죠.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최종보스가 아닌 그저 쩌리 악역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임진왜란의 최종 보스는 역시나 선조.
14/08/01 20:04
내일 보러 갑니다! 후우후우 ㅠㅠ
고증 부분은 정말 어디까지가 선일지 모르겠어요. 사람마다 다 다를거구요 이번에 주로 걸리는 건 역시 백성의 역할 부분이겠네요. 뭐 어느 사관을 가지든 극단적 영웅사관이 아니면 다 이런 걸 끼워넣고 여기서도 그걸 강조한 것 같은데요. 음... 행주치마가 떠오르는 부분이네요. 후 나머진 직접 보고 답글 달겠습니다 +_+ 감사히 봤습니다 ^^
14/08/01 23:08
저도 실제 역사와 영화화의 간극 때문에 보면서 약간 불편했습니다만, 그 간극에 쓸데 없는 신파를 넣은 것이 참 그렇더군요...;; 그리고 이순신의 능력을 오히려 깍아먹은 연출도 좀 그랬습닏.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불편했던 것은......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문제점이라 생각하는데 의외로 지적하는 분들이 적더군요. 명량해전 개전 초기에 대장선 외에 다른 배들이 죄다 두려움에 휩싸여 뒤로 빠지는 부분에 대한 묘사가 너무 부실하게 넘어간 것 같습니다. 대장선 뒤에 빠져있는 판옥선들이 보이긴 했습니다만 너무 흐릿하게 보였고, 얼핏 보면 대장선을 필두로 어떤 진영을 짜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일본 장수들이 "이순신이 왜 전투기를 세우지 않는 것일까요?" 라고 묻는 장면도 있습니다만, 일반 관객들은 그 정도 묘사로는 전황 파악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국 장수들이 판옥선 위에서 "이건 안되겠다. 미친 짓이야. 뒤로 빠져서 지켜보다가 도망가자!" 라고 말하는 부분만 있었어도 확실히 이순신의 독전이 어필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죠.
14/08/01 23:13
저도 불호에 가깝습니다
위에 리뷰에서 언급하신 부분들이 어느정도 공감되네요 전 10년전 드라마인 불멸의 이순신 명량해전 연출이 더 좋았던거 같습니다 너프당한 장군님 보는게 안타깝더라고요 + 어색한 신파까지요 전쟁신도 너무 화려한 효과에 집중한 나머지 내러티브는 좀 떨어져보였는데 저만 그랬나요... 뭔가 연출이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쟁흐름이 물흐르듯이 잘 머리속에 안들어오더라고요
14/08/02 07:03
저도 해전만 재밌게봤지
나머지는 의아한 구석이 많았습니다 흐름을 방해하는 인물과 설정 때문에 힘들기도 했구요... 전 제일 방해되던게 아들 클로즈업 장면이었고, 백성들이 대장선을 줄로 잡아당겨준 장면에선 웃겨죽어서 혼났습니다.... 스나이퍼 정도는 예쁘장한 남자배우를 등장시켜 여성분들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장치쯤으로 이해하니 별 감흥은 없었네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정말 잘 읽었어요
14/08/02 11:22
방금 조조 보고 왔습니다. 리뷰에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특히 변호인 보러 왔는데 해운대 본 느낌이네요. 물론 해운대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영화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 너무 어려운 영화입니다. 영화는 절반의 실패라고 생각합니다. 해상전투는 160억 생각하면 외국에서 대단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연출한것 같습니다. 이런 것만 생각하면 나쁘지 않습니다. 또 영화의 중심 주제는 두려움에 대한 극복이고 이순신 내면도 여기에 맞춰있다고 생각하고 나름 초반부에 지루하지만 나쁘지 않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걸 극복하면서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냈다는 걸 표현을 잘 못했습니다. 그냥 말로만 처리했죠. 영화가 이런 저런건 다 좋은데 중간중간 확 깨는게 너무 많다고 할까요 그래도 이 영화 상당히 흥행할거라고 생각합니다. 군도는 명량에 바로 밀릴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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