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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25 17:27
크. 제가 쓰려던 말을 얼추 비슷하게 써 주셨군요.
독서가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인가, 혹은 그 자체가 목적인가? 독서를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고 가치관을 정립하고 지식을 얻고 운운....은 전자에 해당합니다. 그게 나쁘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바람직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같은 경우는 원사운드의 명언을 인용할 수밖에 없겠네요. X바 독서하는데 이유가 어디 있어! 그냥 하는거지! 제가 폴 오스터와 김훈을 읽는 이유도, 로저 젤라즈니와 로버트 하인라인을 읽는 이유도, 하다못해 도스토예프스키를 읽는 이유도, 국문과 출신 주제에 양자역학 관련책을 읽는 이유도, 유시민과 도올을 읽는 이유도 죄다 똑같습니다. 그게 재미있더라고요. 그걸로 족하지 않습니까?
14/07/25 17:32
흥미로운 글, 재밌게 잘 봤습니다.
하지만 전 30분 독서보다 100시간 인터넷이 더 재미있는 걸 많이 발견할 수 있는 수단인 것 같아요. 지금만 해도, 몇 시간 인터넷 하다보니 이런 글을 보게 되잖아요? 30분 독서로는 찾을 수 없는 재미죠. 크크크
14/07/25 17:46
그렇죠 사람에 따라서는 100시간 독서보다 30분 웹서핑이 그 확률이 높을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인터넷 하면 되죠. 그리고 인터넷에서 얻는 지식이 단편적이라는 생각도 점점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이버 같은 곳에는 책 전문을 검색할 수 있게 만들어 놓기도 했구요. 한 챕터 한 챕터 읽다가 결국 다 읽어 버렸는데, 나중에 보니 그 책이 서점에 있더라구요. 내가 이 책을 사서 읽은 거랑 인터넷에서 읽은 거랑 아무 차이가 없잖아?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모아서 책으로 내는 사례도 많은데, 그런 책들도 인터넷의 글이라 단편적이라고 해야 하는가 물으면... 글세요.. 피지알에도 특정 아이디로 검색해 그 글들을 책으로 묶어도 손색없을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아무튼 점점 그 경계가 옅어진다고 생각합니다.
14/07/25 17:49
네 맞습니다. 장르가 다를 뿐 얻고자 하는 건 비슷한 것 같아요. 정보와 흥미.. 쓰레기같은 글의 비율이 책보단 인터넷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것 말고는.
14/07/25 17:35
세상에 재미있는 의무라는건 없죠.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들은 대개 독서의 효용과 필요성에 대해서만 지나치게 인식하느라 그 즐거움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사람들인 경우가 많더군요.
14/07/25 17:41
그럼요. 전 누가 저한테 "무슨 책을 읽는 게 좋냐"라고 물으면 항상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한테 재미있는 책을 읽으라"라고 말이죠. 그게 인문학 서적이든, 추리소설이든, 순문학이든, 시집이든 말입니다.
14/07/25 17:43
어디서 봤던 글이다 싶었는데 역시...
이 작품이 단편집에서 첫번째였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사실 뒤에 작품들은 잘 기억이 안납니다...
14/07/25 17:46
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만 소설에 한해서 그러네요.
저도 소설을 제발 재미로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얼마전 듀나의 소설을 읽다가 와 이거는 미드로 나와도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듀나 소설은 sf라는 이유로 일부 매니아들만 읽을 뿐 별 관심을 못받죠. 다들 SF영화 미드는 재밌게 보면서 말입니다. 이런 게 너무 불만이에요; 그리고 위에서 말씀하신 독서는 향락이다는 소설이나 문학에 한해서이지요. 영상매체로 치면 다큐멘터리, 뉴스, 동영상강의 이런 것 까지 재미만으로 보는 건 아니니까요. 아래 독서 관련 논의는 책 전반에 대한 이야기 이므로 전부 포괄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독서실태조사 같은 것을 보면 책을 지식, 정보 습득의 욕구로 읽는 층이 꽤 높습니다. 하지만 저도 기본적으로 재미로 독서를 하는 층이 더 늘어나야지 독서 인구가 탄탄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더더욱 재밌는 소설 발굴하고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장르 문학은 너무 자기들만의 리그 같아요.
14/07/25 17:58
제목이 <아직은 신이 아니야> 였습니다.
약간 엑스맨 같은 소설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세계관이 나름 탄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4/07/25 17:46
전 독서가 취미입니다.
취미란건 말그대로 내가 하고싶을때 나의 유희를 책임져줄 방법이죠. 독서가 취미라고 매일 책을 읽지 않습니다. 게임도 하고 서핑도하고 다른 취미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어? 책 읽은지 오래됐네..하면서 손에잡히는 몇권 집어 읽는 그런 취미생활이죠. 취미도 매일매일 하게되면 말씀하신대로 의무화가되고 그건 더이상 취미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의미에서 말씀해주신바는 명확하게 와닿네요. '독서는 의무가 아니라 향락입니다. '
14/07/25 17:50
책 좋아했었는데.. pgr 의 자게, 유게, 질게 글을 읽다보면..
매일 매일 짧은 내용의 책 읽는 느낌이 날 때가 많아서.. (글 뿐만이 아니고, 댓글과 시간같은거 까지.. 다 보게 되요.) 요 몇년간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네요. 결론은.. 저에겐 pgr 눈팅이 큰 향락입니다.
14/07/25 17:53
그리고 선발투수는 1회부터 똥볼을 던져대며 5실점하고 키스톤이 사회인야구급 실책을 내뿜으면서
선배의 숨겨진 실체가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14/07/25 21:29
그는...그는... 안드로이드였던 것이다.
부처도 보살도 참지 못한다는 경기를 꾸준히 보고 응원하는 기계인간. 그리고 시작되는 그와의 로맨스. [사이보그여도 괜찮아]
14/07/25 18:13
김애란 이란 작가분 글 겁나 잘쓰네요.
딱딱하고 고루한 사회나 과학책만 읽었더니 이렇게 생기가 도는 글도 매력적으로 다가오네요. 내일 도서관가서 문학코너 이잡듯 뒤져봐야 겠습니다. 이렇게 유려하고 한글의 멋이 느껴지는 한국 여성 작가 추천해주실수 있나요?
14/07/25 18:23
음.. 일단 김애란작가가 마음에 드셨다니 김애란 단편집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정도.. 다른 여작가라면 2014년 이상문학상 편혜영 '몬순'이나 2008년 이상문학상 권여선 '사랑을 믿다' 추천드려 보겠습니다. 권여선씨 장편 '레가토'도 괜찮았구요 흐
14/07/25 18:18
게임이나 독서나 영화나 공연이나 전부 수평적인 관계지 우열을 가릴 수 없고, 전부 그것만의 재미가 있습죠. 영화나 공연은 여자친구가 없어서 못가지만 게임이나 독서는 즐깁니다? 크크
14/07/25 18:26
향락이나 여가등은 다시 말하면 예술입니다.
생존과 증식이라는 생물로서의 목표를 추구하는 데에서 살짝 벗어나서 그러한 목표추구에 효율은 떨어지더라도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 예술이며 효율성에서 벗어나기에 쓸데없지만 그것이 쓸데없는 짓이기에 자유의지를 드러냅니다. 음악이나 미술, 춤이나 게임등 다른 예술활동에 비해서 독서가 특별한 점이라고 한다면 상상력과 개념이해력을 좀 더 많이 가동시켜야 한다는 점일겁니다. 이 특징을 빼고 말한다면 독서가 줄 수 있는 것이 다른 예술이 주는 것에 비해 더 고고할 이유는 없지요. 하지만 관념이라는 걸 다루는 능력을 길러주는데에 독서보다 더 나은 훈련법이 달리 없기에 여전히 독서는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 것으로 취급 받는 게 아닐까요. 독서의 특별함의 본질은 그것의 내용이 특별한 지식을 주기 때문이 아니라 문자뿐인 부실한 매체로부터 내용을 전달받기 위해선 오감의 감각을 상상하고 추상적 관념을 다루는 능력을 길러야 하기 때문일겁니다.
14/07/25 18:43
뭐야 글을 엄청잘쓴다....! 했더니 크크
비문학과 문학의 차이가 있겠죠. 문학에는 동의하는 관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저도 소설엄청좋아하는데 박민규소설을 영화화해도 그 냉소를 못느낄거라 믿어요.
14/07/25 19:24
우연히 선배의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한화치어리더sbs짤.gif 를 보게되었다. 조금 당황했지만 선배의 취향을 알게된것이 오히려 기뻤다. 바로 나는 한화 치어리더복을 구매했다.
14/07/25 23:16
글 죽이네요. 크크 저도 생각해보면 어릴 때나 지금이나 유희를 위해 책을 읽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전공서적이 그렇게나 안 읽혔나 봅니다.
14/07/25 23:41
한나 아렌트는 인간의 삶의 근본 양태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구분했습니다.
하나는 생물학적 생존을 위한 노동, 또 다른 하나는 인위적인 세계를 만드는 작업,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행위입니다. 아렌트의 구분에 의하면 문학, 더 넓게는 예술이라는 것은 작업에 해당하는 것이죠. 그러나 아렌트의 이러한 구분은 사실 그렇게 유효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냐하면 예술이 충분히 노동이기도 하고, 행위의 성격을 띌 수 있다는 점에 있어서 입니다. 그러나 아렌트의 이러한 구분의 시도가 아주 무용하지만은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문학, 즉 예술이라는 것들이 생물학적 생존을 위한 것도, 인간과 인간과의 정치적 행위만을 목표로 하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인간이 생존에 무용한 세계를 끊임없이 창조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끊임없이 의문부호만이 넘치고 있습니다만, 다만 그 핵심에는 즐거운 느낌을 향유하는 것이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생각합니다. 책이 만들어진 시작한 이래로 출판된 글들에는 여러가지 목적이 있겠죠. 일단 저는 위와 같은 점에서 문학의 글들은 무엇보다도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서 쓰여졌다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생존의 효용성과 가치를 문학에게 따지게 되면 곤란하다고 생각이 드네요.(문학으로 구분되는 책들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해 볼 수 있겠죠.) 그나저나 처음에 저는 게시물의 제목과 단편 일부분에 낚여서 "어머, PGR에도 이러한 소녀가 있다니"하고서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만, PGR에 이러한 글을 쓸 소녀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소설에 가까운 일인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어쩐지 아쉬운 기분.
14/07/26 00:02
글 정말 맛깔나게 읽히네요. 국문과 출신으로 시 모임도 하고 저기에 나오는 선배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학창시절도 떠오르기도 하면서 즐거웠습니다.
한편으론 독서량이 확 준 것에 대해 부끄러워지기도 하네요. 아 맞아 이런게 책읽는 맛이었는데, 하는 느낌이에요.
14/07/26 09:40
인터넷글과 돈이 들어간 활자로의 책과는 기대치는 다르죠. 집중하고 읽다가 소설이라니 맥이 풀리네요. 경험이라면 데굴데굴 웃을 일도 상상이라면 더 재밌어야 되는 개그소재들과 비슷하겠네요.
14/07/26 13:48
이상문학상 트렌드가 꽤 많이 바뀐 것 같네요.
예전에 괴상한 몸담론이라는 것을 들먹이면서 예술성이니 뭐니 하는 뜬구름만 잡았던 기억이 나는데, 이건 정말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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