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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08 03:03
소소하게 재밌게 읽었습니다.
5. 사탄에게 신과 같은 예지능력이 없더라도 필경 신의 예지능력을 알았을 것이므로 '기망'당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그로 인해 내기를 한' 건 아닌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에 비해 메피스토와 거래한 인간은 거래의 대가로 치러야 할 온갖 고역을 알았더라면 내기를 안했을 텐데, 메피스토의 묵시적 기망행위에 의해 내기를 하는데 이르렀으니 여러모로 사기를 당한게 맞는 것 같습니다. 9. 국가론 2권에서 시인들을 욕하는 대목은, 설화들이 '적절한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투로도 읽힙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플라톤은 국가론 10권에서 지혜를 추구한 자들이 죽음 뒤에 받을 보상에 대해 설화를 들려줌으로서 그 '적절한 사용방식'을 몸소 보여준 것 같습니다. 우매한 놈들에게 교육을 주입하는 용도....
14/07/08 06:59
9번 항목은 완곡하게 표현된 것만 유감입니다 . 특히 국가10권 에르 신화 지적은 고맙습니다. 정답지를 보는 기분입니다. 해석의 독창성(이라 쓰고 어거지)가 없어 아쉽네요(플라톤 국가에 대해 리뷰할 분이 계신다면 이분 생각하시고 포기하세요)
2번 항목은 사탄은 고발자, 즉 인간을 기소하는 검사 역할을 뜻하기도 하니, 이 글의 본래 목적(유머) 때문에 고발자를 변호하는 역설을 연출한 겁니다. 반대편 옹호해 주셔서 제 역설을 도드라지게 보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농담이고 본문 대신 쓰고 싶네요. 지적 감사합니다.
14/07/08 23:38
고발자로서의 '대적자' 역할이라면, 이슬람의 '이블리스'가 더 분명하게 해당 역할할당을 받고 있는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아시다시피 이 '양반'은, '하나님외에 누구도 경배할수 없다'는 원리주의자라 '대적자'랑은 다르지만요.
14/07/09 07:59
이슬람교는 전혀 모릅니다. 몇 가지 알게 돼 고맙네요.
사탄(Satanas)은 적수, 반대자, 원수, 사탄, 마귀 디아볼로스(diabolos)는 비방하는, 중상적인, 중상자, 마귀 라고 헌책방에서 득템한 개신교쪽 신약성서 헬라스사전에 적혀 있네요. 사탄에 비방하는, 기소하는 의미가 있다는 건 주석서에서 본 기억이 나고 성경만이 아니라 다른 헬라스 서적에서 법률용어로 반대자는 소송을 제기하는 자를 뜻했기 때문에, 그리고 형사사건의 경우도 관련된 일반인이 민사절차와 동일하게 진행되어 반대자는 검찰(검사)로 봐도 큰 문제가 없단 생각이 듭니다. 생뚱맞은 댓글 같지만, 사전에서 사탄 항목에 기소한다는 내용이 없어서 뜨끔해서 씁니다.
14/07/08 08:10
미드 환상특급에서 악마와의 거래를 다룬 게 생각나네요.
파우스트처럼 학자 즉 교수와 악마 둘이 등장하고 세 가지 소원과 그 댓가로 영혼저당의 뻔한 스토리입니다. 미드니 미국교수일테고 칠판에 수식이 꽉 차 있는데 이걸 해결 못해 끙끙거리다 악마의 꼬드김에 넘어간 거 보니 수학교수보다 공돌이 공대 교수일 거 같습니다. 뭐 두 가지 소원이 헛되게 쓰여 악마의 위협은 고조되는 것은 당연지사! 계약서에 조그마한 글자를 읽어내 현 상황을 극복해야 할 터이지만 지독한 원시를 가진 공돌교수는 안경을 벗어던져 읽어보고 싶지만 악마는 계약서를 등 뒤로 감추는데... 이때 조교가 등장해 실험 끝났는데 퇴근할까요? 라고 묻자 교수는 발끈해 "모두 꺼져!"라고 외칩니다. 그래서 악마는 꺼진다는 이야기;;(물론 조교는 등장하진 않습니다) 악마보다 교수의 히스테리가 더 무섭다는 교훈;;
14/07/08 06:59
천주교는 오매불망 신을 어떻게 초월 시켜버릴까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교황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삼위격 각각이 지금 오늘 어떻게 일하는가에 더 관심을 갖는게 삼위일체라는 걸 믿는 사람으로서 더 맞지않나 생각합니다.
14/07/08 07:46
개신교보다 천주교가 하느님/하나님의 초월성을 강조하는 것 같긴 한데, 그 이유(원인)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신화학자 캠벨은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전례에서 라틴어 대신 각국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점이나 제대를 신자를 바로 보게 사용하는 점(사제가 신자를 등지고 십자가를 바로 보고 미사를 집전했나 봅니다-요건은 공의회 이후에 바뀐 건지는 모르겠네요)을 오히려 부정적으로 보더라구요. 성스러움과 속됨의 엄격한 구별에 큰 의미를 두는게 신화학자들이니 피조물과 창조주 간의 거리두기가 좋은 기능도 있는 거 같습니다. 저같이 무신자이고 철학적 신론에 다소 관심있는 사람에게 신의 초월성이 마음에 듭니다.
삼위일체 관련 언급은 하나도 이해 못합니다. 신비(미스테리아)를 불신앙자에게 기대하면 안됩니다. 미스테리아는 아마도 엘레우시스 비교의 입문의식(대지여신 테미테르와 그 딸 페르세포네를 기리는)을 의미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것을 조금이라도 언급하면 불경죄로 사형당하기도 했습니다 . 신비는 침묵의 서약으로 굳게 닫혀 있어야;; 참고로 오르지(orgy)의 유래는 박카스(디오뉘소스) 입문의식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저는 이쪽
14/07/08 07:53
에 관심있는 걸로;; 이건 다른 성스러움이죠(죄송;;)
교황님 언급하시니 어제 외신이 생각나네요. 구마술(엑소시즘)이라... 이런 언급했으니 저녁때쯤 어느 분이 이 주제로 글 쓸 겁니다. 나중에라도 삼위일체 관련글을 읽으면 적누님의 언급이 떠오를겁니다. 이런 연결이 독서에 커다란 도움이 됩니다. 미리 감사를...
14/07/08 09:02
고대 유대인들, 즉 구약성경에서 그려지는 천사의 모습은 3가지 입니다.
하나는 사람의 형태를 한 천사. 어느날 아브라함에게 3명의 나그네가 나타나는데, 아브라함은 이들을 극진히 대접합니다. 그 3명은 사실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기 위한 여호와 하나님과 두 천사였죠. 그러다 두 천사만 소돔으로 들어갔는데, 소돔인들은 그당시 "관례"대로 윤간(!)하려고 달려듭니다. 여기서 보건대 그 천사들은 인간, 그중 남성의 모습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발람이라는 타락한 예언자가 뇌물을 받고 히브리인들을 저주하려고 가는 길에 그를 죽이려고 길 앞에 서있던 천사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발람의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냥 가려고 했는데, 타고있던 나귀가 두려워하여 가지 않죠. 발람이 나귀를 죽어라고 몽둥이질을 해도 꿈쩍도 안하던 중, 갑자기 나귀가 말을 합니다. "저 앞에 너를 죽이려는 천사가 있다." 놀란 발람이 앞을 바라보니 그때서야 칼을 들고 있는 천사의 모습을 봅니다. 고대 이스라엘 민족의 족장중 하나인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갈때, 자신의 적대자인 쌍둥이 형 에서를 만나기 전 두려워서 도망가려고 할때 나타나 밤새 씨름하다 도망가지 못하도록 다리뼈를 부러트린 천사가 나옵니다.(결국 야곱은 반 강제적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대면하게 되고 그 앞에서 극적인 화해와 용서, 가족으로써의 연합을 경험하게 되죠) 일부 신학자들은 이 천사를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난 (심판자로서의) 예수 그리스도라고 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천사는 "커룹(복수형 케루빔, 개신교 성경에서는 그룹)"입니다. 여호와의 언약궤 위에 두 커룹이 마주보고 있는 조각이 되어있다고 합니다. 사람 얼굴에 두 날개를 가지고 있고, 그 두 날개로 두명, 즉 네개의 날개로 언약궤를 감싸고 있는 형태죠. 사탄도 그룹의 하나라고 기록되어있습니다. 상징적으로 해석할때, 여호와의 영광의 정수는 예수 그리스도를 말하며, 언약궤 자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두 나무막대기에 의해 들려진 여호와의 영광) 그리고 여호와의 영광의 주요 특징중 하나가 겸손함이며 커룹의 날개로 그 영광을 가리는 것으로 나타내어집니다. 그런데 전후좌우를 가리는 커룹의 날개는 있는데 위를 가리는 날개는 없는데, 그게 바로 사탄이죠. 여호와의 영광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보니 교만하게 되었고, 그래서 스스로 영광을 얻기위해 타락하게 된거죠. 사탄의 교만으로 인해 감춰진 여호와의 영광이 드러나게 되는 아이러니함이 존재합니다. 마지막 천사는 세라핌(개신교 성경에서는 스랍)입니다. 6개의 날개의 날개를 가지고 있고요. 두 날개로는 얼굴을 가리고 두 날개로는 발을 가리고 두 날개로는 날고 있으면서, 여호와의 영광을 찬송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14/07/08 09:35
본문 구약천사 부분이 부실했는데, 감사합니다. 다년간 눈팅러 경험상 본문보다 댓글을 자세히 읽게 되더군요. 허접한 본문으로 과분한 댓글이 달리게 한 저의 원대한 뜻이;;
본문에 적은 논문은 인터넷에서 공개된 거라 구글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쉽고 재밌고 '말랔' 과 앙겔로스의 쓰인 곳도 나오니 유용할 겁니다. 제가 밤에 스케치하듯 썼고 구약 쪽은 염두해 두지 않다가 '말랔'이 사자란 뜻이 눈에 띠여 별생각없이 적었네요. 예전에 성경에서 천사 관련 언급을 정리한 적이 있어 댓글 다신 분(모바일이라 닉넴확인 힘드네요. 죄송!)의 글이 새삼 고맙네요.
14/07/08 12:57
9품천사로 구분됩니다. 거짓 디오뉘시오스가 천상위계론에서 개념화시켜 많이 인용합니다. 공식교리로 보는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분의 자세한 언급이 없다면 퇴근후 쪽지로 추후 설명하겠습니다.
14/07/08 19:14
먼저 본문에서 언급한 최승정 논문을 인용합니다.
"위 디오니시오스의 저술 중 하나인 『천상과 교회의 위계질서』는 바로 교회의 천사학을 연 효시로 평가되는데, 이 작품은 한편으로는 천상 세계를 설명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상의 교회가 이를 모델로 삼아 갖춰야 할 질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그는 천상 세계의 질서를 9등급으로 나눈다: (참고로 지상세계의 질서 역시 8등급으로 나눈다. 주교, 사제, 부제, 수도자, 평신도, 예비자, 보속자, 악령들린 사람들[범죄자]) (1) 치품천사들(seraphim, 사랍들): 하느님의 옥좌에 둘러서서 하느님의 거룩함을 찬미하는 여섯 날개를 가진 천사들. (2) 지품천사들(cherubim, 커룹들): 인간의 선악을 기록하고, 인간에게 지혜를 전하는 천사들. (3) 좌품천사들(throni): 하느님의 판결을 통해 정의를 전달하는 천사들. (4) 권품천사들(dominationes): 국가와 영토를 지배하고 수호하는 천사들 (5) 능품천사들(potestates): 악마로부터 세상을 지키는 천사들 (6) 역품천사들(virtutes): 기적을 주관하는 천사들. (7) 주품천사들(principatus): 하느님의 권능을 드러내는 천사들. (8) 대천사들(archangeli) 대천사들에 대해 언급하는 가장 오래된 문헌은 헬라어 에녹서이다: grHen 20,7. 그들의 숫자는 문헌에 따라 서로 다른데, 4일 경우와 7일 경우가 가장 빈번하다. 유다문학은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우리엘이라는 4명의 대천사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나, 그리스도 교회는 성경에 등장하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만을 대천사로 공경한다. 필로는 로고스 역시 대천사라고 본다: De confus. ling. 146; Quis rerum divin. haeres 205. Cf. J.Michl, “Erzengel”, LThK 3(1959), p.1067. 토마스 아퀴나스는 미카엘을 주품천사의 우두머리로, 가브리엘을 대천사의 우두머리로, 그리고 라파엘을 천사의 우두머리로 보았다. Cf. Summa Theologica, q.113, a.3. (9) 천사들(angeli) 디오니시오스는 이 9품을 크게 세 계급으로 나누어 각 계급에 세 품씩을 나누었다. 물론 디오니시우스의 천사관은 구약에 등장하는 상이한 천사 명칭을 위계적으로 제시한 이론일 뿐, 교회의 믿을 교리와는 구별된다" 그리고 개신교쪽 자료 중 루이스 벌코프의 [조직신학]에서 천사의 등급을 나눈 것을 보면, 1. 그룹(Cherubim) 2. 스랍들(Seraphim) 3. 정사(Principalities)와 능력(powers)과 보좌(thrones)와 주관자들(dominions) 4. 가브리엘과 미가엘로 나눕니다.(352-3쪽) 이걸 위 디오뉘시오스의 견해와 비교하면 4. 가브리엘과 미카엘은 대천사로 보면, 역품천사와 천사들이 빠진 게 됩니다. 그리고 가톨릭교회교리서 335항목에 "특별히 몇몇 천사((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과 수호천사)를 기념하며 그 축일을 지낸다.로 나오네요. ( http://info.catholic.or.kr/doctrine/view.asp?seq=5557&level1=1&level2=2&level3=1&level4=1&level5=5&level6=1&level7=4&lang=ko&topkey=%C3%B5%BB%E7) 이 항목에서 수호천사를 인정한 듯 보이는데, 최승정의 논문에서 "천사학의 주된 관심이 되었던 천사의 본질이나 역할, 그리고 사람마다 각자의 수호천사를 갖고 있는지 등등의 문제에 대해 교회는 신학적 토론과 연구의 주제로는 삼았으나, 그에 대해 어떤 공식적인 유권해석을 내리지는 않았다"는 언급과 조화롭게 해석해야 겠네요, 수호천사를 인정한다. 하지만 수호천사가 어떤지는 교회는 침묵한다로 정리하면 될 듯합니다. 하지만 위의 335 항목으로 대천사와 수호천사만 인정한다고 볼 수 있지만, 미사전례 감사송을 보면 미사통상문-"모든 천사", 사순 감사송-"천사와 대천사와 좌품 주품 천사와, 하늘의 모든 군대", 주님 수난 감사송-"모든 천사", "하늘의 천사들", 성찬 감사송-"모든 천사"라고 하니, 좌품, 주품 천사가 추가됩니다.(주의:모든 미사전례에서 사용되는 천사를 찾은 건 아닙니다) 공식적으로 9품계를 인정하는지는 찾지 못했네요.
14/07/08 22:45
헉 이렇게 자세히, 감사합니다
그냥 천사 계급에 대해서 가끔 판타지(?) 이런데서 보고 '최근에 만들어진 건가.' 했는데 요즘에 만들어낸 게 아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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