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타입니다.
방금 있었던 일이지요..
한적한 오후,
엄마가 급히 부르시는 소리에 뒷뜰로 가니,
복동이(멍멍)와 너굴 한마리가 서로 대치중에 있었습니다..
하도 복동이가 짖어서 엄마가 나와봤다는데,
딱 봐도 상태가 안좋은 너구리, 집과 밖을 경계하는 작은 나무들 사이에 웅크리고 있더군요..
엄마가 예전에도 집을 찾아왔다는 너구리라는데,
이번엔 왜이리 상태가 안좋으냐면서 저보고 같이 잡아 주사 맞히자고 그러더군요..
근데 이 너굴이 정말이지 상태가 안좋았고,
하수구를 돌아다녔는지 근처에만 가도 시궁창 냄새가 풍겼습니다..
아마 이대로라면 며칠을 못넘기지 않을까 하는 확신이 생겼고,
얘를 잡아서 비어있는 복동이 집에 넣어서 물과 식량과 약간의 치료를 해주기로 했죠..
그리고 방생하려고..
잡으려하니,
이 너굴이 경계가 엄청 심해 도저히 손을 뻗을 수가 없었고,
너굴도 이 맘을 모르는지 도망갈 궁리만 하다가,
푸드득~ 거리더니 아래로 떨어져 버렸어요..
그 아래는 논두렁 개간시설로 물이 흐를 수 있는 시멘트 공간이었고,
너굴은 물이 흐르는 그 곳에 있는 파이프 속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러더니 한동안 나오질 않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저는 나온김에 논두렁 한바퀴 뛰어보자해서 저~ 멀리 달려갔다 오는데,
자 앞에서 복동이가 또 다시 아래를 보고 짖고 난리를 피우길래,
달려가보니 너굴이 어느새 밖에 나와서 덜덜거리고 있더군요..
그래서 어찌어찌 식량으로 유인하고해서 아래 사진에 보이는 이동식 개집에 가둬서,
이제는 밖에 나와 지내는 빈 복동이 집에서 오늘 밤을 지새우고 했습니다..
내일 엄마가 주사기 사와서 집에있는 피부병약으로 주사 한 방 놓아주려 합니다..
솔직히 이 너굴이 오늘 밤을 잘 지샐지 모르겠네요..
아래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상태가 여간 나쁜게 아니거든요..
야생동물들의 생태계 먹이사슬에 이렇게 인간이 개입하여 자연의 섭리를 왜곡시키는 일은 가급적 없어야하나,
인간이기에 또 측은지심이 발동하네요..
내일 상태를 보고, 우리의 손을 넘어서는 보호가 필요하다면 경주에 있는 동물보호단체에 알리려고도 합니다..
잘 살아나 주었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아마 잘 크면, 아래사진처럼 복실이가 될겁니다..
ps. 이 사진을 본 고딩딩은, 자기가 상상한 귀욤귀욤 너구리가 아니라면서...;;
잘 살아나길 기도하겠다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