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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4/02/14 03:01:58 |
Name |
SaiNT |
Subject |
[일반] 그 놈의 대학 |
그 놈의 대학.
솔직히 아끼는 동생들, 제자들에게도 대학 어디 가는지 결정 되었느냐 묻는 것이 그리도 쉽지 않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는지.
분명한건 나는 아니고,
너도 아니고.
그러니깐 우리의 문제는 아니야.
그래서 이게 싫다.
난 단지, 어쨌든 너가 대학을 가고 싶어했던건 분명했으니
너의 앞으로의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4년이 어떻게 그려지고 색칠되어질지 기대하고,
무엇을 배우게 되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뿐인데
어느 곳을 가건, 혹은 대학을 가지 않고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건, 더 공부하겠다고 마음 먹건
그 길을 축복하고 응원하고 함께 가고 싶을 뿐인데
그 어떤 사회적 미묘함으로 인해 나 스스로를 검열하게 되고,
혹시나 너를 불편하게 만들까봐, 혹시나 너의 압박을 가중하게 될까봐
자신이 없다.
마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나 실격당한 선수에게 인터뷰를 들이대는 듯한 기분이어서.
어쩌면 그런걸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한 관계를 쌓지 못한 내 탓일수도 있고,
고3이라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갖게 된 관계의 공백기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탓일수도 있고.
세상이 말하는 높낮이는 내게 상관 없고, 단지 너가 궁금하다.
아무튼 그러하다.
그 놈의 대학. 이 놈의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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