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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30 09:10:37
Name 낭만토토로
Subject [일반]  효율적인 노동 시장을 향해? - 경제학 박사의 노동 시장 소개
안녕하세요, 낭만토토로 (닉네임 변경 전에 Nangmantoss 라는 이름으로 경제학 관련 글을 몇 개 남겼었죠!)입니다.

지난가을부터 제가 구직에 좀 바빠서 오랫동안 눈팅만 하다가 많은 일이 정리가 된 관계로 간만에 글을 한 번 씁니다. 오늘은 다른 분야와는 (아마도) 다른 경제학 박사들의 구직 활동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이 경제학 박사들이 직업을 찾는 과정이 다른 분야와 조금 다른데, 경제학자들이 생각해낸 시장 구조라서 그런지 경제학적인 메커니즘이 곳곳에 숨겨있습니다. 그리고 나름 긴 과정을 통해 뽑히는데, 이쪽 모르시는 분들께 소개도 해보고자 한 번 글을 써봅니다.

1. 잡마켓 페이퍼의 완성 - 대략 9/10월까지

경제학 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에 들고 나갈 논문의 완성입니다. 박사 학위에 필요한 논문은 학교마다 다른데 보통 세 편이고, 그 중에 가장 핵심 논문을 시장에 들고 나가죠. 이걸 "잡마켓 페이퍼(Job Market Paper)"라고 합니다. 보통 지원이 11월부터 시작하기에 구직하는 해 늦어도 10월까지는 완성하는 것이 많은 학생의 목표입니다. 잡마켓 페이퍼가 완성될 때까지가 보통 박사 후보 (job market candidate)들의 첫 번째 피 마르는 시기입니다.. ㅠㅠ

2. 전 세계 학교/연구기관에 지원 - 11월에서 12월 초까지

일단 논문이 완성되고 지도 교수의 허락 (하산을 허하노라)이 떨어지면 11월에서 12월 사이에 전 세계에 있는 - 일반적인 학생의 경우 - 학교 및 연구기관에 지원하게 됩니다. 지원 공고는 보통 따로 학교 사이트마다 돌아다니면서 찾지는 않고, AEA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전미경제학회)라는 학회에서 채용 공고를 한꺼번에 냅니다. 그래서 이 사이트만 체크하면 대부분의 공고(job posting)는 커버할 수 있죠. 그럼 각 기관의 마감일에 맞춰서 필요한 서류/논문을 제출합니다. 요새는 거의 인터넷으로 다 해결이 돼서 예전과는 달리 시간/돈이 많이 절약돼서 좋아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100개가 넘는 학교 및 기관에 지원합니다. 저도 130개인가... 전 세계 방방곡곡에 했었죠. ㅠ_ㅠ

2.5 신호보내기(signaling) - 지원하면서

아마 경제학계에만 있을 법한 메커니즘인데, 학생들은 지원하면서 최대 두 군데의 학교나 기관에 자기가 그곳에 정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이것도 AEA에서 주관하는데, 워낙 매년 쏟아지는 경제학 박사들이 많고 뽑으려는 기관도 많으니 매칭(matching)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도입한 제도입니다. 물론 이게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모르겠는 게, 주변에 이 시그널링을 보낸 학교에서 실제로 뽑힌 사례를 많이 못 봐서... 그래도 경제학적으로는 효율성을 높이는 기제라 재밌는 것 같습니다. (저도 두 개 보냈지만... 슬픈 결과만...)

3. 인터뷰 요청 - 12월

학생들의 지원을 받은 기관들은 심사를 통해 인터뷰할 대상자를 선택합니다. 밑에서 소개하겠지만, 경제학 박사들의 인터뷰는 1월 초에 한 도시에서 일괄적으로 이루어지기에, 12월 중에 개별 인터뷰 대상자들을 컨택해서 시간 및 날짜를 약속하죠. 이때가 박사 후보자들이 두 번째 피 마르는 시기죠.. 연락을 기다리느라 전화와 이메일 체크를 정말 하루에도 수십 번하게 됩니다.. ㅠ_ㅠ

4. 인터뷰 - 1월 초

인터뷰는 매년 초에 열리는 전미경제학회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이 주관하는 Allied Social Science Association (ASSA: 하지만 경제학회라서 Social Science는 정확한 명칭인지는..)에서 일괄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 학회는 몇몇 도시를 돌아가면서 매년 열리는데, 보통 downtown에 있는 여러 호텔을 학회가 계약해서 크게 1. 컨퍼런스, 2. 인터뷰가 이루어집니다. 경제학계에서 제일 큰 이벤트죠. 각 기관은 호텔 방을 잡고 인터뷰할 후보들에게 연락을 줍니다. 그러면 각 후보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방으로 가서 그 학교나 기관에서 온 박사들과 인터뷰를 하게 되죠. 여기서 중앙화된 시장 (Centralized Market)이 효율적인데, 대부분의 기관이 여기에서 인터뷰하기에 3-4일 동안 모든 인터뷰가 이루어지게 됩니다.

5. 플라이아웃(Fly-out) - 1월~2월

일단 서류에서 걸러진 사람들을 다시 인터뷰로 걸러낸 후, 학교 및 기관들은 최종적으로 관심 있는 후보들을 추려냅니다. 이 연락을 기다리는 것이 세 번째 피가 마르는 시기죠. 그리고 이 후보들에게 연락해서 학교로 초청을 하는데, 이걸 플라이아웃이라고 합니다. 그 학교로 가서 자신의 잡마켓 페이퍼를 보통 한 시간 반에 걸쳐 세미나에서 발표하는데 힘든 것은, 이 세미나를 하는 날 그 학교의 많은 교수와 30분씩 1대1로 인터뷰를 또 한다는 것이죠. 식사도 합니다. 그래서 온종일 인터뷰/세미나에 바쁘고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6. 오퍼(offer) 제의 및 수락/거절 - 1월~3월

드디어 플아이아웃까지 온 후보자가 맘에 든 학교는 이 학생에게 오퍼를 줍니다. "올래? 안올래?" 이 오퍼를 기다리는 것이 마지막으로 피가 마르는 시점입니다. 보통 잘 나가는 사람은 여러 개의 오퍼를 받아서 그중에 하나 선택하고 아닌 사람은 하나라도 오면 가죠.. 여러 개의 오퍼가 있는 후보는 가고 싶은 학교와 협상해서 연봉을 올리던가, 수업 부담을 줄이던가, 리서치 펀드를 높이던가 하는 식으로 더 좋은 조건으로 가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 함정이 있는 게, 모든 사람이 오퍼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흔히 말하는 시장청산 (market clearing)이 실패하는 거죠. 그 이유는 잘하는 사람은 누구나 뽑고 싶어하는데, 그러다 보니 오퍼가 상대적으로 소수에게 집중되고, 거절당한 학교는 차선을 컨택하는 과정에서 시간도 걸리고 (보통 결정까지 시간을 좀 주기 때문에) 그러는 과정에서 오퍼를 못 받는, 혹은 맘에 드는 오퍼가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7. 잡마켓 스크램블 (job market scramble) - 3월 이후

학생도 그렇듯, 기관에서도 적절한 후보를 못 뽑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만든 게 잡마켓 스크램블이라는 건데, 잡마켓이 한 번 더 열리게 되는 거죠. 이때는 아무래도 규모는 작습니다. 대부분의 학교나 학생은 이미 잡마켓이 끝난 상황이라 아직 매치(match) 가 일어나지 않은 기관과 사람들끼리 한 번 더 모이는 거죠. 이것도 AEA 에서 주관해서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해서 직장을 구하면 디펜스를 준비하고 졸업을 한 후 8월 혹은 9월쯤에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거죠. 다른 박사들의 시장은 모르겠는데 경제학 박사의 노동 시장은 나름 경제학자들이 생각하는 메카니즘도 도입하고 - 시그널링이나 중앙화된 인터뷰 시장 - 해서 독특한 것 같아서 한 번 소개해보았는데, 다른 박사들의 구직 시장은 어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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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30 09:16
수정 아이콘
박사가 아니라서.......
수미산
14/01/30 09:32
수정 아이콘
부럽습니다. 논문 완성하셨군요. 저도 경제학 박사과정이지만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낭만토토로
14/01/30 09:34
수정 아이콘
흐.. 반갑습니다! 완성이라기보다는 일단 선생님이 나가라고 해주신 거에 감사하죠. 힘든 박사길에 동지분이 또 계셨네요 ㅠ_ㅠ
수미산님이 몇 년차인지는 모르겠는데 살다보니 시간은 가더군요......-_-;; 힘내세요!
14/01/30 09:46
수정 아이콘
경제학 박사 지망생으로서 좋은 글 추천합니다.
전 지금 학부 졸업논문 써야 하는데 도통 진도가 안나가네요.... 마감까지 반년도 안남았는데T.T
낭만토토로
14/01/30 09:55
수정 아이콘
논문 진도가 팍팍 나가는 때가 흔치가 않죠.. 힘내세요!
치폴레이
14/01/30 10:42
수정 아이콘
피지알에서 경제학하시는 분을 뵙게 되어 반갑네요. 저도 한창 인터뷰하던 시절 떠오르면서 새롭네요. 올해 양질의 한국 박사들이 나왔다던데 마켓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굉장히 스트레스 받는 시기인데 이렇게 글도 남기시고 여유있어 보이셔서 좋습니다. 끝까지 건승하시길!
낭만토토로
14/01/30 10:49
수정 아이콘
경제학 선배님이시군요! 저는 양질의 박사는 아니지만 운이 좋게 이미 마켓이 끝나서 여유가 있는 상황입니다. 전반적으로 올해 마켓이 쉬운 건 아닌 거 같은데, 잘나가는 소수의 한국 박사님들이 계신 거 같더라구요. 저는 일단 학계에 남는 걸 (계약이 중반에 틀어지지 않는 이상...) 감사히 여기며 요즘 쉬고 있습니다. 하하..
치폴레이
14/01/30 10:54
수정 아이콘
1월 말인데 벌써 오퍼를 받으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저도 중부에 조그만 학교에 있는데 언젠가 학회에서 마주칠 수도 있겠네요 (혹은 벌써 뵌 적이 있을지도). 향후 몇년 간 다시는 오지 않을 자유시간 맘껏 즐기세요~
낭만토토로
14/01/30 11:0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잡마켓이 빨리 끝난 대신 전 또 다른 나라로 떠나야 하죠.. ^^;;
정말 학회 어디선가 (전 거시합니다..) 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바닥이 워낙 좁아서....
유로회원
14/01/30 11:31
수정 아이콘
무식해서인가?.... 저는 경제학이 뭘하는 공부인지 항상 궁금합니다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제안하는것도 아니고 특별히 경제위기등을 예방하거나 하는것 같지도 않고

자기들 끼리도 항상 견해가 갈리는거 보면 정론이 있는것도 아닌거 같고

그저 정치인들의 구미에 맞는 우민 설득용 선전논리만 제공하는게 아니냐는 턱없는 의심도 해보고...


세상 만사 다 효용이 있는건 아니겠지만 도대체 '경제학'의 쓰임은 어디 있는거죠
소독용 에탄올
14/01/30 11:58
수정 아이콘
현대사회과학이 하는 주된일은 사실 '발생한 현상'을 이해하는 폭을 넓히는데서 시작합니다.
경제학전공자는 아니지만 (전 더 우울한 사회학을 하고 있......)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제안하기도 하고(대안적인 경제체계 혹은 레짐연구들이 있습니다), 경제위기를 경고하며(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통상 위기에 대한 경고 역시 다양하지만 학술시장에서 해당 의견이 선택받을 가능성이 낮은 경향이 있어서 눈에 잘 띄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비주류지만 경제위기(공황)만 연구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향후의 경제현상에 대해 자신이 이전까지의 현상을 분석하는 것을 통해 구성한 '모형'으로 예측이나 예상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중에서 '언론'의 선택을 받는 정보만이 사회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학계에서 하고있긴 합지요. 정보유통의 문제가 ㅠㅠ
정론같은 경우 경제현상이 가지는 복잡성, 연구방법상 한계, 기본적인 전제에서의 차이로인해, 다양한 학자들은 '학파' 혹은 '관점', '시각'이라고 불리는 접근방식의 차이를 보입니다. 요런 차이 속에서도 각 접근방식에 대한 평가는 차등적일 수 있고 그 결과 이른바 '정론' 비슷한 것이 나타납니다.
과학지식사회학(SSK였던가....하는)에서 다루듯 정론이란 특정시점에서 이전시점까지 얻어진 '현상'에 대한 설명중에서 가장 근거들을 잘 설명하고 그로부터 잘 지지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단순한(요건 주로 땅땅한 과학), 현업종사자에게 가장 설득력있다고 받아들여지는(말랑한 과학쪽에서는 주로 요쪽) 설명체계라서 경제학에서도 정론이라고 불리는 설명체계는 있습니다. 물론 전공자가 아니면 논문을 읽어도 알기어려운 형태긴 하지만요. 경제학 논문들은 글자보다 수식이 페이지수로는 더 많이 나오는 물건도 있어서 ㅠㅠ
유로회원
14/01/30 13:23
수정 아이콘
그니까 사회학자들도 자기네들은 과학에 가까운 엄밀한 학문을 하는척 하지만 결국 학자들을 위한 학문일 뿐이고
복잡한 도표나 데이타로 치장한 "미학"일 뿐인거 아닐까요?
그러다 정치가의 구미에 맞는 이론,관점,시각,연구,등은 각광을 받고 스타학자가 되고 그렇게 학파를 이끌고...
그러나 정작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적용되는가... 하는것은 관심도 없고 관심이 있더라도 심지어 그것이 민중을 탄합거나
세뇌하거나 선동하는 수단이 되어도 스스로는 "일개 학자일뿐"이라는 무책임한 방패들 두르는건 아닐까요?

어쩌면 그냥 호사로하는 "덕질"일 뿐인건 아닐까요.... 차라리 그냥 덕질은 사람들이 재미로 봐줄건데
아주 엄밀한 과학인척 재는 바람에 너무 먼곳까지 와버려서 여러사람 힘들게 하는건 아닐까요?
낭만토토로
14/01/30 13:37
수정 아이콘
죄송한 말이지만, 유로회원님께서 말씀하신 "그니까 사회학자들도 자기네들은 과학에 가까운 엄밀한 학문을 하는척 하지만 결국 학자들을 위한 학문일 뿐이고 복잡한 도표나 데이타로 치장한 "미학"일 뿐인거 아닐까요? 그러다 정치가의 구미에 맞는 이론,관점,시각,연구,등은 각광을 받고 스타학자가 되고 그렇게 학파를 이끌고... 그러나 정작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적용되는가... 하는것은 관심도 없고 관심이 있더라도 심지어 그것이 민중을 탄합거나 세뇌하거나 선동하는 수단이 되어도 스스로는 "일개 학자일뿐"이라는 무책임한 방패들 두르는건 아닐까요? "

를 보면 유로회원님은 경제학이란 분야에 대한 올바른 이해나 분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로 편견을 갖고 경제학을 바라보고 있으신 것 같습니다. 경제학이 그렇게 정치가들이 주장하는 헤게모니에 종속된 분야도 아니고,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스타학자가 되는 것도 아니며, 정말 순수하디 순수한 이론가 (theorist)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연구가 어떻게 적용되고 이해되는 지에 대해 관심이 없는 학자도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경제학은 매우 실용적이며, 현실을 설명하는 기본틀을 제공하는 게 지상 목표니까요.

특히 저는 유로회원님께서 생각하시는 그러한 스타학자가 누구인지 정말 궁금하네요.
유로회원
14/01/30 13:50
수정 아이콘
그 스타학자가 누군지 저도 모릅니다

아베가 엔의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고 할때 그 정책을 뒷바침하는 경제학적 이론이 학자가 있지 않았을까요?

아마 지금쯤 일본경제학계에서는 스타가 되었겠지요....


서투른 댓글을 쓰면서도 제 편견을 구태여 감추지 않았습니다 그런 무례를 참고 답글을 써주신것 감사합니다
낭만토토로
14/01/30 13:54
수정 아이콘
아베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경제학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정책입니다. 물론 많은 경제학자들은 일본은 뭘 해도 힘들지 않을까 라고 하지만 하나의 몸부림으로 보는 것이고, 저는 그 스타가 누구인지 모르겠네요. 아마 그 정책을 지지한 학자들은 정치적으로 도움을 받았겠지요. 그 것이 그 사람들이 학문적으로 존경을 받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낭만토토로
14/01/30 12:18
수정 아이콘
경제학은 말그대로 '경제현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지적하신 것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1.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제안하는 것도 아니고 -> 사회주의/공산주의/자본주의 같은 체제는 기본적으로 경제학에서 나온 것이죠. 물론 애덤 스미스니 마르크스니 이런 분들은 그당시에는 사회학자라고도 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명한 저작들은 경제학이죠. 그리고 근래에 계속 이슈가 되는 분배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제도적 제안도 기본적으로 경제학자가 관여하는 부문이구요.

2. 특별히 경제위기등을 예방하거나 하는것 같지도 않고 -> 경제 위기를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최대한의 예측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학자들이 있죠. 예를 들어 Nouriel Roubini (NYU 교수)나 Raghuram Rajan (시카고 경영대학 교수) 같은 교수들은 이번 금융위기가 올 수 있음을 예측하고 부단히 경고했었구요.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학자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냐 아니냐는 경제학자들의 영역을 벗어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예로 Paul Krugman (노벨상 수상자)은 90년대 초반에 이미 동(북)아시아의 성장이 지나치게 요소투입적임을 지적해서 그에 대한 대책이 필요함을 논의했었지요.

3. 자기들 끼리도 항상 견해가 갈리는거 보면 정론이 있는것도 아닌거 같고 -> 경제학은 수학이나 과학같은 학문과는 다르게 '사회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단 한가지의 이론이 있을 수가 없고, 각자가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논리와 데이터에 기반해 자신의 주장을 펼쳐나가기 때문에 당연히 견해가 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많은 부문 합의가 나타나는 부문들이 있고 (재정정책의 효과가 일반적인 상황에서 아주 크지 않다는 것에 많은 학자들이 같은 의견을 가지는 것 처럼요) 정반합과 같은 방식으로 학문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겠지요.

4. 그저 정치인들의 구미에 맞는 우민 설득용 선전논리만 제공하는게 아니냐는 턱없는 의심도 해보고... -> 물론 일부 (혹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정치하는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논리를 제공하고 반대 급부 (출세와 같은)를 챙겨가는 것은 저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러한 선전 논리만이 아닌, 우리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를 하는 학자들 역시 많음을 알아주셨으면 하네요. 예컨대, '최저임금제'의 도입과 같은 것도 기본적인 생활권을 보장하기 위한 경제학적 연구에 토대를 두고있고, '빈부격차'를 연구해서 해결책같은 것을 제시하는 것 역시 경제학의 영역이죠.

5. 도대체 '경제학'의 쓰임은 어디 있는거죠 -> 개인적으로 엄청 많다고 생각합니다. 미시적으로는 우리가 하는 경제적인 선택 모든 것이 경제학에서 설명하고자 하는 것들이며, 거시적으로는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경제학의 목표죠. 예를 들어 불황이 올 때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역시 경제학자들이 하는 일이며, 경제 성장을 더 효율적으로 이룰 수 있는 방법 역시 경제학자들의 연구 대상입니다.
유로회원
14/01/30 13:11
수정 아이콘
무식한 질문에 성의있는 답글 정말 감사합니다

.막연하게 경제학은 덜 인문학적(?)이라고 생각해서 뭔가 더 실용적인 쓰임이 있을것 같았습니다

1.글쎄요 오히려 현재 전 지구적인 경제적 분배 불평등의 많은 책임이 경제학자들에게 있지 않을까요?

2."신의 영역"이라면 예측하는 척 하면 안되죠.... 실제로는 예언에 가까운 전망을 내 놓았다가 맞으면 '자가발전'시키는것 같아요
당연한 예측은 학자연하고 결과적으로 어긋나 버린 넘겨집기에는 겸손한척으로 면피해버리고....

3.그렇게 대략의 정론을 서로 인정할수 없을 정도라면 경제학이 과학인척(데이타를 들먹이거나 도표로 설명하거나)하는짓 할때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4.학자이기 이전에 전문가로서의 소양문제 아닐까요?..... 자유주의를 주장하는 경제이론을 발표할때 결국 굶어죽는 아이들이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는것은 핵무기 개발에 참여하고도 그저 과학자나 엔지니어일 뿐이라고 강변하는 꼴입니다

5.불황의 해결책은 구조조정이죠.... 이런거에 학자까지 필요합니까?


까칠한 댓글이라 죄송합니다..... 다만 다만 경제학자들 스스로는 경제학이 어느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지(수학이나 물리학 화학 처럼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학문인지 아니면 문학처럼 상대적으로 주관적인지) 만약 과학적(더 객관적)이라고 생각한다면 훨씬 객관적인 과학자들 조차
인정하고 경계하는 연구대상과 연구자의 불분리성에 관해 의식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합니다
날뛰는사자
14/01/30 13:22
수정 아이콘
2번에 좀 덧붙여보자면, '예언에 가까운 전망'을 하는 이유는 거시경제학에서 얘기하는 국가 경제정책(통화/재정)에 대한 '신뢰'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국가의 정책에 신뢰를 하냐 안하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어서......
낭만토토로
14/01/30 13:29
수정 아이콘
다시 답변을 드리자면..

1. 당연히 없다고 할 수 없죠. 대신 비슷한 논리로 경제 성장이나 경기 변동에 대한 대책 등을 내놓는 등 사회의 안정 및 발전을 위한 연구도 숱하게 있었기에 단순히 폄하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야기했던 건 유로회원님께서 지적하신 "새로운 경제시스템을 제안하는 것도 아니고"에 대한 대답이었구요.

2.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예측을 전공으로 하는 학자들은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것.. 틀릴 수도 있는 것이지, 어떤 경제학자도 100프로 자신이 옳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예언에 가까운 전망을 내 놓았다가 맞으면 '자가발전'시키는것 같아요" 이런 학자들도 있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3. 과 마지막 코멘트: 사실 경제학이 과학인가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논란 중의 하나입니다. 다만 경제학에서 하는 것은 현실 경제를 최대한 올바르게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고, 데이터/도표는 그 것을 위한 필요 조건들이죠. 그리고 자신의 입장을 데이터/도표를 통해서, 혹은 수식을 통해서 정당화 하는 것은 경제학의 기본입니다.

4. 기본적으로 자유주의는 경제학 논리가 아닙니다. 그리고 " 굶어죽는 아이들이 생겨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는것"은 역시 일군의 학자들은 그렇게 설명할 수도 있지만 빈곤 퇴치를 위해 연구를 하는 수많은 발전학 경제학자들(develepment 가 전공분야인데 적절한 한글을 못 찾겠군요) 역시 많습니다.

5.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더이상 할 말은 없는데, 불황의 해결책은 단순히 구조조정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만병통치약도 아니구요.
14/01/30 13:38
수정 아이콘
1. 경제적 불평등은 경제학자라는 개념이 있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왜 경제적 분배 불평등의 책임이 경제학자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 근거를 알려주십시오.

2. 미래를 아는 것이 신의 영역이라고 해서 그걸 예측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일기예보를 보십시오. 아무리 기존의 기상현상을 토대로 다가올 기상현상을 분석한다고 해도, 결국 어느 시점에서 카오스가 발생합니다.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기초로 미래 날씨를 예측하는 것도 극히 어려운데, 인간 심리가 얽히고 섥힌 경졔현상을 어찌 완벽하게 예측합니까.
그럼에도 경제학자들이 사회현상을 예측하는 이유는,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자 위함이겠지요.

3.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 가는데요. 정론을 인정할 수 없을 정도라면 입장을 분명히 하라니요. 무슨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건가요?
"사회 현상"입니다. 사회현상을 연구하는데 어찌 정해진 답이 있겠습니까.
예전에 NLL 관련해서 피쟐에 글 쓰셨죠? 거기에 다양한 의견이 오고가는걸 직접 보셨잖습니까.

4. "의식"한다고 해서 그것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화약을 발명한 사람이 무기로 쓰일 가능성을 인식했겠지만, 그렇다고 그걸 발명하지 않았다면 화약을 이용한 문명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까요?
위험한 가능성을 인지하고 그것을 고치고 예방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류의 의무겠지요.
참고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개발경제학이란 분야도 있다는걸 알려드립니다.

5. "왜 불황이 발생했고" "이러한 불황을 방지하기 위하여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가 경제학의 영역입니다.
"아프면 병원가면 되지 왜 예방백신을 연구하는 의사가 필요한가" 라고 물으시는 맥락입니다.
애초에 불황의 해결책이 구조조정만 있는 것도 아니구요.
유로회원
14/01/30 14:04
수정 아이콘
1.경제적신자유주의를 뒷받침하는 경제이론이 있으니 각국에서 관련한 정책을 펼치는것이고 지난 세월 경제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3.그러니까 좀 더 사회,경제학은 좀 더 겸손한 태도였어야 한다는것 입니다
엄밀한 과학에서 정론에 합의하지 않는 경우는 아주 매우 드믑니다 그정도의 엄밀성을 가지지 못했다면
경제학적 예측이 예언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것을 더 공공연히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4.화약이 무기로 쓰이는것에 실망한 노벨처럼 자신의 이론이 결국 세상을 불행하게 할수도 있다는 책임감이 특히
사회.경제학에서는 더욱 중요한것 아닐까요?

5.경제학자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불황에 왜 구조조정만이 해법으로 쓰이는지.... 역설적인 질문입니다
낭만토토로
14/01/30 14:37
수정 아이콘
4번은 맞는 의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 함의를 갖고 있는 주장을 하고 그 것이 사회적으로 충격을 줄 수 있을 때는 어느 정도 책임감을 가져야겠죠.

2.3 에서 예측이 예언 수준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가 없고, 그렇게 믿으신다면 더이상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5. 구조조정은 해법이 아닙니다. 불황을 겪으면 기업들의 수익이 감소하고, 한 예로 공장을 충분히 가동하지 못하는 경우 기업가들의 선택이 구조조정인 것이죠. 그리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줄어들었던 노동 수요는 회복됩니다. 이것은 기업의 불황에 대한 반응이지 그 것이 불황을 해결하는 해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해법이라고 보통 주장되는 것들은 (당연히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이냐는 학자들마다 주장이 다릅니다) 1. 확장적 통화정책 (흔히 한국에서 콜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경기를 부양합니다) 2. 확장적 재정정책 (케인지언식 해법으로 정부 지출을 늘리던가 세금을 감소시키는 (예컨대 투자에 대한 감세나 기업의 고용 증대 폭에 대한 감세 등) 정책들이 포함됩니다) 등이 있찌, 구조조정은 해법으로 일컬어지는 방법이 아닙니다.
소독용 에탄올
14/01/30 14:44
수정 아이콘
신자유주의를 지탱하는것은 경제학적 이론이 아니고 정치영역의 수사입니다. 물론 경제학전공을 한 정치이데올로그들이 학술영역과 제도정치영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이런 종류의 불신에 기초가 되곤 합니다만.......
14/01/30 14:51
수정 아이콘
1. 토토로님이 말씀하셨듯이 경제이론은 완벽한게 아닙니다.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고, 그 밸런스를 맞추는게 정책입안자들이죠.
애초에 경제이론의 큰 흐름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세계대공황 이후로 케인즈주의가 나왔고, 그로 인한 스태그플래이션이 발생하면서 신자유주의가 나왔지요.
경제학도 결국 정반합의 과정을 따르는 겁니다.
무엇보다 각국의 경제 불평등은 경제이론뿐만이 아니라 각국의 사회/문화/정치 등 복합적인 원인으로 나타나는건데,
그렇기 경제학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수 없습니다.

2.3. 사회과학은 처음부터 그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습니다. 경제학이 언제 오만했는지요.
그래서 데이터를 모으고, 통계학적 분석기법을 활용해서 사회현상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하나의 정론이 없다고 해서 모든 사회과학을 예언으로 치부하실 수 있으신가요.
또 엄밀한 과학에서 정론에 합의하지 않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하셨는데,
현재까지도 수학에서는 0을 자연수에 포함하는가 아닌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학에서 정론이 없는경우는 생각보다 그리 드물지 않습니다.

4. 책임감이 중요하다는 대전제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사회과학에 특별히 더 중요한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예시로 제시한 화약이나, 유로님이 예시로 제시한 핵무기는 모두 자연과학의 영역입니다.

5.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요. 동문서답을 하고 계십니다.

낭만토토로님이 지적하셨고 본인이 인정하셨듯이 경제학, 나아가 사회과학에 꽤 심한 편견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유로회원
14/01/30 15:32
수정 아이콘
1.예를 들어 의학의 경우 인류에게 주는 혜택이 분명합니다
법학이나 행정학등도 실제적가치를 의심할수가 없습니다
역사나 문학 철학등은 사회,경제학처럼 실용적가치를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적유희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경제학은 현실적효용에 대한 지향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저는 그것이 의심스러운거구요
요약하면 "경제학에 불만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세상을 더 낫게 한다고 하는것은 의문이다"

2.말씀하신 경우(예를 들어 0의 존재)들이 매우 경우고 일반적인 자연과학은 대강의 큰 이론에 이견이 없습니다
물론 얼마든지 반론을 들수도 있지만 지엽적이죠
일반적인 과학연구의 경우 반증 불가능한 이론이 확정되면 영역을 확장하는 형태이므로 그렇습니다

4.명료한 사실도 아닌 비교적 티미한 경제학때문에 희생되는 사람이 화약이나 핵무기에 비해 적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화약이나 핵무기개발자들(심지어 순진하게 연구만 했다고 해도) 비난의 여지가 있습니다

5.경제학은 전혀 경제위기를 예측하지도 경제위기에 실제 생존위기를 격는 경제약자에게도 쓸모가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구조조정등으로 빈곤층을 사지로 내모는데 이론적 당위만을 제공하지요

맞습니다..... 사회과학에 편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제 댓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겐 다시 주의를 드리고 싶습니다
endogeneity
14/01/30 15:42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 본인의 무식을 무기로 남용하는 논변을 계속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

위에 분들이 방법론에 대한 추상적 논증이 아닌, 경제학의 쓸모에 대한 수백가지 예시를 썼으면 좀더 일찌감치 이 쓸데없는 논쟁이 끝났을 것 같은데

일단 구조조정의 실제엔 경제학보다 법학이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친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 등(루카스나 사전트의 소위 '균형경기순환이론'따위보단, 파산법이나 회사법 등의 이론과 실무를 파악하는게 구조조정을 이해하는데 훨씬 본질적이었겠죠.)

소위 '사회과학'이라고 불리는 분야가 실제 현실에서 어떤 부분을 어떤 식으로 나눠서 담당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계신듯 한데

그런 상태에서 제시되는 논의들에 대체 어떤 현실성이 있나요?

애초에 뜬구름 잡는 썰에 불과한 문제제기다보니, 현실에서 그걸 만족시켜줄 답을 찾을 수 없는게 당연해보인다고까지 생각됩니다.
유로회원
14/01/30 15:57
수정 아이콘
댓글들을 죽 읽어보니 애초의 무례한 제 질문(경제학이 뭐하는거냐?)에 성의 있게 대답해 주셨는데
제가 이해를 못하니 제 무식한 편견만 강변하것 같습니다

그러나 구조조정의 법적시스템은 수단이고 그 수단의 합당성을 제공하는 정책적 근거는 경제학이론들이 아닐까요?

여전히 머리나쁜 질문들 죄송합니다만....

경제학은 과학인가, 과학적인가,과학적인척하는건가..... 이런 엉뚱한 의심을 주욱 가져왔었던 터라 무례한 댓글들을
썼습니다

결국 뜬구름 잡는 썰에 불과하군요

답글들 감사합니다
anic4685
14/01/30 15:58
수정 아이콘
행정학은 자기 정체성도 모호한데 말이죠...(이건 정치에서도 경제에서도 경영에서도 필요하면 끌어다 구성하는지라...)
실제적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나?
대학다니면서 느꼈던 행정에 대한 느낌이죠 이건...
14/01/30 16:09
수정 아이콘
1. 의학이 인류에게 혜택도 주었지만 탄저균, 독가스 같은 생화학무기들도 만들었죠
법학도 사회질서를 잡았지만 법의 테두리 내에서 이를 악용하여 이익을 챙긴 경우도 많습니다.
경제학도 마찬가지입니다.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공존하는 거에요.
유로님 본인이 경제학에 갖는 의문이야 제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앞에서 경제학자가 왜 필요하냐느니 정치인들의 구미에 맞는 우민 설득용 선전논리라는 주장을 하셨는데,
이제와서 경제학에 불만이 없다고 하시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3. 자연과학에서도 정론으로 여겨지던 큰 이론이 뒤집히는 경우는 꽤 많았습니다. 그 자체가 자연과학의 발전이었죠.
천동설이 케플러/코페리니쿠스 등의 천문학자들의 노력으로 뒤집혔고,
플로지스톤설도 정설로 여겨졌지만 학자들이 끊임없이 이견을 제시하다가 라부아지에가 종결지었죠.
정설이라 믿는 것들이 틀렸다고 밝혀지는 과정에서 과학이 발전했습니다.

4. 유로님께서 사회과학이 "특히 더" 중요하다라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왜 "특히 더" 중요한 건지 여쭤봤습니다.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십시오.

5. 아까부터 자꾸 핀트를 벗어난 말씀을 하고 계시는데,
처음에 분명히 "불황이면 구조조정하면 되지 거기에 무슨 이론씩이나 필요하냐" 라고 하셨고,
전 거기에 "왜 불황이 왔고 불황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하는 학문이 경제학이라고 답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이어서 댓글을 다셔야지요.

유로님 본인이 사회과학이 예언수준에나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을 제가 어찌 해드릴수는 없네요.
댓글 몇번 단다고 바뀔 것도 아닌데다가, 저도 바다 건너라 이만 자야 해서 더 쓰기도 어렵네요.

다만 사회과학이 그렇게나 쓸모없는 학문이라 여기신다면 그들이 왜 존재했고 발전해왔는지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비단 경제학뿐만 아니라 심리학/교육학/인류학/역사 등등 말이죠.
무엇보다 본인이 1번에서 주장하셨던 '실제적 가치를 의심할 수 없는' 법학도 사회과학의 범위에 들어간다는 것을 인지하셨으면 합니다.
유로회원
14/01/30 16:19
수정 아이콘
그렇네요..... 쓸모없었다면 진즉에 사라졌겠네요

어설픈 글솜씨라 오해하신 부분도 있는것 같은데.... 더 주절거려 봐야 잘 설명할 자신도 없고....

말씀하신 부분들 다시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푹 쉬세요
꺄르르뭥미
14/01/30 12:18
수정 아이콘
가장 최근에 봤던 세미나들의 대략적인 주제를 나열해보자면:
"미국의 노인 건강 보험이 은퇴 시기를 앞당기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제도를 바꾸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무역 혹은 금융 거래를 활발히 하는 나라들은 서로의 경기 순환 주기가 비슷해지는 효과가 있을까"
"미국 대학이 투자하는 스포츠 팀은 얼마나 경제적 효과가 있을까"
"대학 교육 지원금을 늘리면 고용 구조는 어떻게 변할까"

물론 이런 질문들에 완벽하게 답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데이터가 쌓이고, 계속 새로운 관계를 데이터에서 찾아내고, 그것을 비판하고 토론하며 누적된 지식들이 현재 제도 안에 단단히 녹아있습니다. 특히 미국은요.
14/01/30 14:30
수정 아이콘
과학 자체가 패러다임을 기반으로하고 있는 것인데 사회과학이라고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경제학 역시 사회과학의 일종이기 때문에 마찬가지죠. 단언컨데 아무리 고집이 센 경제학자라도 자기 학설이 "진리"에 조금이라도 근접해 있다고 조차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얄팍하게 배운 사람일 수록 그런 면을 강조합니다.

경제학의 본질은 사실 "가정"에서 시작한다고 봅니다. 경제학의 예측은 그 모형이 기초하고 있는 가정들에서 시작하고 대게는 집단 행위를 분석하기 위해 합리적 개인을 설정합니다. 이게 유의적인 의미를 가지려면 가정과 현실이 부합해야겠죠. 하지만 100% 현실에 부합하는 가정이란 없습니다. 따라서 경제에서 유의적인 요소들을 분절시켜서 어느정도 환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합리적인 개인이라는 가정이 현실과 부합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대공황이 옵니다. 따라서 새로운 가정이 도입됩니다. 개인이 부분적으로 합리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과 경제주체의 예측이 불완전할 수 있음을 가정에 도입한 것이죠. 그렇게 경제학은 현실 설명력을 늘려가는 것입니다.따라서 경제학 모형의 결론이 아닌 "가정"을 보고 그 가정 하에서의 제한적인 설명을 하는 학문일 뿐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다만 현실에서 각종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의적인 요소들을 추출하고 제단하여 설명력을 높이는 노력은 당연히 있어야죠. 그런 총체적인 사고가 곧 경제학이지 단순한 숫자놀음과 다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학문을 순수하지 못하다 보는데 그건 단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굉장히 높아서 그렇습니다.
날뛰는사자
14/01/30 12:46
수정 아이콘
경제학 박사 지망생으로서 좋은 글 추천합니다.
전 지금 학부 졸업논문 써야 하는데 도통 진도가 안나가네요.... 마감까지 반년도 안남았는데T.T (2)

중앙화된 시장의 능력은 놀랍기 그지 없는것 같습니다. 일단 구직 지원과정에서만 봐도 AEA에 한꺼번에 포스팅 올라오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일일이 찾을 생각하면 그 cost는 다 어찌할 것이며...
다만 피말리는건 어쩔수 없겠지요. 그야말로 경쟁! 매칭모델의 현실화!! 켁
낭만토토로
14/01/30 13:30
수정 아이콘
박사 지망생인 분들이 벌써 두 분이나 계시네요. 준비 잘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경제학 박사과정은 즐거움과 함께 수많은 고통이 함께함을 말씀드리며.. ㅠ_ㅠ

중앙화된 시장은 좋은데, 실제로 얼마나 효율적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나중에 체험해 보시면 아실 듯..^^;;
당근매니아
14/01/30 15:12
수정 아이콘
위에 달린 논의들 보니 알고 지내는 분 중 수학과 베이스로 해서 지금 미국 대학에서 경제학 쪽 하시는 분이 언젠가 페북에서 자조하시던 내용이 생각나네요. 사회과학 분야 중 논리 전개에 있어 공리가 아닌 것을 공리인 척하고 논의를 전개하는 게 경제학 뿐이다, 라는 말이었는데 ㅡ 예컨대 완전경쟁시장 같은 가정들 말이죠. 그 뒤에는 '그런 탓에 학자 개인의 주관이 공리인 양 첨가된다' 라는 말이 생략된 것이었겠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가요. 전에 저 얘기를 옆에서 보면서 흥미로웠던 기억이 있어서요.
endogeneity
14/01/30 15:53
수정 아이콘
가령 전형적 수요공급 모형에서 수급불균형이 발생했을 때, 가격조정이 '즉시' 일어난다는 '비현실적 가정'을 부가하면 불균형은 즉시 균형으로 청산된다는 '비현실적 결론'이 도출됩니다.
이후에 이 '비현실적 가정'을 해제하여, 가격조정이 '일정한 기간'에 걸쳐 일어난다고 '현실화'하면, 불균형은 좀더 오래 지속되고 다만 가격과 거래량의 '동학' 속에 최종적인 '균형'의 영향력이 미치는 것이니, 가격과 거래량의 일정 기간동안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고 그 예측이 실제의 자료와 부합하면 이론은 유효한 셈이 됩니다.

이 경우 가격의 즉시적 조정은 여전히 현실에서 찾아볼 수 없지만, 시장청산모형(=수요공급모형)은 이론으로서 성립한다는 식이죠.


경제학은 이런 식으로 소위 '도구적 가정'을 자주 써먹고, 그 가정의 존재의의를 '도구'라고 평가절하하면서 그 유용성은 과대평가하는데, 전자의 평가절하와 후자의 과대평가 양쪽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 글은 아마도 전자의 문제와 관련이 있겠죠.(단순한 도구가 아닌데도 도구라고 우기는 식의....사실 이 문제는 과학철학과 결부되는 것이겠죠.) 상대적으로 위에 유로회원님 같은 일반인들의 문제제기는 후자와 관련이 되는데, 너무 남발된다는 인상을 줍니다.
낭만토토로
14/01/30 16:01
수정 아이콘
원래 수학과 출신 분들은 경제학에서 하는 것들에 불만을 가지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야 베이스가 경제학이다 보니 그런 불만이 있는 건 아닌데.. 다만 너무 수학/과학인 척하는 경제학자들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불만이 좀 있습니다.

다만 완전경쟁시장같은 가정은 하나의 토이모델(toy model)로서 이용되는 것이지 누구도 그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리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시장이 존재하고 현실이 여기에 가깝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논의가 주로 진행되는 것이죠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다른 특징이 그나마 수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경제학인데, 어찌 보면 당연한 거 같아요. 저야 다른 분야를 공부해 본 것은 아닌데, 예컨대 정치학, 사회학 등, 다른 분야에서 공리가 어떤 게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당근매니아
14/01/30 16:11
수정 아이콘
음 제 첫 댓글에서 공리라는 단어 사용이 지나치게 러프 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확히는 과학적 방법론에 의해 정립된 실증적 논리라고 말하는 게 좋을까요.
몇달 전에 본 거다 보니 지금 페북에서 다시 찾아보기가 어려운지라 당시 다른 분들이 진행했던 논의를 가져오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생명과학과 심리학을 전공했는데, 심리학 중 특히 사회심리학 같은 경우엔 철저히 과학적 접근론만이 살아남는 분야다 보니까 그 기준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더군요. 좀 과격하게 말을 하자면 사람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서 데이터로 이야기하는 분야기도 하구요. 반면 초창기 심리학 형성에 영향을 주었던 비실증적 이론들 ㅡ 대표적으로 뭐 프로이트 쪽은 현대 심리학에 와서는 그냥 과거의 잔재 취급이고....
그 지인 분 같은 경우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그 가정들이 현실과 동떨어져있고, 이게 경제학 필드의 프로이트 같은 물건 아니냐 하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다른 방법론을 취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뭔가 점점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되어가는군요[.....]
소독용 에탄올
14/01/30 16:49
수정 아이콘
심리학이야 생리심리학 같은 정말 '실험'하는 분과도 있으니까요.......
사회학에서 공리가 있는가? 하면 복잡한문제네요 사실 사회에대해서도 합의된.정의가 없는 판국이라서요...... 대략적으로 이러하다 정도(공리라고 부르기엔.학자간 인식차이도 크고 사회학자중 일부는 학술적 용어로 사회라는 개념을 안쓰기까지 해서.....)
거기에 사회학이 엄청나게 후발학문이라 방법론(요사이엔 통계가 선호되긴 합니다만)과 주제 이론 등에있어서 좋게말하면 포괄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자유분방한 조합으로 연구가 수행되는지라서요..
낭만토토로
14/01/30 16:49
수정 아이콘
헛... 어려운 말들의 향연이.... 제가 그정도를 더 논할 수 있을 정도로 고민해보지 않아서 ㅠㅠ
다만 많은 가정을 완화시켜서 분석하는 논문이 이제는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정도 밖에 못하겠네요. 물론 중요한 논의지만 말이죠.
지바고
14/01/31 01:30
수정 아이콘
경제학자..왠지 존내쉬가 떠오르네요!
지금 통신전공하는 박사과정인데 미국쪽에는 최근 고용을 freezing하고 있는 분위기라 어렵네요. 우리나라에서 취직하는 것도 좋고, 회사도 좋지만, 좀 더 넓은 곳에서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알아보고 있는데...

암튼 어디로 가게 될지 결정되셨다니 축하드립니다~
낭만토토로
14/01/31 04:2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올해 경제학 쪽도 고용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닌 거 같은데 통신 쪽도 그렇군요..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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