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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28 15:57
남자와의 사랑은 양념일뿐.. 인거죠. 사실 크리스토퍼가 '하룻만에 어떻게 진정한 사랑을 아냐' 라고 할때 이 무슨 디즈니 자기부정하는 소린가 싶어서 (순식간에 인어공주, 오로라공주 (숲속의 미녀), 백설공주...등등이 연상되더군요..) 벙찌더군요.
pgr서던가 동성애 코드로 해석한 글을 봤는데 오히려 꽤 설득력이 있더군요...
14/01/28 16:15
저도 이생각을 하면서 idina menzel 이 부르는 let it go를 들을때 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자들이 매번 말하는게 뭔지 다시 깨닫게 되더군요. 같은 후렴이라도 각성 전/후를 이렇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니..
14/01/28 16:16
OST는 최고, 이야기는 그다지 탄탄하지 않았습니다. 어어 하다보니 영화 끝.
그래도 재미있게 본 것은 인정해야 할 것 같네요.
14/01/28 16:18
대관식때도 이쁘긴 했는데 각성 후도 이뻐요 흐흐
가르침대로만 자란 풋풋함이 느껴지다가 멋진 어른(!)이 되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4/01/28 16:18
뮤지컬 영화라 친다면 그 정도 서사구조의 엉성함은 참아낼만 했고 음악과 영상이 훌륭했기에 재미나게 봤습니다. 솔직히 레 미제라블도 유기적이고 빼어난 구성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좋은 영화 아닙니까. 크크
14/01/28 16:20
근데 전 왜 let it go를 떠올릴때마다 let it go~ let it go~ 세상의 말 다 지우니~ 이 말 하나 남네요~ 로 이어질까요...
렛잇고바라기인가 -_-
14/01/28 16:23
지난 주말 와이프와 같이 봤는데 저나 마누라나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냥 볼만은 했지만..애들이랑 같이 가거나, 극장에서 예쁜 뮤지컬을 봐야겠다하는 분들에게 좋을 거 같습니다. (약간은 뜬금없는 상황에서의) 노래는 좋더군요..주인공들이 노래를 참 잘해요..아름답고.. 저희가 재미를 못느낀건 뮤지컬 타입의 나레이션을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의 문제와도 맞닿아 있어보이긴 합니다만... 뮤지컬적인 완성도도 디즈니의 예전 작품인 마법에 걸린 사랑 (Enchanted, 2007) 보다도 많이 떨어지는거 같습니다. 그렇다고 미국 애니 특유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장면들이 인어공주나 라이언킹 같은 비슷한 애니에 비해서 월등한가하고 물으면 그것도 아닌거 같습니다. 뭐 재밌게 보신 분들도 많겠지만...뮤지컬 타입의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시거나, 개연성을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선택은 아닌거 같습니다. 혹시 이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이라면 마법에 걸린 사랑 (Enchanted, 2007)를 보시면 정말 재밌게 보실거 같습니다. 아 그리고 시사회로 조선미녀삼총사를 봤는데 이 영화는 절대로 피하시길...ㅠㅠ 저야 시사회로 봤으니 돈아까운건 없었지만...제돈주고 보시는 분이라면 정말로 짜증내며 영화관 나오실 가능성이 클거 같습니다. 뉴스기사 말마따나 하지원은 영화고르는 안목은 별로 없어보입니다..
14/01/28 16:25
솔직히 디즈니 전작들에 비해 와 완전 사랑스러워~~ 이런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라푼젤은 정말 사랑스러운 영화였는데~~) 근데 굉장히 재미있었던 영화였어요.
특히 let it go 부분은 사전공개되고 이미 여러번 유투브를 통해 영상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소름이 쫘악 돋더군요. 그리고 기타 음악들도 좋았고. 다만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 영화 안의 이야기가.. 글쓴이님 말씀처럼... 제가 볼때 가장 큰 불만은 라이온킹.알라딘.뮬란.주먹왕 랄프.. 하다못해 라푼젤에게도 있었던 '긴장감'이 이 영화엔 없다.. 라는 거였어요. 흠흠 영상.음악.그리고 캐릭터 그 자체만 감상한 느낌이 들더군요.
14/01/28 16:44
천천히 생각해보면 뭔가 어긋나있지요. 얼굴마담인 Let it go가 특히 그렇습니다. 분량이 가장 많은 안나가 아닌 엘사가 부르는 노래며, 사전 정보 없이 감상할때는 진취적이며 당당하게 느껴지는 노래인데 실상은 운명을 피해 도망가는 수동적인 장면입니다.
맞지 않는 건물 억지로 연결해둔 후 화려한 색의 두텁게 덧씌어 흠을 막아버린 건물과 같습니다. 그걸 '오해'라는 구도로 보면 참 재밌더군요. 영상과 음악, 캐릭터의 표정연기는 해당 시점의 감정을 풍부하고 또렷하게 잘 표현합니다. 그런데 가만 실제 서사적 흐름을 쫓아가보면 죄다 오해예요. fixer upper, 맞선 노래를 부르는데 정작 안나와 크리스토퍼는 선은 커녕 서로 사귄다는 생각도 안해요. 고전적인 남주+여주 vs 악당 남자 구도에 안나, 엘사, 크리스토퍼, 한스는 안맞아요. 분량 보면 안나가 주인공인데 엘사가 더 돋보이기도 하고, 엘사는 당당한 여왕인거 같으면서 내성적이고 겁이 너무 많아 벌벌 떱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가사를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반어적이에요. perfect girl is gone이라고 하지만 착하디 착한 엘사는 여전하고 love is an open door인데, 한스는 정작 자기 마음을 열지 않았었지요. 저는 분량 많은 안나가 주인공인건 오해(...)고 생각하고, 엘사가 주인공이며 안나는 주인공인 엘사를 묘사하는 3인칭 서술자쯤이라 생각합니다. 안나가 나가 놀자고 이야기하지만, 그 이야기는 기실 나가서 같이 어울리고 싶지만 나가지 못하는 엘사, 부모님이 돌아가셔 모두가 어디있는지 찾는 상황속에서도 혼자 방에서 나갈 수 없는 엘사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는거죠. Let it go는 그 당당하고 화려한 영상 안에 숨겨진, 사회에게서 도망쳐 히키코모리처럼 처박히는 우물안 개구리 같은 외침이라는걸 생각하구요. 크리스토퍼는 주인공이 아니라 '한스가 만난지 하루밖에 안되서 진정한 사랑이 아니라고 했는데, 만난지 2틀 된 크리스토퍼가 진정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어?'라고 묻는 역설의 도구이구요. 이런식으로 보면 그 오해가 재밌고 안타까우면서 흥미롭습니다.
14/01/28 21:47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let it go에 관한 부분은 동감합니다. 리뷰가 너무 길어질까봐 지운 부분인데요. Let it go는 분명히 상황 자체는 가장 비극적인 부분이고, 그 상황에서 이런 힘찬 분위기의 노래는 어울리지 않지요. 그리고 디즈니도 충분히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굳이 이렇게 연출을 한 이유는 일단 장면 자체는 다의적으로 만들어서 그 누가 들어도 어떤 상황에도 어울리는 노래로 떠올리게끔 한 고의적 미필이라고 봅니다. 또한 감정이입을 하는 관객에게는 환희를, 충분히 몰입하지 않은 관객에게는 노래와 상반되는 주인공의 상황을 상기시켜 연민을 배가시키려고 했다고 봐요. 누구나 슬픔 가운데 이것을 극복했다고 착각하게 할 만큼 괜찮아지는 순간이 오는데, 엘사가 let it go를 부르는 순간이 바로 그런 거죠. 그리고 슬픔은 전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아는 성인 관객들은 신나게 노래부르는 엘사를 보며 저 순간이 지나고 난 다음 여전히 엘사의 비극이 계속 될 걸 알기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찡해질 수 밖에 없구요. 오해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네요. 왜 난 저렇게 못봤을까...
14/01/28 16:46
안나의 비중이 너무 높았습니다. 혹은 엘사를 더 비틀어야 했습니다. 이도저도 아니라서 본문의 언급처럼 이야기의 중심이 너무 흔들렸습니다. 어른을 대상으로 더 복잡한 시나리오를 썼다면 모를까... 간단한 이야기로 만들면서 어쩡쩡한 내용이 되었습니다.
안나는 유폐된 공주님을 도와주는 왕자님-조력자의 역할이죠. 엘사는 유폐된 장소를 떠나 자아를 찾는 역할입니다. 라푼젤에서는 조력자에 대한 이야기를 줄이고 라푼젤에게 스스로의 힘으로 자아를 찾는 이아기의 비중을 강하게 줌으로서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 속에서도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먹왕랄프에서는 조력자인 랄프의 비중과 공주님의 비중을 바꿀 정도로 크게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조력자-랄프의 소망과 공주님-바넬로피의 소망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면서 이야기를 밀도있게 끌고 나갈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겨울왕국에서는 조력자인 안나의 비중을 높였으면서도 둘의 소망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아.. 혹은 안나의 소망이 적극적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괜한 곁다리-크리스토프나 한스 같은-가 등장해서 이야기만 복잡해지고 그러면서도 아동층을 대상으로 한다고 많은 이야기를 생략하면서 비워 있는 듯한 이야기가 되었죠. 그리고 동시에 엘사의 자아를 찾는 과정도 애매하게 되었고요. (극 초반부의 let it go 시퀀스에서 이미 극의 주제는 끝나지 않았나 싶을정도.) 안나의 캐릭터는 자체가 애매해서... 그래서 오히려 이번 작은 디즈니의 스토리텔링 능력 자체는 퇴보했다고 생각합니다. 라푼젤-주먹왕랄프에서 보여준 기존의 작품을 비틀면서도 균형감있는 스토리텔링에서 퇴보했다고 봅니다. 물론 화면과 연출, 노래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14/01/28 21:52
역으로 안나가 주인공이고, 엘사는 본래 주인공에게 시련을 주는 마녀의 포지션을 살짝 변주한 캐릭터로 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엘사가 퀘스트의 목적 자체였을 수도 있구요. 이렇든 저렇든 엘사는 본디 감정을 움직이는 캐릭터라기보다는, 기능적으로 활용할 캐릭터였는데, 어쩌다 보니 포지션을 변경했고, Let it go 장면이 예상 외로 터져버려서 이처럼 됐을 지도 모르죠.(물론, 전 엘사를 주인공으로 하고 왕자님과 흔남의 삼각관계에서 진실한 사랑 찾기가 오리지널 스토리였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14/01/28 18:23
롯데시네마의 리얼디3D는 일회용안경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수거도 안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이 싸구려일회용 안경은 너무 어두운 썬그라스느낌이 나서 롯데리얼디3D관은 기피합니다.
14/01/28 19:19
보고나서 스토리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정확히 꼬집어주신 글인것 같아요..그리고 2인체제라고는 하는데 사실 엘사가 능력도 그렇고 비주얼도 그렇고 그 이미지? 임팩트?가 너무 강력해서 안나의 역할은 그닥 인상깊게 남지 않더라구요..
14/01/28 20:01
겨울왕국이 스토리가 부실한건 짧은시간내에 억지로 해피엔딩을 만들기 위함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실 무겁고 다크하게 나가면 충분히 그렇게 나갈수있는 소재이며 엘사로선 상당히 비극적인 상황일텐데 어쨋든 디즈니 애니는 모두가 행복한 해피엔딩으로 끝나야 했으니 뭐 별거 없이 며칠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급전개가 이루어지죠. 엘사를 괴물이라고 한 사람들은 그냥 아무이유없이 엘사를 떠받들고 왕국은 평화가 오고 모두들 하하호호하며 웃고 끝나는데 겨울왕국이 그냥 대놓고 어둡고 슬픈 비극적 결말로 나아갔다면 좀더 이야기가 짜임새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세상을 등지고 자기만의 성에 갇힌 엘사가 다시 마음을 열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오느냐 일텐데 안나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니 정작 엘사의 감정변화는 제대로 묘사될수가 없었죠. 가족영화를 추구하는 디즈니애니다 보니 어떻게든 마지막은 서로 웃으며 모두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해야 하는데 초반에 시작한 다크한 소재를 그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죠 더더군다나 엘사 1인극도 아니고 안나에게 대부분 출연비율을 뺏겨버렸으니
14/01/28 21:30
비단 애니메이션뿐만이 아니라 제가 본 모든영화를 통틀어서도 이렇게 꾸준히 반복해서 본 구간이 없어요 . 작품의 완성도는 둘째치더라도 제겐 렛잇고 장면이 평생기억에남을 삼분여의 시간이 아닌가 마 그리 생각합니다
14/01/29 14:18
악역이 누구인가? 를 생각해보면 그동안 뚜렸했던 디즈니의 선악구조와 조금 다르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래도 명확한 편이지요.)
원래 엘사가 굉장히 전통적인 디즈니 악역으로 설정되었다고 들었는데 루머인지 공식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뭔가 엉성하게 얽힌 구도가 이해되죠. 안나 + 크리스토프 vs 엘사 + 한스 대립관계. 엘사의 Let It Go가 너무 좋게 나와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뭔가 어설픈 2인체제가 된 이유가 이해는 됩니다. 2인 체제이긴 2인체제인데 버디무비도 아니고, 미워할만한 악역을 감당하기에 한스로는 역부족이고, 아무도 안버리고 모든 캐릭터에 선한 매력을 주려다보니 이렇게 됐다고 봅니다. 그 정도로 Let It Go 장면은 음악이건 연출이건 완성도가 뛰어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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