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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4/01/20 12:27:05
Name 목화씨내놔
Subject [일반] 이무지치 공연을 보고 왔습니다.
여자친구가 이무지치를 좋아한다고 하길래.

"얼만한데?"

네... 가물치같은 종류인줄 알았습니다. 매운탕 사주려고요. 매운탕 大자에 몇마리나 들어가는지 궁금해서요.

여튼 인천에 있는 예술회관에서 어제 봤습니다. 관현악 (이거 맞나요?)은 뮤지컬이나 연극과는 사뭇다른 엄숙한 분위기더군요.
1부와 2부로 나뉘어져있었는데. 네... 1부는 절반 넘게 졸았습니다.
중간중간 계속 귓속말로 개드립을 했는데. 여자친구가 짜증을 내서 잠깐 암말도 안 했더니 바로 잠이 오더군요.

공연장에서 재미있었던 일이 몇 개 있었는데..

1. 제 옆자리에 앉은 남자 대학생 커플 (남/남)
이런 공연은 처음인지 상당히 비장하게 앉아있떠군요. 아무래도 레포트 이런거 때문에 온 듯.
앞에서 천원주고 브로셔 같은 걸 파는데 그걸 한명이 사가지고 와서보더니
"오 여자도 있네." 라고 하자 다른 한 친구가 숨도 안쉬고 "이쁘냐?"

2. 제 뒤에 앉아있던 여/여커플
이 분들은 꽤나 공연을 보러다닌 듯 합니다. 제가 1부에서 계속 개드립하는게 들렸던지.
쉬는 시간에 제가 나간 사이에 수준떨어진다고 여자친구 들리게 투덜투덜했다는군요.
[저는 쉬는 시간에 매점에서 소세지빵 팔길래 그거 사먹으러 다녀왔습니다.]
박수 안 칠 때 제가 친거 가지고 수준 낮다고 했다는데.
네.. 졸다가 일어나서 끝난 줄 알고 박수쳤네요. 몇번 보니 알겠더라고요.
저처럼 잘 모르는 피지알러 여러분. 언제 박수치는 거냐면요. 제일 바이올린 많이 치는 사람이 바이올린 막 치다가.
잠깐 쉬고 모든 사람이 함께 [딴. 딴!!] 하고 소리 낸 다음에 관객석을 쳐다보면 그 때 치면 됩니다.

3. 제 오른쪽에 앉아있는 중년의 남자분
공연이 끝나고 브라보, 브라보를 외치며 엄청나게 열광적으로 박수를 쳐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첫번째 앵콜이 끝나고 나서도 열성적인 박수를, 두번째 앵콜이 끝나고도 열성적인 박수를 치면서 가방을 드시는데.
들어갔던 이무지치가 또 나오자. 이번엔 심드렁한 표정으로 "또~" 하시더니 딸내미를 데리고 나가시더군요.
역시 3번은 안 하시네요.

4. 첫 곡이 끝나고 이무지치의 리더 같은 분이 영어로 다음 공연을 간단하게 소개를 하시더군요.
다른 바이올리니스트 2명을 소개하고 그 바이올리니스트 2분이 앞으로 나오셔서 바이올린 연주를 준비하시는데.
좀 심심해서 여자친구한테 "단두대 매치네. 진 사람 오늘 은퇴한데." 라고 살살 얘기한 줄 알았는데.
그걸 들으신 중년의 남자 분이 픽 하고 웃으시는 거 들었습니다. 의외로 저랑 코드가 맞는 분이셨는데 전화번호나 받아둘 걸 그랬네요.
여자친구는 엄청 짜증냈죠. 이상한 소리 좀 그만하라고.

클래식 관현악 공연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 공연을 총평하자면
생각보다 들을만 했습니다. 한숨 자고 나서 2부 공연은 꽤나 듣기 좋았고, 생각보다 굉장히 화려한 공연이더군요.
고등학교 때 듣던 귀에 익숙한 클래식도 자주 나오고
특히나 중간에 락 밴드에서 기타리스트가 기타 솔로 연주 하듯이 바이올리니스트 한명이 굉장한 기교를 부리는 부분이 몇번씩 나오는데.
멋있습니다. 클래식을 전혀 모르는 입장에서도 멋있다고 생각이 되네요.

인천에서 얼마나 공연을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5만원이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한번쯤 보러갈만한 공연 아닌가 싶네요.
서울에서 공연을 하면 10만원 가량으로 올라간다고 하니 인천 가까우신 분들은 한번 가보세요.

조금 피곤하신 분들은 그냥 1부에서 주무시고 2부부터 기력을 회복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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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게장
14/01/20 13:06
수정 아이콘
제목 앞에 [스포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소세지빵이라니!!
14/01/20 14:10
수정 아이콘
공연에서 저렇게 주변 사람이 다 들리게 떠드는거 굉장한 노매너에요;;;
이렇게 별 일 아닌 것처럼 인터넷에 자랑스럽게 (?) 올리실 일은 아닙니다 -_-a
목화씨내놔
14/01/20 14:39
수정 아이콘
조용조용히 얘기했는데요. 설마 시끄럽게 떠들었겠습니까. 크크. 귀에다 대고 조용히 얘기했죠.
14/01/20 15:11
수정 아이콘
중년의 남성분이 들으셨다는 것만 해도...
공연장에 비싼 돈 주고 갔는데 주위에서 소근거리는 소리 들려오면 진짜 신경쓰이죠. 시끄러운 콘서트장도 아니고 관현악 공연장이라면 더더욱. 그리고 글 내용으로 미루어 보건데 '개드립'을 지속적으로 하신 모양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뭐 어련히 알아서 하셨겠습니다만.
단신듀오
14/01/20 14:36
수정 아이콘
비싼 돈 내고 간 공연에서 내 앞에 저런 사람이 있었다고 하면...흠좀.........
목화씨내놔
14/01/20 14:40
수정 아이콘
에헤라. 별 걱정을 다. 바로 옆사람 살짝 들릴 정도로 조용히.
단신듀오
14/01/20 14:40
수정 아이콘
뭐 어련히 알아서 잘 하셨겠지만..
그정도면 뒤에 사람이 쉬는시간에 궁시렁 거릴일도... 앞에 계신분이 피식 하고 웃을일도 없으셨겠지요...
목화씨내놔
14/01/20 14:42
수정 아이콘
음 글을 오해가 있게 썼나보네요. 워낙 말주변이 없어서. 졸다가 일어나서 박수 쳤다고 뭐라고 했따고 써놨는데.
글이 중간중간 겹쳐서 왔다갔다하다보니 오해가 생기기도 하겠군요.
소독용 에탄올
14/01/20 15:09
수정 아이콘
전 공연보러가서 자다가 이를가는바람에........
그 이후로는 접대같이 특별한 일 아니면 왠만하면 안가고 있습니다.
저글링아빠
14/01/20 16:57
수정 아이콘
윗 분들 말씀하셨듯 공연장에서 귓속말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비매넙니다. 조용히고 뭐고 귓속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영 아닌 행동이예요..
탓하자는게 아니고 모르시는 것 같아서 적어둡니다.
재입대
14/01/20 17:44
수정 아이콘
저도 그래서 저런덴 안가게 돼더라고요
막말로 저런 드립도 안치면 쏟아지는 잠을 어쩔 수가 없어요 크크
돈버리는게 돼버리죠..;졸다가 실수하면 민폐에 돈버려 시간버려 3중고..
조지영
14/01/20 18:34
수정 아이콘
이무지치라면 비발디 사계의 정석을 보여준 관현악단이죠.

박수는 연주자가 인사할 때 치면 절대로 틀릴 일 없습니다. ^^
14/01/21 17:48
수정 아이콘
자주는 못가지만 언젠가부터 공연장가게되면 무척 긍정적인 성격으로 변하게 되더군요. 평소 예민한 성격이라 공연갈땐 초침없는 시계+절대 바스락거리지 않는 옷만 입고 가는데 그래도 꼭 신경 쓰이는 좌석이 있기마련이죠.
그런데 그런거 일일히 신경쓰고 있자니 집중못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더라고요. 거디가 분단위로 환산했을 때 천원이상의 공연이라면 더더욱...
그냥 최대한 많이 담아듣고오는게 남는 장사란걸 뒤늦게 깨달았죠..

저는 매니아까진 아닌지라 이 무지치 서울 무대보다 인천 플그램이 더 끌리던데 아마 일요일 공연이었죠? 출근하기 시러서 밍기적 거리기도 바쁜데 허허벌판의 인천예술회관역까지 갔다가 오면 일요일이 너무 아까울거 같아서 서울 토요일 무대 끊어놨는데 기대되네요. 플그램도 아직 다 안 찾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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