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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25 02:08:55
Name legend
Subject [일반] 슈퍼스타k2에서 요구하는 변신, 색다름에 대한 생각.
저는 가수마다 변신할 수 있는 스타일이 있고 변신할 수 없는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꾸 변신을 요구하지요.
굳이 변신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자기가 잘하는 것을 최고의 수준으로 갈고 닦는 것도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극단적인 비유
이지만 이승철에게 랩시키고 타이거JK에게 메탈시키고 노브레인에게 슬픈 발라드 노래 시키는 격이라고 봅니다.

색다름을 주는 무대를 꾸밀수도 있죠. 근데 지금 슈퍼스타k2에서 보여지는 것은 색다름이 아니라 안되는걸 되게 만들려는 이상한 강요행위
같습니다. 색다름이란 기본적으로 자기의 색을 표현가능한 스타일 내에서 추구해야 하는건데, 자기 영역에서 벗어난 것으로 색다름을 표현
하라고 하니 난감할 따름이죠. 그런건 프로듀서에 따라 언제든지 도플갱어처럼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기획사의 아이돌 연습생들이 가능한
것입니다. 근데 슈퍼스타k2의 top11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음악세계를 어느정도 만들어놓고 있는 뮤지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슈퍼스타k2의 방향성과 괴리를 일으킵니다. 스타란 대중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언제든지 자기자신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
서 아이돌그룹 멤버들은 대부분 변신의 귀재입니다. 무얼하든 일정 수준 이상을 보여주죠. 그 대신 깊이가 없어 쉽게 자신만의 색깔이 무
너지고 정체성을 잃습니다. 대중들이 그들의 모습이라 생각하던 것들은 대부분 기믹이란거죠. 물론 몇몇 예외는 있지만요.(솔로형 아이돌
이 대표적입니다.)

위의 아이돌그룹으로 대표되는 변신의 귀재와 달리 슈퍼스타k2의 참가자들은 기획사의 손이 닿지 않아 변신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프로
듀서들이 원하는대로 뽑아내는게 힘들다는거죠. 어설픈 뮤지션으로써의 자세가 방해요인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매력이자 대중들이 열광
하는 것도 어설프지만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신의 색을 만들려고 하는 뮤지션 정신이거든요. 그래서 슈퍼스타k2는 자체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슈퍼스타를 찾는다지만 대중들의 인기를 받은 사람들은 뮤지션 지향적이고, 현재 가요계의 법칙대로 이들
을 변신의 귀재로 만들어 슈퍼스타화할려는데 오히려 그게 참가자의 매력을 감소시키고 엉망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래서 슈퍼스타k2를
제작하고 후원하는 업계 관련자들은 난감할 껍니다. 솔직히 장재인, 김지수 이런 애들보단 김소정, 이보람같은 애가 훨씬 키우기도 쉽고
가능성(아이돌로써 갖추어야 하는 변신능력)도 높으니까요. 다만 한켠에선 또 다른 기대를 해보기도 하겠죠. 과연 뮤지션 지향적인 성격
을 가진 슈퍼스타란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
여튼 이번 슈퍼스타k2는 참가자들의 실력이나 스토리뿐만 아니라 현재 가요계의 상황과 미래의 모델을 연구해볼 수 있는 좋은 장이 될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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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슈
10/09/25 02:11
수정 아이콘
동감합니다.

변신?
말이 좋아서 변신이지 어중이 떠중이 되버릴 바에
한 길만 파서 어느 한 분야의 초고수가 되는게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는데

무조껀 변신만을 강요하는게 아쉽습니다.

하긴 슈퍼스타를 뽑아야 하는데 변신을 할 수 없다면 심사위원 입장에선 평가하는데 있어서 조금 밋밋할 것 같긴 하다고 생각해요.
10/09/25 02:16
수정 아이콘
노래를 본인들이 고를 수 없는 시스템도 불만입니다. 무조건 기획사에서 부르라는 곡 불러대는 아이돌 뽑는 거 같아서요.
가장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곡, 가장 자신있는 곡을 해야, 보는 사람도 부르는 사람도 만족스럽죠.
굳이 노래를 정해주니, 노래를 가장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여러 미션을 가장 무난히 (말아먹지 않고)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느낌이라서 보기 불편합니다.. 미션 복불복도 너무 크구요. 이런식이라면 아무리 노래 잘하는 가수도 미션 잘못 만나면 떨어질 거라고 봅니다. 리메이크든, 팝송이든 주제만 주고 노래는 알아서 골랐으면 좋겠네요
higher templar
10/09/25 02:29
수정 아이콘
강제 미션을 하는 이유 자체가 원석의 크기를 가늠해 보기 좋기 때문이기 때문일것이지만 이게 안맞으면 무대 엉망으로 만들어서 참 보는사람 힘들게 하는게 문제네요.

변신이라... 사실 변신은 성공하면 대박이고 실패하면 쪽박이죠. 변신을 할 수 없다면 이전 무대를 훌쩍 뛰어넘는 무대를 보여줘도 변신이라 할 만하죠. 심사위원들은 그런 새로움을 원하는 것일겁니다. 락하는 애한테 트롯시키려고 안달하고 그정도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10/09/25 02:25
수정 아이콘
한편으론, 각 참가자들이 매주 비슷한 장르 비슷한 컨셉으로 비슷한 무대만 선보였다간
방송은 물론 해당 참가자 자체까지 식상해져버릴 확률도 높다 봅니다.
무난하게만 갔다가 "질린다" 여론 나오고 나서 외양간 고치느니, 욕좀 먹더라도 매번 틀을
바꿔나가는게 낫다는 것이 제작진의 의중일 수 있겠죠. 매회 시청률, 화제성은 보장되니까요.

덧붙여 오늘자 방송 보고 나니, 우승은 결국 존박이 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나름 틀에 잘 맞춰나가고, 스토리 있고 비주얼 좋고 (노래 잘하는 에릭 느낌?)

그렇다고 장재인, 김지수 등의 인기 참가자들이 쌓아온 인지도가 공염불로 끝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경로로든 기회를 잡을 것이고, 원래 잘하던 쪽으로 갈고 닦으면 충분히 대성할 수 있겠죠.
그런 기회에 다가섰다는 것 자체가, 시즌2 우승만큼이나 값지지 않을까 싶네요. (상금은 무지 아깝겠지만)

방송국은 시청률, 참가자들은 인지도+기회를 잡는 것엔 지금의 방식이 저는 더 나아 보입니다.
유이남편
10/09/25 02:44
수정 아이콘
여기 참가자랑 우리 지은이 비교해보세요...얼마나 많은 스타일을 소화하고 노랠 잘불러도 실제 프로세계에서는 얼마나 힘든지요...보컬적으로 한가지 자기 스타일로 노래 불렀을때 가수할수 있는 사람은 허각밖에 없다고 봅니다.
10/09/25 03:05
수정 아이콘
legend님이 마지막에 남기신 글, 전적으로 동감하고
개인적으론 꼭 그런사람이 슈퍼스타가 되었으면 합니다.
당장 시즌2에선 힘들어 보이긴 해도 그런 가능성은 열어주고 있다 생각해요.

아무튼 오늘 정말 감동적이고 즐거운 무대 보여준 8명의 참가자 분들 너무 감사 드립니다.
예전엔 스타리그가 금요일을 기다리게 했는데 이젠 슈퍼스타K가 그걸 대신하고 있군요. ^^;;
뺑덕어멈
10/09/25 03:27
수정 아이콘
이글보니 폴포츠가 슈퍼스타k에 참가했으면 진짜 웃겼을꺼 같네요.
지방예선에는 자기가 준비한 노래에 감동한 심사위원들 바로 합격주고 인터넷에서는 난리남.
슈퍼위크에서는 조별과제에서 팀원과 조화안되서 탈락위기나 심사위원이 어떻게 해서 살려줌.
1:1대결에서는 가볍게 이기고 탑 10에 들었으나
생방무대에서 계속 자신과 어울리지 않은 곡을 던져주는 엠넷...
그래도 매니아층 덕분에 몇번은 올라가나 탑6쯤에서 탈락..
합숙생활 덕분에 다이어트는 제대로 하고 감. 인터넷에서는 팝페라 위크한번 나왔으면 우승했을꺼라 아쉬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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