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0/08/02 01:03:12
Name 벨로시렙터
Subject [일반] 사랑이 하고싶다... 랄까요?
요 몇일간 자유게시판이 떠들썩 하네요.

근데 신기한게, 한가지 공통분모가 있는게, '사랑'이란 말이죠. 음. 네.
(프로야구도 있다! 이러면 할 말 없습니다.)


한여름 푹푹찌는 거리에서, 두사람이 꼭 팔짱을 끼고 가면,
"와 저거 덥도 안하나?!"라고 대놓고 이야기 하지만, 마음속 한구석으로는 매번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네,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2학년때일겁니다. 그 친구를 처음만난게.
조숙하다! 빠르다! 라고 생각하실진 모르겠지만, 그 때는 정말 '어린마음에' 좋아하게 된 친구였습니다.
중학생이면서도 서로서로 연락하고는 싶지만, 집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면 부모님이 받을까봐 정말 조심조심하며 대화를 하던 그 때,
학원에서 알게되면 놀림받을꺼 뻔히 아니까, 오히려 사귀기 전 보다 더 서먹하게 지냈던 그때.

그러다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려고 했고, 그 친구는 예고(미술)를 진학하였기 때문이죠.

고등학교로 올라갑니다.
철부지 코흘리개 같던 놈이 어느샌가 문예부에서 1학년주제에 총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이런 행사 저런 행사를 주도 해나가던 도중, 그 옛날 그 친구와 나웠던 메일을 발견합니다.

'아?'

판도라의 상자, 같은걸까요? 그 메일을 열자마자 모든것들이 다 쏟아져 나옵니다.
추억, 기억, 그리고 애틋했던 그 '어린시절의 마음'까지도요.

'이 친구, 뭐하고 살고 있을까? 집은 그대로일까? 이 메일은 아직 사용하고 있을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그리고 보냅니다.
"잘 지내고 있어?" 라고요.

참 멋없습니다. 문예부 총무라는 놈이 한줄 달랑 보내다니요.


그리고, 잊어버렸습니다. 기억을 못했죠.
답장이 올 거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으니까요.


보낸이 : 그친구(물론 실명으로 왔지만 이렇게 처리합니다;;;) 로 메일이 왔습니다.
"오랫만이네, 뭐하고 지내? 학교는 어디야? 어떻게 지내고 있니?" 라는 등의 답장이 왔습니다.
두근두근하고, 떨리고, 설레고, 깜짝 놀래면서 몇번의 메일을 교환했습니다.


"야 폰번호가 어떻게 돼? 나 xxx-xxxx-xxxx 니까, 너도 폰 번호 보내줘." 라고 보낸지 1분도 안되서
휴대폰으로 연락이 옵니다.
-안녕?


참, 서로서로 심플했던 친구였습니다.
보자마자 바로 알고 -안녕? 이란 답장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친구와 함께 집으로 가던 중, 문득 옛날에 이 친구가 책을 참 좋아하던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아무 이유 없이 책방으로 들어가던 중, 그 친구를 만납니다.
2년만의 만남. 고등학교 1학년, 풋풋했던 시절

정식으로, 고백을 하고, 연인이 됩니다.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하게 되죠.
첫사랑.


좋았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그 친구가 집에 올때까지 몇시간이고 집 앞에서 기다려 봤었고,
손 잡는것만으로도 가슴두근두근 떨리고.
말 한마디 한마디, 문자메세지 하나 하나에도 기분 좋아하던 그 때였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정말 아름다운 기억만 가지고 있다가.
제가,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 친구 부모님에게 "너, 내 딸하고 한번만 더 만나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을것이다!"라는 말을, 바로 앞에서 듣게 되죠.
그 길로, 그 친구와의 연락을 끊었습니다. 무서웠었어요. 그때는,
고등학교 2학년 어린 치기로 "그러긴 싫습니다!"라고 하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친구는 제 연락이 오기만을 몇일이고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그것을 알게 된 것이, 고등학교 3학년때입니다.
싸이월드라는것이 생기고, 그 친구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 하면서, 매번 그 친구 홈피에 '눈팅'만 하다가.
다이어리에 한숨 섞인 푸념을 하게 됩니다.
'엄청나게 보고싶다.'고.

그런데 왠걸? 쪽지가 옵니다. 잘 지내고 있다고, 너는 무얼하며 지내냐고.

그렇게 다시 만났던 인연이, 이런저런 많은 사건들을 뒤로하고 지금에 오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만나고 있습니다.
'다만 친구사이로'

하지만, 요즘은 이상하리만큼 이 친구가 좋습니다.
사랑이 하고싶다.... 랄까요?


그리고, 여기에 이런 장문의 글을 올리는 이유가 뭐냐?! 라고 되묻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친구와 꼭 잘 해보겠다는 다짐으로,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

언젠가, 이 친구가 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된다면,
저도 대구청년님처럼, 재미나고 알콩달콩하게 만나는 글을 자랑스레!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s. 두서없이 적은 앞 글은, 그 친구와 저의 만남 (2부작) 중에 전편 일부일 뿐입니다.
무려 14살 부터 시작해서 24살까지, 10년이 다되가는 짝사랑이니까, 이런저런 사건도 많습니다.

와하하! 짝사랑은 짝사랑 일 뿐이라는 세상의 편견을 제가 무참히 씻어버리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방랑시인
10/08/02 01:10
수정 아이콘
사귀자 그래요.
10/08/02 01:09
수정 아이콘
10년 전에 그 마음 그대로 잘 되시길 바랍니다. ^^
10/08/02 01:16
수정 아이콘
나쁜 기집애..

지금껏 날 설레게 한 사람은 항상 너였어..
10/08/02 02:24
수정 아이콘
100번이라도 찍으셔서 꼭 성공하시길 빕니다.
저는 주위에 죄다 남자라서 찍었다간..
10/08/02 04:20
수정 아이콘
이제 성인이시니만큼 여자분의 부모님의 생각이 바뀌쉴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죠.

고등학교 때는 아마 수능도 있고 학교생활이 아무래도 더 중요하기 때문에 크게 반대하셨겠죠..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랩터님이 여자분의 부모님께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이 충분히 갖춰져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이팅~
대구청년
10/08/02 10:43
수정 아이콘
벨로시랩터님 좋은결과있길바랍니다..
사랑에는 세가지 부류가 있지요
1.사랑을 쟁취한자
2.끝까지 지키지못한자
3.끝까지 지킨자
벨로시렙터
10/08/02 11:33
수정 아이콘
네,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돌아오세요 대구청년님...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3934 [일반] 선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사나요.. [30] 리차드최6752 10/08/03 6752 0
23933 [일반] 요즘 만화책 보시나요? [32] 다다다닥8257 10/08/03 8257 1
23932 [일반] 나와 임마, 술 한잔 하자. [15] 벨로시렙터5339 10/08/03 5339 3
23931 [일반] [잡담] 익숙한 곳과의 이별 [13] Artemis3528 10/08/02 3528 0
23930 [일반] 양준혁 선수 그냥 sk로 가는 게 더 좋았을 거 같습니다 [30] 김익호6780 10/08/02 6780 0
23928 [일반] [지팡구] 가 완결되었습니다. [9] 고형석14748 10/08/02 14748 0
23927 [일반] 만화 추천합니다. [15] 소인배5506 10/08/02 5506 0
23926 [일반] [만화] 고스트 바둑왕 - 오바타 타케시 / 홋타 유미 [49] 모모리7820 10/08/02 7820 1
23925 [일반]  '슈퍼스타K2', 심사위원 자질 논란.."인격모독" [70] 반니스텔루이9785 10/08/02 9785 0
23923 [일반] 억척소녀의 가슴아픈 죽음이 우리 모두를 슬프게 합니다...ㅠㅠ [37] 뮤지컬사랑해6784 10/08/02 6784 0
23921 [일반] [잡담] 인연론.. [6] 언뜻 유재석3294 10/08/02 3294 2
23920 [일반] 2010 마구마구 프로야구 8/3(화) 프리뷰 [16] 멀면 벙커링3337 10/08/02 3337 0
23919 [일반] 타블로의 법적대응에 관한 기사입니다. [124] sylent11163 10/08/02 11163 0
23918 [일반] 김석류 아나운서 결혼! [83] 콜록콜록10003 10/08/02 10003 0
23917 [일반] 같이 걷지 않으실래요? -용산 가족공원 밤산책 모임- [29] lunaboy4567 10/08/02 4567 0
23916 [일반] 어제 지산 락 페스티벌 2010 - MUSE 공연 직캠 [13] kimbilly7886 10/08/02 7886 0
23915 [일반]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동호회 WM-7 경기! (티켓가격추가) [3] 6644 10/08/02 6644 0
23914 [일반] 장난으로 말하던 아오지 탄광이,,, 현실화 되었습니다. [30] 가을의추억8014 10/08/02 8014 1
23913 [일반] 보아의 Hurricane Venus와 코요태의 Jump Jump Jump가 공개되었습니다. [6] 세우실3536 10/08/02 3536 0
23911 [일반]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의 손흥민 선수 프리시즌 골장면 및 올해 시즌 예상? [19] pErsOnA_Inter.™4918 10/08/02 4918 0
23910 [일반] 사랑이 하고싶다... 랄까요? [13] 벨로시렙터4567 10/08/02 4567 0
23909 [일반] '야 소식 들었어? xx 군대 안간대 크크' [101] 하나16328 10/08/02 16328 0
23908 [일반] 진행중인 여자분께 하면 좋을 이야기.. [43] Love&Hate14061 10/08/01 14061 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