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일간 자유게시판이 떠들썩 하네요.
근데 신기한게, 한가지 공통분모가 있는게, '사랑'이란 말이죠. 음. 네.
(프로야구도 있다! 이러면 할 말 없습니다.)
한여름 푹푹찌는 거리에서, 두사람이 꼭 팔짱을 끼고 가면,
"와 저거 덥도 안하나?!"라고 대놓고 이야기 하지만, 마음속 한구석으로는 매번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네,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중학교 2학년때일겁니다. 그 친구를 처음만난게.
조숙하다! 빠르다! 라고 생각하실진 모르겠지만, 그 때는 정말 '어린마음에' 좋아하게 된 친구였습니다.
중학생이면서도 서로서로 연락하고는 싶지만, 집전화번호로 연락을 하면 부모님이 받을까봐 정말 조심조심하며 대화를 하던 그 때,
학원에서 알게되면 놀림받을꺼 뻔히 아니까, 오히려 사귀기 전 보다 더 서먹하게 지냈던 그때.
그러다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하려고 했고, 그 친구는 예고(미술)를 진학하였기 때문이죠.
고등학교로 올라갑니다.
철부지 코흘리개 같던 놈이 어느샌가 문예부에서 1학년주제에 총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이런 행사 저런 행사를 주도 해나가던 도중, 그 옛날 그 친구와 나웠던 메일을 발견합니다.
'아?'
판도라의 상자, 같은걸까요? 그 메일을 열자마자 모든것들이 다 쏟아져 나옵니다.
추억, 기억, 그리고 애틋했던 그 '어린시절의 마음'까지도요.
'이 친구, 뭐하고 살고 있을까? 집은 그대로일까? 이 메일은 아직 사용하고 있을까?'
장문의 편지를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
그리고 보냅니다.
"잘 지내고 있어?" 라고요.
참 멋없습니다. 문예부 총무라는 놈이 한줄 달랑 보내다니요.
그리고, 잊어버렸습니다. 기억을 못했죠.
답장이 올 거라는 기대는 전혀 하지 않았으니까요.
보낸이 : 그친구(물론 실명으로 왔지만 이렇게 처리합니다;;;) 로 메일이 왔습니다.
"오랫만이네, 뭐하고 지내? 학교는 어디야? 어떻게 지내고 있니?" 라는 등의 답장이 왔습니다.
두근두근하고, 떨리고, 설레고, 깜짝 놀래면서 몇번의 메일을 교환했습니다.
"야 폰번호가 어떻게 돼? 나 xxx-xxxx-xxxx 니까, 너도 폰 번호 보내줘." 라고 보낸지 1분도 안되서
휴대폰으로 연락이 옵니다.
-안녕?
참, 서로서로 심플했던 친구였습니다.
보자마자 바로 알고 -안녕? 이란 답장을 했으니까요.
그리고 친구와 함께 집으로 가던 중, 문득 옛날에 이 친구가 책을 참 좋아하던것이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아무 이유 없이 책방으로 들어가던 중, 그 친구를 만납니다.
2년만의 만남. 고등학교 1학년, 풋풋했던 시절
정식으로, 고백을 하고, 연인이 됩니다.
진짜 '사랑'이라는 것을 하게 되죠.
첫사랑.
좋았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그 친구가 집에 올때까지 몇시간이고 집 앞에서 기다려 봤었고,
손 잡는것만으로도 가슴두근두근 떨리고.
말 한마디 한마디, 문자메세지 하나 하나에도 기분 좋아하던 그 때였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정말 아름다운 기억만 가지고 있다가.
제가, 그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됩니다.
그 친구 부모님에게 "너, 내 딸하고 한번만 더 만나기만 하면 가만두지 않을것이다!"라는 말을, 바로 앞에서 듣게 되죠.
그 길로, 그 친구와의 연락을 끊었습니다. 무서웠었어요. 그때는,
고등학교 2학년 어린 치기로 "그러긴 싫습니다!"라고 하긴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 친구는 제 연락이 오기만을 몇일이고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그것을 알게 된 것이, 고등학교 3학년때입니다.
싸이월드라는것이 생기고, 그 친구가 잘 지내는지 궁금해 하면서, 매번 그 친구 홈피에 '눈팅'만 하다가.
다이어리에 한숨 섞인 푸념을 하게 됩니다.
'엄청나게 보고싶다.'고.
그런데 왠걸? 쪽지가 옵니다. 잘 지내고 있다고, 너는 무얼하며 지내냐고.
그렇게 다시 만났던 인연이, 이런저런 많은 사건들을 뒤로하고 지금에 오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도 만나고 있습니다.
'다만 친구사이로'
하지만, 요즘은 이상하리만큼 이 친구가 좋습니다.
사랑이 하고싶다.... 랄까요?
그리고, 여기에 이런 장문의 글을 올리는 이유가 뭐냐?! 라고 되묻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친구와 꼭 잘 해보겠다는 다짐으로, 여기에 글을 남깁니다.
언젠가, 이 친구가 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된다면,
저도 대구청년님처럼, 재미나고 알콩달콩하게 만나는 글을 자랑스레! 올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ps. 두서없이 적은 앞 글은, 그 친구와 저의 만남 (2부작) 중에 전편 일부일 뿐입니다.
무려 14살 부터 시작해서 24살까지, 10년이 다되가는 짝사랑이니까, 이런저런 사건도 많습니다.
와하하! 짝사랑은 짝사랑 일 뿐이라는 세상의 편견을 제가 무참히 씻어버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