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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0/06/29 05:23:04 |
Name |
workbee |
Subject |
[일반] [workbee01] 인생? 일생? |
요 밑에 "책임감" 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글을 보면서도 느낀 것이고 제가 예전부터 생각해온 것들.....
지금 느낀 것들...그런 감정들이 술 마시고 그냥 떠들어보는 것이 될 것 같긴 합니다.... 이렇게 글 쓴 후에
자고 일어나서 창피해서 지우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저의어머니는 초졸, 아버지는 고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저게 전부겠지만, 제가 볼 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들이고 정말 훌륭하신 분이죠. 아버지는 작년에 돌아가셔서 이젠 어머님만 남아계시지만......
전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부모가 되면 "절대" 안된다는 생각을 초등학생 때부터 했었습니다. 그 이유가 뭐였는지는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서 자신도 감당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부모가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아주 어렸을 때부터 했던 것 같습니다. .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제 부모님을 너무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어릴 때 내가 밥투정하고 밥 안 먹겠다고 떼 쓸 때 "잘 됐네, 쌀도 없는데 한 입 덜었으니 다행이다" 라고 하시면서
태연히 땅바닥에서 지랄발광을 하는 절 냅두고 태연히 밥 드시던 어머니......나중에 중학생이 됐을 때만해도 내가
밥 안먹으면 나보다 더 안타까워하시는 그 어머니 마음을 알게 된 후.......저런 어머니께서 어떻게 내가 초등학생일 때
우는 날 옆에 두고 그런 말을 하시면서 옆에서 밥을 드셨을까...오히려 죄송해지고 이해할 수 없는 그 마음을 생각하며
가슴 아파지게 되던 그런 어머님..................
전 밑에 글 비슷한 기사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광경이 있습니다. 제가 20대 후반일 때 친구들과 술 마시러 간 주점에서
옆 테이블에 14명 가량 애들애 모여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끄럽게 떠드는지 그 사람들이 왜 모였고,
몇살이고 어떻게 지냈는지까지 다 알 수 있을 정도였죠. 물론 지금은 시간이 지나서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 당시 옆 테이블의 그 멤버들은 21살이고, 초등학교 동창들었고, 그 일행중에 한명의 생일축하를 위해 모인 자리였습니다.
너무나 크게 떠드는 바람에 뭔 사정인지 다 들렸죠.
그 자리에 주인공 두명.....초등학교 동창 부부......21살인 엄마, 아빠....그 중에 엄마인 여자는 왼팔에 갓난 아기를 안은채
젖병을 들고 먹이고 있고, 오른손으로 소주잔을 들고 연신 소주를 마시고, 그 옆에 초등학교 동창이자 남편인 남자랑 같이
앉아서 동기들의 인사를 받으며 새벽까지 술 마시던 모습.....................이제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가끔 인터넷에 피씨방에서 겜 하다 옆에 재워뒀던 아기가 죽었는지도 모르고 겜을 했네 어쩌네 이런 섬뜩한 기사를 볼 때마다..
이 장면이 꿈에 나타날 정도로 너무나 기억이 생생합니다.....옆 테이블에서 술 마시면서 계속 신경 쓰이고.....4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꿈에 나타날 정도로... 생각만해도 그 아이가 너무나 불쌍해서 눈물이 날정도로...........
웃긴게 저도 이제 34살인데도 불구하고, 한 번 결혼을 놓치고 나니....결혼에 대한, 그 "책임감"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기에 아이를 갖고 싶기는 커녕 결혼에 대한 두려움만 너무나 깊어만 갑니다. 이 나이가 되도록 통장 잔고는 항상
100만원 넘기 힘들고, 집도 없고, 차도 없고, 변변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최근 pgr에 국제결혼이니 어쩌니 글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심각하게 그런 문제들에 대새 생각해 보게 되는 사람이다보니
더 크게 느껴지네요.
항상 쓰고 싶은 글이 있고, 맘 속에 말을 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만, 말 할 사람도 없고, 이 곳에 글을 썼을 때
누가 알아보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서고 사는 것 자체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나마 이렇게라도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 두게 되면 또 하루를 살아가는 힘을 얻게 되고 그런것이겠죠......... 이런 일기장에 써야되는 일들을
잠시라도 말하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이 곳밖에 없기에 지나가는 길에 흔적을 남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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