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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19 16:10:23
Name 성냥이
Subject [일반] 전쟁 중에 장수가 힘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차범근편지]
출처-http://news.nate.com/view/20100619n00795 [중앙일보]
[중앙일보]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1-4로 패하자 그리스전 승리의 주체할 수 없었던 기쁨이 순식간에 분노와 질타의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그 중심에 내 아들 두리가 서 있다. 아르헨티나전에 두리를 기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논란이다. 아버지로서 곤혹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다.

그리스전이 끝나자 두리는 내가 있는 중계석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면서 자랑스러워했다. 나도 엄지를 치켜 보이며 맘껏 축하해 줬다.

그러나 지금은 “네가 감독을 이해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다독거리고 있다. 내가 아들 두리나 우리 대표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는 생각이다.

온 국민이 지금 한국의 16강 진출을 어떤 계산도 없이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물론 애국심이나 민족 자부심 같은 이전의 색깔이 아니고 월드컵을 좀 더 신나게 즐기고 싶은 단순하고 가벼운 욕심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승리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해설자로 여기에 와 있다. 나 역시 실패와 성공을 온몸에 무늬처럼 새기며 살아온 축구인으로서 허정무 감독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동료이기도 하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국가대표선수 아들을 둔 아버지다.

모든 결정은 감독이 한다.

내가 감독으로서 결정한 모든 일들을 존중받고 싶었듯이 나는 허정무 감독의 결정을 존중하고 싶다. 우리 모두가 그랬으면 한다. 전쟁 중에 장수가 힘을 잃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20일 넘게 평가전을 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부상을 막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래도 베론 선수처럼 부상자가 나오지 않느냐고 유럽의 기자들은 마라도나 감독을 비웃기도 하지만 마라도나의 생각은 부상 선수 없이 몸 관리를 잘하다 조별리그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으로 보였다. 말하자면 예선 통과는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20여 일 만의 나이지리아와 첫 경기. 당연히 삐걱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에서 본다면 우리 팬들이나 선수들이 보고 얻은 자신감은 조금은 위험한 것이기도 했다.

나이지리아전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에게는 최상의 훈련 경험으로 쌓여 있었을 거다. 아르헨티나의 위도가 이곳과 같으니 모두에게 불편한 이곳의 날씨도 그들에게는 문제될 게 없었다.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이김으로써 16강으로 가는 티켓 한 장의 싸움은 치열해졌다.

아르헨티나가, 아니 마라도나가 쉬어가자고 생각만 않는다면 더반에서의 한국 승리가 16강 티켓에 도장을 찍어주는 한판이 될 것 같다. 가능성도 크다.

더반은 나이지리아 사람들이 몰려 사는 곳이다. 운동장 분위기도 우리에게는 편치 않을 것이다.

이겨도 져도 노래하고 춤추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낙천성이 이런 결정적인 순간에 어떤 모양으로 나타날지도 고민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부부젤라를 불어대는 운동장에서 나이지리아 관중에 둘러싸여 쉽지 않은 경기를 해야 하는 우리 선수단에게 앞으로 며칠만이라도 무한한 애정과 신뢰를 모아주었으면 한다.

-------------------
예전 차범근이 감독일떄 제일먼저까던 사람이 허정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
차범근은 이렇게 말해주네요 같이 보길 바래서 옮겨봅니다
..
아직 한경기 졌을뿐인데 미리 선수들의 기를 빼는 일은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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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생각하는
10/06/19 16:17
수정 아이콘
맞는 말이네요.
벌써 탈락한것도 아니고 응원해야죠.
CraZy[GnH]
10/06/19 16:21
수정 아이콘
멋지네요!!!!!!!!!!+_+ 차범근 화이팅 차두리 화이팅! 차부자 화이팅!
한승연은내꺼
10/06/19 16:25
수정 아이콘
차범근해설위원 멋져요!
율곡이이
10/06/19 16:44
수정 아이콘
허정무감독은 차범근, 히딩크 국대감독은 거의 다 까기바뻤었는데..;;
10/06/19 16:47
수정 아이콘
사실 그때랑 비교하긴 그렇죠. 대패를 했어도 지금은 올라갈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은데, 98년 때는 2패 먼저 당해서 끝난 상황인데다가 네덜란드전 끝나고선 가히 절망적인 분위기였으니-_-; 그때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불한당
10/06/19 17:29
수정 아이콘
솔직히 아르헨티나한테 이기지 않는 이상, 비기거나 지거나 크게 상관은 없었죠.
경우의 수 자체는 늘어났겠지만 결국은 3경기 나이지리아전에 따라 갈리는 형국이었습니다.
다만 너무 대패를 했기 때문에 그 경우의 수 라는게 폭이 조금 좁아지긴 했습니다만...
뭐 그래도 충분합니다. 아르헨티나가 그리스한테 지지 않는 이상에야, 이기면 진출 확정에 비겨도 골득실/다득점 따져보고
모두 동률이라고 해도 승자승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16강 못 가면 향후 20년간은 힘들다라는 견해도 있더군요.
그동안 허정무 감독, 이동국 선수 격하게 깠던 것 반성합니다.
부디 나이지리아전에선 이동국 선수가 선발 출장해서 박주영 선수와의 영혼의 투톱으로 골을 만들어내는 기적의 장면을 보고 싶군요.
믿겠습니다 여러분.

다만 오염라인은 전 경기에 열심히 뛰셨으니 나이지리아전은 그냥 편히 쉬셨으면... ㅠㅠ
10/06/19 18:12
수정 아이콘
감독님으로서는 좀 불만을 가진 적도 있었지만, 이분 인간성 만큼은 정말 본받아야 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 만큼이나 수없이 까인 사람이라면 그 비난의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세상에 대한 비뚤어진 마음이 생길만도 한데 말이죠.
Lainworks
10/06/19 19:16
수정 아이콘
졌다는 사실이나, 경기에서의 전술전략은 잘 알지도 못하니 허정무를 욕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

경기 끝나고 인터뷰가 완전 짜증나더군요. 한경기(혹은 그 이상) 남은 상황에서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탓을 하다니요. 축구 감독이라는 사람이 말이죠. 참 정말 어이가 없어서...
SCVgoodtogosir
10/06/19 20:11
수정 아이콘
대인 of 대인입니다.

98년 해설하면서 허정무씨가 차범근씨에게 무슨 소리를 했는지 듣고서도 허정무씨를 감싸주다니요.
정말 대인입니다.
10/06/19 21:03
수정 아이콘
허정무감독은 전술 전략은 둘째 문제로 하더라도 경기 끝 인터뷰만 보더라도 감독으로써의 자질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10/06/19 22:34
수정 아이콘
경기 전 선수 기용에 대한 판단이나, 게임을 위해 준비한 전술등에 대해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게임 내내 두손 놓고 있는 무능력이나 경기후 책임 회피성 발언에 대해선 용서가 안 됩니다. 이상한 감독 만나 고생하는 일본 선수들을 불쌍하게 여겼는데 이젠 그 대상이 우리 선수들이 됐습니다. 전쟁에 나선 장수가 머저리라면 누구든 나서서 목을 치는게 밑에 병사들이라도 구할수 있는 좋은 방법 같은데 이건 뭐 축구 경기니 그것 까진 안 되겠죠...
데보라
10/06/19 22:35
수정 아이콘
차범근전감독님의 경우에는 감독으로서는 아쉬운 면이 참 많지만, 다른 면에서는 좋아할 수밖에 없는 분이죠!
10/06/19 23:02
수정 아이콘
차범근씨는 축구 역사상 형사고발도 가능한 가장 심했던 반칙 중 하나를 당했어도
웃으며 용서하고 친구가 된 사람입니다.

옹졸하고 치사한 허정무랑 비교하면 안되죠.
클레멘타인
10/06/20 00:32
수정 아이콘
정말 차붐은 언터쳐블이군요. 02년 월드컵 맥빠지는 해설은 애교? 크크크크
왈월왈월
10/06/20 00:51
수정 아이콘
차붐은 레전설이죠.. ;실력 뿐만 아니라 인격적인 측면도 훌륭합니다.
솔직히 일반인 정도의 그릇이라면 허정무감독이 깠던거 품고 있다가 이번에 제대로 까댔을겁니다.
가만히 손을 잡
10/06/20 01:44
수정 아이콘
이 양밤 성품이..진짜..
축구는 어떻게 잘 했는지 모르지만..응?, 성품은 참 진국이네요.
전 솔직히 아직도 허정무감독이 국대 마이너스요소라고 생각합니다.
10/06/20 03:44
수정 아이콘
정말 괜히 레전드가 아니군요.. 잠시나마 선수들을 깟던 제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집니다.
승천잡룡
10/06/20 09:32
수정 아이콘
이러니 허정무씨는 죽었다 깨어나도 차범근씨를 못따라가는 겁니다.
그릇이 달라요
밀로세비치
10/06/20 14:16
수정 아이콘
흠 또 허정무감독과의 비교가 나오는군요 큭큭

여기도 어쩔수 없나요...

개인적으로 허감독팬이라서 (제가 전남창단때부터 팬이라 그런지...)

전남축구에 기여한바도 알고 98년도쯤에도 갑자기 국대 감독가야했을때도

관중들에게 운동장에서 경기끝나고 마이크 잡고 죄송하다고 양해를 구하고

관중들도 박수를 쳐주고...인터넷만 하면 까일사람이라고 까이는군요..흑흑

그래도 전 끝까지 믿어볼랍니다
성냥이
10/06/20 14:54
수정 아이콘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요점은 아직 다끝나지 않았으니 좀더 지켜 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
경기가 다 마무리되고 나서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늦지 않다고 생각이 드네요
.
아직까지는 해야 할것이 더 많은 상황이니까요
권유리
10/06/20 15:47
수정 아이콘
역시 레전드..
크크 허정무씨와는 그릇이 다르군요 흐흐
승리하라
10/06/20 17:22
수정 아이콘
저도 전남시절부터 허감독팬이라 왜 이렇게 허감독을 까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허정무가 감독을 할 때가 전남의 전성기였기도하고, 98년도에는 허정무감독이 방송해설을 한 적이 없는데 무슨 해설로 깠다는지도 모르겠군요.
나두미키
10/06/21 08:50
수정 아이콘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계속 거치고 있으니 곧 차범근 감독님에게 기회만 주어진다면, 정말 훌륭한 감독이 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개인적으로 비호감이지만, 허정무 감독님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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