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의 부재"
이게 제가 이번 6.2 지방선거를 바라보는 화두입니다.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율의 상승과 더불어 지역구도의 완화, 그리고 여론조사의 충격적인 예측 실패로 이야기가 회자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여론조사와 관련된 많은 뉴스가 쏟아져나오고 있지만 실제 그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한 뉴스는 별로 못 봤습니다만 제가 딱 제 생각과
일치하는 글이 pgr에 올라와 있습니다.
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2&sn1=&divpage=4&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2563
이 사설이 중앙일보에 올라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조중동중에서 중에 약간이나마 점수를 주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사설은 한겨레나 경향에 먼저 올라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할 정도로 이번 여론조사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점을 정확하게 집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언론관이나 방향을 볼 때 이는 어느정도 예상이 되었던 문제이긴 합니다만 실제로 그 결과가 나온 이상
이번 정부 들어서 진행된 모든 여론조사의 결과를 과연 많은 국민들이 믿을 수 있겠느냐는 본질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사실 이곳 pgr에서도 여론조사의 결과를 들어 현재 대통령의 지지 및 한나라당의 지지도, 그리고 이번 천안함에 관련된 여론조사까지
그 어느것도 그 신뢰성에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이며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나올 많은 여론조사의 결과를 신뢰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 결과 저는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은 6.2일부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부는 이미 사망한 거나 다름 없다고 봅니다.
지난 댓글에서도 여러번 밝힌 바 있지만 저는 이번 이명박 정부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꼭 필요한(?) 정부라고 언급한 바가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그 어느것도 믿을 수 없게 만든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치유되려면 아마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점에서 마음이 아픕니다.
저는 이번 선거 결과에 아주 만족합니다.
아래 17918 번에 민주당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라는 글이 올라와 있습니다만 저는 민주당의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오히려
그렇기에 이번 선거 결과에 아주 만족합니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야권연대에서 이기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만 그 점이 앞으로 총선이나 대선을 위해 낫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신당과 관련된 이야기는 되도록 조심스럽기는 합니다만 이적집단초전박살님이 말씀하셨듯이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가 받은 3.3%의 지지율은
현재 민주당이 완전한 야권연대를 통하지 않고서는 한나라당을 쉽게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리라 봅니다.
물론 깨닫는다고 그 깨달음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과는 별개이긴 합니다.
진보신당의 지지율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좀 더 크게 청지적인 협상에 임해야 하는 화두를 민주당에게 던져줬다고 생각합니다.
위에도 썼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제 레임덕을 걱정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선거전에 언급했던 여러가지 개혁조치(?)들을 분위기 전환의 목적으로 단행하리라 봅니다.
오히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검찰의 개혁이 어느정도 진행이 될지 관심이 갑니다.
사실 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가 참패했다면 당분간 중공안정국으로 갈 가능성도 높다고 봤습니다만 일단 한나라당의 패배로
거기까지 가진 않을 듯 싶고 젊은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개혁쪽에 집중해서 여론과 이슈를 선점하려고 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거기다가 개헌 논의까지 더해진다면 여당과 이명박정부로선 금상첨화겠죠.
happyend님이 쓰신 17923번 글을 보면 이슈 선점이 가지는 파괴력에 대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한나라당은 이슈선점에 탁월한 능력을 가졌다는 점은 많은 분들이 어느정도 인정하리라 보고 민주당=무능 의 이미지는 이러한 이슈선점 능력의
부족에서 오는 것이라 저 개인적으로는 판단합니다.
야당으로서 가지는 한계는 분명합니다만 민주당이 다시 집권당으로서 정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저는 2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째가 선점이슈를 발굴하여 이끄는 것이고 두번째가 진보세력의 관심을 받을만한 정책들을 발표해야 합니다.
사실 이번 선거 막판에 민주당에서 집중적을 부각시키 전쟁과 평화의 레토릭은 꽤 먹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수쪽에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국방력과 관련된 이슈는 분명 민주당의 강점이 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하여 그 발표결과에 대한 의구점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이명박 정부와 비교하여 얼마나
튼튼한 국방이 될 것인지 국민들에게 알리는게 훨씬 더 민주당 입장에선 중요합니다.
그리고 두번째와 관련해서 저는 민주당이 좀 더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의 정책을 흡수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스스로 만들기 힘들다면 받아와서라도 써먹어야죠 ^^
국방과 복지, 이 두가지가 앞으로 민주당이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서 좌파라는 딱지를 희석시킬 수 있고 한나라당과의 차별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이슈라고 봅니다.
뭐 이 외에도 여러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두가지가 장기적으로 민주당이 가져가야 할 이슈라고 생각하네요.
이번 6.2 선거의 결과로 봤을때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이 훨씬 재미있어졌습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얼마만큼 선전하느냐가 한나라당의 삽질에 의해 이뤄진다면 대선때 이기기는 힘들 듯 보입니다.
그 반대로 민주당이 완전한 야권연대를 통해 정책연대 강화로 총선에서 선전한다면 대선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P.S. - 전망은 제 개인적인 의견이니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