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당신의 존재를 믿지만 종교는 믿지 않기 때문에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당신께선 누군가에겐 유일신이시며, 누군가에게는 자신 안의 정신이시며, 누군가에겐 진리이시며,
누군가에게는 조상이시며, 누군가에게는 부정당하시는 분이십니다. 이런 믿음이 부족한 pgr21의 유
저이지만 어렵게 write 버튼을 누르고, 감히 당신께 용기를 내어 한마디 미천한 말을 올리겠습니다.
내일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지방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영원도 한 점과 같은 당신께선 티끌 같을,
한국 사람들이 벌이는 한바탕 짧은 축제의 날입니다. 저희의 나라는 이 축제인 제도를 시행한지 반백
년이 조금 지났습니다. 독립 후 이 짧은 역사에 이것을 둘러싼 수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이 축제를
누리기 위해서 수많은 이 나라의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과 피를 바친 것으로 압니다.
저는 그 덕택으로 2006년에 처음으로 선거를 경험하고 1번을 제외한 모든 투표에 참가했습니다. 먼
저 그 한 번의 투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용서를 구합니다. 비루한 변명을 하자면, 저는 그 때 부재
자 투표기간에 군대에서 첫 휴가를 나와서, 부재자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피 값을 2년
후 받았습니다. 그 때 투표를 했더라도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너무나 큰 자
책감을 느꼈습니다. 그 때 저와 같은 자들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이, 누군가에 대한 절대적 지지라는
착시가 되었나 봅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이 자유는 피의 대가이며, 이것을 지키기 위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했다는 것을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 6.25 참전 용사들부터, 마지막까지 광주 도
청을 지키던 사람들까지 말입니다.
이제 당신 앞에서 서약합니다. 반드시 투표하겠습니다. 당신에겐 티끌 같은 인생이지만, 자유로운 티
끌이 되고 싶습니다. 그리고 간절히 원합니다. 지지하는 사람이 있든 없든 많은 사람들이 투표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 당을 지지하든 저 당을 지지하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는 자
유를 누릴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 피로 얻은 권리를 헛되게 보내지 않게 해주십시오. 더 많은 사람들
이 투표소로 향하게 해주십시오.
가장 낮은 마음으로 간절히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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