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일이면 선거가 시작되고,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르면 각 방송사가 자체적으로 만든 최첨단 방송 기술을 이용한 개표방송이 시작되고, 방송사간 기술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예정입니다. 이번에는 특히 3사가 공동으로 출구조사를 진행하면서 출구조사 경쟁보다는 방송 기술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입니다.
이번 3사 개표방송의 특징은 아바타로부터 비롯된 '3D'와 아이폰으로부터 비롯된 '멀티터치'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기술을 방송사간 차별화된 모습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 방송사간 특징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SBS - 2010 국민의 선택
SBS는 모든 그래픽을 파스텔톤과 원색이 결합된 '3D' 입체영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SBS 측은 한눈에 개표상황을 알 수 있는 시원하고 생동감 넘치는 그래픽을 선보인다고 주장했는데, 역대 SBS의 그래픽은 깔끔하고 귀여운 느낌을 주었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처음 등장한 영상장치 '미디어월' 은 새롭게 520인치 규모의 초대형 LED 화면에, 해상도가 LED의 70배가 되도록 재무장해서 나타났는데요. 표심의 향방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터치스크린과 '증강현실'을 활용한 입체 그래픽이 스튜디오를 자유자재로 떠다닌다고 하네요.
자체 당선자 예측시스템의 명칭은 ‘매직윈’ 으로 지금까지와 똑같이 당선 유력, 확실, 경합으로 분류해 좀 더 빨리 판세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KBS - 2010 선거
휴... KBS 선거방송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습니다. 개표 상황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패키지(인포그래픽) 자체가 중장년 층을 겨냥한 지라 약간은 시대가 떨어지는 그래픽을 사용하고, 자체적인 방송 기술도 조금 떨어지지만 시청률 부동의 1위 자리를 굳건히 자리 지키는게 참 저 같은 개표방송 팬으로서 이해가 되질 않았지만, 다른 방송사가 화려한 그래픽을 자랑한다면 KBS는 권위적이고 무거운 그래픽을 사용하는 만큼 좀 더 개표상황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이번 KBS 개표방송은 시청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콕콕 집어서 전달하는 이른바 '스마트 개표방송'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SBS와 마찬가지로 70인치 크기의 멀티 터치스크린을 도입해, 선거의 전체적인 판세와 특정 선거구의 중요도, 유권자의 관심 등 모든 선거 정보가 3D 입체 그래픽으로 구현했습니다.
가로 8m, 세로 2m 크기의 거대한 '비디오월'은 터치스크린과 연동돼 운용되며 각종 정보 비교분석과 개표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개표방송 중 가장 많이 노출되는 인포그래픽, 즉 후보의 득표상황을 보여주는 화면 디자인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고 하는데 이번 만큼은 정말 기대하는 만큼 실망 좀 안 시켰으면 좋겠습니다.
자체 당선자 예측시스템의 명칭은 '디시젼-케이'로 개표율 5% 수준에서도 최종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는 정확도를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MBC - 선택 2010
이번 개표방송 만큼은 정말 개표방송의 일대 혁명이 만들어질 정도로 기존 개표방송과 차별화 되었다고 하는데 정말 정말 매우 기대가 큽니다. 새로 도입된 여러 시스템들도 타 방송사를 압도하는데요. ‘매직 월’, ‘매직 터치’, ‘매직 존’을 내세운 ‘매직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탁 트여진 개표 스튜디오입니다. 기존 개표방송이 데스크에 앉아서 제한된 상황에서 개표방송이 진행되었다면, CNN 개표방송을 방불케 할 만큼 진행자들이 움직여가면서 다양한 모션을 취합니다. 그리고 매직 월은 선거 스튜디오 전면을 차지하는 가로 7.2m, 세로 4.5m의 LED 판입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방송사와 차별화가 없지만 무려 화면이 세로로 4개로 분리되기도 하고 다시 자동으로 합쳐지기도 하면서 실시각 개표상황을 전한다고 합니다.
82인치 크기의 대형 매직 터치는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터치를 통해 여러 통계자료들을 살펴볼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이 또한 다른 개표방송과 차이가 없지만 터치 상에 나타난 정보들은 스튜디오 공간을 ‘날아서’ 매직 월에 비춰지는 시스템이 마련되었다고 합니다.
매직 존은 스튜디오 전면 바닥에서 솟아오르는 3차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가 있다고 방송사 측은 밝힙니다.
16개 시도지사 후보들이 유세하는 현장을 계속해서 찾아가서 영상으로 촬영해 제작한 3D 개표 그래픽 화면도 공개합니다. 개표 추이에 따라 후보자들의 표정이 바뀌도록 만들었는데, 후보자는 선두일 때는 웃고, 박빙일 때는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이 특징입니다.
자체 당선자 예측시스템의 명칭은 '윈윈시스템' 입니다.
정리하자면
깔끔하고 귀여운 그래픽 - SBS
권위적이고 무거운 그래픽 - KBS
세련되고 화려한 그래픽 - MBC
이 처럼 다양한 개표방송의 모습! 이번 개표방송 만큼은 단지 당락의 유무만 확인하시지 마시고, 방송사들의 차려놓은 여러 방송 기술의 향연을 음미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일 개표방송에서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