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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4 17:37:59
Name kapH
Subject [일반] 정치는 게임이다 - 유시민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최근 웨스트윙 시즌 6-7을 다시 보고, 유시민 후보의 발자취를 보면서 느낀 점을 간단히 썰해본 글입니다.




방금 제가 기사를 올린 걸 보셨겠지만 우시민 후보와 민노당 안동섭 경기지사 예비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를 했습니다.
오늘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지지율 조사(1000명 참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를 보자면,
김문수 후보 48.3%, 유시민 후보(39.7%) + 안동섭 예비 후보 (2.6%)의 42.3%, 심상정 후보의 1.7%, 무응답 7.7%이 됩니다.
(기사 : http://www.asiae.co.kr/news/view.htm?sec=sisa1&idxno=2010051412343963892 )
다시 말해 김문수 후보와 유시민 후보의 격차가 6포인트까지 좁혀지게 됐습니다.
이는 경기도 인구가 천만 가량이라는(조사 참여자들은 만 분의 일정도) 점을 볼 때 굉장이 작은 격차입니다.

이렇게 끌고온 유시민이란 정치인의 행보를 보면 이 사람 참 대단한 사람이구나라는 걸느끼게 합니다.
초반에는 단일화라는 정치적 이슈를 뿌리면서 밑밥을 깝니다. 물론 단순한 밑밥이 아니라 이기기 위한 초석이었지요.
이것은 본인이 지사 후보에 나가지 않더라도 그 기간 동안 김문수 후보가 조명되는 대신 야권 예비 후보들에게 초점을 맞추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었습니다.
현지사인 김문수 후보의 위치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야권 후보들에게 여론이 집중되었습니다.
물론 김문수 후보가 크게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었고, 단일화를 통해 반드시 야권 후보가 선출된다고 볼 수 없지만,
이러한 핫이슈의 파괴력은 마치 단일화만 하면 투표를 결정지을 수 있다! 란 것처럼 사람들이 느끼게 된거죠.

이후 경선에서도 유시민 후보의 행적은 참 재미있습니다.
단순히 자신의 홍보하기 보단, 인터넷 커뮤니티들에 직접 글을 남기는 대담한 짓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경선에 참여할 것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유시민 후보를 눈엣가시로 여기고 있는 배후 존재는 선관위를 통해 그 글들을 내리게 합니다.
왜냐고요? 이번 경선에서 떨어뜨리기만 한다면 유시민의 정치적 인생을 더 이상 연장 시키지 못하게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유시민 후보를 도와준 셈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젊은 층들에게 큰 이슈가 되었기 때문니다. 또 한번 이쪽으로 시선을 몰리게 한 셈이지요.
거기에 덧붙여 유시민 후보 자신이 경선에서 또한 승리하게 됩니다.
유시민 후보 본인또한 밝혔듯이 퍼센트 차이가 겨우 0.96%이였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어필을 하게된 것이 어찌보면 결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경선에서 자신을 찍어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또한 지워진 글들에 대해 담담하게 '사이트 운영진에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스럽다.'
라고 글을 남기며 젊은 층들에게 '된 사람'이라는 이미지까지 남기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안동섭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에선 서로의 윈-윈 게임을 만들어 냈습니다.
조금 냉정하게 말해서 이전까지의 유시민 후보 측에 대해선 희망은 있다 정도였지,승산은 많지 않다 정도 였습니다.
하지만 안동섭 예비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또다시 이슈를 만들어 내고 적게나마 표를 가지옵니다.
이 과정에서 민노당을 칭찬해야 할게 겨우 3-4%의 적은 지지율로 지방 통합 정부를 이끌어 낸 것이지요.
한표라도 아쉬운 유시민 후보의 입장과 상충되었기도 하지만, 이것이 정치의 묘수라고 할만한 것입니다.
또한 유시민 후보도 화합과 상성의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겨우 그 정도의 표만을 가지기 위해 지방 통합 정부를 내어 주기엔 쉽지 않을 일입니다. 일단 저라도 그렇게 못 할 겁니다.
하지만 유시민 후보는 대범하게도 이것을 양보해 주었지요.

현재까지의 과정에서 유시민 후보는 참으로 얻은 게 많습니다.
그 전까지의 유시민 후보에겐 2가지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후계자, 싸움닭 정도였지요.
하지만 경기도지사 선거를 통해서 기존의 정치인이 가지고 있는 꼰대 이미지와는 차별적으로
인터넷을 통해 젊은 정치인, 단일화를 통해 화합과 상성의 아이콘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정치에선 이미지가 반 이상 먹고 들어가는 능력이라고 볼때, 엄청나게 큰 자산을 가지게 된 셈입니다.

물론 만들어 내기만 했다는 게 다는 아닙니다.
유시민 후보의 뒤에는 경기도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있으니까요.
유시민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이제는 꽤나 높아졌다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보면 유시민 후보는 단순히 내가 할것만 하는 기존의 정치인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단일화라는 이슈를 통해 선거 과정을 흥미진진한 게임의 장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유시민 후보의 행보를 보고 있자면 마치 RPG에서 마지막 보스를 잡기 위해 차근히 렙업을 하며,
자신을 도와줄 파티원들을 모으고 있는 것과 같달까요.

어쨌거나, 유시민 후보의 정치 생명이 진다고 해서 간당간당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지게 된다면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우리 나라 정치에 새로운 폭풍을 가져온 정치인을 가만 냅둬야 할까요?
계속 정치를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일이겠지요.

여러분,
투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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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10/05/14 17:43
수정 아이콘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는...민주당의 조직력이란걸 좀 믿어보고 싶어집니다. 흐흐..

확실히, 이번 선거-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글라이더
10/05/14 17:46
수정 아이콘
딴지는 아닙니다만, 젊은 층이 조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라는 전제를 조사 결과 해석에 반영할 필요는 없으십니다.
애초에 성/연령/지역별로 실제 모집단 인구구성비와 같이 맞춰서 조사해요.
즉, 만약 20대의 구성비가 10%라면, 1000명 조사할 때 100명은 무조건 20대를 조사합니다.
성 X 연령 X 지역별로 할당된 수만큼만 조사하는거에요.
머릿돌
10/05/14 17:53
수정 아이콘
6월2일은 무슨날~? 투표하는날!
총알이모자라
10/05/14 17:58
수정 아이콘
저번 지방선거때 여론조사는 김문수 44%~53%였는데 실제 득표는 59.8%였습니다.
김문수가 만만한 후보는 아닙니다.
유시민 후보가 야당통합후보라는 것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이기도 합니다.
당선이 되도 민주당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해 불편한 관계가 되기 쉽고, 낙선된다면 큰타격될겁니다.
두후보가 서로 가족까지 잘아는 가까운 사이라는데 김문수후보는 지난번 진대제후보와는 동창이었다는 점도 재미있네요.
가장 관심이 가는 대결입니다.
벤카슬러
10/05/14 18:08
수정 아이콘
빅매치죠... 지방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번에는 계속 수도권 규제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김문수후보 입 좀 막아버렸으면 좋겠습니다만.
하얀마음 밟구
10/05/14 18:53
수정 아이콘
오세훈 vs 한명숙 , 김문수 vs 유시민
빅매치입니다. 이번에 야당이 이기지 못하면 아마 대한민국은 스팩타클한 상식 밖의 나라가 되겠군요.
모 야당이 이긴다고 해도 노통 때처럼 갈피 못잡고 삐걱삐걱 거리면 답 없는건 마찬가지겠지만;
여튼. 유시민 후보는 이번에 이기지 못하면 아마 정치권에선 보지 못하겠죠. 정모씨 처럼요.
감사인
10/05/14 18:58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제 생각에도 유시민 후보 정치적인 능력면에 있어서 상당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원칙에 기초한 '승부'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정국을 타개했다면,
유시민 후보는 철저한 현실주의와 냉정한 정세판단속에서
자신을 대의를 위한 장기말로 활용하면서 차곡차곡 명분을 쌓아나가는 타입입니다.
역사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객관화시켜나가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닐까 추측합니다만.....
또, 그렇게 해서 수립된 전략을 실행시키는 능력 또한 나쁘지 않구요.
다만, 그렇게 하다보니 자신의 이해관계를 따지면서 말한다던가, 권력을 향유하려는 욕망이라던가 하는게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이 정치인으로서 단점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은하영웅전설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왠지 모르게 양웬리와 노무현이 오버랩되고
율리안과 유시민이 오버랩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적집단초전
10/05/14 19:37
수정 아이콘
어찌보면 참 아쉬운 매치업입니다.
민주화운동의 진짜 동지사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유시민, 심상정, 김문수 모두 진짜 유능한 정치인들이거든요.

유시민 후보는 장관시절 업무평가에서 역대 최고의 복지부 장관이었다는 평가를 얻었고 정치적으로도 연금법등 중요 이슈에서 특히 여론전에서 유능함을 보이면서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정치적 능란함을 과시했습니다. 게다가 재경부에 끌려다니던 의료민영화 이슈를 단칼에 잘라내는 과감함등 여러 역량을 보였지요.

심상정 후보는 얼굴은 노회찬이지만 두뇌는 심상정이라는 평가를 얻으면서 민노당 정치인이면서 정책통으로도 이름이 높았고 참여정부의 외환정책의 실책을 찌르면서 건설적 비판으로 실질적으로 09년 외환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었고 삼성 비자금 문제를 정면으로 파해쳐서 국회의원의 주특기인 비리색출에도 높은 능력을 보였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서울의 기업규제를 교묘히 활용하면서 여러 기업들을 수도권에 유치시켰고, 지방자치단체 특유의 연고주의와 부패를 척결하고 깨끗한 행정을 보였으며 정치적으로도 수도권의 이익을 사수하며 도민들에게 높은 평가를받았고 업적평가, 지자체장 지지율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었습니다.

솔직히 저의 정치적 포지션은 반 한나라당이고 그 이유는 바로 한나라당이 무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이런 무능하다라는 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세 후보 모두 보수, 리버럴, 진보 진영에서 세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괜찮은 정치인들입니다. 이런 정치인들이 한군데서 싸운다는게 아쉽습니다.
산타아저씨
10/05/14 20:26
수정 아이콘
정말 투표해야겠습니다.. 후..
10/05/14 21:02
수정 아이콘
그리고 선거는 기세겠지요.
동료동료열매
10/05/14 22:02
수정 아이콘
솔직히 유시민후보가 김문수후보를 이기는건 힘들어보입니다. 일단 김문수후보 자체도 그닥 저는 나쁘다고 평가하기 힘든 (오히려 좋다고 평가할만한) 후보인데다가, 유시민후보는 20대를 제외하곤 호불호가 심하게 갈립니다; 사실상 선거투표인들이 40대 이상층이란걸 생각하면 드라마는 나오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kapH님// 제가 알기로 선관위에서 유시민후보의 글을 내리라는것은 '앵벌이'등의 표현의 문제로 알고있었는데 단순히 글올린 행위자체를 문제삼아서 내리게 한것이었나요?
나이트해머
10/05/14 22:09
수정 아이콘
저기에 + 손학규의 지지 만 있으면 경기도지사는 가볍게 차지하겠군요.
아직 그 위상이 떨어지지 않았다 들었습니다만.
아야여오요우
10/05/14 22:59
수정 아이콘
유시민 손학규는 확실히 여타 모질이 민주당 사람들과는 다릅니다. 일단 스스로 살 길을 열 줄 압니다.. 아무리 명분이 좋아도 머리 나쁘면 소용없거든요
적울린 네마리
10/05/15 00:16
수정 아이콘
선거는 이벤트죠.
주목을 끌게 하고 바람몰이가 세를 만드는...

그런면에선 유시민후보의 1차 이벤트는 성공적이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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