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ppt21.com../zboard4/zboard.php?id=freedom&page=1&sn1=on&divpage=4&sn=on&ss=off&sc=off&keyword=독수리의습격&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1125 <- 4월에 썼던 글입니다.
경어는 생략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한화 이글스는 주포 김태완과 강력한 대타카드 이도형이 부상으로 빠져버리면서 전력이 급속도로 약화되었고, 이 때문에 4월 말부터 LG, 두산, 삼성, KIA, 넥센에게 연패하며 11연패의 수렁에 빠졌지만, 5월 초에 김태완이 복귀하고 에이스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청주 LG 3연전에서 모두 승리하여 조기에 순위싸움에서 지워질 위기를 벗어났다. 여전히 팀 전력은 약하기 짝이 없으나 작년 시즌 말의 무기력한 패배와 비교해 보았을때 아직 선수단의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팀의 스탯을 살펴보면 작년에 비해서 나아진 부분이 확실히 있고, 류현진과 김태완이라는 양 기둥이 버티고 있는 한화는 다른 팀에게 승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위협을 줄 수 있는 전력이라고 볼 수 있다.
1. 높아진 출루율
한화의 출루율은 현재 .355로 8개 팀 중 4위, 사사구는 무려 3위(두산의 경기가 3경기 적으므로 실질적으로는 4위)를 마크하고 있는데, 이른바 '눈야구'에 충실한 한화 타자들의 성향이 드러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오래된 이글스 팬이라면 이 말의 뜻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으로 빙그레 시절부터 한화는 평균정도의 타율과 부족한 출루율을 무시무시한 장타력으로 메우는 뻥야구 팀이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포를 많이 배출한 반면 삼진 또한 매우 많은 팀이었다. 이런 성향이 가장 좋지 않게 드러난 작년에는 '남자라면 무조건 4구 안에 승부를 본다'는 정신으로 쉴새없이 방망이가 헛돌아갔는데(작년 팀 삼진 1017개로 압도적으로 1위), 올해는 김태균, 이범호가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출루율은 높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3루수 송광민의 경우, 아직 시즌이 1/4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 작년 시즌에 얻어낸 사사구 갯수와 비슷하다.(작년 18개, 올해 5월 13일 현재 17개) 팀의 BB/K 수치 또한 0.59로 작년의 0.49보다는 확연히 나아졌다. 아무래도 한대화감독이 '눈야구'를 잘 하는 삼성 라이온즈의 수석코치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은데, 이런 점은 상대 팀의 투수들에게 제법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여전한 기동력
다만 이러한 출루율이 온전히 득점으로 환원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이유중의 하나가 기동력이다. 한화의 팀 도루는 30개로 6위지만, 도루 실패가 무려 22개로 도루 성공률이 57.6%밖에 되지 않는다. 도루 실패 1개가 도루 2개의 가치 이상을 깎아먹는다는 통설로 볼 때 도루를 시도한 결과는 오히려 손해다. 기동력 자체는 작년보다 더 나빠진 것이다. 현재 팀에서 붙박이 외야수이자 테이블세터로 출장하고 있는 팀내 OPS 2위(어제까지는 무려 1위였다) 추승우의 경우 도루 성공률이 딱 50%로 괜찮은 타율과 좋은 출루율, 빠른 발에도 불구 다른 팀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기동력의 부재는 한대화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작전야구의 성공률을 대폭 저하시키고 있다. 준족의 내야 유틸 오선진이 간혹 대주자로 나오긴 하나 경험 자체가 일천해서 노련한 투수에게 주루사도 당하는 등 기동력에 있어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3. 김태완이 없으면 바람빠진 풍선
야구에서 어쨌든 점수를 내는 것은 방망이다. 에이스 류현진의 투구는 흡사 2006년의 그것을 보는 듯 하지만, 또 하나의 주축 김태완이 빠진 타선은 연패를 달릴동안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마운드에서 호투를 했어도 1,2점을 뽑지 못해 경기를 내줄 때가 많았다. 올해의 김태완이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2007년의 이대호보다도 더 큰데, 고질적인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타격을 못 하고 있는 김태완은 한화의 큰 골칫거리이다. 다행히 최진행이 최근 괜찮은 타격감을 보이고 있고, 2군에서 돌아온 강동우가 맹타를 휘두르면서 어떻게 이겨나가는 경기도 있지만 각각 이제 풀타임 1년차와 40을 바라보는 노장이라는 것을 감안해 볼 때 이런 타격감이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김태완의 경우 스윙 자체가 굉장히 퍼져서 나오는 2008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것이 조급합으로 인한 단순한 부진인지, 팔꿈치 때문에 생기는 이상현상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4. 양훈, 안영명의 복귀
양훈은 개막전을 2군에서 맞은 이후, 2군에서도 불안정한 투구를 보이면서 많은 이글스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는데, 1군에 올라온 후 보여주는 피칭으로서는 최소한 시즌 초의 끝 모를 부진은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평균자책점은 좊 높으나 WHIP, 피안타율은 나쁘지 않은 편이며 LG와의 3연전에서 2세이브를 올림으로서 미리 점 찍었던 마무리 투수로서의 가능성도 확인시켜 주었다. 안영명 또한 자신이 유달리 강한 면모를 보였던 '목동구장'에서의 '넥센'전에서 인상적인 불펜투구를 보여줌으로서 팬들에게 위안을 주었다. 다만 안영명의 경우 2007년의 지나친 혹사가 아직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은 투구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한대화 감독의 집단 마무리체제 선언은 직구 구위는 강력하나 뚜렷한 약점 또한 존재하는 한화 불펜의 상황 가운데서 고심끝에 내놓은 카드처럼 보인다.
5. 류현진의 혹사 논란
전임 김인식감독의 가장 비판받은 부분 중 하나인 류현진의 혹사 논란에 대해서 '한대화도 똑같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확실히 류현진의 경기 당 투구수는 지나치게 많은 편이며(경기당 평균 118.25개로 2위인 금민철과 9.6개차) 이닝 또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좀 판단하기 애매한 부분이 좀 있다. 올 시즌에 유난히 류현진이 스스로 자청해서 마운드에 남은 적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한대화 감독의 경우 확실히 류현진에 대해 많이 의존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전혀 다른 성향의 현 삼성 감독 선동렬과 같은 팀에 있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6. 카페얀, 데폴라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한화의 올 시즌 외국인 투수 호세 카페얀과 훌리오 데폴라는 언더머니를 잘 쓰지 않는 한화에서 큰 맘먹고 돈을 써가면서 데려온 투수인데, 현재 상태는 전혀 기대만큼 해주지 못하고 있다. 카페얀의 경우 초반 몇 경기는 야수들이 전혀 도와주지 않아서 내줬다손 치더라도 4월 말부터의 투구는 한국 타자들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듯하다. 데폴라의 경우 직구 자체가 한국 타자들에게 먹히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애초에 선발 투수로 데려온 선수가 직구가 안 먹힌다는 것은 '당장 퇴출'이라는 말과 동의어이다. 데폴라의 마무리 카드는 예상대로 실패로 끝났다. 다만 퇴출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해져야 하는데, 한화는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이 선수들이 많이 맞더라도 젊은 불펜투수들의 소모를 줄이기 위해 억지로 이닝을 먹여야 한다. 데려오더라도 메이저리그나 트리플A에서 시즌을 완전히 포기하는 팀이 나오는 7월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처럼 보인다.
7. 한화 2군
작년에 1군팀과 같이 꼴찌를 박박 기었던 한화 2군은 올해 정영기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남부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준족의 2루수 김강석은 현재 남부리그 수위 타자, 순혈 파워히터 김강은 현재 남부리그 홈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외야 유망주 김다원과 김동영 또한 2군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중 김다원을 제외한 나머지 세 명 모두가 한화에 절대 부족한 좌타자라는 점 또한 고무적이다. 다만 2군 야수들의 경우 수비쪽에서 아직 문제가 있어서 1군에 올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후에 시즌 진행 상황에 따라 1군과 2군의 지속적인 순환을 통해서 이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기대해 봐야할 것이다. 투수의 경우 별로 건질만한 선수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방출되었다가 올해 다시 입단한 송창식은 아직 적응기간처럼 보이며, 북일고 순혈주의로 많은 논란을 낳았던 김용주는 애초부터 작년 교육리그에서도 제외되었던 선수이기 때문에 별다른 기대가 되지 않는다.
지역방송 중계부스의 캐스터 말마따나 '이제 더 내려갈 곳이 없어서 올라갈 일만 남은' 한화의 팀 현실상 당장 무지막지한 연승행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지만,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바라보면서 향후를 기대하는 것이 이글스 팬들의 유일한 낙이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