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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10 18:22:11
Name legend
Subject [일반] 국가와 사회의 영역 바깥의 인간에게도 법과 도덕은 적용되는가?
결론은 그렇지 않다. 법과 도덕의 유효범위는 국가, 사회 영역 안이며 그 영역은 문명권 지역이다. 즉, 비문명권 지역에서 법과 도덕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문명권에서의 우리가 말하는 죄들, 살인이나 강간, 강도, 폭력 등은 죄가 될 수 없다. 죄가 될 수 없다는 말은 선과 악, 옳고 그름을 가를수 없다는 것이다. 그저 일종의 행동이며 행위일 뿐이다.
만약 문명권의 인간이 비문명권에서의 행동들에 대해 자신들의 법과 도덕으로 강제하려 한다면, 그것은 정신적 개척 행위라 할 수 있다. 비문명권 지역을 문명권 안으로 편입해서 자신들의 규칙이 적용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위와 같은 생각은 '국가와 사회를 거부한 인간에게 법과 도덕을 적용할 수 있는가?'란 의문의 확장이다. 우리가 법과 도덕을 지키고 그것이 인간이 당연히 따라야 할 진리로 여기는 것은 국가와 사회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국가가 주는 수많은 혜택과 인간 사회가 우리를 낳고 기르고 활동하게끔 해주기에 내가 존재하는 이 세상의 룰을 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태어날때부터 사회에 귀속되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보편적으로 지켜야 할 도덕을 공기처럼 당연히 여기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혜택을 받았기에 법을 지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국가와 사회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영구 귀속 상태에 놓여있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우리가 귀속의 상태에서 살아가는 것은 그로 인해 얻을 혜택이 너무나도 크고, 태어나고 자란 일종의 애향심, 그리고 관성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면 인간은 언제든 국가와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난 이 나라와 인간사회를 거부하겠다!' 라고 외쳐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 진정한 탈출은 문명권에서 벗어나 비문명권 영역으로 들어가야만 이루어진다. 그리고 비문명권 영역에서 인간에게 적용되는 법과 도덕은 없다. 우리를 방해하는 것도, 지켜주는 것도 없다. 이는 곧 비문명권에서 이루어지는 행동들에 가치판단할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자신이 누군가를 죽이고 강간해도 그 행위에 비난할 자 없으며, 반대로 자신에게 누군가가 폭력을 행사하고, 원치 않는 행위를 강요하고, 죽인다 할지라도 이에 말릴 수 있는 어떤 장치도 없는 것이다.
(중략)...




이런저런 사색들을 글로 적었었는데 그 중 한 부분을 뽑았습니다. 사실 제목이 이 글의 주제는 아닙니다. 위의 내용은 요즘 떠들썩하게 이야기 되고 있는 여중생 성폭행사건의 용의자와, 그 와중 벌어지는 사형제 논란 등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해법과 관련이 있습니다.
현재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범죄자는 이 나라와 인간 사회의 법과 도덕을 무시하고 자기 하고픈대로 행동하는 반사회적인 존재입니다.
보통 이런 반사회적 인간이라도 국가와 사회는 품으려고 노력하며 같이 공생할 수 있도록 교화시키려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처벌하고 감방
에 쳐넣고 교화시키려 해도 되지 않는 반사회적 인간들은 결국 사형제 등을 통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서 없앨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사
형제는 한계점이 명확합니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특정 기준에 따라 판단해서 죽음을 선고할 수 있는가 같은 문제에서부터 오심으로 인해 돌
이킬 수 없는 결과를 일으킬 수 있는 등의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위와 같은 여러 이유들 때문에 사형제는 반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흉악 범죄자들을 사형시키려 하는 것은 그들이 다시는 사회 안으로 편입될 수 없길 바라기 때문에 시행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선하고 악한가를 떠나서 우리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번의 처벌과 교화를 통해 인간 사회가 정해놓은 법과 도덕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일반 범죄자들은 기회를 주고 있지만, 흉악 범죄자들은 그 믿음을 완전히 상실한 존재들입니다. 결론은 다신 내가 사는 곳
에서 저녀석을 보고 싶지 않다. 그것이 사형제 속에 담긴 찬성론자의 진심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죄를 위한 처벌이라 생각하신다면 그 부분
에선 의견이 갈리므로 새로운 논쟁점을 불러일으킬 것 같으니 묻어두겠습니다.
얘기가 길었는데 사형제가 흉악 범죄자들을 이 사회에서 영구추방하는데 있다면 굳이 사형제가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면 위에 제 사색에서처럼 흉악범죄자들을 문명권 바깥으로 추방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국가와 사회의 영역 안 기준인
법과 도덕에 합의하지 않으려드니 그들 멋대로 살도록 비문명권으로 추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국제적인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부분이긴 하지만요. 예를 들면 아마존 한 부분에 각국의 흉악범죄자들을 몰아넣고 문명권과 격리시킨다던가...혹은 한국 안의 작은 비문
명권 지역을 형성해서 그 곳에 몰아넣는다던가. 외딴 섬 하나를 범죄자 수용소로 만들 수도 있겠구요.
요점은 사형을 시키고 안 시키고가 아니라 사회에서의 영구 추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기징역 등을 통해 감방에 집어넣으면 비용도
많이 들고하니 인간이 살지 않는 자연 속에 알아서 살던지 죽던지 자기들 멋대로 살게 냅두고, 다만 다시 문명권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감
시만 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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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10 18:28
수정 아이콘
범죄자 수용소로 외딴섬 괜찮은데요?
지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던, 죽이던 완전히 야생상태로....
근데 문제는... 이런 영역을 만들고 관리잘못하게 되면... 나쁜 용도로 쓰일수도 있습니다.
더펄이
10/03/10 18:37
수정 아이콘
저희끼리 알아서 도덕이랑 법이랑 만듭니다.
포포탄
10/03/10 18:50
수정 아이콘
한가지 질문을 감히 던져도 돼겠습니까?
문명이 우리를 선택한것입니까? 아니면 우리가 문명이기를 선택한 것입니까?

문명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있다면, 당연히 답은 후자쪽으로 나옵니다.

흉악범에게도 문명을 선택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흉악범을 비문명권으로 내쫒는 것은 바꾸어말하면 문명이라는 상태가 평범하거나 순수한 개인을 내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명상태의 지배자는 언제나 그렇듯이 소수입니다. 결국 이야기는 다시 현실론으로 돌아서게 되는 것이죠.

사형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형제 역시 개인이 생명을 좌지우지할 권리(제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배운 기억으로는 한 때 자살이 철학적으로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고 배운 기억이 납니다. 개인의 생명에 대한 선택권의 존중이라는 의미로 말이죠. 헤겔의 제자들이였나...)를 박탈하는 것이고, 이것은 천부의 법칙에 따라 인간의 형태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권리입니다. (현대에는 자신의 생명을 '보존할 의무'가 윤리적으로 생겼구요.) 사형제를 시행한다는 것은 곧 그 범죄자가 문명인이기를 선택할 권리를 주지 않음을 의미하고, 바꾸어말하면 문명이 우리를 선택하고있다고 할 수 있게 되어버립니다.

문명은 항상 발전하려는 인간사회의 지향점을 방해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아야 합니다. 반대로,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더이상 문명이 아니게 되지요. 결국 문명은 인간사회의 발전을 위해서 점차 그 영역을 넓혀가야 문명의 발전상태라 일컬어 질 수 있고, 다시말하면 설사 범죄자들을 현대의 문명권 밖으로 내쫒는다고 할지라도 미래의 문명권에 결국은 포섭되어야만 그것이 발전하는 문명상에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범죄자들을 포용하는 방법을 가지는 것이 진정한 문명의 발전이겠죠. 다만 지금은 그것을 우리가 세금내고 최소한의 권리만을 남겨둔 채로 우리 사회가 문명적인 사회이기를 선택하는 것이죠. 또한 그렇게 되어야하구요.
10/03/10 19:06
수정 아이콘
문명권과 비문명권을 나누는 기준이 무엇인지 모호하네요. 아마존 밀림이나 남극대륙 한복판에 던져진다 해도 몇명의 사람이 모여 산다면 그것이 곧 사회를 이루게 되죠. (우리가 보는 기준에서)미개한 부족이라 할지라도 그들 나름의 질서와 도덕이 있는데 문명권이 아니라 해서 그것이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오류가 아닌가 싶네요.
10/03/10 19:36
수정 아이콘
저는 찬성할 수가 없는 내용입니다. "슬픈 열대"가 생각나는 글이네요.
풋내기나그네
10/03/10 19:44
수정 아이콘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보다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군요.
순모100%
10/03/10 20:09
수정 아이콘
저지드래드가 생각나네요.
죄인이냐?를 논하는 걸 벗어나 문명인이냐?까지 논하는 건 법치주의의 지나친 확장이 되지요. 기준이 모호하거든요.
전체주의국가에서는 가능\할 것같지만 글쎄요. 민주주의사회에서는 어려울 걸요.
그리고 현재도 사회와의 격리제도인 무기징역같은 게 있어서 딱히 추방같은 걸 둘 이유가...
추방이란게 원래 교화를 포기, 개인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적, 비문명적, 원시적 처벌형태이기도 하구요.
담배피는씨
10/03/10 20:16
수정 아이콘
예전에 이런 내용을 가지고 만든 영화가 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 가물 하네요..
죄수들을 섬에 가두고.. 위성으로 섬을 감시하고.. 죄수들은 포악한 마을과 덜 포악한 마을로 나누워서 싸우는..
잘못하면 교화의 가능성이 있는 죄수들을 돌아 오지 못하게 만들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0/03/10 20:26
수정 아이콘
영원히 격리시켜야 하는 위험인물을 처벌하는 이유는 형벌의 일반예방적 기능 때문입니다.
사형이 아닌 추방을 하게 된다면 형벌의 위하 기능이 없어질 것입니다.
'비문명적인' 인물을 처벌하는 이유는 '문명'사회(규범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엽기토끼
10/03/10 21:20
수정 아이콘
사형제가 폐지가 세계적으로 대세가 되는 이유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식으로 그대로 '복수'하는 그 야만성과 구시대 성에 있다고 들었습니다. 같은 시각으로 추방 또한 중범죄자를 똑같이 야만적인 방법으로 '복수'한다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반대하고 싶네요.
10/03/10 22:41
수정 아이콘
문명 사회가 반사회적 존재들을 포용할 충분한 능력이 있으면 모르되, 그게 성립이 되지 않는다면 추방이나 격리를 시키는게 그나마 최선이라 봅니다.
서늘한바다
10/03/11 00:30
수정 아이콘
음.. 미셀푸코의 광기의 역사가 생각이 문득..
사형제도에도 망설이는 것은... 결국 단 한명의 억울한 사람이 나타날까봐... 이듯이 이러한 제도도.. 혹시라도 소위 마녀사냥의 장이 되어버릴까봐... 울컥하다가도...
또 한번 망설여지는군요... 이런 부박한... 마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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