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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05 15:35
흔히들 포가튼사가(X가튼사가) / 마그나카르타(버그나깔았다, 만들다말았다) / 천랑열전(버그열전)을 대한민국 3대 버그게임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포가튼사가와 나머지 두 게임은 조금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세 게임 모두 출시일의 압박을 받았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만, (물론 그 '압박'의 경우에도 유통사로부터 더 이상 출시를 연기할 수 없다는 직접적 압박이냐, 아니면 회사 내부에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혹은 고의적으로 완성도 낮은 게임을 출시했느냐와 같은 본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포가튼사가는 게임의 구성 요소 자체가 누락되거나 아예 만들다 말아서 버그가 생긴 것이라기보다는 프리 시나리오를 구현하는 과정의 수많은 변수를 엮고 통제하고 캐치하는 작업을 실패해서 생긴 버그가 대부분이고 그 당시 손노리의 기술력으로 프리 시나리오 RPG를 만든다는 것이 녹파템 입고 아서스에 헤딩하는 수준 만큼이나 격차가 있었기 때문에 버그가 생겼던 거라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 봅니다. 반면, 마그나카르타나 천랑열전은 본문에 있는 것처럼 게임에 포함되어야 할 필수 요소 및 기능, 시스템 등이 누락되거나 만들다 만 상태로 출시되었고 그나마 남겨진 게임 요소들도 버그가 있는, 상품 자체가 갖춰야 할 구성의 기본이 안 된 조악하기 그지없는 상품이었죠. 이런 '미완성 게임'은 소비자에게 큰 실망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마그나카르타와 천랑열전의 한정판을 구입했던 사람으로서 참 씁쓸하기 그지없는 일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포가튼 사가는 시행착오나 도전이라고 봐줄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는 반면 나머지 두 게임은 그냥 '만들다 만' 흑역사입니다.
10/03/05 15:43
추가로, 당시 가람과 바람 팀이 이런 최악의 선택을 했다는 것 때문에 저는 더 안타깝고 실망했었습니다.
당시의 게이머들 중에 가람과 바람 팀이 비운의 게임인 '씰'로 인해 여러 모로 고통받았던 사실을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었고, 그후 그리곤에 둥지를 틀어서 참 잘됐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이들도 적잖았기 때문이죠. 손노리는 사라지고 소맥은 자멸했던 그 때, 가람과 바람이라는 마지막 로망이 그래도 아직 남아있었기 때문에 게임시장은 이미 거의 망한 상태였음에도 저를 포함한, '그래도 남아있던 이들'은 천랑열전에 더 많은 기대를 걸었다고 생각하니까요.
10/03/05 16:20
저도 세 게임에 대한 생각은 비슷합니다. 물론 마그나카르타 당시 까지도 게임을 즐기지 않았었기 때문에(특히 RPG)
포가튼사가와 마그나카르타를 플레이해 본 적은 없지만, 주위 친구들에게서 직접 느낀점은 마그나카르타/천랑열전 이 두 작품과 포가튼사가는 확실히 다르죠. 포가튼 사가의 경우는 확실히 "아쉬웠던" 작품인 반면 마그나카르타의 등장으로 PC패키지 시장이 이대로 무너지는구나를 느꼈고, 천랑열전에서는 이젠 끝났구나를 느꼈네요;;;
10/03/05 15:47
포가튼사가와 마그나카르타는 어릴적 적은 용돈을 쪼개가며 직접 구입했는데 천랑열전은 처음 들어봤네요.
분명 게임을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화가 치밀 수 밖에 없는 게임이긴 한 것 같습니다만 먀냥 게임사를 욕하기엔 뭔가 씁쓸하고 어찌보면 안타깝기도 하네요...
10/03/05 15:51
시안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제 생애 최고의 게임으로 두말없이 포가튼사가를 꼽는 저로서는, 포사의 수많은 버그들은 프리시나리오라는 어떤 도전의 댓가라고도 생각합니다. 같은 이벤트인데 참가 파티에따라 이벤트가 달라지고 추가동료가 다르고 이런 복합적인 요소들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체크해두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버그가 발생할수 밖에 없었고, 하나의 이벤트에 3~4가지의 가지만 치더라도 100여개가 넘는 이벤트를 모두 테스트하고 철저하게 버그를 잡은 다음 출시하는건 당시 손노리로서 매우 힘들었지 않나 생각합니다.
반면 천랑열전은 안해봐서 모르지만 글을보니 만들다말았다와 비슷한 수준이군요. 이 두게임은 게임의 기본조차 안되어있는데 출시일에 급급해서 발매한 흑역사로 보는편이 옳죠.
10/03/05 15:53
옛날에 한참 손노리와 소맥(니가말하는 소맥이 소주+맥주는 아니겠지?)이 합작 게임하나 내놓기만을 기달렸는데..ㅡㅜ
그리고 양대산맥과 함께 국산패키지게임의 선두주자 가람과 바람....진짜...그립네요..
10/03/05 16:11
pc패키지는 끝짱났지만 콘솔게임패키지는 아직도 살아있죠. 그 중 하나가 아직도 마그나카르타라는 이름으로 XBOX에서 나오는 걸 보면, 소맥도 어지간히 그 작품에 대한 애착이 있나 봅니다;;;
10/03/05 16:39
여러가지 복합요소가 있겠지만, 대세가 PC게엠에서 온라인게임으로 넘어가던 시기였고..
무엇보다 게임잡지에서 부록을 주던 게임들이 가속화 시켜 왕창 망하게 만들었다고 생각 합니다. 몇개월뒤면 게임잡지 부록으로 줄텐데... 비싼돈 주고 살 필요도 없었죠............
10/03/05 16:49
포가튼 사가는 나온다는 말이 너무 오래전부터 나와서.. 진짜 그때 안나왔으면 화냈을 겁니다.
물론 하면서도 화는 냈지만.. 그래도 CD에 부착된 패스맨 얼굴이었나.. 패스워드 설정을 보고 역시 손노리..이야..이랬던???. 양심갑옷도 기억에 남네요..하트 달린.
10/03/05 16:53
마그나카르타는 그건 ... 그래선 안됬던 게임이였습니다.
창세기전을통한 국산패키지게임 매니아들의 모든 관심을 한몸에 받던 게임이였는데 정말....그래선 안됬던 게임이였습니다.. 손노리의 패키지시장 철수 발표때가 생각나네요... 국산패키지게임 시장의 끝
10/03/05 17:15
딱 수능 마치고 대학갈 무렵이라 당시로써는 좀 부담스러운 가격으로 한정예약판을 주문하고 받아들이고
장시간 설치를 마치고 시작한 게임 싱거운 게임성에 심심하면 튕기고 선전했던 미려한 그래픽은 온데없이 종이인형들.. 한순간 인간이 이렇게 허탈해질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끼며 그래도 너무 아까워서 '할만하다'라고 자기최면을 걸었던 시절이네요 차치하고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그런 졸작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국내 개발사로써는 입지가 높았지만 소맥이 몇 년씩이나 신작출시 없이 버틸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죠. 마그나카르타의 경우도 원래 발표보다 1년을 출시연기를 하고 개발을 했지만 창세기전의 틀을 모두 벗어난 상태에서 소맥의 기술력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던 것이지요. 게다가 당시 게임팬들은 '출시연기'라는 말만 들어도 마른섶에 불 붙인듯 난리가 났었습니다. 거기에다 대고 연기나 연장을 얘기했다간 팬들이 안티로 돌아설 상황이었죠. 그만큼 기대가 컸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만... 마그나카르타 참사가 일어나고 나서 대체로 소맥팬들 사이에서 무턱대고 출시재촉을 할게 아니다라는 여론이 돌았던 걸로 압니다. 물론 그 뒤로는 PC패키지 게임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요..
10/03/05 19:25
레이디안, 씰, 나르실리온 다 재밌게 했던 게임들이네요.
천랑열전은 못해봤지만.. 8용신전설은 제 컴퓨터가 안좋았던건지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지금 기억으로는 로딩,,로딩,,로딩에 포기해버린 기억이 나네요.. 제일 좋아했던 만화에 기대했던 게임이였는데 말이죠..ㅠㅠ
10/03/05 20:05
<열혈강호> 재밌게 하고 아 이거는 어떨까 ^^ 하고 샀는데..
진짜 이건 너무했다 싶었던 정말 돈이 너무나도 아까웠던 최악 중의 최악. 아까워서 가지고 있습니다만.. 진짜 이건 진짜 아 진짜 -0-;; 생각할 수록 열받는 게임이네요..
10/03/05 21:20
나르실리온 진짜 명작이었어요. 스토리나 캐릭터. 음악. 그래픽 뭐 하나 빼놓을 것 없는 게임.
근데 웃긴건 전 마그나 카르타 - 나르실리온 - 천랑열전 다 한정판으로 샀었는데; ... 결국 버그 때문에 1회차에 클리어할 수 있었던 게임은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 -_-
10/03/05 23:09
아아... 정말 아련한 게임들이군요.
포가튼 사가는 제가 처음으로 구입한 패키지 게임이었고, 그 후로 위에 열거된 가바의 모든 패키지는 구입을 했었죠. 그리고 위에 언급된 3대 재앙게임도 다 구입했습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제 뒷편 책장에서 떡하니 10년 가량 버티고 있는 패키지가 보이네요;;; 천랑열전은 여러모로 아쉬운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조금 늦게 구입을 하여 큰 버그는 없는 상태로 게임을 했습니다만, 아마도 위에 말씀하신 골드 버전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무언가 무척 아쉬움이 컸습니다. 특히 플레이 타임이 10시간 남짓이라는 것은 RPG 게이머로서 어떤 이유를 갖다 붙여도 실망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연오랑, 월하랑 두 파트가 있었으니 20시간이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시점만 달라지지 추가되는 시스템적 요소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는 그저 10시간 반복이라는 생각 외엔... 음... 생각해보니 10시간이라... 이번 주말에 한 번 플레이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이 무슨 뜬금 없는 생각인지;;
10/03/06 00:01
나르실리온 정말 비운의 명작이죠. 참 우연치고는 신기한게, 마침 오늘 친구 한명이 할만한 고전게임 없냐고 슬쩍 물어보길래 나르실리온이 갑자기 떠올라서 추천해주고 왔습니다. 근데 pgr에서 바로 이런 글을 보게되네요 ^^; 그냥 늘 심심하게 잉여짓을 하던 수년 전 어느날, 아무 기대없이 시간떼울 겸 해서 시작하게 된 나르실리온 이었는데, 엔딩을 볼 때 쯤엔 정말 가슴이 뭉클해져있었죠..
케릭터 밸런스나 노가다 문제는 글쎄요..하도 오래전에 한 게임이라 잘 기억은 안나지만 케릭터 밸런스 문제는 크게 못느꼈었고(실제 케릭터 밸런스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뭐 사람들이랑 붙거나 경쟁하는 게임이 아니니.., 렙업이 한 케릭터가 너무 잘 되는 문제는 있었던 것 같은데 어찌저찌 제가 알아서 잘 조절했던 것 같습니다.) 노가다는 어느정도는 해줬던 것 같으나 여타 rpg게임과 비교해서 이정도면 양반이지 하고 생각했던 기억이네요. 엔딩을 볼 때 뿐만 아니라, 게임 후반부에 접어들면서부터 이미 스토리 몰입도가 상당하다고 느끼고있었고, 엔딩을 본 후엔 심심풀이로 단순히 시작했던 게임에서 기대이상의 큰 감동을 받아서 그 감동을 공유해보고자 당시에 나르실리온 후기로 검색을 참 많이해봤었는데 저와 비슷한 감동을 느끼신 분들이 참 많았던 걸로 기억하네요. 더불어서 최종 보스 난이도에 대해 비판이 상당히 많고 치트없이는 깨기 힘들다 라는 의견도 있어서 의아해했던..; 저도 첫시도에는 설마 주인공 혼자 싸울줄은 모르고 실패했던 기억이지만, 알고나서 두번째 시도에 그냥 무난하게 잡아서 난이도에 문제가 있었다고는 생각이 안됐었거든요..
10/03/06 00:30
캐릭터 밸런스 문제는 1회차로 끝을 보는 라이트유저 입장에서 말한 겁니다. ^^;;
뭐랄까 게임의 큰 단점이라기 보다는 잘 만들어진 게임의 아쉬운 점 정도라고나 할까요. 밸런스 문제가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남자주인공이 너무 쉽게 쑥쑥 큰다는것인데 제 오래된 기억에 의하면 파티가 다 모인 이후 남자주인공 없이 전투하는 것은 최종 보스를 빼고는 한 번 뿐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이 좀 더 자주 있었다면 1회차 플레이 시에 최종보스에 가서 좌절을 맛보는 경우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죠. 어짜피 밸런스를 모두가 경험치를 같이 먹을 수 있게 만들지 않은 이상은 말이죠. 아 경험치 이야기를 하니까 좀 더 생각난건데, 많은 RPG/SRPG게임들 처럼 나르실리온도 막타=경험치였습니다. 이 부분만 데미지를 준 비율로 캐릭터들에게 경험치를 나눠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남주 캐릭터의 공격력이 너무 세서 얘가 치면 몬스터들이 확확 죽어나갔었으니까요;;) 그나저나 생각하면 할 수록 가람과 바람 팀이 아쉽게 느껴지네요.
10/03/06 02:48
저도 1회차로 끝을 냈던 유저입니다만..^^; 원체 이런 rpg 게임들을 2회 이상 클리어해본 적이 별로 없어서..
기억을 하다보니 케릭터밸런스 문제 해결을 위해 썼던 방법중 하나가 기억이 나는데..전 아예 그 남주인공을 초반부터 빼버리고 전투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몇번 싸워보면서 그녀석이 막타를 혼자 독식하기 일쑤라는 걸 깨닫고 바로 그녀석을 빼고 전투에 3명만 투입하는거죠..애당초 레벨이 좀 뒤쳐지게 해놓고 다시 전투에 끼워놔도 곧잘 경험치를 다시 따라왔던걸로 기억합니다. (전투에서 제외시키는 시스템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데 아마 시스템상에서 없었다면 한번 죽여놓고 부활을 안시킨채로 전투를 한다거나 제가 직접 조종을 하고, 일부러 막타를 피한다거나 했을 듯 싶네요.) 원래 이런 게임류에서 원래 만들어진 난이도나 밸런스를 떠나서 모든 케릭터를 균형있게 키우는 일종의 강박증이 있어서(게임 진행하다가 너무 뒤쳐지는 케릭이 생기면 그케릭만 집중적으로 렙업노가다를 시켜서 따라잡아야 그다음 진행을 합니다) ; 처음부터 신경을 썼던 것 같네요. rpg게임을 하면서 가지는 또하나의 강박증으로는, 어떤 마을이건 들어가면...있는 모든 NPC에게 한명도 안빠뜨리고 말을 걸어봐야 된다는..(다른분들도 많지 않나요 흐흐)
10/03/07 00:45
갑자기 뜬금없이 궁금해서;; 질문드리는건데 악튜러스 훨씬 이후에 나온 작품들인가요?
포가튼사가는 저도 어릴때 워낙 재밌게 게임을 했던걸로 기억하고 (제가알기론 창3전에 나온걸로 알고있습니다만;;확실치는..) 그라비티에서 악튜러스를 출시할시절에도 거의 패키지시장이 붕괴직전이었는데 꽤나 잘만들었고 저는 재밌게 했는 기억이고 판매량도 다 망가지는 그때 쯤 다른 패키지게임과는 다른 판매량을 늘린걸로 기억은 납니다만; 그러다가 마그나 카르타 신보 소식들리고 사고싶다 사고싶다하다 출시이후 리뷰보고 과감히 살 마음 접었던 기억이 나는거 같은데 출시 순서가 어떻게되는지 궁금해지네요;;
10/03/08 10:08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출시 순서는 이렇습니다.
포가튼사가(1997년 11월) → 악튜러스(2000년 12월) → 마그나카르타(2001년 12월) → 천랑열전(2003년 3월) 참고로 악튜러스는 외주 제작한 게임 내 몬스터들이 표절시비에 휘말려 결국 리콜 소동이 벌어졌고, DVD에 담아 출시하려고 했던 계획마저 출시 직전에 취소되는 아픈 기억도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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