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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03 23:05
아래 글을 읽어서 세벌식의 장점은 충분히 알겠는데 이미 두벌식이 너무 표준화 되어 버린것 같아요.
사실 두벌식의 단점이라고 하신 것들을 읽어보니 두벌식에 충분히 익숙해진 저에게는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더군요. 굳이 꼽자면 오타가 자주난다. 손목이 피로하다. Shift키 자주 누르는게 귀찮다 정도? 워낙 많은 사람들과 프로그램들이 두벌식에 맞춰져 있어서 오히려 세벌식으로 바꾸는게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 것 같네요. 설령 바꾼다 하더라도 몇년내에는 힘들지 않을까요?
10/03/03 23:08
전 좀 온건파(...)라서 모든 사람이 세벌식을 써야 한다고 할 맘은 없습니다. 다만 도깨비불 현상에 대해 할 말이 좀 있었고, 필연적으로 두벌식 까는 내용이 된 것 뿐이죠. 엇흠.
다만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세벌식 사용자를 좀 배려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습니다. 이래봬도 세벌식이 두벌식보다 오래 된 체계이고 나름대로 사용자층도 가지고 있는데 거의 배려를 찾아볼 수가 없어요. 제가 지금까지 세벌식 지원이 두벌식과 동등한 수준으로 되는 소프트웨어는 WoW밖에 본 적이 없습니다.
10/03/03 23:18
아무래도 익숙해진 기존 두벌식 사용자에게까지 바꾸기를 권하는 것은 힘들겠죠.
이제 막 타자를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부터 세벌식으로 지도하면 될 것 같은데 그건 어떨지 모르겠네요. 일단 윈도우가 두벌식과 세벌식을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한 컴퓨터에서도 얼마든지 함께 사용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설정을 바꾸는 방법도 있지만 간단하게 단축키를 사용하여서 변경할 수도 있답니다. 문제는 키보드인데 이것도 투명덮개에 스티커를 붙여서 덮개를 씌우거나 벗겨서 번갈아 사용하면 되지 않을까요? 나중에 자판을 다 외우게 되면 불필요한 고민이 될것이고 말입니다. 아무튼 정부나 사회적 차원에서 일단 세벌식을 표준화 하기로 결정한다면 이것은 주소를 새주소로 변경하고, 버스 노선을 새로 개편하고, 버스전용차로를 차도 가운데로 옮기는 것보다 훨씬 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03/03 23:21
세벌식 입력기는 Windows, *nix, Mac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플랫폼에 대해 이미 준비되어 있으니 어려울 게 없죠. 솔직히 이건 위에서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어렵지도 않고 비용도 사실상 없습니다.
10/03/03 23:47
기존 두벌식 사용자에게 바꾸라고 하는 건 사실 무리고요. 그렇게 해서도 안되겠죠.
일단 세벌식이 찍혀있는 키보드가 시중에 나오면 괜찮겠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고, 사실 한글에 대한 관심이 없는 정부나 이 사회 분위기에서, 세벌식이 표준이 되는 것은 아마 불가능한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한글날의 존재의미도 점점 없어져가고, 외국어 섞어쓰는 게 보통이 되는 세상에서, 자판따위?에 관심 가지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래도 소수지만 세벌식 사용자는 계속 있을것이고, 한번 익숙해지면 정말 편하다는 건 사용한 자만이 아니깐요.
10/03/03 23:08
문득 궁금합니다. 두벌식 사용자지만 저로서도 세벌식이 입력의 편의나 손목이나 팔의 피로도에 있어서 두벌식보다 월등한게 맞는데, 왜 두벌식이 더 널리 퍼지게 된것이죠?
10/03/03 23:08
정부에서 금지하고 정책에 따르지 않으면 코렁탕을 먹였습니다. 농담 같죠? 음하하.
옛날에는 타자학원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거기서 타자기나 컴퓨터 자판을 쓰는 법을 가르쳤죠. 원래는 타자학원에서 공병우식 세벌식 자판과 이... 뭐시기 하는 분의 다섯벌식 자판을 가르쳤습니다. 표준 네벌식 자판은 타자 속도도 느리고 손도 아프다고 외면받았습니다. 애초에 네벌식 체계 자체가 전문가들 의견 없이 단 며칠만에 만들어낸 졸속행정의 극치라 당연한 결과였죠. 그런데 이 지경이 되니까 네벌식의 문제를 찾아서 고칠 생각을 해야 정상인데, 타자학원에서 다른 자판을 가르치는 걸 아예 금지해 버립니다. 자연히 세벌식 사용자는 점점 줄었고 이게 PC로 넘어오면서 비효율적인 표준 자판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여 현재의 표준 두벌식 자판이 탄생한 거죠.
10/03/03 23:19
http://moogi.new21.org/ngstype/faq3.htm
여기에 보니까 나오네요 :) 중간쯤부터 보시면됩니다. http://ko.wikipedia.org/wiki/%ED%95%9C%EA%B8%80_%EC%9E%90%ED%8C%90 이건 또다른글입니다.
10/03/03 23:33
여기 보니깐 미국에서는 언제 드보락이 표준이 되었네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드보락 자판을 쓰지 않는다고,
그런데 영어에서의 쿼티와 드보락의 차이보다, 한글에서의 두벌식과 세벌식 차이가 훨씬 더 큰데, 얼렁 우리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10/03/03 23:25
우리가 쓰고 있는 영문 자판 qwerty는 타자기 시절 '입력을 느리게 하여 타자활자가 안 꼬이'게 하려는 의도로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자음 모음 배치도 이리저리 섞여 있죠. 훨씬 더 빠르게 쓸 수 있는 Dvorak 방식이 나중에 나왔지만, 사람들은 이미 qwerty에 익숙해 졌습니다. 두벌식도 먼저 빨리 퍼졌고, 세벌식이 더 좋은 건 틀림없지만 헤게모니를 먼저 장악한 두벌식이 표준이 된 거죠. 모든 경우에 '더 좋은 것'이 표준이 되지는 않습니다. 한 예를 들어 보자면, 비디오 녹화 방식은 VHS와 베타 방식이 경쟁을 하였는데, 성능은 베타 방식이 더 좋았지만 시장에서의 점유를 VHS가 더 잘 해서 베타는 일부를 빼고 완전히 사그라들고 가정용 비디오의 표준이 VHS가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선점 효과'와 '빠른 대중화'는 '사용 편의'를 앞설 수도 있습니다. 자판 배열이 그 좋은 예지요.
10/03/03 23:28
아닙니다. 드신 예는 어디까지나 미국에 해당하는 것이지 한국과는 거리가 멉니다.
두벌식의 할아버지 격인 네벌식 자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세벌식 자판은 이미 타자기 시장을 다섯벌식과 함께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세벌식 수동 타자기 한국전쟁 당시에 이미 원리가 완성되어 있었거든요. 공병우 박사님은 이 타자기를 개발한 덕에 인민군 간부의 눈에 들어 목숨을 구한 전력도 있습니다. (로스케 놈들보담 빨리 칠 수 있겠군 기래...) 효율성이건 선점 효과건 세벌식 또는 다섯벌식이 두벌식에 밀리는 점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범인은 코렁...
10/03/03 23:31
코렁탕 무섭네요. 박정희 시대 때 네벌식 타자기가 표준이 되었고, 전두환 시대 때 현재 두벌식 자판이 표준이 되어버렸네요.
안타깝습니다.
10/03/03 23:29
그런 걸 쿼티 효과라고 부르지 않나요? 선점효과인데, 일단 선점해버리면 다른 더 좋은 것이 나오더라도 익숙해져 있는 예전 방식을 사용한다.
뭐 그런 것.
10/03/03 23:36
도깨비불에 대한 또 다른 안좋은 점이 있네요.
오늘 아침부터 계속 이 문제에 대해 생각했었는데, 우리도 어떻게든 빨리 표준을 바꾸고 홍보를 해나가야 되는데, 현실을 쉽지 않네요. 영어사랑만 강조하는 현정부하에서 한글에 대한 관심을 가질 리도 없고, 또 그들이 존경하고 따르는 군사정권 시절에 정한 일이니 바꾸려고 하지 않겠죠.
10/03/03 23:39
하늘을 검색할 때
히읏, 하 까지 똑같고 한에서 두벌식을 한을 검색하고 세벌식은 하+니은을 검색하게 되고 결국 검색 수 자체는 똑같지 않나요 물론 한을 검색하는건 결국 잉여검색이지만 그건 하+니은도 마찬가지고 최종적으로 하늘을 검색하는건 똑같으니까요 지금 사용자들이 어떤 점이 불편하다. 그러는 가운데 세벌식 사용자가 나타나서 세벌식은 안그래서 좋다라고 하면 공감이 갈텐데 다 잘 쓰고 있는데 세벌식은 이래서 좋다 라고 하니까 뭐 좋을 수도 있게네 라는 생각은 드는데 공감이 안가네요
10/03/03 23:41
국내 검색엔진들 증분검색 구현할 때 불완전 자모까지는 고려해서 해 놓은 것 같더군요. 하+니은 상태면 하나, 하늘 등 제대로 된 검색어가 나옵니다. 적어도 네이버는 그렇습니다.
10/03/03 23:43
네 그렇긴 한데
어차피 사용자 쪽에서는 하늘을 최종적으로 검색하는거니까 중간에 한이든 하+니은이든 상관이 없을거 같고(한이 완전 잉여이긴 하지만) 한이든 하+니은이든 문자가 업데이트 되면 검색을 하는건 똑같으니까요
10/03/03 23:45
한이 완전 잉여라는 점이 문제죠. 글에도 써 놓은 것이지만, 두 글자 단어만 놓고 보면 이게 한 번이지만, 글자 수가 늘어나면 잉여 검색결과도 점점 늘어나거든요.
두벌식 사용자들은 뭐 원래 그런 거겠거니 하면서 쓰시기 때문에, 불편함을 잘 느끼지 못하는 부분일 수 있습니다. 두벌식의 다른 단점들도 그렇지만요.사실 본인이 편하다는데 옆에서 '허참 그거 불편해서 어떻게 쓴다지' 해 봐야 소용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10/03/03 23:56
문제는, 한글 자판은 2벌식과 3벌식의 두가지 자판이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3벌식이 있는지도 모르고, 어릴 때부터 당연히 자판은 2벌식으로 되어 있는주 알고 (자판=2벌식), 2벌식을 먼저 습득하여 익숙해져버리니, 문제가 있더라도 잘 인식하지 못하고 당연히 그런줄 알고 계속 사용해버리게 되는 것이죠. 3벌식 사용자로서 그런점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데, 2벌식 사용자 입장에서는 잘 와닿지 않을 것 같긴 합니다만,
10/03/04 18:40
3벌식과 pc통신 이야기가 나오니까
옛날에 퇴마록이 유행할때 퇴마록 패러디 소설이 생각나네요 거기에 주인공이 쓰는 기술 중에 세벌식 뭐 이런 내용도 생각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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