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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3/03 02:35:47
Name 박루미
Subject [일반] 쇼팽
지난 3월 1일은 우리에게 3.1절로 익숙하지만

음악인들에게 있어서는 기념할 만한 날입니다.

게다가 올해는 프리데릭 쇼팽의 200주기를 맞는 해이기도 해서

그가 태어난 고향 바르샤바(폴란드)에서는 시내곳곳에 쇼팽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를 추도하는 음악인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지요


사실 쇼팽은 입시생들에게 있어서는 거대한 관문이자 장벽이었습니다.

정말 치를 떨게 만드는... 게다가 쇼팽과 리스트만큼은 심사조건이

까다롭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싫었던 쇼팽도 시간이 지나면서 무심결에 들으면

"이렇게 좋은 음악이었나?" 라며 깜짝깜짝 놀라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쇼팽의 200주기를 기념하며

독립을 위한 민중봉기로 얼룩진 바르샤바를 떠났지만

그의 짧은 일생(폐렴 때문이었다지요)내내 폴란드에 대한 사랑이 곳곳에 묻어있는

음악들을 추억해 봅니다(참고로 쇼팽의 부인은 프랑스에서 지금까지도 국민 여류작가로 칭송받는

오로르 뒤팡 이었습니다. '콩쉬엘로', '기아 프랑수와', '사랑의 요정', 하지만 쇼팽은 그 당시 귀족들의 개인 음악교수)


워낙에 유명한 곡들이 많지만

여러분들에게 익숙할 몇 곡을 추려서 가져와봤습니다.



쇼팽 에튀드 10-4 '추격'

피아노계의 F1 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곡입니다. 가속도에 가속도가 붙어야 곡의 멋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지만, 많은 사람들을 고생 꽤나 하게 만든 곡이지요...

연주자는 Sviatoslav Teofilovich Richter... 또 한 명의 러시아의 천재 피아니스트, 수건을 확! 집어던지고 추격에 몰두하는 그의 모습만큼이나 쇼팽의 걸작 10-4를 대표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현재까지도 피아노계의 스프린터인 10-4 의 최고기록 보유자(알려진)이기도 하지만, 성질이 급하고 다혈질이었다지요, 그럼에도 장수하며 한 시대를 풍미하다 사라져간 대 음악인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출생으로 예술인으로써는 매우 늦은 22세에 모스크바 음악원에 들어간 것이 그의 계기! 뒤늦은 서른의 나이에 데뷰하여 소련콩쿨에서 우승하며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지요

노다메 칸타빌레 1에서도 나왔던 곡입니다 -_- ;; 부채선생이 "함 해봐!" 라고 하니까 노다메가 이 곡을 연주하며 부채선생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들었다지요, 그러나 아쉽게도 심사조건은 가장 까다로운 곡입니다.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곡이 빠르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 곡 하나만큼은 완벽하게 음조높낮이 하나까지 다 기억하고 있더군요, "퍼펙트하지 않으면 범인이 도망가버리기 때문이지요"




쇼팽 에튀드 10-5 '흑건'

추격의 형제이지만 분위기는 매우 밝고, 빠른 곡입니다. 마치 모든 것을 잊고 기쁨에 찬 나머지 들판을 뛰어다니는 시종여인의 아름다움을 보고 만든 곡이라는데, 그 여인의 머리칼이 검은색이었기에 이 곡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이 때만 해도 음역이 확대되고, 피아노 포르테에 아이언 프레임(철골)이 사용된데다가, 강철 선이 사용되면서 부터 중세시대 때부터 불완전한 악기라고 일컬어지던 피아노가 혁신적으로 발달하기에 이르지요... 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의 유명 작곡가들은 피아노의 이러한 변화를 누리지 못하고 일찍 돌아가셨다는 -_-;;

주걸륜이 나온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의 피아노배틀에서 나오는 곡이기도 합니다. 비교해 보시면 좋겠네요...연주자는 영국의 피아니스트인 '프레디 캠프' 입니다. 연주를 하면서 조금씩 Term 을 두는 것이 특징인가 보네요, 습관인가 -_-a



http://blog.naver.com/yul51?Redirect=Log&logNo=130080015221

쇼팽 피아노를 위한 소품집 Prelude(전주곡) 28-15

프렐루드 15번 이라고도 잘 알려져 있는 쇼팽의 명곡입니다.
일명 '빗방울 전주곡', 폐결핵으로 고생하던 그를 오래도록 곁에서 지켜주었던 오로르 뒤팡에 대한
흘러넘치는 그리움과 사랑을 써낸 곡이지요

동영상을 가져올 수 없어서 링크를 걸어봅니다. 연주자는 러시아의 스타(!) 예프게니 키신입니다.
저는 키신이 참 좋아요, 예전에 카라얀의 빌하모닉과 함께 크리스마스 이브날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했던 그 꼬마가 저렇게 커버렸다니 ㅠㅠ 아 인생의 무상함이여...



졸리기도 하고

딱히 생각나는게 3곡 뿐인지라(역으로 생각하면 괴롭힘을 무쟈~~게 당했던)

즐감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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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푸
10/03/03 02:44
수정 아이콘
제가 쇼팽과 연관된 기억은 딱 3가지 뿐입니다

1. 노다메 칸따빌레에서 우에노 주리가 정줄 놓고 친 '추격'
2. Gazebo - I like Chopin을 우연찮게 득템하고 좋아했던 기억
3. 친구가 Chopin이 누굴까? 라고 말해서 쇼팽이라고 대답하니 친구가 깜놀했던 경험

흑건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듯한... 연주네요.. 어딜까요? ㅠㅠ
좋은 음악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LoveBoxer
10/03/03 03:09
수정 아이콘
혹시 영화 '말 할 수 없는 비밀' 아닌가요??^^
쓰고나서 보니 본문에 있군요..
화이트푸
10/03/03 10:30
수정 아이콘
어익후 그렇네요 -_-; 본문을 읽었는데도.. ㅠㅠ

좀더 출실했어야 했습니다 ㅠ
박루미
10/03/03 08:50
수정 아이콘
흑건은 라디오나 CM송으로도 종종 사용됩니다~ 외국에선 음료광고에 자주 등장하시더군요, 국내에선 아직 보질 못한..
10/03/03 03:26
수정 아이콘
저는 야상곡 2번을 가장 좋아하는데, 피아노를 배우게 된다면 꼭 쳐보고 싶습니다.
미드 덱스터에서 특별조사관 런디가 '쇼팽은 완벽해'라고 하며 들려줬던 노래가 이 곡이었던것 같네요.
박루미
10/03/03 08:50
수정 아이콘
배우십시오 -_- ! 늦기전에 냐핳핳핳
내일은
10/03/03 03:37
수정 아이콘
중학교 3년을 내리 배운 음악 선생님이 쇼팽을 좋아하셔서, 음악 듣기 시험에 반드시 나왔던 쇼팽이군요. 하지만 음악을 너무 못했던 저는 반발심에 쇼팽보다는 리스트를 더 좋아하게되는데...
박루미
10/03/03 08:51
수정 아이콘
오래전 그 장학퀴즈라는 곳에서도 단골 중의 단골이었다지요.. 그 당시야 뭐 헨델, 하이든, 모짜르트, 쇼팽 이정도가 음악교육의 대부분이었으니 -_- !!
10/03/03 03:49
수정 아이콘
한 때 쇼팽 피아노곡에 빠져서 살았던 적이 있었죠. 녹턴, 왈츠, 프렐류드,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등등 많은 곡들을 들었지만
역시 제일 빠져들게 되는 건 에튜드와 발라드더군요. 발라드 1번은 대부분 알다시피 피아니스트 영화에 절정에 달하는 씬에서 나오는
곡입니다. 스필만을 연기한 배우가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모르는데 1년 넘게 연습해서 손 모양을 재현한 걸 알고 나선 놀라워했죠-

에튜드는 많은 분들이 교과서적이고 투명한 연주를 한 폴리니의 앨범을 좋아하시던데
저는 특이하게도 조르쥬 치프라의 버젼을 제일 좋아했었습니다. 치프라가 친 <혁명>이라던가 <대양>을 들으면
정말 가슴이 요동치는 듯한 격한 감정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곡은 op.10-1이에요. 흐흐
오랜만에 쇼팽을 들어봐야겠네요~
박루미
10/03/03 08:52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Etude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지요 -_- !! 에튀드 - 혁명 좋디요!!
10/03/03 04:29
수정 아이콘
리스트가 까다로운가요?
동생 말론 고등학생들은 대부분 음악적 깊이가 얕은 리스트를 친다고 하던데요.
일반인이 듣기엔 리스트가 훨씬 더 어려워보이지만,
연주자의 입장에선 쇼팽과 리스트는 그 깊이차기가 분명이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쇼팽을 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국 음악성이 좀 없더라도 리스트를 선택한다고..
박루미
10/03/03 08:52
수정 아이콘
손 푸는데는 제격이지요 -_-!! 얌얌 저는 리스트의 '파가니니의 대연습곡'이 좋아요~ 라 캄파넬라는 워낙 유명하니, 6번 A단조를~
루드비히
10/03/03 06:22
수정 아이콘
음악적 음악성 이런거 하나 모르는 사람이지만, 길게 좋은 말로 표현도 못하지만...
참 좋습니다.
평소에 잘 안 듣던 쇼팽을 오늘 무슨 생각으로 들었었는지 모르겠는데, 아마 지나가다 인터넷 어느 부분에서 200주기라는 글귀를 얼핏 보기라도 했었나봅니다.
곡을 듣는다 -> 감동 받는다 -> 쳐보고 싶어진다 -> 발린다 -> 좌절하고 포기한다 -> 곡을 듣는다
클래식 곡을 들으면서 제가 하는 무한 반복 패턴이네요;
박루미
10/03/03 08:53
수정 아이콘
저도 지나가면 모를 뻔했는데 '세계는 지금' 에서 다뤄주고 알았습니다. -_- 얌얌
아케미
10/03/03 09:01
수정 아이콘
쇼팽의 폴란드를 이야기하시면서 '혁명'을 빼놓으시다니요!! 한때 연습해 보려다가 의욕을 잃어 그만둔;; 곡이지만 듣는 것은 여전히 좋아합니다. 그 비장함이란... 흑흑. 10-4는 제 친구 중에 도전해서 대강 끝까지 쳐 낸 녀석이 있었지만 저는 그냥 듣는 걸로 만족했었고, 10-5는 제가 피아노 학원에서 배운 마지막 곡이었는데 정말 오랫동안 연습했었지요. 지금은 엄두도 안 나지만 들을 때마다 추억이 새록새록... 뭐 그렇습니다. 아무튼 오랜만에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루미
10/03/03 09:30
수정 아이콘
옹! 혁명 조티요~ 추격을 1분대에 끊는 사람은 정말 인간이 아닌듯요~ 그런데 요새 고등부 콩쿨 촬영화면만 봐도 심심치 않게 1분대의 저격수들이 등장하더군요 -_- ! 역시 시대가 바뀌긴 바뀌었...
길가던이
10/03/03 10:18
수정 아이콘
제 고3때 1년내내 짝궁이었던 친구도 추격을 고등학교 때 입시곡으로 썼었는지라 무자~~~게 들었었지만 역시 1분대의 위용은 넘사벽.
저도 쇼팽은 그리 좋아하는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에튀드는 좋아하구 그중에서도 혁명을 매우 좋아합니다^^
ilovekth
10/03/03 11:08
수정 아이콘
저도 쇼팽 참 좋아하는데요~~ 특히 폴로네이즈 영웅이랑 왈츠 op. 64-2 너무 좋아합니다.^^
박루미
10/03/03 18:49
수정 아이콘
KTF 쇼~~~ -_-)~
귀여운마제곰
10/03/03 11:23
수정 아이콘
스타할 때도 APM이 150이 넘어가면 손가락이 저리기 시작하는데........ㅡㅡ;;;;

저는 10초치면 손에 마비가 올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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