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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2/01 23:15:50
Name EzMura
Subject [일반] 고운 정, 미운 정
사람의 감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많은 감정을 두 개로 나누다보면 고운 정과 미운 정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분명 어감상으로는 고운 정이 긍정적인 감정이고, 미운 정이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그런데 저는 미운 정이 더 좋습니다. 아니, 더 끌리고 떠날 수 없게 만듭니다.

고운 정이 많으면 뭐라고 해야 할까요...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손발이 오글오글'거린다고 해야 할까요? ^^;

물론 기본적으로 고운 정이 깔려 있어야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고운 정만으로는 좋은 관계를 지속 할 수는 있을 지 언정 애틋한 관계로 발전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이것은 비단 남녀관계에서 뿐만이 아니라 친구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형, 누나-동생 사이에도 말이죠.

물론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단언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너무 고운 정만 주려고 하다보면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는 들을 수 있지만 한계점이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렇다고 고운 정 없이 미운 정만 주면 정 들기도 전에 잊혀지는 수가(...)

참 어려운 표현입니다만 '적절함'이 있어야겠지요.

저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미니홈피에 셀카를 올렸다고 한다면, 그저 '잘나왔네^^' 라고 좋은 말을 해주는 친구보다

'꼬라지하고는...', '님하 혐짤자제요...' 라는 식의 밉상 댓글(사실 이렇게 달 수 있으려면 이미 친한 상태겠지만요)을

달아주는 친구가 더 정겹달까요? (저...변태인가요?...-_-?)

특히나 좋아하는 이성을 대할 때면 저는 아직 초등학생 수준을 못 벗어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괜히 여자애들이 고무줄 놀이하면 가서 고무줄 끊고 도망가다가 잡혀서 꼬집힘을 당하듯이...

20대가 되어서도 괜히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마음에도 없는 말로 갈구면서 미운 털이 박히곤 합니다.

그러다가 잘해주면 '느끼하게 왜 이래...' 라는 소리를 듣고 멀뚱멀뚱 거울을 쳐다보며 '나...쌍꺼풀도 없는데...ㅠㅜ' 라는 헛소리를...

상당히 이기적인 생각같기도 하네요. '나는 미운 정이 좋더라' 라고 생각을 해서 여자분도 그럴 거라 생각을 하는 건지 ^^;

책을 읽다가 문득 간만에 자게에 글을 써보고 싶어(요즘들어 사람 사는 느낌을 자꾸 찾게 됩니다.)

블로그에나 올릴 법한 일기같은 글을 써봅니다 흐흐..






'고운 정, 미운 정'

사람을 좋아하는 감정에는
이쁘고 좋기만 한 고운 정과
귀찮지만 허물없는 미운 정이 있다
좋아한다는 감정은 언제나 고운 정으로 출발하지만
미운 정까지 들지 않으면 그 관계는 지속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고운 정보다 미운 정이 훨씬
너그러운 감정이기 때문이다

-은희경의 《새의 선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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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09우승
10/02/01 23:23
수정 아이콘
혹시 연애박사이신가요? 수준급이신데요...
레이미드
10/02/01 23:33
수정 아이콘
이래서 '나쁜 남자'가 대세인건가요?
미운 정이라..
연애 관련해서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만한 소재인 것 같네요.
Ms. Anscombe
10/02/01 23:36
수정 아이콘
연애 수준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관계에 있어서의 '거리 두기'의 문제인 듯 합니다. 거리 두기 관계인 경우 좋은 말'만' 할 수 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롯데09우승
10/02/01 23:38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좋은말만 하면 거리를 두는거라고 말씀하시는겁니까?
여태 pgr에서 제가본 님의 글중에 가장 의아스러운 표현이네요.
가까운거랑 좋은말만 하는게 별 상관없을것 같은데 말이죠.
Ms. Anscombe
10/02/01 23:49
수정 아이콘
롯데09우승님// '거리두기 = 좋은 말 밖에 할 수 없음'이 '좋은 말만 하는 것 = 거리 두기'를 의미하지는 않죠. 모든 거리를 둔 관계는 '싫은 말을 할 수 없는 관계'이지만(물론 요즘은 생판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욕을 하는 세상입니다만), 그것이 '싫은 말을 하지 않으면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Who am I?
10/02/01 23:49
수정 아이콘
엄여사님 왈 '싸움을 피하고 싸움을 하지 않으니 진정 가까울수 없더라'

사람과 사람 사이 어찌 좋은 감정만 있고 좋은 점만 있겠습니까. 고운 정이라는 건 '나쁜 점은 상관없어'일수도 있지만
나쁜점에 대해서 아직 모르는 사이일수도 있으니...차라리 '나쁜점도 괜찮은거 같아 쫌...'인 미운 정이 더 깊은 관계를 상징하는 지도 모르지요.
으하하하.

연애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인간관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일듯 하네요.
모든 관계가 남녀-로 규정되는건 좀 재미없어요. ^^;
10/02/01 23:52
수정 아이콘
매일 하는 칭찬보다... 가끔 해주는 칭찬이 더 듣기 좋은 법이라고나 할까요.

제 이야기를 살짝 하자면,

지금 그분과 저는 항상 티걱 대걱 하는 사이였습니다.

보기만 하면 전 그분을 구박하기 일색이었죠.

참고로 그분은 살아오면서 구박이란것을 받아 본적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자기를 이렇게 대하는 남자는 처음이었다네요;;;

그렇게 구박만을 해오던 어느날!!!...

To Be Continued...
롯데09우승
10/02/02 00:12
수정 아이콘
해피님// 레알 소설쓰셔도 성공하실것 같아요. 상큼발랄하신글 잘 읽고있습니다 고맙습니다.
Illskillz
10/02/02 00:14
수정 아이콘
해피님// 그 말로만 듣던 "나를 이런 식으로 대한 남자는 니가 처음이야 " 인가요..
10/02/02 01:10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보았습니다^^
많이 배우네요 ^^
찬양자
10/02/02 01:44
수정 아이콘
위에 있는 틴틴파이브 노래부터 지금 이 글까지 좋네요..^^
10/02/02 11:52
수정 아이콘
해피님// 크크크 해피 내용의 댓글이네요^^
BackToHeaven
10/02/02 12:42
수정 아이콘
책은 잘 안읽지만 은흰경 소설은 다 읽은 1人입니다...
'마지막 춤은 나와함께'
'타인에게 말걸기'
추천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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