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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10 14:59:02
Name 예루리
Subject [일반] 가정 요리의 어려움 _ 좀 더 맛있게 집에서 밥 먹기
요리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하얀 요리사 모자를 쓴 분들이 커다란 프라이팬에 길다란 국자로 뭔가를 넣고 가끔 불도 붙여가면서 하는 그런 거창한 요리 못지 않게 가정 요리도 어렵습니다.

한식 가정요리만 해도 데치기, 끓이기, 찌기, 볶기, 굽기, 튀기기, 조리기, 부치기 까지 기본 8종의 조리법이 사용됩니다. 아울러 한식은 야채가 많이 사용되기에 깍뚝썰기, 채썰기, 납작썰기, 나박썰기, 돌려깎기썰기, 반달썰기, 막대썰기, 송송썰기, 은행잎썰기, 어슷썰기를 요리에 맞추어 능숙하게 구사해야 보기 좋은 음식이 만들어지구요.

게다가 항상 좋은 재료만 가지고 음식을 하기 힘들며, 구입 당시에는 좋은 재료였다고 하더라도 야채나 어패류는 3일만 지나도 한물간 재료가 되어 버립니다. 파나 마늘은 사용하기 직전에 송송 썰고, 다져서 즙을 내야 100%의 맛이 나며 고기도 정육점에서 잘라놓지 않은 생고기를 사다가 조리 직전에 잘라 써야 합니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재료로 맛을 내기 위해서는 조미료가 필요합니다. 생선은 누린내를 없애기 위해 미림이나 레몬즙을 뿌려줘야 하며 고기는 간장과 설탕에 넣고 재워서 불고기로 만들어 먹어야 그나마 맛있게 먹을 수 있게됩니다. 냉동과 해동이 반복된 고기라면 잡채를 만들 때 정도나 사용할 수 있게 되어 버리죠.

과거에는 6~8인 정도의 대가족 구성이었기 때문에 국이나 찌개에 물을 넉넉히 붓고 재료의 맛이 듬뿍 배어 나올 때까지 끓일 수 있었는데 3~4인 가정에서는 이조차 쉽지 않습니다. 끓이는 시간을 맞추기도 힘들고, 재료 가늠하기도 만만치 않죠. 다른 무엇보다 힘든 게 가정 요리는 6~8인분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3~4인분을 준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지 않다는 점입니다. 6~8인 가족의 식사를 준비하는 데는 비교적 넉넉한 재료로 두 분 정도가 도와가면서 준비가 가능한데 요즘 주부들은 혼자서 같은 시간동안 비슷한 양의 품을 들여야 합니다.

집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서는 1) 저녁 식사 전 장을 봐서 2) 즉석에서 손질을 마친 후 3) 끓이거나 찌는 음식들을 걸어놓고 4) 그 사이에 튀기거나 부치는 음식들을 조리해서 5) 거의 동시에 조리 음식들이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타이밍이 중요하죠. 그리고 이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서는 칼솜씨를 타고나던지 부던한 연습을 반복해야 합니다. 영화 식객을 보면 운암정 견습 요리사들이 무를 도마에 놓고 계속 칼질만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런 일련의 과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요리를 해서 다른 사람에게 제공하는 사람들은 먹는 사람이 이걸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금새 알 수 있습니다. 아무 불평없이 먹는다고 하더라도 더 손이 많이 가는 반찬, 잘 안먹는 반찬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래서 같은 사람들을 상대로 장기간 요리를 만들다 보면 가급적 좋아하는 반찬을 더 많이 만들려는 경향을 가지게 되고, 잘 안 먹는 것들은 기피하게 되면서 점점 더 맛내기가 힘들어 지지요.

월요일날 돼지고기, 콩나물, 호박, 달걀, 파, 마늘, 두부를 산다고 가정하면 식단은 (월) 돼지고기 구이, 콩나물국 (화) 돼지고기 김치찌개, 두부 부침, 두부부침 하는 김에 호박 부침 (수) 월요일 쓰고 남은 콩나물을 더 방치하면 흐물흐물해지므로 콩나물 무침, 파가 살짝 시들해 졌으니 계란말이 (목) 돼지고기와 야채 두부 남은 것이 물이 빠지기 전에 처리하기 위한 돼지고기 완자 정도의 메뉴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먹는 사람들은 그걸 모릅니다. 음식이 마음에 안들면 구체적으로 짜다, 싱겁다부터 재료가 덜 익었다, 양념이 덜 배었다, 이 식재료는 이 음식하고 안 어울린다고 말해주면 좋을텐데 남편들은 매번 똑같이 말합니다 '우리 어머니가 해주던 것이랑 맛이 달라' 이 소리를 들으면 속에서 부글부글 하죠 '어쩌자구!'

그렇다고 자신있는 메뉴를 자주 순환시키다보면 마지막에 꼭 남아서 버리는 재료가 생깁니다. 평소에는 밥 한 번 안 퍼주던 사람이 와서 냉장고 한번 열어보고 음식물 쓰레기 보고 한마디 하죠 '자기는 낭비가 심해 우리 어머니는 …' 이럴 땐 그냥 굶기고 싶어집니다.

이 글의 요점은 1) 가정 요리는 어렵다 2) 마음에 안드는 요리가 있으면 구체적으로 어디가 마음에 안드는지 말해서 개선이 되도록 하자 3)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마트나 시장에 자주 가야 하는데 그럴 때 귀찮아하지 말고 도와주자는 것입니다.

덧붙임> PGR의 추축은 20대 남자분들이라 다소 거리가 있는 내용이긴 한데 30대 초반 ~ 50대 초반의 주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성토하는 내용들이 본문과 비슷합니다. 부디 결혼하고 30대가 되고 40대가 되어도 지금의 마음을 잊지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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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09/12/1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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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상....그냥 군말없이 열광하면서 밥먹으면 식탁분위기는 좋아지더이다...털썩-
소인배
09/12/1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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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기세요.
09/12/10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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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기세요. (2)
캡틴호야
09/12/1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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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기세요. (3)
09/12/1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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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합성조미료가 해답입니다. 짠 음식에 넣으면 덜 짜지고, 싱거운 음식에 넣으면 간이 맞죠 -_-;;
제가 아시는 어떤 여자분은, 남편이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그 맛이 아니라고 불평하길래, 시집에 찾아갔을때 주방에서 유심히 봤답니다.
그리고나서 바로 해답을 얻으셨는데, 그 시어머니께서, 모든 국물있는 음식에 미X을 잔뜩 집어넣으시더라는...
바로 다음날부터 남편이 "그래! 이맛이야!"를 외치시더랍니다 -_-;;;
달덩이
09/12/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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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만들어 준 음식에 대해 불평하는 사람은 정말... 최악이죠.
(그래서 저는 항상 동생님과 어마마마가 만들어주는 밥은 최고로 맛있다고 말하면서 먹지요. 근데 진짜로 맛있어요!!!)

반찬투정하면 조용히 밥그릇이랑 수저 치우면 됩니다.
먹기 싫다는데 어쩌겠어요..

그와 별개로 글은 참 좋네요..^^
율리우스 카이
09/12/10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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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이 옛날에 첨나올때 이미지 마케팅을 참 잘해서, 아직도 연세드신분들이나 시골분들은 좋다고 막쓰시죠.. 요리쪽 취재하는 PD아저씨가 지방에 유명한 맛집이라고 가보면 할머니들이 미원 , 다시다 잔뜩 쓰는거 보고 허탈할때 많다고.. 쩝.
홍승식
09/12/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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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기세요. (4)
집에서 밥 먹은적이 손으로 꼽을 정도가 된 요즘엔 누군가 밥을 해주면 아무거나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사실 막 지은 밥은 그냥 먹어도 정말 맛있죠.
제가 가장 좋은 하는 식단 중의 하나가 갓 지은 밥 위에 생채(또는 햇김치)를 얹고 살짝 구운김에 싸먹는 겁니다.
탱글탱글하고 보들보들한 밥알이 씹히는 맛은 정말 질리지가 않네요.
09/12/1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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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nGoon님// 동감입니다 ㅠㅠ
달덩이님// 동감입니다 ^^
The HUSE
09/12/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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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거 너무 좋아요. ^^
근데, 혼자 살다보니 뭘해도 음식이 남는게 문제더군요.

요리를 하다보면 주방 기구들도 비싼게 좋더군요.
후라이팬 (맞춤법이 맞나???) 하나도 느낌이 그렇게 다를 수가 없다는...
그래서 이번에 보너스 받으면 헹켈 칼 세트 하나 지를 생각입니다. ㅡㅡ''
Into the Milky Way
09/12/10 15:44
수정 아이콘
음식맛 타령이라 죽을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시전조차 힘든 기술입니다.

제 경우 마눌님을 사랑하지만 음식솜씨 만큼은 사랑할 수 없어
어느날 마눌에게 굳이 집에서 "니가" 음식할 필요는 없다. 내가 알아서 먹고 오거나 해서 먹을께라고 했더니
그 말이 자기가 결혼하고 들은 가장 기쁜말이라고 하더군요. 응??
퍼플레인
09/12/1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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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SE님// 당연히 만원짜리 후라이팬보단 5만원짜리 코팅팬이 좋고, 그것보단 15만원짜리 스뎅팬이 좋습니다...(먼산) 저는 팬은 모르겠고, 칼 종류는 아예 꽂이까지 있는 세트로 사서 종류별로 놓고 씁니다.

식구가 적은 집에서 국물요리를 제대로 하기 힘든 건 맞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뎅탕은 굳이 무+다시마+혼다시+버섯으로 국물을 내지 않으면 안먹겠다고 혼자 유난을 떨면서 한시간동안 끓입니다. 오늘같이 비오는 밤에 말입니다. 그러니까 남자만 있으면 되는데.. 그러면 되는데....... T_T
선봉엠피
09/12/1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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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와이프가 해주는 밥이나, 반찬, 음식이 젤루 맛나던데요...^^

뭐...딱히 어머니가 음식솜씨가 뛰어나지 않으셔서 그런건 아닙니다만....ㅡ.ㅡ
예루리
09/12/10 15:50
수정 아이콘
상표명 미원, MSG(Mono sodium glutamate)는 다른 식재료로 대체하기 힘든 고유한 맛을 냅니다. 자연 식품 중에선 다시마와 표고버섯이 Glutamate 가 풍부하여 비슷한 효과를 내는데 한식 국물요리에는 다시마를 많이 쓰지 않으며 표고버섯은 강한 향을 내기에 사용하는 요리가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요리연구가들이 사용하는 가정식 육수에는 빠짐없이 다시마가 들어가지요.

저는 대학에서 화학과 생물학을 공부했기에 MSG는 무해하다고 믿는 쪽이지만 요리할 때는 소량만 사용합니다. 맛은 자극의 일종이며, 역치 이상의 자극은 효과가 없기 때문이죠. 어머니들 께서 MSG를 사용하는 것이나 맛집에서 사용하는 것에 저항감도 없구요. 다만 현재 사용량의 1/2만 넣어도 효과는 큰 차이가 없는데 많이 써서 느끼하고 짜지는 (MSG는 Glutamate 한 분자에 나트륨 한 분자가 붙어 있어 MSG 100g 을 넣을 경우 약 12.3g 가량의 Na+ 분자가 용출됩니다) 건 좀 개선해 줬으면 하고 바랄 뿐이죠.
내귀에곰팡이
09/12/10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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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기세요.(5)

아내가 남편을 가장 쉽게(?)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소금과 설탕, 합성조미료가 듬뿍 들어간 음식을 하루 세 번씩 매일 먹게 하는 겁니다.
해적판 제목이 '맛있는청혼'인 만화에 나온 대사인데, 십 년도 더 전에 본 거라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충 저랬다고 기억합니다. 짜지 않고 달지 않고 미원 냄새 안 나는 음식 먹게 해 주시면 고마운 거죠.
달덩이
09/12/1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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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인님// 마지막문장은.. 왜 쓰셨어요....[....]
퍼플레인
09/12/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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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덩이님// 그러게요 쓰고보니 참 청승맞네요(...) 이건 절대로 오늘 겨울비가 오고 크리스마스가 2주 남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먼산)
09/12/10 15:55
수정 아이콘
퍼플레인님 리플에 BGM하나 놔드려야겠어요...
홍승식
09/12/10 15:56
수정 아이콘
The HUSE님// 지지난 주에 백화점에 가서 어머님 드릴 헨켈을 하나 샀습니다.
행사기간이라고 해서 샀는데도 무려 15만원이나 하더군요.
세트도 아닌 단품인데 말이죠.
칼을 보시곤 왜 이리 비싼 걸 샀냐고 타박하시던 어머님이 집에 내려가셔서 써보시곤 칼이 좋다고 전화하셨습니다.
아무래도 헨켈엔 칼 만드는 노인이 있나 봅니다. ^^
09/12/10 16:03
수정 아이콘
거창한 요리보다 매일 먹는 가정식 요리를 잘하기가 더 어렵게 느껴집니다. 별거 아닌거 같은데 그 미묘한 차이란..
하지만 저는 남편이 요리하는걸 더 즐기고 잘하는 관계로.. 해당사항이 별로 없네요. (...으음?......)
The HUSE
09/12/10 16:07
수정 아이콘
홍승식님// 오호, 역시나 좋은가 보군요.

예루리님// 저도 MSG가 유해하다고 생각치 않아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ㅡㅡ''
반스푼만 넣어도 멋진 요리가 되는 MSG 만쉐...
09/12/10 16:10
수정 아이콘
헨켈이라...
독일에 출장다녀오신 차장님이 주변 분들 드리신다고 면세점에서 잔뜩 사서 들고오시다가...
세관 검사대에서 테러리스트로 오인받으실 뻔 하셨다는 일화가;;;
노력, 내 유일
09/12/10 16:10
수정 아이콘
음식 불평하고 타박하는게 안좋은 일이긴 한데...
제 큰누나는 매형이 불평,타박을 늘 합니다. 헌데 그래선지 음식맛이 갈수록 좋아졌습니다. 먹어보면 제일 맛있어요.
반대로 두번째 누나는 어떻게 해주든 매형이 잘 먹는 스타일입니다. 음식이 늘 한결같이... 맛은 그닥 없어요.

예전에 오세훈시장이 쓴 책을 보니 와이프가 해주는 음식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스타일이랍니다.
맛있으면 칭찬하고 맛없으면... 와이프가 늘 칭찬들으려고 노력하다보니 음식솜씨가 일취월장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저는 어머니가 음식해주시면 맛있든 없든 열심히(!) 먹습니다. 그래선지 한결같이 맛은 없지만 해주시는 것에 감사하면서 먹고있죠.
학교빡세
09/12/10 16:20
수정 아이콘
원랜 저도 음식 되게 많이 가리는 편이였는데
취사병으로 복무하면서 매일매일 밥을 하다보니 밥하는게 얼마나 힘든지......라고 느끼며 최근엔 이거저거 잘 먹는 편이죠
그림자군
09/12/10 16:36
수정 아이콘
굶기세요 (6)
시키세요;;;;

밥 해본 사람이면 밥 하는게 얼마나 어렵다는 걸 알죠. 안해본 사람이 타박이 심해요;;;
군대에서 갑자기 밥짓는 일을 하게 되서 (전경외지근무;;;) 6개월정도 밥하며 살아본 이후
원래 잘 안하던 반찬투정같은게 아주 사라지더군요. 대신 어머니와 토의를 하게 된;;;
요건 이렇게 만들어보고 저렇게 만들어도 보고 이걸 넣어도 보고;;; ( __)

서양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네요.
'요리와 사랑엔 시간을 투자하라.'
그만한 가치가 있죠.
이제 전자 말고 후자에도 시간투자를 좀 해야 하는데... 아 크리스마스 ㅠㅜ
닥터페퍼
09/12/10 16:43
수정 아이콘
역시 뭐든 잘먹는게 사랑받는 비결이었군요- 크크크
반찬타령하면 굶기는걸로 되겠습니까. 싸X기도 한대..
Minkypapa
09/12/10 16:47
수정 아이콘
와이프가 해주는 음식은 맛없어도 일단 먹어줘야 하는게 예의 및 생존수단이죠. 다먹고 나서 다음엔 다른것도 먹고싶어. 이런식으로 나가야지
요.
오세훈씨처럼 하면 사실 안됩니다. 자식들도 배우구요. 게다가 와이프가 노력할런지 아니면 구박할런지는 평소 남자성격에 달려있겠지만요.

재벌 며느리 가르치는 선생님들과 요리학원에 가보면 기본이 육수내기입니다. 육수내는거에 목숨겁니다.
그 세가지 육수(사골/다시마/멸치)를 바탕으로 모든 음식이 되죠. 그래서, 감자조림 등 기본 반찬할때도 전부 육수가 맛내는 비밀입니다.

혹시 건강에 좋다고 나물 좋아하시는 분들 있으시죠. 식당에서 사먹는 경우의 나물반찬이야말로 조미료덩어리입니다. 국물보다 심합니다.
직접 여러가지 나물 처음부터 제대로 무쳐본 사람만 압니다. 조미료없이 나물 맛있게 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따라서 건강식일것 같은 비빔밥이 일반 식당에선 미원/다시다 대잔치. 굴소스나 여러가지 파는 소스들도 전부 미원 대잔치.
The HUSE
09/12/10 16:52
수정 아이콘
Minkypapa님// 대학 동기중에 영양사가 몇명 있는데,
한결같이 가장 맛내기 어려운게 나물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모든 음식은 육수만 잘 만들면 90%는 성공한거라는...
09/12/10 16:52
수정 아이콘
Minkypapa님// 육류뿐만 아니라 채소 나물마저도 안전지대에서 벗어났..었단 말입니까! OTL=3
많은 음식의 비결이 역시 MSG였던 건가요..T.T
09/12/10 16:54
수정 아이콘
미역국(일주일) -> 김치찌개(일주일) -> 된장찌개(일주일) -> 곰국(이주일) -> 카레(일주일) -> 미역국(일주일)....
위와 같이 무한 반복되는 식단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루리님 남편분은 배가 부르신듯...
굶기세요.(3)
퍼플레인
09/12/1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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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dol님// The HUSE님// 나물을 MSG안쓰고 맛깔나게 무치는건 정말 고난이도의 작업입니다. (일단 나물을 데칠 때의 스킬이 기본으로 깔려야 한다는 건 차치하고라도) 괜히 예전 시어머니들이 며느리들에게 아가 오늘 저녁에 나물 좀 무쳐보렴, 하며 씨익 웃으시던 게 아니지요. 된장무침 고추장무침은 그나마 좀 나은데, 저는 처음에 국간장과 들기름으로 무쳐내기 시도하다가 나물 몇 덩어리 내다버렸습니다 OTL

홍군님// 예루리님 남자분 아니셨나요(...) 어딘가에서 여자친구에게 어쩌고 하는 리플을 본 기억이 나는데요.
09/12/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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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레인님// 아래와 같은 글이 본문에 있어 결혼하신 여자분으로 생각했습니다. 흠흠 -_-;;;;;;;;;;;;;;

그렇다고 자신있는 메뉴를 자주 순환시키다보면 마지막에 꼭 남아서 버리는 재료가 생깁니다. 평소에는 밥 한 번 안 퍼주던 사람이 와서 냉장고 한번 열어보고 음식물 쓰레기 보고 한마디 하죠 '자기는 낭비가 심해 우리 어머니는 …' 이럴 땐 그냥 굶기고 싶어집니다.
09/12/10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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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ypapa님// 그런데 육수는 매일 만들어서 쓰는지, 아니면 한 번 만들어서 냉동보관하는지 여부를 아시나요?
울 마눌님께 꼭 알려주고 싶은 정보네요...흠흠....감자조림에도 육수가 들어가다니!!!!!!

전 첫애가 14개월이라 마눌님께서 요리하실 시간이 없다고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냉장고에서 썩어나가는 재료를 보거나
냉장고 청소 후 냉장고가 텅텅 빈 모습을 보면
'울 어머니는 안그러시는데......'라는 말을 하고 싶을떄가 한두번이 아니죠.
남자들 마음이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 하하.
퍼플레인
09/12/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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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군님// 만들어서 냉장/냉동보관하시면 됩니다. 단, 너무 오래 보관하시면 그 뭐냐 냉동실 냄새(...)가 배어드니까 보통 2-3일,아니면 최대 열흘 정도까지만 두는 게 좋더라고요. 고기육수는 냉동보관이 낫고요, 야채육수는 냉장보관으로도 일주일은 갑니다.
09/12/10 17:19
수정 아이콘
퍼플레인님// 감사합니다~~~~~~~
pErsOnA_Inter.™
09/12/10 17:24
수정 아이콘
지금 마눌님이 해주신 신성한 밥상 앞에서 맛없다는 얘기가 나옵니까?
이해가 안되는군요. 인생퇴갤 작정하지 않고서야..
쪼아저씨
09/12/10 17:28
수정 아이콘
혼자사는 남자입니다만, 요리하는걸 좋아하는 편이라 도구는 엄청 사모았네요.
The HUSE 님이 얘기하신 핸켈에서 부터 스뎅팬, 무쇠팬, 무쇠웍, 도깨비방망이, 무선 블랜더, 미니돌솥... 최근엔 광파오븐까지..
그런데 어느덧 도구를 사는 거 자체에만 뿌듯함을 느끼고 요리는 잘 안해먹게 되더군요. 나이들수록 귀찮아서. -_-
요즘은 집에서 제일 많이 먹는 음식(?)이 시리얼에 견과류 넣어서 후루룩 짭짭.
처음엔 밥을 먹어야 든든했는데, 시리얼을 먹는 버릇하니 이것도 든든하네요.
저도, 요리를 내놨는데 맛있게 먹으면 기분좋고, 덜 맛있게 먹으면 약간 섭섭하고 그러더군요.^^
켈로그김
09/12/10 17:40
수정 아이콘
저는 밥과 밑반찬 파트를 맡았습니다.
그 날의 메인매뉴는 여자친구 몫이었죠.
..매일 밑반찬으로 연명했지요.

외할머니가 맛에 굉장히 까다로우시고 음식을 정갈하게 잘 만드시는데,
간을 맞추는 혀는 이모, 어무이보다 제가 더 물려받았다고 하더군요.
자취를 9년정도 했지만, 어떤 음식에도 인공 조미료를 쓰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집에서 보낸 된장, 간장에 제가 구입해서 옹기에 재워놓은 소금으로만 간을 맞췄지요.

요리계로 가 볼걸 그랬나..
Minkypapa
09/12/10 21:01
수정 아이콘
홍군님// 육수내는거는 정성이에요. ㅠ.ㅠ 꾸준히 내야한다는... 일단, 그 비싼 국물용 멸치를 아낌없이 써야되고요.
가쯔오부시/다시마 육수와 함께 냉장보관합니다. 사골육수는 냉동시켜도 됩니다만 일주일에 한번씩 육수내는 마누라님을 존경합니다.
평생 직접 만든 만두만 먹고 산 사람이라, 냉동만두를 밥먹듯이 먹던 저를 만두파동때 크게 비웃어주더군요.
이런게 다 장모님 덕분입니다. 장모님이 일년에 제사 열번이상 치르시고 대단한 분이세요. 약간 달달한 맛을 좋아하시는 취향은 있지만...

칼의 경우는 뷔스트호프를 쓰는데, 역시 쓸때마다 갈아줘야 칼맛이 납니다. 칼은 제가 한달에 한번씩 세트전체를 갈아줍니다.
헨켈(일명 쌍둥이칼)의 경우는 쌍둥이가 하나만 있는경우는 세컨드라벨이라 품질이 약간 떨어집니다.
집에다가 정육점 고기써는 기계도 들여놨습니다. 좋은 고기 살짝 얼려서 직접 두께 조절해서 썰어먹으면 입이 호강하지요.
집에서 케이크도 많이 구워요. 생크림케잌 직접 만들어 먹고 있으면 아 진짜 대박. 그후에 제가 직접 저어서 만든 녹차 아이스크림...

저희 부부를 만족시키는 가게는 정말 드물더군요. 진짜 맛있던가 아니면 싸던가 둘중 하난 확실해야 하니깐요.
인터넷에서 맛있다고 하는 집의 20%정도만 만족했습니다.

이게 다 먹고살자고 사는 인생이라는 생각이 지배하는 부부의 생활패턴입니다. 엥겔지수 60%밑으로 내려간적이 없네요.
퍼플레인
09/12/10 21:35
수정 아이콘
Minkypapa님// 전생에 중원을 구하신 모양입니다....

저도 이다음에 집을 장만하면 다른건 몰라도 주방은 삐까하게 만들어놓을 겁니다. 으흐흐.
王天君
09/12/11 00:22
수정 아이콘
진짜 요즘 자취하면서 요리에 맛들렸는데, 육수가 맛의 생명이라는 거에 백분 공감합니다....
너무 어려워요. ㅠㅠ 네이버 블로그 뒤져봐도 다 제각각인데다가, 조미료만으로 맛을 내라는 데도 많고...
그래서 전 지금 아주 싱겁고 물엿맛으로 도배가 된 계란 장조림을 먹고 있습니다....

그놈의 육수!!! 그것만 어떻게 하면 짜라자짜짜짜 내가 요리사가 될 것 같은데..
王天君
09/12/11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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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물맛을 내는게 어렵다는 거 처음 알았네요..
참기름에 소금 범벅으로 에헤헤 하면서 지금 무쳐놓은 콩나물 먹고 있는데..뻘쭘합니다.
Minkypapa
09/12/11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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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와이프가 큰 솥에 뭘 끊이길래 중간에 살짝 열어보니(이런거 걸리면 큰일납니다. 맛이 달아난다나 뭐라나) 뿌연 김사이로 콩나물이...
아 오늘 아침은 콩나물 국이구나... 했는데, 반찬으로 김이랑 미트볼, 고추참치만 주고 국은 안주더군요.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끝까지 안주더군요. 출근하기 직전에 큰 솥을 열어서 건더기 버리고 국물만 짚락통에 줄줄히 담더군요.
제가 물어봤지요. 무슨 국이야? '응, 육수' ... 오늘 아침엔 북어/멸치/다시마/콩나물 넣고 육수를... 건더기는 아깝게도 쓰레기통으로...
케찹/계란후라이로도 만족하는 저한테는 역시 엥겔지수 버텨내기가 버겁습니다.
천국의날개
09/12/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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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정년퇴임하신 교수님께서 항상 하시던 얘기가 있죠. 결혼하면 항상 와이프한테 '음식 참 맛있소' 란 얘기를 자주 해주라고 하시더군요. 맛이 있든 없든 이 소리만 해줘도 가정이 화목해 진다는 얘기였었습니다만.... 울 와이프 한테 써먹으려고 해도.. 거의 음식을 잘 안해서... 해줄 기회가 없더군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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