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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05 20:12:22
Name 낭만토스
Subject [일반] 하루키의 1Q84...진짜 명작?(스포일러 有)



군대에서 취사일을 하면서 시간내기란 참 쉽지 않더군요.
더군다나 일병달고서도 후임이 단 한명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물론 동기도 -_-;)
책 읽을 시간 내기도 힘들었는데, 이젠 이등병들의 천국이 되어버려서
또 취사장 후임까지 잡혀서 막내를 벗어나 제 개인 시간을 낼 수가 있게 되었고
그래서 잡았던 책이 하루키의 1Q84 였습니다

군대에서 읽기엔 버거워 보이는 두꺼운 두께로 지레 겁을 살짝 먹었지만
그래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니깐 주저없이 책장을 넘겨버렸습니다.

그렇게 틈틈히 읽고 나서 최근 2번째 완독까지 끝냈습니다.


그리곤 사지방에 와서 1Q84에 대한 인터넷 서평들을 봤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계시더군요.
아주 입이 마르게 극찬만을 하고 계시던데,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물론 2권 중반까지의 흡입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단순하게 아오마메와 덴고의 사랑을 떠나서
여러가지 사회문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전개되는 스토리는 가히 중독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2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낚였다' 라는 생각만 들더군요.

마치 엄청나게 판을 벌려놨는데 마무리를 못한...
화장실 가서 밑을 닦지 못하고 나온 것으로 보이기만 했습니다.


처음에 저는 읽으면서 운명적 사랑이 가미된 리얼 스릴러 정도로
소설을 파악했었죠. 그러다가 공기번데기니 두개의 달이니 하면서 판타지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죠. 그렇지만 재미있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떻게 결말이 날까 하면서
마지막까지 흥분과 기대를 가진체 봤는데 벌려놓은 판을 하나도 수습하지 못하고
설명은 하나도 못한체 끝나버리고 맙니다


도대체 종교단체 선구의 실체는 무엇인가? 왜 도쿄땅을 매입하는가?
리더의 정체는 무엇인가? 왜 분파되었는가? 왜 이상한 성행위 의식을 하는가?
아오마메를 도와주는 할머니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들은 왜 그런 짓을 하는가?
신 일본학술예술진흥회는 도대체 어디서 갑툭튀한 조직이며
어떻게 한사람의 사생활을 다 알수 있는가 빅브라더는 왜 그런 짓을 하는가?(단순히 조지오웰의 1984? 그렇다고 해도 그것조차 갑툭튀라고 보여진다)
리틀피플이 어떤 능력을 가진 것은 알겠는데 왜 그런 존재가 생겨났으며 무슨 일을 하는가
그들의 목적은 무엇인가?
첫장부터 나오는 신포니에타는 아오마메에게 무슨 의미인가?(덴고도 알던 노래지만  그 시기는 이미 고딩떄죠_)
도터나 공기번데기를 만들어서 뭘 어쩌겠다는 건가?
왜 아오마메가 죽어야 덴고가 산다는건가?
.
.
.

결말은 도대체 ???


이런 생각들만 들더군요.



하지만 인터넷에는 거의 극찬들만 난무한 상태라
내가 잘못 읽은 건가 내 독서력이 이정도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혹은 하루키의 명성때문에 그냥 다 좋게 세뇌되어버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3권이 나온다는 루머도 있는데 그렇다면 제 생각은 당연히 보류될테지만(읽어본 후에 재 판단 하겠지요)
글쎄요 2권으로 끝난다면 이번 1Q84는 저에게 졸작은 아닌 미완의 작품으로 남을 것 같네요

PGR 여러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제 의문에 답변을 달아주실 분도 있을지 궁금하군요(이런 질게 가는건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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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앞의늑대
09/12/05 20:15
수정 아이콘
3권이 나오는건 루머가 아니라 하루키본인이 인터뷰로 밝힌걸로 아는데요. 아닌가요 ?
WizardMo진종
09/12/05 20:16
수정 아이콘
하루키 책이 원래 그런스타일입니다. 읽을때는 뭔가 뭔가 뭔가 하다가 다 읽으면 공허하고 아 내가 이해를 못한거구나... 그리고 시간지나서 얘기를 하다보면 이해한사람이 하나도 없죠..
WizardMo진종
09/12/05 20:17
수정 아이콘
그래서 상실의 시대 읽어보고 내가 틀린지 작가가 틀린지 알아보려고 다른 단편 몇개 읽어보고는 접었습니다...
부끄런상디
09/12/05 20:26
수정 아이콘
3권은 내년 여름에 나온다고 하더군요.
09/12/05 20:38
수정 아이콘
3권 나온댔어요. 걱정마세요~
09/12/05 20:45
수정 아이콘
하루키 작품이 좀 여운이 있는감도 있죠~ 3권 나온다고 했으니까 기다려보세요~
느낌토스
09/12/05 20:45
수정 아이콘
재밌다가 끝에 허무해서 실망했었는데 3권나온다니 다행이네요!
09/12/05 20:51
수정 아이콘
아직 1,2권 사놓고 읽진 않았는데 3권까지 사서 한번에 보는게 좋을까요??
부엉이
09/12/05 21:46
수정 아이콘
허무를 느끼고 싶으면 하루키가 최고죠.
김영대
09/12/05 22:17
수정 아이콘
저도 하도 상실의 시대 상실의 시대 해서 읽어봤는데.. 솔직히 진짜 뭘 얘기하는지 하나도 모르겠고.
괜히 이해 못 한다고 무시당할까봐 어디다 말은 못 하겠고.. 그래도 어디다가 물어보면 댓글도 뭔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모르겠고 모르겠고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저한테는 허무의 시대 or 상실의 허무.
그 뒤로 하루키 몇권 더 읽어봤는데 다를 건 없더라구요. 근데 이렇게 적으면 또 팬들이 뭐라할까봐 어디다 적지도 못 하겠고..
09/12/05 22:20
수정 아이콘
3권은 집필에 들어갔다 라고 쓸려고 했더니 많은 리플들이 달렸군요,

하루키의 소설을 폄하 할려는 의도는 없지만 전 여전히 그의 수필과 기행문이

더 좋더군요. 물론 1q84는 재미있었고, 대체 이런 스토리는 어디서 생각해 내는걸까라면서 많이 감탄

했습니다만...많은분들이 이야기 한것 처럼 용두사미 더군요^^;;
예루리
09/12/05 22:24
수정 아이콘
하루키 소설 중 말끔하게 끝나는 것을 찾으신다면 '댄스 댄스 댄스' 추천합니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양을 쫓는 모험 ~ 댄스댄스댄스로 이어지는 연작이긴 한데 댄스댄스댄스만 따로 떼어놓고 읽어도 괜찮습니다.
하루키
09/12/05 23:03
수정 아이콘
초창기작인 댄스 댄스 댄스,1973년의 핀볼 이 두작품이 제가 느끼기엔 가장 하루키적이고 깔끔하게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요새 하루키작품을 보다가 워낙 실망을 해서(특히 어둠의 저편) 다시 예전작품을 읽게 되더라구요.
growinow
09/12/06 01:03
수정 아이콘
저도 초기 단편들과 수필을 참 좋아하고 (가장좋아하는 책은 '밤의 원숭이';;)
상대적으로 90년대 이후의 그의 작품들은 카프카 이외엔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모처럼 이번 소설은 좋더군요 따듯한느낌을 주는 열린결말도 마음에 들었고말입니다.
개인적으론 이대로 끝나는것이 3권이 나오는것보다 더 좋겠다 싶은데.. 뭐 또 발매되면 쪼르륵 가서 사 보겠죠 ^^
나해피
09/12/06 02:30
수정 아이콘
하루키는 워낙 호불호가 갈리는 작가라 생각합니다.
저는 하루키 아저씨 왕팬인데요. 첫번째는 문체때문에 좋아하고요.
두번째는 모든 작품의 공통적인 주제인 상실과 허무에 대해서 쓴 내용이 좋습니다.

저는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가 가장 잼나더군요.
09/12/06 14:40
수정 아이콘
1Q84, 업계에 들리는 소식에 의하면 4권까지 나온다는 소리가 있습니다.
다만 그 책 선인세가 16억인가 그런 걸로 알고 있는데, 이후 책 나올 것까지 계산하고 16억인지가 저는 더 궁금하더라고요.^^;;
성야무인Ver 0.00
09/12/06 15:0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작가는 아닙니다 다른사람들은 내용이 좋다고 하는데 전 읽어도 그다지 감흥이 없습니다. 뭐 액션이나 추리 혹은 판타지 쪽을 워낙좋아해서 급격한 변화가 없는 책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긴 여자들이 좋아하는 경요의 책도 읽다가 내가 왜 이걸 읽고 있지라는 심각한 고민에 빠진적도 있기는 합니다.
여자예비역
09/12/06 15:29
수정 아이콘
제가 전에 쓴적이 있었습니다.. 흐흐..
3권나온다는 이야기에 급 내용수정했습니다만..흐흐흐
그리고 마지막 문단은 스포일러../// 스포라고 좀 달아주세용..
09/12/06 15:31
수정 아이콘
상실의 시대를 읽고
감흥에 겨워 휘청거려본 적도 있고,
'책이 뭐 이 따위지. 무슨 말 하는지도 모르겠고 온통 물음표 투성이야'하고도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주변에서 떠들어대서 읽어본 상실의 시대에 감흥은 없었다, 라시는 분들께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상실의 시대'의 감흥은 10대가 끝나면 찾아오지 않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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